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워서 슬픈 말들 (권지영 시집)

아름다워서 슬픈 말들 (권지영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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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름다워서 슬프고, 슬퍼서 아름다운 판타지
- 권지영 시집 『아름다워서 슬픈 말들』
저자

권지영

시인
권지영시인은울산에서태어나고매일여행을꿈꾸며살고있다.영화와음악,사람과풍경에깃든이야기를좋아한다.경희대국제한국언어문화학과에서현대문학과문화를전공하고지은책으로는시집『아름다워서슬픈말들』『붉은재즈가퍼지는시간』『누군가두고간슬픔』,전자책작은시집『당신,잘있나요』,동시집『재주많은내친구』『방귀차가달려간다』,실용서『꿈꾸는독서논술』등이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
월광소나타
키르케의주문
당신의모리셔스
Someonelikeyou
모래맨
이상한나라의엘리스
여름의외부
하리보에대한단상
박각시나방의우주
볼리비아우표
방화
슬픔에상상씨를뿌려요
별의소식
철쭉을따라나비를따라

2부
우리의날갯짓은정적으로흔들린다
풍경
물고기의통증
노래의길
독전을독람獨覽하다
달래간장
에어컨광고
걷고있는피아노소리
소안도의거침없는물결
팬데믹
아버지의뒷모습
글자놀이
기억속의너
민들레
표류하는오월

3부
허기진밤
시간의바깥
천개의바람
엄마,엄마
미망에관하여
살몬색제라늄
스펀지
슬픔없는카톡
살아가는동안
아름다워서슬픈말들
그의이름
증명사진
우주의행복을누린다는건
봄밤
해파리의노래가울려요

4부
한줄의시
바라봄
라일락편지
꽃피는아몬드나무의바탕
오랜일기
오촉전구같은사람
연기가아니라수증기입니다
사이프러스의별자리
소풍가는날
달빛
이별의방정식
사랑이그런거라면
사과나무아래에서
그대라는시
도심의직박구리
사랑,
침묵에대하여

해설
부재의통증과그리움의언어/오민석

출판사 서평

아름다워서슬프고,슬퍼서아름다운판타지
-권지영시집『아름다워서슬픈말들』

해설을쓴오민석시인은권지영시인의이번시집을“부재의통증과그리움의언어”라명명하면서이렇게평한다.

“권지영의시들은자주눈물을흘린다.그러나그눈물은평면적이지않고피카소의「우는여인」(1937)처럼입체적이다.그것은널리‘부재(不在)’에서파생되는눈물인데,그에게있어서부재는사랑하는사람의그것일수도있고,세상을뜬아버지의그것일수도있으며,모든문학이꿈꾸는‘실재계(theReal)’의그것일수도있다.이런점에서마땅히있어야할것의‘없음’이야말로권지영시의기원이자동력이다.권지영의시들은이부재하는중심을돌며번지는바람이고별이고꽃이다.그것들은물위에떨어진빗방울처럼서로연결되고겹쳐지면서크고작은동심원을그린다.그것은권지영의기억속에서사라졌다가되살아나고,되살아났다가사라지기를반복한다.그러므로권지영의시들은‘부재’가뿜어내는기억이고,상처이고,슬픔이다.부재의빗방울은삶의캔버스에떨어져다양한무늬를그려낸다.부재는부재이므로‘현존(現存Presence)’을호출한다.현존앞에서부재는늘결핍이고고통이므로욕구와욕망과그리움을생산한다.그러므로권지영의시들은부재와현존사이의팽팽한길항(拮抗)이고,빈번한왕복운동이다.
(…중략…)
권지영의시들은부재를횡단하여현존에이르는여정에서쓰여진다.그러나부재의횡단은슬픔과통증을유발한다.생각해보라.‘없는것’을어떻게가로지른단말인가.그것은일종의‘헛발질’이어서슬프지만,문제는부재를경유하지않고현존에도달할수없다는것이다.그러므로현존의아름다움은부재의슬픔을전제할때만가능하다.
(…중략…)
권지영의시에서부재의통증이아름다움으로건너가는다리는바로‘그리움’이다.슬픔이슬픔으로만주저앉을때,슬픔은아름다움으로전화되지않는다.권지영은슬픔의고체를흔들어그리움의액체를만들고현존에다가갈문을조금씩연다.그과정에서슬픔은자신의‘뼈’를서서히잃어가고그리움으로형태변용(metamorphosis)한다.
(…중략…)
권지영에게있어서사라짐은사라짐으로끝나지않고,부재는부재로끝나지않는다.그는삶의한축에멈추지않으며서로다른축들을끌어당겨섞이게한다.이이질적인것들의‘섞여있음’,상호모순적인것들의동시적존재야말로,우리가‘배리(背理)’라부르는삶의속성이기때문이다.권지영은삶의배리들을이곳저곳들쑤시며슬프고아름다운문장들을만들어낸다.”

나로서는아주적확하게권지영의시를읽어냈다고생각하는데,평범한독자입장에서보면전문적이고학제적인용어를써서다소낯설고어렵게느껴질수도있겠다.

쉽게풀어말한다면이런얘기다.“사랑한/사랑하는혹은있는/있어야할사람이당신이지금여기당신의곁에없다면당신의심정은어떨까?아픔과그리움이뒤섞이지않겠는가.가버린것에대한원망과다시올거라는희망이뒤섞이지않겠는가.삶이란결국그런뒤섞임과뒤엉킴을버티고견디며살아내는일이아니겠는가.물에잠겼을때비로소공기를내몸이알아채듯이,물바깥으로나와서야비로소물고기가물의존재를알아채듯이,당신이가버리고나서야당신을알아채는것이니.삶이란반박자혹은반걸음늦게찾아오는깨달음,뒤늦은후회그런뒤섞임과뒤엉킴을살아내는일이아니겠는가.권지영의시집이그려내고있는풍경이바로그런삶의풍경이다.”뭐이정도로이해하시면되겠다.

권지영시인은이번시집의제목을“아름다워서슬픈말들”이라지었지만,나는이번시집을이렇게명명한다.“아름다워서슬프고,슬퍼서아름다운판타지”라고.
여기서‘판타지(fantasy)’는음악용어일수도있고,문학용어일수도있고,혹은그둘을모두포함한용어일수도있겠는데,선택은물론독자의몫으로남긴다.

인도양의숨겨진보석
나의손가락은지구본의좌표를읽는다
표류하듯떠있는섬나라까지는스무시간

당신의눈망울까지한달음에내달리는나는
어느새태평양을건너연중이십도가넘는
당신처럼온화한곳에다다른다

나무껍질을이은파라솔아래
금빛모래사장에앉아
두눈속으로에메랄드빛바다를채우고
서로의등을덮는석양에서서히파묻혀간다

뜨거워지는바다의끝에서
당신과나의길고긴고백이
마지막작별처럼흩어져간다

기다림의끝에가닿을숨겨진섬
먼그리움을이끌고다시떠오른다
-「당신의모리셔스」전문

분명한것은시집을다읽고마지막장을덮을때면문득당신이살면서잃어버리거나잊어버렸던유년의어떤판타지들이당신안에서다시꿈틀거리기시작하는것을당신몸이알아채게될것이라는것.당신의모리셔스가다시떠오를거라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