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하여 묻지 않았다

사랑에 대하여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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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상문 시집 『사랑에 대하여 묻지 않았다』은 2019 강원문화예술상 수상작이 수록되어 있으며 크게 4부로 나누어져 구성되어 있다. 〈프랑크프루트에서 정선아리랑을 듣다〉, 〈늙다〉, 〈춘천〉, 〈사랑에 대하여 묻지 않았다〉등 이상문의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

이상문

이상문시인은강원도양구에서태어났다.춘천에서줄곧시를쓰고있다.시문동인.A4동인.

목차

시인의말

1부
프랑크프루트에서정선아리랑을듣다
노변정담爐邊情談
늙다
춘천
사랑에대하여묻지않았다
고등어굽는저녁
철쭉꽃필무렵
태백에닿다
11월의방문
고구려
엽서
옥천동골목

2부
귀가
어눌한화해
꽃을피우다
탤런트김미숙씨
파꽃

배춧국
감자를먹는방법
아침편지를읽다
철원
손조심
배추밭

3부
흙수저
가난한봄
2014416
실업
한그릇의밥
좁쌀한톨
밑씻개
개똥참외
옴나마시바야
담배
가뭄


4부
감옥으로부터의사색
충치蟲齒
미인도美人圖
스윽
밤벚꽃
탐석探石
몸살을듣다
봄바람

백담사
정선아라리풍으로,첫째마당
정선아라리풍으로,둘째마당

해설__결핍의현재에서실재계로_오민석

출판사 서평

음악으로그림으로변주되는,안개속에풀어진풍경들
-이상문시집『사랑에대하여묻지않았다』


춘천의많은문인묵객과풍각쟁이며딴따라들이라면고슴도치섬을기억할것이고,그고슴도치섬의북카페예부룩(고슴도치섬에서쫓겨나이리저리옮긴끝에지금은춘천교대앞에자리를잡았다)을기억할것이다.무엇보다그예부룩의주인장인이상문시인을기억할것이다.
유난히안개가자주출몰했던고슴도치섬과그섬의예부룩.예부룩에는이상문시인만이내릴수있는진한커피와이상문시인만이들려줄수있는클래식음악이안개속에서사람들의오감을감미롭게해주곤했다.안개속에서커피를마시고클래식음악을들으며시인들은시를쓰고,화가들은그림을그리고딴따라와풍각쟁이들은노래를부르고악기를연주했다.그배경에는언제나이상문시인이있었다.스스로안개가되어사람들의배경으로서있던사람이있었다.그가춘천의안개공장을운영하며안개를만들고있는안개공장공장장이라는풍문이오래도록안개가되어안개처럼떠돌기도했다.

그러나무엇보다이상문은아주오랫동안시인이었다.삼십대때여러신문의신춘문예최종심에그의이름이자주오르내렸지만최종당선에는이르지못한상실감으로소위등단의절차를포기하였고,그이후“그흔한문단족보도없는주제”라며한갓무면허시인이라며스스로를깎아내리기도하지만,사실을살피자면그는이십대문청시절부터육십이지난지금까지비수를품듯시를품었고,날을벼리듯시를갈아왔다.춘천의영민한문인묵객들은그가품고있는시편들이세상에알려진시편들과능히비견되거나오히려더위에있음을이미알고있었다.

이번에이상문시인이2019년강원문화예술상을수상했다.비록강원문화예술상이오로지문학적성취로만주는상이아닌그보다는훨씬더포괄적인의미로주는상이긴하지만,그럼에도이번강원문화예술상수상을통해이상문의시세계가공식적으로인정을받고,더많은사람들에게다가갈수있는계기가될것이니,무척다행스럽고무척기쁜일이아닐수없다.그런이상문형의첫시집,2019년강원문화예술상수상시집『사랑에대하여묻지않았다』를달아실시선으로묶게되어서더욱기쁘다.


시집한권을묶어내도록하는벌을
상이라는꼬리표로바꿔달아
나에게주는심사위원들의수상이유는
당신과조직을위해,

열흘안에책한권분량의시를내도록하면서
나를상징과은유의감옥에처박았다
기간내에다하지못해도저히안되겠다고했더니
엄청인심쓴다는듯다시
열흘을더구겨넣었다
꼬박이십일동안
감옥에서보내는한때

자기검열이니하는말은입에발린소리고
삼류도못되고아직흔한문단족보도없는주제에
시인입네하면서동업자행세를하는내가
영못마땅했을것이다
나이는먹을만큼먹었으니
대놓고욕은못하겠고
엿이나드셔봐하고
감옥으로밀어넣으며끌끌거리는데
평소에는전혀안일어나던
잡다복잡한일다만들어주고
마군들까지보내시간을뺏으며
시험에들게한다한들
용빼는재주있겠냐만

이번생을시로다탕진한나를
미학과철학의감옥으로또쑤셔박아
남은생마저시에저당잡히게하는나쁜,
정말정말미워할거다
내아내가더
-「감옥으로부터의사색」전문


물론이상문시인은이번강원문화예술상을본인이수상하는것에대해이렇듯시로풀어낼만큼못마땅하게,마뜩잖게생각한다.이상문시인의타고난성품이그런것이니어쩌랴.사실나는지금껏시쓰기에있어서,시를대함에있어서,이상문시인보다자기검열이센사람을본적이없다.이번시집도본인의기준에따르면결코세상에나와서는안될시집이라할정도이니무슨말을더보탤까.

그럼에도불구하고이번시집에대해나는감히이렇게평한다.

“시인이이름을얻었다면그의시집이유실(有實)했기때문일것이다.하지만유명(有名)과다르게무실(無實)한시집이널린세상이다.반대로무명(無名)이지만유실(有實)하다는말은그럴듯하지만,현실에서만나기는맹구우목(盲龜遇木)만큼이나어려운노릇이다.이상문형은무명중의무명이다.하지만그가수십년시농사끝에내놓은이번첫시집에는속이꽉찬열매로가득하다.그야말로무명유실(無名有實)이다.물꼬를텄으니이제독자들에게좀더자주좀더많은과실을내어줄것이라기대해본다.”

그의시편들은안개속에서풀어지고있는가난한사람들의삶과굴곡진풍경을때로는음악으로변주하고때로는그림으로변주한다.그러니우리는그저안개속고슴도치섬예부룩에앉아서커피향을맡으며클래식음악을듣는것처럼그의시편에오감을내맡기면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