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부엉이: 천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 화폐의 진화

미네르바의 부엉이: 천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 화폐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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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에 날아간다’
미네르바(MINERVA)의 유래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으로 그리스 신화의 ‘아테나(Aehena)’에 뿌리를 둔다. 배움의 발상지인 그리스 아테네에는 ‘미네르바의 숲’이라는 숲이 있었다. 미네르바는 다른 신이나 인간에게 심부름할 때 부엉이를 전령으로 보낸다.
헤겔의 ⟪법철학⟫ 서문에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 속으로 날아간다(The owl of Minerva spreads its wings only with the falling of dusk).”라는 은유적인 구절이 나온다. ‘지식의 상징인 미네르바의 부엉이, 즉 인간의 지혜는 낮이 아닌 밤에 활동하는 부엉이처럼 전성기를 지나 늙어서야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부엉이는 미네르바를 섬기기 위해 전 세계의 지식을 모으고 한 시대가 저물고 낡은 지혜가 황혼에 접어들면 새로운 지혜를 열기 위해 푸드덕 날아오른다. 한 시대가 황혼에 이르면 그 시대를 정의했던 사상, 철학, 사회경제적 시스템도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다음 시대를 정의하는 새로운 사상, 철학, 사회경제적 체계가 등장하여 새벽을 부른다. 인류의 역사는 이런 식으로 앞으로 나아간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 천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 화폐의 진화》는 과거에 경의를 표하고 미래를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새로운 시대를 밝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저자

김수진

학력
·연세대학교공과대학박사학위취득
·미국인디애나대학교경영대학원MBA
·영국CavendishCollege광고미디어석사
·성신여자대학교일어일문학과석사
·성신여자대학교일어일문학과학사

경력
현)KT재직중(계열사KTDS에금융권컨설팅수행PM으로파견중)
전)삼성전자B2B전략본부
전)EuroRSCG(글로벌광고대행사AccountDirector)

외부활동
·한국금융연수원초빙교수(온라인강의및‘금융DT테스트’등
시험출제위원)
·동국대학교경영전문대학원핀테크최고위과정초빙강사
·세종사이버대학교소프트웨어공학과‘알기쉬운블록체인’강사
·한국핀테크지원센터금융컴플라이언스초빙강사
(교재발간및테스트출제위원)
·TTAICT국제표준화전문가양성교육
·한경아카데미‘블록체인STO활용과정’강사
·ICT표준화전략맵중블록체인분과필진(과학기술정통부)
·방송통신표준심의회블록체인및분산원장기술전문위원회전문위원

저서및번역서
《AI,WEB3패러다임:검색에서생성으로비즈니스모델의혁신》(정보문화사)
《디지털금융의이해와활용》(한국금융연수원)
《디지털금융,트랜스포메이션(DX)프런티어》(한국금융연수원)
《루이비통도넷플릭스처럼》(프리렉)

목차

서문 
  ‘미네르바의부엉이는황혼에 날아간다’

프롤로그 
 피카소에게서배우는돈의본질
  자신의명성을가능한한많은돈으로바꾸는방법
  그림의대가를와인으로받은피카소
  피카소는왜수표를사용했을까?

Part1.애덤스미스를저격하라
 1장.경제학이무시한최신화폐역사
  1000년에한번있을까말까하는화폐의진화
  욕망의이중적일치문제를해결하라
  돈의기원이물물교환이라고아직도믿습니까?
  정통파경제학의통설을뒤집은움직일수없는돈‘페이’
  물물교환에대한인류학자들의반란:롱하우스
  이네스:화폐경제에선행했던것은물물교환경제가아니라신용경제
  인간적인,너무나도인간적인돈
 2장.신용경제로의역사적복귀
  통화가가진경제적가치와신용창조
  합의에따라만들어진통화에대한신뢰

Part2.기술의진화와화폐의진화
 1징.화폐경합의시대
  화폐와지급결제시스템
  통화의통일에서중앙은행제도로
  방코르와닉슨쇼크
  미국달러의기축성에관한역사적경위
  하이에크가일찍이예견한탈국가화폐의시대도래

 2장.결제시스템의디지털화와신기술의 등장
  디지털적용대상의확대:거래 → 지급방식 → 화폐
  도매결제와소매결제
  전자화폐의실패:‘편의성’만이신용의기초
  진입은쉽지만,탈출은어려운플랫폼의금융서비스

Part3.사회의디지털화와화폐의디지털화
 1장.비트코인이디지털자산의반열에 이르기까지
  신용없는세상에인위적인신용을만들어준비트코인
  2010년5월22일피자가촉발한암호화폐혁명
  블록체인은만병통치약이아니다!
  블록체인의3대도전과제

 2장.사적인통화발행은문제인가?메타의도전과좌절
  은행계좌가없는이들을굽어살피소서!
  암호화폐의가격변동리스크를억제하는‘리브라’ 126
  페이스북제국의탄생:글로벌28개기업이지지
  ‘리브라무너뜨리기’에재빨리나선각나라당국
  뭇매를맞고끝난리브라프로젝트의말로

Part4.새로운금융 생태계의탄생
 1장.디엠에서자극받은각국의 중앙은행
  현실성을띠기시작한화폐의디지털화
  화폐주권과디지털달러화
  소매형CBDC의기본원칙및수평적/수직적공존
  CBDC를대하는세계각국의자세

 2장.세계최초의CBDC는왜 소멸했을까?
  아반트의도입부터소멸까지
  모바일CBDC의선구자DineiroElectrónico
  과거사례가시사하는바
  현금의보완책이될수있을것인가?

Part5.화폐와결제시스템의혁신
 1장.도매형CBDC는국경을넘는결제에변혁을초래할까?
  현재의국제결제네트워크의구조와과제
  CBDC를이용한국제결제메커니즘
  금융제재에미치는영향
  CBDC국제결제네트워크에서기축통화가출현할까? 183
  결제시스템의혁신:DNS에서RTGS로전환
  페드나우는무엇을꿈꾸는가?
  페드나우는디지털달러를향한일보전진인가?

 2장.위안화의국제화는가능할까?
  스위프트의대항마로부상한CIPS
  인민화의국제화를위한지금까지의경위
  위안화의국제화가잘진행되지않는요인
  CIPS는스위프트의대체수단이될것인가?

Part6.스테이블코인,악화인가,양화인가?
 1장.스테이블코인,악화인가,양화인가?
  암호화폐의킬러앱으로부상
  페이팔의스테이블코인은금융의역사적전환점
  디파이가견인하는스테이블코인시장
  디파이의대표서비스:렌딩과DEX
  스테이블코인의종류
  스테이블코인은과연안정된자산인가?
  글로벌규제트렌드
  스테이블코인의문제점

에필로그
 진화하는글로벌통화환경
  진화하는글로벌통화환경탐색
  스테이블코인:달러의위상공고화에일조
  CBDC범용화가갖는사회경제적함의

돈의역사: 
 잡학칼럼
  유럽보다수백년먼저탄생한중국의지폐
  이탈리아어‘반코(banco)’에서유래한‘뱅크(bank)’
  화폐의초상화에등장하는여성들
  이슬람국가의독특한재정구조

출판사 서평

피카소에게서배우는
돈의본질

‘옥석혼효(玉石混淆)’.옥과돌이뒤섞여있다는뜻으로뛰어난것과변변치않은것이섞여있는상태를일컫는사자성어다.한때국내암호화폐시장에서도2021년개정된특금법(특정금융거래정보의보고및이용등에관한법률)이시행되기이전에수많은코인과거래소가난립하던상황을옥석혼효에비유하곤했다.그렇다고는해도옥과돌의경계선이애매한경우도있다.시대가바뀌면옥이돌이되기도하고,돌이후세에옥으로평가받기도한다.현재는매우높이평가받고있는예술가나작가라도생전에는무명씨에불과했던이들도많다.두명의천재화가인반고흐와피카소의명성은누구나잘알고있다.그러나이둘의삶의환경은하늘과땅만큼이나달랐다.
오늘날빈센트반고흐(VincentvanGogh)는해바라기작품등으로유명한화가의반열에올랐지만,살아생전에는전혀인정받지못했다.반고흐가여러직업을전전하면서화가가되기위해고군분투하다가폴고갱(PaulGauguin)과의공동생활이파탄으로끝난후에자기귀를잘랐다는에피소드는유명하다.고흐는동생테오(Theo)의이해와지원으로창작활동을계속할수있었지만2,000여점의작품중생전에판매된작품은단한점에불과했다.고흐는세상사람들의눈이썩어서자신의그림이팔리지않는것이라고비관하며결국총으로자살하기에이른다.
하지만파블로피카소(PabloPicasso)는달랐다.탁월한예술적재능을가진천재화가이기도했지만,화가로서명성을얻어경제적으로윤택한생을보냈다.91세의나이로생애를마친피카소는생전에가장부를많이축적한화가로알려져있다.7세때부터미술교사였던아버지로부터성실하게교육을받은피카소는어릴때부터천재성을발휘했다.교직에있던아버지가스스로더이상아들을감당할수없다고느껴다시는붓을잡지않았다는이야기는그의재능이얼마나비범했는지를보여준다.
피카소는1973년91세의나이로세상을떠났을때총45,000점이넘는방대한작품을남겼다.1900~1973년사이약20곳에살면서창작에바빴던그는두개의성과세개의저택도가지고있었다.피카소의유산에정통한사람에따르면,약450만달러의현금과130만달러상당의금괴도있었다고한다.주식과채권도있었는데정확한금액은공개되지않았다.1980년에피카소의재산은2억5,000만달러로평가되었지만전문가들은실제가치가수십억달러에이를것으로추산한다.“피카소가오늘날살아있다면세계에서가장부유한10인중한명이될것”이라고제네바의유명한미술상이자프랑스소더비즈(Sotheby's)의전회장인마크블론디어(MarcBlondeau)는말한다.

자신의명성을가능한한많은돈으로바꾸는방법
피카소가돈의본질에대한탁월한감각이있었다는것을보여주는일화가많다.피카소는‘PabloDiegoJoséFranciscodePaulaJuanNepomucenoCrispínCrispinianoMaríadelosRemediosdelaSantísimaTrinidadRuizPicasso’라는긴이름으로세례를받았다.여러성인,외삼촌,부모등의이름을받아추가했기때문에길어졌다고한다.그이름들을내세워피카소는일가친척과조력자를모집해갔다.그렇게함으로써오늘날우리가인적네트워크라고부르는관계망을확장하고심화해나갔다.
지폐이건동전이건통화단위는그것을사용할수있다는통화결제네트워크를상징적으로나타낸다.그네트워크를사용하는사용자는통화의가치자체에대한신용을갖게된다.피카소는화폐의본질,즉화폐는커뮤니케이션을위한언어이자그가치는네트워크와신용이라는점을알고있었다.
피카소는또한일류영업사원이기도했다.보통화가들은미술상에게그림을맡기고자신은창작활동에몰두하지만피카소는달랐다.그림을완성하고나면미술품딜러들을모아놓고그림을보여주기전에한시간정도이야기를나누었다.그그림이어떤배경을담고있는지,어떤마음의풍경을묘사하는지설명한다.그리고가장마지막에천천히시트를펼쳐그림을보여준다.그러고나면그림에담긴스토리가한눈에들어와단순히그림을감상할때보다훨씬큰가치가느껴지고감동으로다가온다.피카소가수십명의화상을불러전시회를열때면작품의배경이나의도를해설한데에는두가지이유가있었다.
첫째,사람들은작품이라는물건을사는것이아니라거기에얽혀있는이야기에돈을지급한다는점을알고있었다.
둘째,화상이한자리에모이면경쟁원리가작용해작품가격이올라가기때문이다.요컨대피카소는화가로서재능이있었을뿐아니라자신의가치를돈으로바꾸는방법도훤히터득하고있던비즈니스맨이었다.

그림의대가를와인으로받은피카소
샤토무통로쉴드(ChâteauMouton-Rothschild)라는유명한와인이있다.이와인라벨은매년유명한화가가그렸다.1973년에는피카소가그라벨을디자인했는데,2017년에는한병에약180만원이었다.피카소는이와인의라벨을그려준대가로돈이아니라와인을달라고요청했다.왜냐하면자신이그린라벨때문에가격이급등한와인을받게되면가치가더욱상승할게자명하기때문이었다.한편,샤토측도거액의보수를한꺼번에치를필요가없다는장점이있었다.당연히와인가격은해가갈수록올라갔다.그리고피카소도창작활동이더욱왕성해졌기때문에유명해졌다.와인의성숙연도에피카소의상승한명성을곱해가격이올라간다.일거양득이지않은가?
일반적으로화가는일단그림을처음팔고나면그후에아무리그림이고가로거래되더라도한푼도받지못한다.그러나와인은프리미엄이붙어가격이오르기때문에그림을팔고난뒤라도수입이생긴다.와인의가치가점점높아지고게다가화가인본인이소유하고있기때문에그만큼부가가치가생긴다.피카소에게는자신이디자인한라벨이붙은와인이최고의투자처였던셈이다.

피카소는왜수표를사용했을까?
피카소는또한일상생활에서소액결제에수표를즐겨사용했다.어째서미술용품과물감을구매할때수표로지급했을까?
일반사람은수표를받으면은행에서환전한다.하지만피카소한테서받은수표에는유명한피카소의서명이새겨져있어서주인은은행에서현금화하려고하지않는다.따라서피카소는실제로는돈을지급할필요가없었다는얘기다.피카소의서명이지폐를대신하는셈이다.그는자신의서명이화폐구실을할만큼가치가있다는점을간파하고있었다.피카소와관련한에피소드에는이외에도많다.피카소만큼머리가비상하게회전하는예술가는없었다.그런의미에서진정한천재였다.
그는사물의본질을보았다.돈은일반적인교환수단이자인류가만들어낸대단히추상적인매체이기도하다.돈의가치는타인이그것을돈으로인식하고받아주는데있다.즉자신이돈을사용하기때문이아니라,타인이그것을받아주기때문에가치가생성되는성질을갖는다.다른사람이돈을받아준다고믿기때문에자신도돈을받게된다.
피카소는‘돈의본질=신용’이라는점을꿰뚫어신용을쌓아부를얻었다.화폐는커뮤니케이션을위한언어이고,그가치는네트워크와신용이다.피카소는양측사이에신뢰관계만있으면돈이라는매체에의존하지않고도가치를교환할수있다는점을알고있었던것이다.
피카소가40세되던해에는레스토랑웨이터로부터그림을그려달라는부탁을받은적이있다.30초정도냅킨에그림을그린후1,000만원이라고웨이터한테전했다.겨우30초정도만에그린그림이무슨1,000만원이나되냐며웨이터가묻자,피카소는이렇게대답했다.
“‌아니죠.이그림은30초만에완성한게아니라40년이라는세월동안30초나들여그린것입니다.”
피카소는이러한명언도남겼다.
“그저그런예술가는모방하지만역사에이름을남기는위대한예술가는훔친다.”
피카소가역사상가장다작화가라고불리는것도시장에자신을팔기위해도용에도용을거듭한결과일지도모른다.발명왕으로알려진에디슨도다른기술자의아이디어나부하가생각해낸아이디어를주저하지않고포장해특허를신청했다.그가만든회사가오늘날에도여전히글로벌기업으로존재하는제너럴일렉트릭(GE)이라는사실도유명하다.
예술가와작가중에는자살하거나기구한생을보낸사람이많지만,피카소는92세의장수인생을보내게된다.죽기이전해에도죽음을예견한듯자화상을그려옆에서보면충실한삶을살았던것같다.생전에피카소는“나는물체를보이는대로가아니라생각하는대로그린다(IpaintobjectsasIthinkthem,notasIseethem).”라고말한다.호기심,탐구심,새로운표현에대한끊임없는추구가그의창작활동의원천이었음을알수있다.피카소는다른예술가들과의교류와경쟁,주변여성들,사교행사등다양한것들을끊임없이자신의영감으로삼아예술적충동을유지하곤했다.
피카소는자신의명성을가능한한많은돈으로바꾸는방법,즉현대금융에서신용창출이라고부르는‘자본화’의방법을알고있었다.기업과개인이신용을갖고자신의‘화폐’를발행할수있는가능성을갖게되면사람들은돈의결과보다신용의원인에더집중하게된다.그렇기때문에개인이자신의가치와신뢰를창출하는것이더욱중요하다.
돈의유무는사람의행복과직접적인관련이없다.그러나우리는돈의진정한본질을알아야한다.그렇지않으면우리가자유롭게삶을창조하고행복하게사는것이점점더어려워질것이다.돈을무언가를생산하기위한‘창조적무기’로사용하고다가올미래를준비한다면경제적으로나사회적으로나자유롭게살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