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말 (이바라기 노리코 시선집)

여자의 말 (이바라기 노리코 시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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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바라기 노리코 시선집 『여자의 말』에는 총 85편의 시와 수필 2편이 수록되어 있다. 성혜경 교수는 옮긴이의 말에서 이바라기 노리코를 이렇게 평가한다. “이바라기 시의 참신함과 독자성은 여성 시인으로서 입지를 관철하면서도 종래의 ‘여성성’에 안주하거나 그 틀에 사로잡히는 일 없이 오히려 이를 과감하게 깨며 새로운 지평을 열어간 점에 있다.”
저자

이바라기노리코

일본현대시의걸작중하나로평가되는「내가가장예뻤을때」로유명한이바라기노리코(茨木のり子,1926~2006)는전후(戰後)일본문단을대표하는여성시인이다.이바라기는한국과특별한인연이있는시인이기도하다.한국어를직접배웠을뿐아니라동시대한국시인들의시를일본어로번역하였고,시와수필을통해한국문화를알리기도하였다.윤동주의시와생애에대해쓴수필은일본에서잔잔한반향을불러일으켰으며,「바람과별과시」라는제목으로일본의고등학교국어교과서에도수록되었다.이바라기는한국어를공부하는과정에서많은한국인들을알게되었고,한국을수차례방문하면서한국문화를몸소체험하였다.이러한경험을토대로집필한수필집『한글로의여행』(1986)은한국문화입문서로서지금도많은사람들의사랑을받고있다.

목차

1부.여자의말

내가가장예뻤을때
더강하게
악수
낙오자
여자아이행진곡
여자의말
호수
대학을나온사모님
화낼때와용서할때
임금님의귀
어린소녀가생각한것
바다를가까이
혼자일때생기발랄
바보같은노래
나의카메라
오오토코를위한자장가
12월의노래
헤아리다
처녀들

2부.사해파정

영혼
네부카와의바다
대화
모르는것이
한번본것
나무열매
사해파정(四海波靜)
계보
없었다

히나부리노래
기대지않고

3부.자신의감수성정도는

자신의감수정정도는
유월
학교,저불가사의한장소
도미
보이지않는배달부
반짝반짝빛나는다이아몬드와같은날
살아있는것?죽어있는것
형제
발자국
지천명(知天命)
행방불명의시간
어떤존재
시대에뒤처진사람

벚꽃
두번다시는
물음
나무는여행을좋아해

웃어봐

4부.연가

단한사람

썰매

길모퉁이
점령
연가
짐승같은

밤의정원
서둘러야해요
세월
옛노래

5부.시슈(詩集)와시슈(刺繡)

방문
왁자지껄한와중에
듣는힘
저녀석
감정의말라깽이
꽃게릴라
눈동자
기억에남는
사행시
시슈(詩集)와시슈(刺繡)
두명의미장이

6부.이웃나라말의숲

장폴사르트르에게
칠석
얼굴
고마(高麗)마을
다카마쓰고분
반복의노래
이웃나라말의숲
총독부에다녀오마
그사람이사는나라

7부.류리엔렌의이야기

이바라기노리코의수필2편
윤동주
망우리

발문_‘구름의연기’또는인연앞에서/강은교시인
옮긴이의말_한국과한글과시인윤동주를사랑한일본의여성시인

출판사 서평

오직사람의길을걸을뿐이다
―이바라기노리코시선집『여자의말』

1
문학과문화그리고예술을아우르는종합문예지월간『태백』을만들던2017년초의일이다.어느날인가『태백』의발행인이기도한소설가김현식형과소주를마시던중이었는데,형이문득이바라기노리코이야기를꺼냈다.정확히는이바라기노리코의시「내가가장예뻤을때」에관한이야기였다.

내가가장예뻤을때/우리나라는전쟁에서패했다/그런바보같은일이있을수가하고/블라우스의소매를걷어붙이고비굴한거리를활보했다//내가가장예뻤을때/라디오에서는재즈가흘러넘쳤다/금연(禁煙)을깼을때의현기증을느끼며/나는이국(異國)의감미로운음악에탐닉했다
―「내가가장예뻤을때」부분

그때이바라기라는시인을처음알았다.그와그의시가무척궁금해졌다.월간『태백』에이바라기노리코를소개해야겠다는생각이들었다.술에취해혹시라도잊어버릴까싶어수첩에메모를해두었다.“이바라기노리코연재할것.”

2
이바라기노리코에관한글을누구에게청탁할것인가.이바라기노리코와그의시에정통한사람을수소문했다.그런데이상하리만치그런사람이없었다.인터넷을검색한끝에마침내한사람을찾아냈다.성혜경교수.그는이바라기노리코에관한꽤많은논문을발표했는데,서울여대일문과교수로재직중이었다.그의사무실로무작정전화를걸었다.

“월간태백을만들고있는박제영편집장입니다.이바라기노리코에관한글을태백에연재하고싶어서연락드렸습니다.찾아뵙고자세한이야기를나누었으면합니다.”

「이바라기노리코의삶과문학」이라는주제로성혜경교수께서월간『태백』에글을연재하게된배경이다.성혜경교수의글은2017년4월호부터2018년5월호까지연재되었는데,연재를시작할당시나는한가지더부탁을드렸었다.이바라기노리코번역시집이아직국내에없는데,이참에선생님께서번역한이바라기노리코시선집을내고싶다고.그러니까이번이바라기노리코시선집은처음기획한때부터따지면꼬박2년만에나온셈이다.

3
이번이바라기노리코시선집『여자의말』에는총85편의시와수필2편이실렸다.이라바기노리코가생전에냈던여덟권의시집(『대화』,『보이지않는배달부』,『진혼가』,『인명시집』,『자신의감수성정도는』,『촌지』,『식탁에커피향흐르고』,『기대지않고』)과유고시집『세월』에서성혜경교수께서81편을엄선하였고,시집미수록작품으로‘「혼자일때생기발랄」,「12월의노래」,「호수」,「행방불명의시간」’등4편을더하였다.수필2편은이바라기노리코의수필집『한글로의여행』에수록된작품이다.

처음기획했을때보다시선집이좀더두꺼워졌다.성혜경교수께서중국인강제징용문제를다룬장시(서사시)「류리엔렌의이야기」와수필2편을추가한까닭이다.그런까닭에편집하는데시간이좀더오래걸렸고,어려움도조금있었지만,막상결과물을놓고보니잘되었다는생각이다.이바라기노리코의시세계를이해하는데있어그깊이를더할수있게되었고,2편의수필은이바라기에게있어한국은어떤나라인지이해하는데큰도움이될것이기때문이다.특히일본교과서에실려일본사람들에게윤동주를알리는계기가되었던이바라기노리코의수필「윤동주」는한국사람이라면꼭읽어볼필요가있지않을까싶기도했다.

4
지금까지내게이바라기노리코는「내가가장예뻤을때」를쓴일본시인이었고,한국과한국어를사랑하였으며윤동주를일본에알린시인일뿐이었다.정작그의시와그의시세계에관하여는전혀알지못했다.

이번시선집을편집하면서,그의시편들을하나하나읽으면서,그가단지유명한(?)시인이아니라아니오히려그러한허명을거부한진짜시인이었음을알게되었다.그는보편적인류애에근거하여세상을바라보았다.그에따라일본인이면서일본의제국주의를비판하였고,타자에대한애정과연민을시로풀고있다.

성혜경교수는옮긴이의말에서이바라기노리코를이렇게평가한다.

“이바라기의시에는사회와논단에대한날카로운비평정신과폭넓은사회의식이자리하고있다.”
“이바라기시의참신함과독자성은여성시인으로서입지를관철하면서도종래의‘여성성’에안주하거나그틀에사로잡히는일없이오히려이를과감하게깨며새로운지평을열어간점에있다.”
“이바라기는누구나읽고이해할수있는시를쓰려고노력하였고,사람들과의직접적인소통을갈망하였다.”
“이바라기는지성인으로서의양심을저버리는일없이늘깨어있는눈으로현실을바라보며일본사회에경종을울리는것을주저하지않았다.”

아마이번시선집을읽은독자라면누구나동감하고공감할것이다.이책을읽고나면누구든이바라기노리코라는시인을좋아할수밖에없을것이다.단지한국을사랑하고한국어를사랑한시인이라서가아니라,단지윤동주를일본에알리고윤동주를사랑한시인이라서가아니라,그의시가담아내고있는보편적철학과사상이전하는울림이크고깊은까닭이다.

5
끝으로이번시선집이나오기까지성혜경교수의노력이얼마나컸는지얘기하지않을수없다.시편들을선정하는것에서부터문장은물론단어하나하나에이르기까지그야말로심혈을기울이는모습을지켜보면서이바라기노리코에대한성혜경교수의애정이얼마나깊은지알수있었다.성혜경교수의각고의노력이없었다면이번시선집은세상에나오지못했을것이다.이번시선집을기획하고편집한사람으로서다시한번고맙다는말씀을드린다.이바라기노리코선생도분명기뻐하실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