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K (돈 드릴로 장편소설)

제로 K (돈 드릴로 장편소설)

$13.00
Description
블랙유머와 아이러니로 현대 산업사회, 자본주의, 과학기술, 사이비 종교, 대중매체, 환경오염 등을 날카롭게 해부해온 작가의 거의 모든 주제를 망라하는 이 소설은 일상의 아름다움과 사랑, 경이 등의 인간애를 테러리즘, 자연재해, 질병, 기아 등 세계의 어두움과 대비시켜 천착하면서 (테크놀로지와 죽음불안의 상호 인과관계를 탐색하는 초기 대표작 《화이트 노이즈》와 마찬가지로) ‘냉동 보존술’이라는 테크놀로지 소재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명상하며 탐구하는 작품이다.
저자

돈드릴로

도널드리처드드릴로(DonaldRichardDeLillo)는1936년이탈리아이민2세로미국뉴욕브롱크스에서태어났다.토머스핀천,필립로스,코맥매카시와더불어미국을대표하는작가로평가받으며,현대사회의문화적경험과현실상황을깊이있게통찰하는작품활동을펼치고있다.지적이고도인간적인인물들을통해동시대주요이슈를블랙유머와아이러니섞인언어로파고드는그의작품은특히9·11테러사건이후그예언적인면모가더욱부각되고있다.
주요작품으로전미도서상수상작《화이트노이즈》,아이리시타임스국제소설상수상작《리브라》,펜/포크너상수상작《마오II》,퓰리처상최종후보작《언더월드》등이있으며,《코스모폴리스》가2012년데이비드크로넨버그감독에의해영화화됐고,《바디아티스트》가2016년브누아자코감독에의해영화화됐다.그외작품으로《포인트오메가》《추락하는남자》《그레이트존스거리》등이있다.
구겐하임펠로십,미국예술원의윌리엄딘하우얼스메달,펜/솔벨로상,칼샌드버그문학상,전미도서협회평생공로상,미국의회도서관상등을받았다.1999년에미국작가로는처음으로이스라엘최고문학상인예루살렘상을수상했으며,현재미국예술원회원이다.

목차

1부첼랴빈스크기…9

아티스마티노…163

2부코스탄티닙카기…173

옮긴이의말…282

출판사 서평

“대담하고도발적이며절묘하다”_〈워싱턴포스트〉
미국현대문학4대작가돈드릴로신작장편

뉴욕타임스‘주목할만한책’·TV시리즈제작결정

토머스핀천,필립로스,코맥매카시와더불어미국을대표하는작가이자포스트모던소설의대가로평가받는돈드릴로의신작장편소설《제로K》가은행나무출판사에서출간됐다.국내에서는2013년《그레이트존스거리》와《코스모폴리스》출간이후6년만이다.
블랙유머와아이러니로현대산업사회,자본주의,과학기술,사이비종교,대중매체,환경오염등을날카롭게해부해온작가의거의모든주제를망라하는이소설은일상의아름다움과사랑,경이등의인간애를테러리즘,자연재해,질병,기아등세계의어두움과대비시켜천착하면서(테크놀로지와죽음불안의상호인과관계를탐색하는초기대표작《화이트노이즈》와마찬가지로)‘냉동보존술’이라는테크놀로지소재를통해삶과죽음에대해명상하며탐구하는작품이다.
2016년발표직후〈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에올랐고‘주목할만한책’에선정됐으며미국TVFX채널의드라마시리즈제작이결정됐다.언론과평단의주목을받아“1997년의걸작《언더월드》이후가장설득력있는(…)돈드릴로작품가운데가장신비롭고감동적이며흥미진진한소설”이라는찬사를받았다.작가자신은전작“《포인트오메가》와《바디아티스트》와는전혀다른스타일의소설”이라고표현하며작품에대한애정을드러내기도했다.

우리시대의사자(死者)의서(書)
―죽음에대한명상과삶을향한포옹

태어나는것은자신의선택이아니죠.하지만죽는것도반드시똑같은방식이어야만할까요?_259쪽

소설은화자인제프록하트가‘컨버전스(융합)’라는비밀단지에가서아버지로스를만나는장면으로시작한다.무장경비가지키고있고,내부에서이동할때는경호원이동행하며,모든사람들이통행증에해당하는손목밴드를차고있어보안등급에맞는곳만출입할수있는그곳은이세상에속하지않은것처럼고립되고비현실적인분위기를띠고있다.
로스는육십대의억만장자로,생체공학과신기술이발전할미래까지육체들을냉동해보존하는비밀실험프로젝트의주요투자자다.로스와불치병에걸린아내아티스는이실험에참여하기로했고,제프는작별인사를위해그들을따라이곳에왔다.
제프가목격한냉동보존육체들의모습은충격적이다.온몸의털을깎고불필요한장기를적출한뒤(뇌도적출하는데경우에따라머리를통째로절단하기도한다)나체로투명한캡슐안에보관되는것.불치병에걸리지않았는데도조력자살을통해냉동보존이되길원하는사람들(이들이대기하는장소를‘제로K’라부른다)은사자(使者)라불리며미래세계의선구자로스스로를인식하고있었다.

이사람들,이사자(使者)들이때가되기한참전에죽은상태가되는것을선택했다는사실.그들몸에서필수장기들을꺼냈다는사실.속박,정렬,각기할당된자세로세팅된몸들이라는사실.여자남자여자.이들은마네킹을대신하는인간이라는생각이들었다.(…)보존처리를거치면서바짝다듬어진,다시살아난생명들은모두똑같을까?인간으로죽어서,같은크기의드론으로다시태어나다._153~155쪽

처음에는아티스를따라가겠다던로스가마지막순간마음을바꾸었고,아티스를혼자보낸다.이지점에서아티스의냉동된육체와부유하는의식이묘사된다.삶과죽음의경계에있는,무의식적흐름에가까운영혼의목소리가끝없이울린다.

2년이지난뒤,로스와함께컨버전스를다시방문한제프는조력자살을통해냉동보존이되려는아버지의죽음을보게된다.아티스를보낼때와는다른,좀더비감함이다가오는장면이다.

벌거벗고평판에누운그의몸에는털한올없었다.아버지의삶과시간을그와어렴풋이닮은이것과연결짓긴어려웠다.(…)개별적인생명체임을나타낼수도있는모든것을박탈당한아버지의몸.그것은모든정상적반응이미미해진,익명성속으로떨어진물체였다._258쪽

로스를보내고난뒤제프는또다른형태의선택된죽음과마주한다.연인인에마가우크라이나계전남편과함께입양한아들스택이우크라이나에서민병대로싸우다총에맞아죽는광경을영상으로목격하게된것.스택은겨우열네살의어린소년이었다.

여기,내머리위에서,총에맞아피를흘리며,얼룩이가슴에퍼져나간다,젊은이,눈감은,놀랄만큼사실적인.그는에마의아들이었다.스택이었다.(…)나를괴롭히는것은그들의감명적인삶이아니라그들이죽은방식이다._270~273쪽

소설속에서내내“어떤직업에도성공에도사람에게도집착하지않고표류하며살아온,즉삶에대한근본적인애착이없는”현대인의단면을보여주던제프는이제삶과죽음을가르는질문을다시떠올린다.‘인간은태어남을선택할순없지만죽음을선택함으로써영예로울수있지않은가’라는,컨버전스에서맞닥뜨렸던질문에답하려는것이다.
그는“나에게는천상의빛이필요치않았다”고,[삶이란]“지구와태양의다정한어루만짐에서가장순수한놀라움을발견하는것”이라고말하며생(生)을포옹하기에이른다.

《제로K》는60년간작품활동을해온우리시대의위대한작가돈드릴로가삶과죽음에관한깊은명상에서길어낸작품으로,“드릴로소설에서가장신비롭고감동적이다.현실세계의수수께끼와경이를통해독자에게위안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