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모자 좀 벗겨줘 (농민공 왕창츠의 파란만장 운명 탈출기 | 둥시 장편소설)

녹색모자 좀 벗겨줘 (농민공 왕창츠의 파란만장 운명 탈출기 | 둥시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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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개천에서 용이 되려한 삼 대에 걸친 운명 탈출기
- 둥시(東西) 장편소설 『녹색모자 좀 벗겨줘』
위화(余華)와 함께 중국 현대 소설을 이끌고 있는 둥시(東西)가 중국에서 2015년 출판한 장편소설 『운명 바꾸기(纂改的命)』가 6년 만에 한국에서 번역 출판되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이영구 명예교수와 이민숙 교수가 공동 번역한 한국어판은 『녹색모자 좀 벗겨줘』로 원작의 제목을 바꾸고 ‘농민공 왕창츠의 파란만장 운명 탈출기’라는 부제를 달았다.

한국어판의 제목을 ‘녹색모자 좀 벗겨줘’로 바꾼 것은 ‘녹색모자’가 중의적 의미를 지녔기 때문이다. 고대 중국에서 녹색은 낮은 계급, 하층민을 뜻하는 색으로 인식돼왔고, 중국에서 “따이 뤼 마오쯔(戴?帽子, 녹색모자를 쓰다)”라고 하는 말은 “당신의 아내가 바람피우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중국에서 녹색과 녹색모자 착용을 터부시하는 이유다. 소설을 읽어보면 왜 한국어판 제목이 ‘녹색모자 좀 벗겨줘’인지 금방 알게 된다.

소설은 왕창츠와 그의 부인 허샤오원을 주인공으로 하여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왕화이(왕창츠의 아버지)-왕창츠-왕다즈(왕창츠의 아들)에 걸친 ‘농민공 계급’이라는 밑바닥 인생 탈출기를 그리고 있다.

최하층민인 농민공으로 태어난 왕화이는 아들만큼은 농민공이라는 운명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출구는, 개천에서 용이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로지 왕창츠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인데, 다행히 왕창츠는 공부를 잘했다. 대학입학능력시험에서 커트라인보다 20점이나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낙방이다. 커트라인보다 20점이나 높게 받은 아들이 떨어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왕화이는 항의를 하기 위해 아들 왕창츠를 데리고 교육청에 간다. 왕창츠는 가기 싫었지만 억지로 끌려간다. 그리고 이것은 앞으로 이들 부자에게 닥칠 비극의 시작이었다.
왕화이는 항의를 하다 교육청 건물에서 떨어져 전신이 마비되고, 왕창츠는 허샤오원과 결혼하여 농촌을 떠나 도시 건설 현장의 잡부가 되고, 먹고 살아야 했던 왕창츠는 아내 허샤오원이 마사지샵에 나가 몸을 파는 것을 알면서도 눈을 감는다.
하지만 둘 사이에 태어난 아들 왕다즈만큼은 자신과 같은 삶의 굴레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왕창츠. 그런 점에서 왕창츠도 아버지 왕화이와 다르지 않다. 왕창츠는 아내 허샤오원 몰래 돈과 권력을 가진 원수 린쟈보의 집에 아들 왕다즈를 보내고, 이 사실을 알게 된 허샤오원은 왕창츠 곁을 떠난다.
돈과 권력의 지닌 린쟈보의 양자가 된 다즈는 어엿한 남부럽지 않은 청년으로 자라고, 린쟈보는 어느 날 아들 린팡성(왕다즈)의 친부가 왕창츠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린쟈보는 왕다즈가 린팡성으로 계속 살게 하려면 왕창츠가 세상에서 없어지는 수밖에 없다고 제안한다.
물에 빠져 죽은 시체가 인양되었다. 왕창츠였다. 아들의 유골함을 받은 왕화이. 무당이 된 아버지 왕화이는 아들 왕창츠의 천도제를 지내주면서 아들이 환생할 것을 예언한다.
경찰대학을 졸업하여 법죄수사대에 들어간 린팡성은 미제사건으로 남겨진 왕창츠의 죽음을 새롭게 조사하기 시작하고, 마침내 진상을 파악하지만 사건 파일을 강물에 던져버린다. 왕창츠가 뛰어내렸던 바로 그곳이었다.
왕화이-왕창츠-왕다즈로 이어지는 이 삼 대의 기막힌 운명 탈출기는 과연 해피엔딩일까 새드엔딩일까? 판단은 순전히 독자의 몫으로 남겨진다.

2019년에 한국 영화 〈기생충〉이 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을 때, 저자인 둥시(東西)는 너무 깜짝 놀랐다고 한다. 2015년 소설을 출판했지만, 2013년 처음 소설을 구상할 때 ‘기생(寄生)’ 혹은 ‘기생초(寄生草)’로 제목을 염두에 두었었고, 자신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영화감독과 대본을 논의하던 와중에 한국 영화 〈기생충〉이 나왔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한국 영화 〈기생충〉과 본인의 소설이 추돌하면 어쩌나 온갖 상상을 다했는데, 다행히 영화 〈기생충〉을 보고 나서 본인의 소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독자들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흥미로운 이야기다. 봉준호 영화 〈기생충〉과 비교하면서 『녹색모자 좀 벗겨줘』을 읽는다면 또 소설의 또 다른 재미를 맛볼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

둥시

東西
『운명바꾸기(纂改的命)』는신세대작가둥시(東西)의세번째장편소설이다.둥시의본명은톈다이린(田代琳)으로,1966년광시(廣西)톈어(天峨)현에서태어나허츠(河池)사범전문학교를졸업한뒤교사,신문사편집보조,비서,신문사편집기자등을하다가지금은학생들을가르치며창작활동을하고있다.또한현재는중국작가협회회원으로,광시(廣西)민족학원상주작가이자광시작가협회부주석으로활동하고있다.
그의필명인‘둥시’는중국어로하찮은물건이나별의미없는것을가리키는단어로사용된다.그가필명을이렇게지은데는첫번째사람들이그의이름을쉽게기억하게하기위해서이고,두번째현대사회에서소외된인간을강조하여자신또한인간이아닌하나의물건처럼생각하기위해서였다고한다.둥시는가난한농촌에서자랐고,어려서부터소심하고162센티미터에불과했던신장때문에열등감에사로잡혀살았는데,어느날카프카의「굴」을읽고비로소자신의지기를만났다고생각하면서글을쓸수있게되었다.
『언어없는생활』이란작품으로제1회루쉰문학상중편소설부분을수상했고,『언어없는생활』과장편소설『따귀소리』로제3회,제4회광시문학예술창작장려상을수상했다.특히『언어없는생활』은〈천상의연인〉이란영화로도제작되었고,제15회동경국제영화제최고예술공로상을수상했다.『따귀소리』는20여편의드라마와영화로제작되었다.

목차

추천사_생기발랄한핍박과생동감넘치는저항_위화(余華)

한국독자들에게_위로올라가는글쓰기의힘은아래로내려가는글쓰기를통해얻어진다

프롤로그

제1장.집착
제2장.밑바닥
제3장.아랫도리
제4장.광분
제5장.운명바꾸기
제6장.아버지의힘
제7장.환생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