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랑
저자:카이랑
중국어를배우기위해타이완에왔다가어느덧20년넘게현지에서생활하고있다.《연합뉴스》타이베이통신기자,재외공관연구원,한국어강사등다양한분야에서활동했으며,현재는방송인으로한국과타이완을오가며활발하게활동중이다.언론학석사학위를취득했으며,동분야박사과정을수료했다.방송으로는타이완인기예능프로그램등외국인이출연하는예능에서특유의유쾌하고친근한입담으로한국문화를소개해왔다.이프로그램의짧은콘텐츠가유튜브와SNS등을통해국내에도알려지며많은이들의사랑을받고있다.EBS<세계테마기행>,<맛터사이클>,채널A<강철지구>등에도참여한바있다.
1부타이완,생각보다낯선땅
01세계문화를스펀지처럼흡수하는나라
영어이름하나쯤은다있잖아?|맛있는건타이완에서먼저|타이완에는‘다문화가족’이라는표현이없다
02친일의나라,반한의나라?
타이완TV를점령한일본문화|타이완상권을장악한일본기업|타이완은왜일본에적대감이없을까?|한국에반한자와반한자(反韓者)의공동구역|태권도시합,반한감정의도화선이되다|지자체선거와맞물린반한감정|제2의한류가만들어낸새로운관계
03타이완,아시아에서가장행복한용
다시알아가는이웃,타이완|타이완행복지수1등의비밀|아시아의네마리용|“한국!정말이기고싶다!”|한국과타이완,라이벌인가동반자인가
04개인취향과자기개성의실현
타이완의아침이시작되는곳|취향따라,입맛따라|거침없이커밍아웃
05AI시대에도남아있는금기와미신
음력7월은‘귀신달’?|시험날에는‘오리알’을먹지않는다|기계의수호신‘과이과이’?
06타이완의남과여,한국과무엇이다를까?
타이완여성은모두테토녀?|왜집에바래다주는거야?|한국오빠VS.타이완오빠
07타이완청춘이젊음을즐기는방식
타이완대학교캠퍼스풍경|도대체타이완대학생들은뭘하고놀까?|슬기로운중국어학당생활|“관계가있으면문제가없고,관계가없으면문제가있다”
08기념일로들여다보는타이완
현지인도잘모르는타이완기념일|연인들을위한기념일|가족을위한기념일|“기념일엔역시맛있는음식이지”
2부도플갱어,닮아도너무닮았다
01동족상잔과분단,그리고민주화의역사
협력과반목,분단의역사|친중이냐반중이냐,그것이문제로다|한국의5·18과타이완의2·28항쟁|타이완인인가?중국인인가?
02씹고,뜯고,맛보고,즐기는문화
타이완국민스포츠,야구|고기는역시구워먹어야제맛!|어차피인생은‘고기’서‘고기’다
03타이완에도불어닥친저출산시대
인구피라미드가무너지고있다|외국인근로자85만명시대|일할사람을찾습니다|배우자부모눈치를봐야하는결혼을굳이왜해?|마오샤오하이,새로운가족원이되다|인구감소에대한타이완의대응
04묘하게닮았다
엄친아와엄친딸|입시제도와학벌|“첫만남은너무어려워”|여권파워
3부한국과타이완,서로를비추는거울이되다
01한국인은왜이렇게애국심이강할까?
단결력,한국의민족성인가?|우리는과연얼마나친절할까?|한국식자상함,‘츤데레’와‘정’|한국인들의유별난나라사랑
02한국은왜이렇게경쟁이심한거야?
순위경쟁프로그램-1등만기억하는세상|총성없는전쟁,교육과입시|K팝스타의꿈을이루기위한끊임없는경쟁|무한경쟁사회에서가능성을포용하는사회로
03먹고,마시고,노래하고,사랑하라
포장마차에가서소주나한잔?|우리가바로‘노찾사(노래방을찾는사람들)’|반드시먹어봐야할타이완의대표음식들
04K트렌드VS.T트렌드,문화란서로영향을주고받는일
한국에지금이런게유행한다고?|K무비VS.T무비|K문학,언어를건너이어지는감동|〈상견니〉신드롬과국민첫사랑‘허광한’
맺음말
대한민국과중화민국,닮은듯,닮지않은두민국이야기
“타이완은왜식민지배를한일본에적대감이없을까?”
역사를알아야이해할수있는타이완의친일감성
타이완을처음찾은한국인들이가장놀라는것중하나는일본에대한타이완사람들의태도다.일본어간판이자연스럽게보이고,일본여행은가장인기있는해외여행코스이며,일본브랜드와음식,문화는일상깊숙이자리잡고있다.심지어식민지시대에건설된건축물과철도를문화유산으로보존하고,일본을'가깝고친숙한이웃'으로이야기하는사람도적지않다.
한국인의역사인식으로는쉽게이해하기어려운풍경이다.우리보다더긴일제강점기의역사를가진나라가어떻게친일의나라가될수있었을까?이질문에대해지은이는‘타이완이걸어온역사의흐름을함께살펴봐야한다’고말한다.
타이완은1895년부터1945년까지50년동안일본의식민통치를받았다.1945년일본이패전한이후타이완은중국국민당정부에넘어갔지만,국민당정부는더큰혼란과부패를저질렀다.일본식민지시절보다해방이후의권위주의통치가더직접적인공포로기억되는사람들도적지않았다.그러다보니“차라리일제식민지시절이더나았다”라는사람들의인식이쌓이면서일본에대한적대감이희석된것이다.
그러나오늘날타이완의친일감성은단순히과거의기억만으로설명되지는않는다.민주화이후일본은타이완을지지하는중요한국제적파트너가되었고,동일본대지진당시타이완은세계에서가장많은성금을보냈다.이렇게양국은서로도움을주고받으며우호적인관계를이어왔다.젊은세대에게일본은역사보다여행과문화,애니메이션과음식으로먼저다가오는나라이기도하다.
지은이는이책에서한국인의시선으로는쉽게이해되지않는이러한역사적배경을차근차근풀어낸다.일본식민통치의명암,해방이후의정치적격변,민주화과정,그리고오늘날한일과타이완을둘러싼국제정세까지함께살펴보며‘왜타이완은우리와다른역사인식을갖게되었는가’에대한의문을풀어나간다.
닮았기에흥미롭고,달랐기에더궁금한타이완!
같은출발선에서다른선택을한우리이웃의이야기
타이완은우리와놀라울만큼닮았다.식민지배의역사와동족상잔의비극,좁은국토,부족한천연자원,수출중심의경제,세계적인반도체산업,치열한교육열과낮은출산율까지타이완의특성을나열하다보면우리나라를말하는것인지타이완을말하는것인지헷갈릴정도다.
하지만한걸음더들어가보면그안에서벌어지는일들은우리와사뭇다르다.일본의식민지배를경험했지만일본에대해전혀반감이없으며,인적자원이중요하지만경쟁에대해서는좀더유연한문화를가지고있다.또한좁은국토를가졌으면서도아등바등하지않고,삶에대해여유로움이느껴진다.그뿐아니라사회적·문화적으로도여러방면에서다르다.책에소개된몇가지를열거하자면다음과같다.
△똑같이고기를좋아하지만우리처럼채소에싸먹지않고빵에싸먹는다.
△우리는아이가태어나면돌과백일을기념하지만타이완은생후첫한달인‘만월’을기념한다.
△타이완여성은한국여성에비해독립적이고‘테토녀’가많다.
△시험을앞두고우리는미역국을먹지않지만,타이완은오리알을먹지않는다.
△타이완은음식주문시‘통일’이없다.반드시자기가먹고싶은것은하나하나세세하게주문한다.
△타이완대학가에는술집이없다(대학생들은그러면뭘하고노는걸까?).
이외에도타이완은여러면에서우리와비슷하면서도다른문화와일상을가졌다.비슷한역사와환경에서출발했지만선택이달랐고,삶의문화가다르다.그래서타이완은가깝지만낯설고,익숙하지만새롭다.그리고그다름을통해타이완뿐아니라우리자신도돌아보게된다.즉,‘타이완은왜우리와다르지’라는의문을넘어‘그렇다면저들은우리를어떻게바라볼까?’에도달하게되는것이다.
K팝,K드라마K컬처를통한인식의변화
“반한(反韓)자들이한국에‘반한자’가되다”
불과20여년전만해도타이완에서한국은지금처럼인기있는나라가아니었다.한국은가깝지만잘모르는나라였고,때로는경쟁상대였다.국제스포츠경기에서맞붙으면누구보다이기고싶은상대였고,경제적으로는비슷한길을걸어온경쟁국이라는인식이강했다.여기에외교문제나국제뉴스가겹치면서한국을곱지않게바라보는시선도적지않았다.
2010년아시안게임태권도종목에서양수쥔선수가모호한판정으로실격패하는바람에한국에대한안좋은여론이생겼고,그해지방선거에서정치인들이이문제를확대재생산하면서반한감정이커졌다.타이완언론에서는한국을비판적으로다루는기사도어렵지않게찾아볼수있었다.인터넷에서는'한국인은모든것을자기것이라고주장한다'는식의가짜뉴스가퍼졌고,한국을부정적으로소비하는문화도생겼다.
하지만어느순간부터분위기가달라지기시작했다.변화를만든것은정치도,경제도아니었다.문화였다.드라마한편이국경을넘었고,아이돌한팀이새로운세대를사로잡았다.예능프로그램은웃음을전했고,영화는공감을만들었다.그렇게한국은뉴스가아니라콘텐츠를통해타이완사람들의일상속으로들어왔다.
한때〈불새〉와〈대장금〉이중장년층의마음을열었다면,이후에는〈별에서온그대〉,〈도깨비〉,〈사랑의불시착〉,〈오징어게임〉이세대를넓혀갔다.드라마속골목과카페는여행지가되었고,배우들이먹던음식은직접맛보고싶은음식이되었다.
음악은더큰변화를만들었다.이제타이완거리에서K팝은낯선음악이아니다.카페에서는한국노래가흘러나오고,젊은이들은아이돌의안무를따라춤춘다.한국가수의공연티켓은순식간에매진되고,한국화장품과패션,라이프스타일까지하나의문화로소비된다.
한국은이제타이완사람들에게더이상미움의대상이아니라‘가장가보고싶은선망의나라’가되었다.실제로타이완을여행하다보면한국어를배우는학생들을쉽게만난다.한국드라마를자막없이보고싶어서,K팝가사의의미를알고싶어서,언젠가한국에서살아보고싶어서한국어를공부한다는이야기를어렵지않게듣는다.
반대로타이완의영화와드라마는한국인의감성을자극했다.〈말할수없는비밀〉에서부터시작해〈그시절,우리가좋아했던소녀〉,〈나의소녀시대〉,〈청설〉,〈상견니〉등대만의로맨스콘텐츠는한국인들의감정을움직였고,영화의촬영지는가보고싶은관광지가되었다.
이렇게서로의문화는금이갔던양국의관계를회복하게하는매개가되었다.얼굴한번본적없는배우에게웃고울고,가수의노래를따라부르고,드라마속인물의삶에공감하는경험은‘한국’이라는나라를이전과전혀다른모습으로인식하게만들었다.
타이완생활20년‘카이랑’이방송에서못다한이야기
한국과타이완을잇는다리가되다
지은이카이랑은사실대중적인유명인은아니었다.타이완의인기예능프로그램〈WTO자매회〉,〈친구가왔다(同學來了)〉등에출연해다양한국적의패널들과함께각국의문화를소개하고,한국에대한오해를바로잡는역할을해왔지만,한국에서그의이름을아는사람은많지않았다.
전환점은코로나19팬데믹무렵찾아왔다.타이완예능프로그램들이유튜브를통해한국어로번역·소개되면서카이랑의활약이국내에도알려지기시작한것이다.
특히한국을비하하는일본패널의주장에조리있게반박하거나,사실과다른정보로한국을비난하는중국패널들의이야기를재치와입담으로제압하는장면,외국인출연자들에게한국의문화와사회를진솔하게소개하는장면들은많은한국인에게깊은인상을남겼다.“속이시원하다”,“한국에대해조리있으면서도재미있게잘전한다”는반응과함께영상들이빠르게입소문을탔고,여러유튜브채널에서재편집되어확산되면서카이랑이라는이름도널리알려지기시작했다.
오랫동안방송과유튜브,강연을통해한국과타이완을오가며활동해온지은이는이제많은사람들에게‘타이완을가장잘아는한국인’,혹은‘세계속에한국을알리는민간외교관’으로기억된다.현지에서직접살아가며만난사람들의이야기와여행정보,역사와문화를쉽고재미있게전하며두나라를잇는문화교류의가교역할을해왔다.
하지만방송에는늘아쉬움이남는다.정해진시간안에모든이야기를담을수없고,흥미로운뒷이야기나역사적배경은짧게스쳐지나갈수밖에없다.여행지하나를소개하더라도그곳에담긴사람들의삶과시대의이야기는대부분편집된다.방송은보여주는매체이지만,깊이있게이해하는데에는분명한한계가있기때문이다.
『그러니까,타이완』은그런아쉬움에서출발한책이다.방송에서미처하지못했던이야기,짧은화면속에담지못했던타이완의진짜모습을차분히풀어낸다.관광객의시선으로스쳐지나가는풍경이아니라,20년넘게현지에서살아온사람이기에볼수있었던변화와일상,그리고타이완사람들이직접들려준생생한이야기를한권에담았다.
지은이는책의맺음말에서이렇게말한다.
“타이완을바라보는일은결국한국사회를다시들여다보는일이기도했다.타인의시선을통해나를돌아보듯,타이완이라는거울속에서한국의현재와미래를함께비춰보고싶었다.”
이책이지향하는것도바로여기에있다.단순히타이완을소개하는데그치지않고,타이완이라는거울을통해우리사회를함께돌아보는것이다.카이랑은타이완을미화하지도,반대로낯설게만바라보지도않는다.좋은점을있는그대로소개하고,아쉬운점도솔직하게이야기한다.한국인의시선과타이완사람들의시선을함께담아내며,두사회가서로를조금더깊이이해할수있도록돕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