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주

난주

$13.99
저자

김소윤

1980년전북에서태어나고려대학교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2010년『전북도민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물고기우산」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같은해한겨레21‘손바닥문학상’에단편소설「벌레」가2012년에제1회자음과모음‘나는작가다’에장편소설『코카브―곧시간의문이열립니다』가당선되었다.가족테마소설『두번결혼할법』과음식테마소설『마지막식사』에공저로참여하였으며,...

목차

난주·7
심사평·337
작가의말·339
주요참고자료·342

출판사 서평

천주교탄압으로인해하루아침에관노비가되어버린여인,정난주
매몰차고가혹한운명의소용돌이속에서도그녀는앞으로나아갔다

제6회제주4·3평화문학상수상작김소윤장편소설《난주》출간!


제6회제주4·3평화문학상수상작인김소윤장편소설《난주》가은행나무출판사에서출간되었다.《난주》는명망있는양반가의여식이자천주교도였던‘정난주마리아’가신유박해로인해집안이몰락한후제주도관노비가되어견뎌야했던신산한삶을그려낸소설로서,역사와종교,그리고실존인물이라는세가지요소를장편속에녹진하게녹여내면서도그균형을고르게유지하기위한작가의노력과고민이여실히느껴지는작품이다.특히당시제주의풍습과방언등을뛰어난수준으로고증하고복원해냈음에큰가치가있다.정약현의딸이자정약용의조카.명망있는집안에서태어난난주는박학다식하고현명했다.많은사람들에게‘애기씨’라불리며어여쁨을받았던그녀는천주교탄압을피해친정으로피신했지만남편황사영이천주교부흥을위한백서를북경의주교에게보내려다발각되어참형당한후관비로정배되고만다.하루아침에집안전체가송두리째날아가천하디천한관노비가되어제주라는변방으로향하는길.난주는어린아들만큼은관노비로살지않았으면하는마음에경헌을추자에서몰래빼돌리고평생아들을향한그리움과미안함에사무쳐살아간다.관노비신분에도올곧고강직한성품을버리지않는난주를눈엣가시로여겨그녀를모함하는사람들이줄곧나타나지만,그렇기때문에난주를유심히지켜보는사람들또한그주변에머물며도움의손길을내민다.양딸보말을키우면서도,보말로부터시작된전염병이온마을을휩쓸었을때도,시샘하고투기부리는자들에게모함을받아곤경에처했을때도,난주는역경과고난을묵묵하게뚫고나아간다.‘정난주’라는그이름자체만으로도충분히아름답고찬란했던인물.소설가김소윤은장편《난주》를통해부드러우면서도단단한문체로정난주마리아의삶을그려냈다.

“하늘이멀다하나어디서나흰빛은내리고
그땅이멀다하나마음까지멀겠느냐.
너는어디서나반듯하게이름을지키고몸을세우며
함부로울지도엎드리지도말라.”

소설가김석희송기원한승원은“역사와문학의만남이이렇게아프고슬플수없다.제주도의역사와풍토,서민들과노비들의학대받는아픈삶을바탕하고있는이소설은제주도의역사와함께영원히기억되어야하고오늘부활시켜야하리라생각된다”고말하며“이소설속의정난주는당시의비이성적이고폭력적인정글의세상속에서평화를조성하고자하는의지의인물로읽힌다.(……)작가는종교에치우치지않으려애쓰고철저하게그의절대고독과생명력을형상화시키려고노력하고있다”고심사경위를밝히며작가에게수상의영예를안겼다.

혹독한겨울바람같던신산한삶,
그럼에도난주는계속나아갔다


남인명문가의장녀이자천주교도인정난주는신유박해로인해시어머니와어린아들을데리고친정으로피신한다.남편황사영은제천배론골짜기에숨었으나천주교부흥을위한백서를북경의주교에게보내려다발각되어참형을당하고만다.결국난주는두사람과함께관비로정배되어시어머니는거제로,난주는아들경헌과함께제주로떠난다.하지만어린아들만큼은관비의삶을살지않길바라는마음에추자에서아들을빼돌린다.하루아침에천한관비가된난주는사람들의멸시와냉대로힘겨운나날을보낸다.한해뒤,설운이란어린여종의난산을도운후설운의딸보말을양딸로얻어관아에서키우게되는데,보말은제주에서천한일꾼이되어살아가는난주에게빛이자기쁨그자체가되고,한편으로는경헌또한추자에서좋은부모를만나사랑받으며자라고있기를바라며아들을그리워한다.

보말의존재에도불구하고난주의삶은끊임없는고난의연속이다.가뭄과장마가반복되는날씨탓에전염병이찾아들고야만것이다.난주의양딸보말을시작으로마을전체에마마가퍼져나가는데,난주와의원한이큰병방이박수무당이성두의사주를받아난주에게환자들을떠맡긴다.숙부정약용이마마에관한책을썼고그녀또한의술서적을다양하게봐왔던지라난주는최선을다해아이들을치료한다.이때별감김석구의아들상집과병방의아들태선도마마에걸려난주의보살핌을받는다.그러던중침을놓을줄아는정방호라는상인이난주를돕고,둘은그렇게벗이된다.그러나대부분의아이들이완치되었음에도불구하고태선은끝내목숨을잃는다.아들을잃은병방의원한이하늘을찔러논의끝에난주는별감김석구집안의유모로가게된다.

“난주는집안의종들이간혹병으로죽었던일들을생각한다.아버지는약도쓰고의원도불러주었으나,종하나의죽음을온집안이애도하는일은드물었다.죽고나면누군가멍석을말아지게에짊어지고뒷문으로나선다.제대로장례를치르는일은없었다.난주또한유모의죽음외에는오래애통해한적이없었다.그들은그들의세상속에서쉽게나고쉽게죽었다.이제그천한생의한가운데에바로자신이있었다.”(150쪽)

난주는김석구의아들상집과상윤을정성으로돌보면서안온한날을보낸다.장성한상집은소화라는여인을마음에두었는데,소화의아비와오라비가역적으로잡혀들어갔다는소식을듣고탈옥한두사람을숨겨준다.하지만그사실은곧들통이나고,난주는주인댁의죄를일부러뒤집어쓰며스스로죄인이된다.소화의탈옥을주도하고도망다니던정방호는뒤늦게소식을듣고뇌물을주어난주를방면시키지만,난주는다시대정읍관비로정배된다.차귀진의조방장황림은성질이포악해서많은사람들이두려워했는데,다부지고영민한난주의모습이황림의마음에들어의술에밝은난주에게약방돕기를명한다.따로살림을나게된난주는보말을불러들이고,황림의허락아래몸이불편한어르신과부모를잃은아이들을돌보는구휼소를세운다.하지만난주가다시천주의이야기를전하기시작했다는소식을들은차귀진의군사들이난주의집에들이닥친다.난주는그토록그리워하던아들을다시품에안을수있을까.어머니를그토록애달파하던경헌은,다시어머니의품에안길수있을까.

“두사람은너무도서럽고그리워서부둥켜안고울었다.울수밖에없었다.말로는그아픔을전할수가없었고,사람이지닌가장원초적인울음만이두사람의지난생애를위로하고달랠수있었다.저녁해가완전히기울어어둠이투덕투덕내려앉도록두사람의울음소리는파도소리를이기고도남았다.”(3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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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주》가긴서사와호흡을가진소설임에도불구하고무겁거나부담스럽게느껴지지않는건소설가김소윤이보여주는부드럽고단단한문체덕분이다.‘정난주’라는인물이지니고있는강인하고섬세한성정을감싸는작가의문장과,서사를이끌어나가는꿋꿋한힘은결국문학이가진힘이고,읽는독자의마음에도가닿을것이다.우리가그동안잘알지못했던인물,하지만반드시기억하고새겨두어야할인물,정난주.이해인수녀는《난주》를읽고“희생과절제와극기로신앙을증거한숨은별의성녀”라는추천사를보내왔다.정난주마리아는김소윤의소설을통해이제우리의삶속으로들어와,오래도록살아숨쉴것이다.

“정난주이름을딴성당에가서기도할적마다그녀의삶에대해좀더알고싶은갈망이있었는데고맙게도이책이답을주어기쁩니다.우리도일상의삶에서그를닮아가는노력을하고싶게만드는이소설을꼭한번읽어보십시오.기쁘게!”_이해인(수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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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본심에는다섯편이올라왔는데,세심사위원이공통으로추천한작품은《난주》였다.그래서당선작도자연스럽게정해졌다.(……)역사와문학의만남이이렇게아프고슬플수없다.제주도의역사와풍토,서민들과노비들의학대받는아픈삶을바탕하고있는이소설은제주도의역사와함께영원히기억되어야하고오늘부활시켜야하리라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