북에서 왔시다 (김현식 장편소설)

북에서 왔시다 (김현식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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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현식의 장편소설 『북에서 왔시다』는 ‘간첩 공장과 비료 공장이 조국 근대화의 두 얼굴이었던 그때 그 시절, 웃긴데 슬픈, 블랙 코미디’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레드 콤플렉스와 반공 이데올로기 그리고 개발독재의 힘과 논리에 개인의 삶이 저당잡혀야 했던 1960년대의 한국 사회상을 그린 소극(笑劇)이다.
소설의 시간적 배경이 하필이면 왜 1969년일까. 공간적 배경이 왜 하필이면 강원도 인제라는 변방의 마을일까. 현재는 과거에 우리가 선택한 것들에 대한 결과이고, 현재 우리가 선택한 것들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 것이다.
또한 중심은 변방이 있을 때 비로소 존재하는 상대적 개념이니 중심을 결정짓는 것은 중심 그 자체가 아니라 변방에 있음이다. 우리가 길(방향)을 잃었을 때 과거에 우리가 선택한 것들을 다시 잘 살펴봐야 하고 변방을 살펴봐야 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지 않을까.
김현식 작가는 특유의 해학과 익살을 통해 현재 이 사회에 팽배한 어떤 이념의 갈등, 계층의 갈등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고,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그 징후를 앓아왔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어떻게 삶을 버텨내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지 그 희망의 불씨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저자

김현식

소설가.강원도춘천에서태어났으며고려대학교정치외교학과를졸업했다.1982년『소설문학』으로등단하였고월간『태백』발행인을역임했다.정선태국민대교수와공편저로『‘삐라’로듣는해방직후의목소리』(소명출판,2011)가있다.

목차

프롤로그

1화.중국집소림,아니난리부르스
2화.새벽이나야간에산에서내려오거나바닷가를배회하는자
3화.반공소년의탄생
4화.한여름밤의꿈
5화.오오오간첩신~고는113으로
6화.고성길신고무마작전
7화.대간첩작전
8화.공공칠두번산다
9화.속고속이고,돌고도는돈세상
10화.암호명딸기
11화.내레북에서왔시다
12화.새드무비?해피엔딩!

작가의말_그후로도오랫동안

발문_웃자니슬픈소극(笑劇),마침내낭만에대하여

출판사 서평

소설은강원도인제라는접경지역에서중국음식점배달원으로일하면서대입검정고시를준비중인전쟁고아‘고성길’이포상금을통해그야말로‘인생역전’을꿈꾸며허구한날간첩신고를해대는가운데벌어지는다양한에피소드로구성된다.
크고작은에피소드들은지금의시각으로보면도저히상상할수없는일도있고,황당한일도있지만실제로우리가통과해온세월이고실제로우리사회의트라우마로남은상처들이기도하다.
이러한소설속인물들과에피소드들에대해문학뉴스의남궁은기자는“누구나간첩일수있고,누구도간첩이아닐수있었던시절,작은권력을쥔자들은그걸무기로날뛰고,그작은권력조차없는자들은서로를속이고등친다.
비루한인간들이이어가는지리멸렬한삶을작가는시종해학넘치는필체로그려나간다.그리하여이소설은부제처럼‘웃긴데슬픈’,혹은‘슬픈데웃긴’우리사회의자화상이된다”고말한다.
이번소설은남궁은기자가말했듯시종해학넘치는필체로써내려가지만,소설이담고있는주제나의도는오히려무겁고깊다.어떤권력도어떤독재도개인의삶을완전하게포획할수없으며,어떤외력으로도가둘수없는개인의삶에대한희망과투쟁이사회를조금씩옳은방향(順理)으로몰고가고있음을(소설에서직접언급하지는않지만)역설하고있기때문이다.이에대해단국대오민석교수는이렇게피력하고있다.“이소설은국가단위의어떤이데올로기도개별주체들을완전한형태로장악할수없다는사실을잘보여준다.
주체들은겉으로는지배이데올로기에동의하고복종하는것처럼보이지만,실제로는국가의검열망을피해혹은그것의규율안에서‘딴생각’을하는존재들이다.이것이그어떤국가도개체들을완전한형태로지배할수없는이유이다.
이데올로기의기계를좀먹는개체들의이런행위야말로이데올로기를지속적으로허구화하는힘이다.개체들은때로저항이데올로기(counterideology)로이데올로기에저항하기도하지만,이소설의등장인물들처럼강요된이데올로기의내면화를은밀히거부함으로써변화의가능성혹은잠재성을생산하기도한다.이소설은국가라는엄한부모의말을(경청하는척하지만실제로는)한귀로흘리며속으로는제살길들을찾아나가는다양한주체들을전경화하면서지배이데올로기를희화화한다.이소설이삼엄한이데올로기를조롱하면서유쾌발랄하게전하는메시지가바로이것이다.”

이번소설의재미혹은특징을꼽으라면각주와내레이터에있다.작가는각주라는형태를빌려,1960년대특히1969년에벌어진다양한사건에대해소상하게전달한다.독자로하여금소설이라는허구적공간에서벗어나실체적공간으로시간여행을하게하는것이다.
상상(허구)의세계에서경험의세계로순간이동함으로써독자는이제소설을읽는게아니라근대미시사라는역사책을읽게되는것이다.
소설『북에서왔시다』는1969년이라는시간과강원도인제라는공간을완벽하게재현해내고있는데,이는김현식작가가소설가이면서서지학자이며또한근세및근대풍속물을비롯한방대한수집품을소장하고있는수집가이기때문에가능한일일지도모른다.
흔히“악마는디테일에있다”고한다.이를뒤집어변용하자면“이번소설의재미는디테일에있다”고할수있겠다.
이소설의내레이터는마치과거무성영화의변사(辯士)같다.독특한억양으로극의진행을알려주고등장인물의대사를과장된어투로들려주던추억의변사.소설을읽다보면어느새변사의목소리에빠져들고활자가아닌소리에몰입하게되는자신을발견하게된다.
책을읽고있었는데,어느순간한편의무성영화변사극을보고있는듯한착각에빠지게되는것이다.그야말로웃자니슬픈,슬픈데웃긴,한편의소극(笑劇)을본듯한느낌으로책을덮게되는것이다.

지난4월27일판문점에서남한의문재인대통령과북한의김정은위원장이역사적인만남을갖고평화선언문을함께읽었다.6월12일에는싱가포르에서미국의트럼프대통령과북한의김정은위원장이또한역사적인만남을가졌다.누가상상이나했을까.
그야말로경천동지(驚天動地)할일이고천지개벽(天地開闢)할일이아니던가.세사람의만남이어떤세월,어떤세상을극복하고마침내이루어진일인지…그것이정말얼마나역사적인사건인지…모르겠거든이소설을읽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