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마을 (송문희 시집)

고흐의 마을 (송문희 시집)

$8.00
Description
바람이 몰려온다.
창을 두드리며 진군해오는
저 명료한 발걸음
틈을 비집고 소리치는 바람의 비명
내 안에도 있어
이제 나는 틈을 사랑하려고 한다.
틈의 소리가 詩가 되었다.

두 번째 시집을 내려놓는다.

2020년 늦가을
송문희
저자

송문희

송문희시인은경북영주에서태어나경북대학교대학원교육학과를졸업했다.2004년계간『시와비평』으로등단했다.밀양문인협회편집장을역임했으며,현재한국문인협회,부산가톨릭문인협회,두레문학편집위원으로활동중이다.2019년두레문학상을수상하였고,2017년,2020년경남문화예술진흥원창작지원금을수혜했다.시집으로『나는점점왼편으로기울어진다』가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갑작스런슬픔과마주쳤을때
그대여가자
얼룩무늬를그리다
풀의공식
본것,못본것
나를업데이트하다
핑크카펫
로드킬
숨뿌리
악다구니
열개의자궁
불편한잠
별잔치별천지
봄날을주차하다
집밥의정석
그늘의훈계
슬픔한권-코로나19를발췌하다
그리운바보

2부오래된아픔에귀가멀어질때
밤꽃
프리저브드플라워
검은눈물
고래의식사
삼세판
12월에게

폐가
외딴섬
찬란한이별
노랑나비
늙은호박
흔들리는봄
조끼말에피소드
며느리발톱
하필,사루비아

3부카스토르와폴록스가다복다복반짝이는
쌍둥이자리
무가지
등대
빨강엄마
가문비나무의구설
청보리밭
노브라챌린지
길에갇히다
그녀의블로그를가다
복復,복福
설악화혹은설악초
말무덤
바람이불면승부역으로간다
천개의눈
겨울나무
거미줄

4부그고요한잎그늘의오후를잊지못하네
애벌레의노래
종소리
어떤유산
먼별
불휘
꽃차를마시다
커튼콜
나무의집
춤꾼
꽃,피다
물의상처
고요를찾다
첫밗
헤이,빗살무늬
출발점
고흐의마을

해설_저생명체들과인간이잘어울려살아야한다_이승하

출판사 서평

시적(詩的)인것들을찾아내는시심(詩心)과시안(詩眼)
-송문희시집『고흐의마을』

송문희시인이첫시집『나는점점왼편으로기울어진다』(2017)이후3년만에두번째시집『고흐의마을』을묶었다.그가보내온시집원고를편집하고한권의시집으로펴내기까지서너번을읽고또읽었다.그리고마침내나는그의시집에관한짧은단상을이렇게적었다.

“송문희시인의시쓰기는발명보다는발견에가깝다.새로운언어새로운문장을만들어내는것이아니라사물과사태의이면에담긴혹은사물과사태에스민시적인것/시적인순간을마음의눈으로찾아내어그것을백지에옮기는것이다.그러니‘언어가태어나려는순간,/백지는그처음을받아내려는산파’라는그의말은그의시를읽어내는중요한단서다.그에게있어시를짓는기술은그다지중요해보이지않는다.오히려시적인순간을포착해내는심안(心眼)이더중요해보인다.그리고그중심에는측은지심,이타심이자리하고있다.‘아버지에게서물의상처를발견하는것’(「물의상처」)도,‘꽃이피는것으로몸의아픈말’(「꽃,피다」)을대신하는것도,‘사루비아그붉은꽃에서쳐죽일놈의세상’(「하필,사루비아」)을끄집어내는것도그래서가능한일이겠다.『고흐의마을』에는새로운말이아닌시적인것들로가득하다.”

이승하시인은“저생명체들과인간이잘어울려살아야한다”는제목의해설을통해이번시집을이렇게이야기한다.몇개의주요한문장을옮긴다.

“이번시집에는뭇생명체에대한연민의정이아주강해이와같이유쾌하고상쾌한시는많지않다.눈을돌리면온통안쓰러운생명체뿐이다.”

“시인은사람과동물의생명만다루는것이아니다.이시집에는수많은식물의종이목숨을갖고살아가고있다.그시편의수는10편이넘는다.시인의관심은시종일관생명체에대한것이다.그런데자세히살펴보면식물을다루는시일지라도그것은비유의대상일뿐,대체로인간에대한이야기다.”

이승하시인의해설처럼이번시집에는수많은동물과수많은식물이등장한다.그리고그생명체들에대한시적진술은결국인간에대한비유일것이다.그리고어쩌면식물,동물,인간을아우르는지구상의모든생명에대한이야기일수도있겠다.

이제겨우두번째시집을묶는것이니송문희시인이앞으로가야할시의길은아직끝모를만큼먼길이겠다.그런데그래서더기대가되기도한다.그가앞으로그려낼수많은시적형상들이어떻게우리앞에펼쳐질지말이다.그런의미에서이번시집에서「첫밗」이라는시가유독눈에띈다.

파지에걸터앉아끙끙앓다가찾아낸시어
오늘발견한언어는가슴떨리는첫,

누군가쓰려다버린것일지라도
나와맨처음만나는

언어가태어나려는순간,
백지는그처음을받아내려는산파

시한줄이두근두근순백의종이에첫발을뗀다
-「첫밗」전문

이「첫밗」이라는시에대해이승하시인은이렇게얘기하고있다.“‘첫밗’은흔히‘첫밗부터일이술술풀린다’는식으로쓰는말인데,자세히보면자신의시론이다.시를쓰기위해자기앞에가져다놓은백지를‘언어가태어나려는순간,’‘그처음을받아내려는산파’라고하였다.이런각오로앞으로시를쓸거라는결심을하고있는것이다.‘파지에걸터앉아끙끙앓다가찾아낸시어’로‘두근두근순백의종이에첫발을뗀다’는그시한줄을위해시인은앞으로더욱더치열하게자기자신과의싸움을전개할것이다.”

송문희시인이“앞으로더욱더치열하게자기자신과의싸움을전개”하면서발견하게될수많은시적인것들을즐겁게설레는마음으로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