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 (누가 뭐라든 나답게, 내 속도로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 (누가 뭐라든 나답게, 내 속도로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15.80
Description
두 발로 만나는 북유럽 근대 미술의 세계!
《명화가 내게 묻다》, 《그림책에 마음을 묻다》,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의 저자 최혜진이 코펜하겐, 오슬로, 베르겐, 스톡홀름, 모라, 헬싱키, 예테보리, 스카겐, 라네르스, 오르후스 등 낯선 북유럽 도시의 미술관을 누벼온 지난 3년의 기록을 담은 『북유럽 그림이 건네는 말』. 성실한 미술관 여행자인 저자가 발길 닿는 대로 떠나온 북유럽 미술관 여행에서 마주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빌헬름 하메르스회이, 크리스티안 크로그, 칼 라르손, 하리에트 바케르 등 철자를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추측조차 어려운 낯선 화가들이었지만 부족한 대로 긍정하고 싶다는 소망, 작은 행복부터 가꾸고 싶다는 열망 등 북유럽 사람들이 지닌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그들의 그림은 조바심을, 불안을, 자기 채근과 자기 불화를 비로소 놓아주게 했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오롯이 마주하게 했다. 저자는 사는 일이 힘이 부칠 때, 두렵고 먹먹할 때 북유럽 그림들을 통해 모든 불화하던 것을 향해 화해의 악수를 내밀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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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혜진

자발적마감노동자.모르는사람에게다가가말걸고,경청하고,이야기를발견하고,글쓰는인터뷰를15년째업으로해오고있다.《여성중앙》《쎄씨》《볼드저널》등의매체에서피처에디터로일했다.스물네살에빈센트반고흐의무덤에다녀온뒤직관이시키는대로미술관여행자가되었다.이유를찾지않고끌리면일단해본다.열심히좋아하지않은걸후회할까봐최선을다해좋아한다.그과정에서책《그때는누구나서툰여행》《명화가내게묻다》《유럽의그림책작가들에게묻다》《그림책에마음을묻다》를썼다.

목차

작가의말
북유럽미술관여정

chapter1
인생의모호함이우리를발전시키죠
빌헬름하메르스회이

chapter2
아름다움은도처에널려있어요
17세기네덜란드장르화
chapter3
몰입그자체보다어떤몰입이냐가더중요해요
크리스티안크로그

chapter4
좋아한다고발설하는것,그게용기예요
덴마크의세여성예술가
chapter5
경쟁과위계를지워요,지금내안에서부터
스카겐,근대북유럽화가들의공동체

chapter6
구체적인생의감각은‘살림’으로부터옵니다
아나안셰르와비고요한센

chapter7
끝내사라질것이므로,더욱힘껏
헤이스브레흐트

chapter8
먹는일에서든쓰는일에서든작은의미를구해요
미카엘안셰르와구스타브벤첼외

chapter9
역할과노릇에갇히지는말아요
하리에트바케르

chapter10
안도감이느껴지는자기만의방이있나요?
칼라르손

chapter11
밖에서잃은것은안에서찾을수있어요
빌헬름룬스트룀과핀율

chapter12
상상의싹을자르지마세요
C.W.에케르스베르

chapter13
재밌으면족합니다
페테르한센과헨드리크아베르캄프

chapter14
우리는모두다르니까요
크리스텐쾨브케와프리드리히

chapter15
할수없음을받아들인다면
페데르발셰

chapter16
눈길을마주치면많은것이보입니다
마르틴쇨러

chapter17
고정된미의식을벗어던져요
북유럽여성화가들의활약

chapter18
고요함에귀기울여요
구스타프피에스타드

chapter19
가장취약하기때문에가장매혹적입니다
유호리사넨

chapter20
끝내내삶의주인이될것
에드바르뭉크

닫는말
부록|유럽-북유럽근대미술사장면

출판사 서평

조바심내지않는마음
작은의미를구하는태도
몸과마음,관계를아끼겠다는자세
이런게행복이아니면무엇을행복이라부를수있을까?

발길닿는대로떠나온북유럽미술관여행에서
천천히회복하는생의감각들

누구에게나인생을뒤흔드는만남이있다.빈센트반고흐의무덤에다녀온뒤로그림에매료되었고직관이시키는대로‘미술관여행자’가된저자최혜진.무얼봐도아무런감흥이없을만큼지치고퍼석할때그녀는먼나라미술관을찾았다.그렇게두발로,두눈으로성실하게만난그림들은작가가삼십대를통과하는동안녹록지않은현실을묵묵히건너가게해준징검다리가되었다.그징검다리가글이되어책《명화가내게묻다》《그림책에마음을묻다》《유럽의그림책작가들에게묻다》를냈다.

이번신간《북유럽그림이건네는말》은‘성실한미술관여행자’로서코펜하겐,오슬로,베르겐,스톡홀름,모라,헬싱키,예테보리,스카겐,라네르스,오르후스등낯선북유럽도시의미술관을누벼온지난3년의기록이다.두발로만나는북유럽근대미술의세계는쉼없이말을건네는존재들로가득했다.빌헬름하메르스회이,크리스티안크로그,아나안셰르,칼라르손,하리에트바케르……철자를어떻게발음해야할지추측조차어려운낯선화가들이었지만,그림을눈에담은순간뎅-뎅-뎅몸속에서종소리가울려퍼졌다.몸속가득퍼지는직관의신호는조바심을,불안을,자기채근과자기불화를비로소놓아주게했고,있는그대로의자신과오롯이대면하게했다.사는일이힘에부칠때,하루분의울컥도버거울때,쉬이내존재가지워진다느낄때,그리하여두렵고먹먹할때,저자가그랬던것처럼북유럽그림을통해모든불화하던것을향해화해의악수를내밀수있기를바란다.

-“이책은이곳에서저곳으로건너가는과정에대한이야기이다.자기착취와정열을헷갈려곧잘스스로를소진시켰던시간과이별하는이야기이다.위계가남긴자국을지워가는이야기,바깥을힐끔거리던시선을거두는이야기,“할수있습니다”라는대답에스스로를끼워맞추다가할수없음을받아들이는이야기,실패에대한이야기,불화하던것을향해화해의악수를내미는이야기이다.”(‘작가의말’중에서)

삶이굳고엉킬때가만히말걸어오는그림들

-“인생의모호함이우리를발전시킵니다”
우리에게는낯선이름의화가,빌헬름하메르스회이는저자를북유럽그림의세계로이끈장본인이다.우직하게회색만탐구한화가.그리하여회색의가능성을열어준화가.이것아니면저것,찬성아니면반대,내편아니면적,1등아니면루저라고단정짓는마음이자신뿐아니라타인에게상처의연쇄가될때,하메르스회의의그림은‘회색’으로도충분히아름다울수있다고닫힌시야를확장한다.그림속에답이나해석은커녕결정적인순간을의도적으로드러내지않는그의그림은삶의본질을일러주기도한다.삶은아무것도모른채나아가는것.우리를발전하게만드는건인생의그모호함이니말이다.‘나는아무것도알지못한다’는자각은화가페데르발셰가남긴광활한북구의풍경화에도고스란히담겨있다.압도하는대자연앞에서든삶의불가해함앞에서든나의연약함,미미함,무력함을확인하고‘할수없음’을받아들이는것.어쩌면우리가성장하는순간은계속나아가는순간이아니라멈춰선순간일지도모른다.이의를달수없는한계앞,내뜻과상관없이멀어지는모든것들앞에서발을동동구르기보다불확실성을마주하고받아들일때,트롱프뢰유의거장헤이스브레흐트의그림이여실히보여주는것처럼,당연하게누리던생을달리바라볼수있기때문이다.

-“구체적인생의감각은‘살림’으로부터옵니다”
북유럽의그림들은무엇보다거대한대의와관념의세계가아니라구체적인실천의세계인집,밥,일상을몸으로그려냈다.구멍난천을기우고,뜨개질을하고,야생화를꺾어와화병에꽂고,은은한불빛아래옹기종기모여대화하고,아이들과식탁에빙둘러앉아저마다그림연습을하는온기가득한순간들.특히17세기네덜란드장르화화가들은아름다움이거대한십자가,웅장한성당기둥,근엄한성자와위인의조각상에만깃든것이아니라숱한걸레질로반짝반짝길들인나무수납장,양파까는아낙의어깨에도깃들수있음을그림으로증명했다.이그림들앞에서,우리는전세계를강타한북유럽의생활방식‘휘게’‘라곰’을읽는다.조바심내지않는마음,서로의고민을헤아리는농밀한대화,건강한식재료로만든음식,지친몸을기대누우면안도감이느껴지는공간……이런것은저절로되지않는다.그안에아름다움을부여하겠다고선택하고가꾸어야가능하다.결국‘살림하는마음’이필요한것.아나안셰르,비고요한센등북유럽화가들이집안일하는하는사람들의바지런한몸짓,담백한표정,공간의질서정연함을통해포착하려했던가치도이것이아닐까?살림하는마음으로몸과마음,관계를가꿀때우리는삶을더생생히감각할수있다.

-“경쟁과위계를지워요,지금내안에서부터”
근대북유럽화가들의공동체인해변마을스카겐에서는일상과예술을분리하지않고본인이살아낸내용을순도깊게담아낸그림들을만났다.내가삶과맞부딪쳐얻어낸단단한알곡만을가질것,부족한대로긍정할것.이는스카겐을중심으로활동한화가부터현대디자이너들까지,북유럽의예술을꿰뚫는주제이기도하다.유럽역사에서주인공자리에서본적없으면서도지금의삶이꽤그럴싸하다는자기긍정은북유럽사람들을삶에온전히밀착시켰다.이‘자족’의태도는P.S크뢰위에르,크리스티안크로그,비고요한센등의그림에도고스란히드러난다.삶의거의모든영역에위계를만들어놓고건강,외모,부,사회적성취까지무엇이든하기나름이라고,목표를크게잡으라고,쉬이만족하지말라고,더열심히자기착취를하라고속삭이는목소리에우리는너무오랫동안노출된것아닐까.북유럽그림이보여주는일상성에대한긍정은‘더잘했어야지’에서‘지금이대로충분해’로건너가게한다.성과주의의목소리를지운다.더근본적으로는자기운명에만족하며스스로를들들볶지않는자족의태도를갖게한다.

-“고정된미의식,노릇과역할을벗어던져요”
꽃처럼응시하고감상하는대상으로서의‘여성’이아니라노동하고주체적으로살아가는존재로서의‘여성’.북유럽그림에서만나는여성은여느그림과달랐다.거울앞에서치장하거나스스로를점검하는여성을그려온서유럽그림에는뇌쇄적인눈빛으로관람객을바라보고있는누드여성이곧잘등장한다.그러나동시대활동한북유럽화가들의그림속여성들은요리를하거나혼자있는시간에는무언가를읽고쓴다.화가안데르스소른이남긴누드화에서조차보는이의기대에부응하기위해옷을벗은느낌이아니라,거추장스러운사회적자아를벗고자연의일부로서자기자신에게다가간여성의모습이담겨있다.이다름은어떻게가능할까?북유럽여성화가의활약을보면이해된다.한기록에따르면1858년핀란드예술협회가수여한신진화가상을받은열두명의화가중무려열한명이여성화가였다.‘딸’로살기보다‘화가’로살기를선택하고일생을통해자신의선택을올곧게증명한,화가하리에트바케르처럼북유럽여성화가들의그림은고정된미의식,노릇과역할에지친우리를깨운다.여자로서의본분너머로,울타리바깥으로,행실을제약하는온갖목소리가사라진곳으로,자기언어로세상에대해읽고말할수있는자리로,똑같은1인분의무게로견해가존중되는장소로떠나라고등을떠민다.

“계속살아낼힘을내기위해많은것이필요한건아니야”
누가뭐라든내속도로,온전히나답게삶을건너가는법

소확행의열풍에서,온갖사소한소품에도‘북유럽풍’이라는딱지를가져다붙이는대유행으로부터우리가정말읽어야할것은무얼까?총2만4870킬로미터의여정,저자최혜진이조금이라도시간의틈이생길때마다북유럽도시로날아가미술관을순례하며발견한것은북유럽근대그림들은‘미’와‘생활’을분리하지않았다는것이다.생활이한없이아름다웠을리없다.무탈했을리도없다.그안엔고단함이,쩨쩨함이,갑갑함과괴로움이분명있었지만북유럽그림속에는현실을긍정적으로응시하는시선의힘이있다.소확행열풍,‘북유럽풍’열풍에서우리가읽어야할것은이제는좀다르게살고싶다는열망,한계를인정하고작은의미-작은행복부터구하고싶다는소망,스스로를갈아넣어야겨우유지되는일상이아니길바란다는희망일지도모른다.누가뭐라든내속도로,온전히나답게삶을건너가는법말이다.

자기앞가림하는존재로,밥벌이노동자로,한가족의구성원으로이중삼중역할을해내느라매일이버거운사람들,그럼에도묵묵하게나다움을잃지않고일상을긍정하는시선의힘을,자신만의고유한감각들을붙잡아두고싶은사람이라면잠시멈춰서서이책을펼쳐봐도좋다.화가뭉크가그랬던것처럼,삶은전혀상냥하지않지만그저당하는게아니라겪고,이해하고,납득하고,극복하는과정을통해궁극에는내삶의주인자리에오롯이서게될날이머지않아찾아올테니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