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모르는 저쪽 (허림 시집)

누구도 모르는 저쪽 (허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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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토속적인 언어로 빚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 허림 시집 『누구도 모르는 저쪽』
저자

허림

허림시인은강원도홍천에서태어났다.강원일보신춘문예당선,『심상』신인상으로문학활동을해오고있다.시집으로『엄마냄새』(달아실),『신갈나무푸른그림자가지나간다』(현대시),『노을강에서재즈를듣다』(황금알시인선),『울퉁불퉁한말』(시로여는세상),『이끼,푸른문장을읽다』(애지),『말주머니』(북인),『거기.내면』(시와소금)이있다.현재한국작가회의회원,A4동인,표현시동인으로활동하고있다.지금은내면오막에서산다.

목차

시인의말

1부
울컥하는바다
비누
느리게오는것
그런저녁
표고
따듯한안부
설마
이명
감자꽃이필무렵
만추
달의사연을묻네

2부
마실
우울
마지막이라는말
옛편지
다때가있는법이다
도토리
습관성
비,빗소리
말의그늘
반추
이맘때
초저녁달
돌의오줌

3부
양말
빈정
흰둥이
꽃이면서꽃이아닌것에
술,깬다
버스에서잠든세시간반
너의처음은어디니
설령
처서
오막의한밤
장설壯雪
먼곳
나비
사월의눈

4부
삭망
드라이플라워
어디서든꽃은피고
하늘을보다
샛길
불을끄자그래야달이오지
정류장빈의자처럼
오죽
별일없나
파킨슨씨를만난날

5부
뒷담화
어느셰프의도마
투덕적
달기자반
촛물내기
뭔맛이래유
메물능쟁이
을수내면뭉셍이
도토리밥
비지밥

해설_사랑분분(芬芬),빈자리_오민석

출판사 서평

토속적인언어로빚은아름다운사랑이야기
-허림시집『누구도모르는저쪽』

김인자시인은이번허림시인의시집『누구도모르는저쪽』을이렇게이야기한다.

“따스하다.힘을뺀순정한시어들이그가초식동물임을증명하고있다.그의시편들은옛사랑을노래해도어제헤어진애인처럼독자를애끓게한다.좋아하는이에게나직이읊조리듯하는시,어떤무거움도깃털처럼속삭여주는시,그러나오래된와인처럼시집을덮고돌아서면쉬이가시지않는취기로어디였더라다시찾아음미하게되는,너무나구체적이어서살에박히는시,“구멍난양말꿰매는저녁이다/버려도좋으련만이번만신고버리자/버리자고다짐하면서사는날들”시인은자신의오막‘누구도모르는저쪽’에서“지금외로워할수도슬퍼할수도보고싶다고말할수있는것이텅빈탓”이라고독백한다.감히누가그의초월을흉내낼것인가.”

해설을쓴오민석문학평론가는또한이번시집을이렇게얘기한다.

“이시집의계곡마다,들판마다,절벽마다,사랑이분분(芬芬)하다.그러나그향기는외롭고,쓸쓸하고,슬프다.그것은사랑이바로지금,여기에‘없기’때문이다.그것은멀리있는부재이며,유령처럼지금,이곳을떠돈다.그것은없어서더외롭고,없어서더간절하다.부재의사랑이확인해주는것은지금,이곳의‘텅빔’이다.그러므로허림의시는‘텅빈내’가부르는‘빈자리’의노래이다.”

이런평가에덧붙여이번허림시집의눈에띄는특징을말하자면“허림시인이마침내그만의언어를만들어냈다”는점이다.북방의토속적이고향토색짙은서정시하면누구든백석을떠올리지만,허림시인은이번시집을통해백석과는또다른지점에서자신만의봉우리를쌓고있음을여실히보여주고있다.가령해설을쓴오민석교수는이를두고이렇게얘기한다.

눈이온다
오막은눈이내려하이얗게깊어진다
온사방이눈으로깊어지면
옛날에옛날에하던이야기로하얗게밤새운다
열두판뻥을쳐도밖은눈으로환하다
뒷버덩지은이가토끼길을따라버덩말내려와하루를논다
굽굽한데난치나무국수를할까
말이끝나기도전에버덩말엄씨는
굵은멸치에막장을풀어시래기국끓이고
방씨와설설물이끓는지북솥우에분틀을건다
난치나무갈구한대접에멧옥씨기가루열대접쯤섞어
반죽을치댄다
엥간하다싶을때시래기장국맛이우러나고
마을형수들이반죽덩어리를분틀에넣으면
헐렁수케같은서넛이매달려눌러댄다
미끈덩가락이빠지지못하면온갖야한농담으로놀려먹는다
시래기국내가소문처럼동네로퍼지면
버덩말이모가눈을맞고들어서고
소식없던살둔홀애비도별일없냐고전화가온다
그러면백씨는심이딸려분틀못누르겠다고비호처럼달려오란다
그새노루하고곰이매달려첫물을빼
시래기국에말아한그릇비운다
이맛을어디서보겠노
또차례를기다리는데
눈은아무일없다는듯이길을지운다

참잘온다그지
-「뭔맛이래유」전문

“백석의「여우난곬족」이평안도음식과사투리로써진농경공동체의풍속을그려냈다면,이시는강원도언어로따뜻하고풍성한공동체의모습을재현한다.독특한이름의강원도음식들,그것을함께나누는정겨운공동체의삶위로풍성하게눈이내리고,‘참잘온다그지’라는추임새까지들어갈때,오직그지역에서만가능한정념이풍성하게살아난다.허림은강원도고유의언어와문화를체화하고있으므로,앞으로도보편문화의중요한구성물인지역문화텍스트를생산하는귀한일꾼이될가능성이크다.”(오민석)

이번시집을한마디로표현하자면,“문학과예술의영원한주제라고할수있는사랑을가장토속적인언어로풀어낸시집”이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