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목숨 (신승근 시집)

나무의 목숨 (신승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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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신승근 시집 『나무의 목숨』은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오래된 겨울〉, 〈빗소리 너머〉, 〈곁을 지킨다는 것은〉, 〈그러므로 사랑은〉, 〈누구냐, 넌〉 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

신승근

신승근시인은1952년강원도정선에서태어났다.강원대학교국어교육과를졸업하고,1975년강원일보신춘문예,1979년『심상』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바람이접시에닿고있을때』,『그리운풀들』,『언젠가는저산의문을열고』등이있고,시선집으로『저강물속에꽃이핀다』가있다.현재오랜교사생활을접고정선에서자급자족의농사꾼으로살고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오래된겨울
나무의목숨1
나무의목숨2
나무의목숨3
오래된겨울
빗소리너머
곁을지킨다는것은
그러므로사랑은
누구냐,넌
상처
너는내게로왔다
사랑도나온다면
페이스타임
귀거래사
아우라지
맨발
기차는흘러가네
이름모를풀꽃
꽃들이온다
너도꽃이다
네가온다면

산다는것
홍수
봄이다
가을
겨울강

2부.무릉과도원사이
마음가는길
몸의말
무위사
면벽1
면벽2
길위에서
출가
목수의말
내안에누가
빈방
찰나
다른길
화엄
여래如來
생애
복수초
침묵하는산
시선
흐른다는것
무릉과도원사이
시인과절벽
그럴나이다
우리들의하느님
내안의인디언
오지奧地
윤회

3부.손가락끝에달빛
한정록1
한정록2
한정록3
정선타령
내몸이시가되는순간1
내몸이시가되는순간2
내몸이시가되는순간3
손가락끝에달빛
디딜방아에대한추억

아버지와아들
우리들의인디언
무너진허리
우리들의어머니
농사꾼이란말이여
외로움에관하여
논물
세상이다뭐요
정선으로가는길
시인이상국
어떤죽음
모과와진딧물과나

해설_노장과불교철학을통한깨달음의깊이_박호영

출판사 서평

삶이느려질때비로소보이는것들
-신승근시집『나무의목숨』

한국을대표하는시인을한명만꼽으라면도무지꼽을엄두가나지않겠지만,강원도정선을대표하는시인을한명만꼽으라면당연히신승근시인을꼽겠다.그런신승근시인의신작시집『나무의목숨』을두고최돈선시인은이렇게이야기한다.

“이렇게가슴저린시를나는본적없다.이렇게온생애가걸린시를나는본적없다.농사를지으면그게시지뭐냐고,오래오래시를놓았던신승근시인.그에게시가왔다.재작년『저강물속에꽃이핀다』를펴낸후,그의가슴엔나무가자욱이자랐다.그는굴참나무한그루로노을속에앉아있거나,늦은가을저녁이면아궁이에쪼그려앉아고사목을태우거나,‘굴뚝을빠져나온나무의한생’을물끄러미바라보곤했다.‘자기들숲으로되돌아가는’나무의영혼을묵상하듯이.‘나무와나무사이의빈공간’에담긴그리움은무엇일까.한나무의목숨이다른한나무의목숨으로건너가는그빈공간의의미는무엇일까를시인은생각하는것일까.모르겠다.이시집에실린한편한편이,살아온나무,살아갈나무,언젠가는한줄기연기로사라질나무의생이기에더욱그깊이를모르겠다.다만시집에선‘어둠도발이시리다며방문을아주닫진말라는할머니’의나직한목소리가들릴뿐이다.담담하나그깊이를헤아릴수없고,무심하나그따스함이차가운어둠조차녹여낼듯한데….이시들을읽노라면난이름모를풀꽃이되어도좋겠다.겉으론노을빛으로아름다이빛나지만,속으론푸른울음의강이되어흘러도그냥그대로난좋겠다.”

이름모를풀꽃을만나더라도
굳이이름을알려하지마세요

누군가풀꽃들의이름을모른다해서
너무나무라지도마세요
그러는당신은이웃집아이들이름을
얼마나많이알며살았나요

아래층위층이웃들은모르고지내면서
풀꽃들이름좀몰랐다고
핏대세우지마세요
당신이풀꽃들의이름을알아가면서
사라지는꽃들이더많아졌어요

이름모르면모르는대로그냥두세요
당신이관심을두지않는만큼
이름모를풀꽃들은다른풀꽃들과더불어
더행복해질거예요
-「이름모를풀꽃」전문

인위(人爲)의문명이결국지구를폐허로만들고있음은이미지구곳곳에서온갖자연재해로온갖질병으로그징후를여실히보여주고있지않은가.신승근시인의이번신작시집을읽다보면자연스레우리가앞으로삶의태도와삶의방식을어떻게전환해야하는지,사람과자연이어떤방식으로함께해야하는지알게된다.이해가아니라자연스럽게스며드는것이다.그런면에서본다면이번시집은‘생태시’로이해할수도있겠지만,실은그것은이시집의아주작은부분일뿐이다.

시집해설을쓴박호영교수는또한이번시집을이렇게평한다.

“그가어떤계기로노장이나불교에관심을기울였는가는확실히모른다.그러나‘나는어릴때부터드러냄보다는스며듬을좋아했다’는그의첫시집후기의언급이나,‘자신을방기(放棄)하면서,남들앞에나서기보다는처박히기를좋아했다’는은자(隱者)의기질이자연스레그를노장이나불교의세계로이끈것이아닌가싶다.그는그이후부터더욱많은시들에서이러한특징을보였는데,이번시집은그집적이라볼수있다.(중략)신승근시인은과작(寡作)의시인이다.등단하여시단에나온지40년이넘어가는데도그동안펴낸시집은네권에지나지않는다.이사실은무엇을말해주는가.진지하게시창작에임하고있다는얘기이다.일찍이지용은‘시적기밀에참가하여그깊은뜻에들어서기전에아무쓸모없는다작이란헛수고에그칠뿐이요,자존(自尊)이있을리없다’라고경계했다.그러나그것을깨닫지못하고시답지않은시를다량으로쓰고발표하는시인들이너무나많다.내가알기로그는시작(詩作)에힘쓰기에앞서노장사상이나불교의교리에접하려고많은책을읽었고,사찰을탐방하거나선승들을만나기도했다.그체험에서얻은철리(哲理)가내공으로자리잡고자연스레시화되어야그는비로소한편의시를완성시켰다고짐작한다.그런시수(詩瘦)때문인지과작일수밖에없었다.이렇게난산끝에나온시들이라이번시집에는앞서보았듯서정과조화를이룬철학적인시들이여럿있다.앞으로그의시가더욱심층적으로전개되어현대시의전범이되기를기대해본다.”

정선에서농사와시를짓고있는신승근시인의삶은아주느린삶이다.삶이느려져야비로소보이는것을그는그대로시로받아적는다.그의시에노장이나불교의느낌이닿아있는것은그런연유일것이다.도무지앞이보이지않는이깜깜한시대에어쩌면길을비추는등불같은,나침반같은그런시집임에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