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누구에게나찾아올수있는면역의가혹한역습
평화유지군이었던몸속세포가순식간에경찰국가로돌변할수있다?
저자의가장친한친구제이슨그린스타인은2010년5월어느밤최초의호지킨병징후를겪는다.낡은자동차한대로라스베이거스를누비던자유로운영혼제이슨은한번발병한뒤사라지지않는종양들과의싸움에서점차쇠약해져만간다.워싱턴D.C의법무자문위원으로일하던변호사이자게이커뮤니티에서자유분방한성생활을즐기던동성애자밥호프는1977년핼러윈데이파티를계기로에이즈라는바이러스가존재한다는사실을알게된다.단,불운하게도자신이걸림으로써.골프선수출신의야심만만한대형컨설팅회사중역린다세그레는1996년동료들과중요한저녁식사가있던날갑자기생긴류머티스성관절염으로모든청사진을잃어버린다.명문대를졸업하고꿈꾸던인생을살아가려던메러디스브래디컴은1998년어느날부터끊임없이원인불명의고열과염증과햇빛알레르기에시달린다.병명은루푸스.그녀의외할아버지도어머니도모두자가면역질환의희생자였다.
이책의네주인공이겪고있는것은염증,감염병,암,자가면역질환등현대를살아가면서점점더늘어나고있는이른바면역에서비롯된질병들이다.스트레스,화학물질,약품오남용,급격한사회변화로인해현대인들은전세대보다훨씬더빈번하게원래외부의침입에서우리를지키도록만들어진우아하게짜인방어시스템을순식간에무너뜨리고자신이자신을공격하기시작하는끔찍한질병에시달리곤한다.
<뉴욕타임스>기자출신저자맷릭텔은철저한취재에선명한인물들의서사를더하여면역의실체를보다인간적으로,현실적으로독자앞에펼쳐보인다.책장너머로제이슨,밥,린다,메러디스의‘투병이라는투쟁’을함께하는동안우리는내몸속평화유지군이갑자기돌변하여경찰국가가되는순간은누구에게나찾아올수있다는진실에도달하게된다.
이책은결국우리모두의이야기이다.
16세기의한해부대위에서시작된작은발견이
오늘날첨단연구실에서어떻게눈부신발전을맞이했는가
면역학연구역사의모든것이오늘,눈앞에펼쳐진다!
16세기말이탈리아북부파도바의한젊은연구자가닭을해부하면서발견한‘윤활주머니’라는장기와17세기초가스파레아셀리라는과학자가발견한‘우윳빛혈관’.이두가지는바로우리몸에외부의침입과맞서싸우는‘항체’가존재한다는결정적인증거였다.이책은면역학이라는학문이정착하기이전태동단계로거슬러올라가일리야메치니코프,파울에를리히등초기면역학을발전시킨위대한과학자들의발견에서부터탐험을시작한다.
2차세계대전중에도,스페인독감이나소아마비를위시한세계적팬데믹을맞이했을때에도,아폴로11호가발사되었을때에도전세계연구실에서묵묵히계속된수많은현대과학자들의열정적인연구덕에오늘우리는면역이라는복잡하고섬세한체계를예전보다훨씬더성능좋은현미경으로샅샅이들여다볼수있게되었다.
연구자들이인생을바쳐밝혀낸최신면역학의지평은물론,T세포와B세포,수지상세포와자연살해세포의진짜정체,현대거대제약회사와면역시장의위험한연결고리까지한번에아우르는이책은면역학의기본용어,최신이론들,그간명명된적없던질병들을역사적관점에서관통하고있다.
저자는또한한걸음더나아가우리사회를거대한하나의신체로보고우리안의‘우아한방어’시스템이언제나처럼우아하게우리를지켜나가게하기위해서는반드시몸속의다양성을인정할것을,지나친통제나편견은어쩌면사회를자가면역질환에빠뜨릴수있음을경고하는통찰을보인다.
내부가외부를받아들이고밀어내는체계,면역.
책의마지막장을덮는순간,우리는면역이상에시달려온네사람의삶뿐만아니라인류의고통을줄이고보다많은사람들을질병에서구하고자노력했던의사와연구자들의삶을통하여우리가앞으로어떻게자신의면역을지키고현대사회속에서‘우아하게’살아남을것인지새롭게성찰해보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