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이별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시는 이별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16.12
Description
시인 김언의 시론집을 펴낸다. 1998년 『시와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총 6권의 시집, 『숨쉬는 무덤』 『거인』 『소설을 쓰자』 『모두가 움직인다』 『한 문장』 『너의 알다가도 모를 마음』을 출간한 등단 21년차 중견 시인의 ‘시에 대한 기록이자 한 시절에 대한 기록, 『시는 이별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제목을 앞에 두자니 알쏭달쏭 궁금증이 아니 일 수가 없다. 시론을 말하는 데 있어 쓰인 단어 ‘시’와 ‘이별’과 ‘말’이라니…… 그렇다면 시는 무엇에 대해 말한단 말인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시론집은 여타의 관련 도서들과 일단 구성 면에서나 내용 면에서 꽤 큰 차이를 갖고 있음을 알게 한다. 일견 ‘시’에 대한 넓이와 ‘시’를 향한 깊이를 자랑하는 시라는 일반적인 학문에 있어 그 ‘논’의 기저를 기본으로 하되 그 넓이를 재는 ‘줄자’가, 그 깊이를 파는 ‘삽’이 ‘made in 시인 김언’ 라벨을 자랑하더라는 말이다. 시라는 우주를 향한 그만의 예리한 사유가 그만의 정확한 문장으로, 시라는 미래를 향한 그만의 타고난 입담이 그만의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될 때 우리에게 번지게 되는 시라는 장르의 흥미, 그 재미를 온몸으로 끼치게 하더란 말이다.
시처럼 제멋대로 흘러가고 풀려가는 시론. 이 한 권의 책이 한 편의 시로 수렴되고 있다 싶은 시론. 시에 미친 사람 많고 많지만 그중 으뜸 가운데 으뜸 시인을 단연 자신 있게 김언으로 꼽는다 할 때 일단 이 책은 시에 대한 ‘다짐’과 ‘가짐’의 그 ‘태도’라는 ‘정신’을 기본기로 혹여 우리 안에 있을지도 모를 시라는 것의 매너리즘의 흐물흐물한 뼈대를 다시금 곧추세우게 한다.
시는 고정되어 있지 않으니까. 시는 계속 움직이는 무엇이니까. 번번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작업이 시를 정의하려는 작업이니까. 시는 그렇게 정의되지 않는 작업이기도 하니까. 시에게도 지도가 없으니까. 시는 눈의 문제로 시작해서 귀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니까. 시는 보는 것으로 시작해서 듣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니까. 그리하여 시라는 운동성, 그 운동성의 건강성, 멈추지 않고 고이지 않음으로 인한다면 헤어지고 안 만나는, 비유적인 표현으로의 세상 모든 ‘이별’ 따위는 생기지도 않을 홀홀, 그 혈혈단신 한갓짐. 그 길로 향해 가기 위해 헌신하는 시가 있다면 그 또한 자유겠지만, 그 자유에 대해서 또 모른다고 할 시. 왜냐하면 시는 자체니까. 그것 자체이자 무엇 자체로 말하는 시. 그렇다면 이 지점에 닿는다. 닿으면서 미끄러지며 시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말하는 것 자체로 그것은 있다. 시가 있어야 한다면 바로 그 순간에 있기 위해서 있다!
이 책 구석구석 살피자면 시라는 어려움 속 시의 어떤 힌트들이 돌처럼 마구 널려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맘껏 주워가시라. 실컷 훔쳐가시라. 그리고 절대로 돌려주지 마시라. 주면 오히려 되갚아준다고 상처받을지도 모르겠다 싶은 시인이 김언일 수도 있으니 지금도 차고 넘칠 그의 ‘시시’거림, 그 시에 대한 펌프질로 그는 충분히 건강한 몸을 만들었다 싶기도 하거니와 맘껏 이 책을 가져주심이 그에 대한 그의 시에 대한 사랑이라 시인은 알 것도 같으니와 무엇보다 표지의 앞과 뒤를 나란히 채운 화가 송은영의 그림을 시인 김언의 시론과 함께 반복하며 봐주십사 하는 데는 글과 그림 사이 읽는 분들 저마다의 ‘시론’이 자발적으로 발동하게 됨을 또한 바라는 마음에서이니 부디 작심하고 부린 이 욕심을 마구 부려주셨으면 하는 바!
저자

김언

지은이:김언
1973년부산에서태어나부산대학교산업공학과와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명지대학교문예창작학과박사과정을졸업했다.1998년『시와사상』신인상으로등단하여,시집『숨쉬는무덤』『거인』『소설을쓰자』『모두가움직인다』『한문장』『너의알다가도모를마음』,산문집『누구나가슴에문장이있다』등을출간했다.박인환문학상,미당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작가의말5서문을대신하여아직도착하지않은상자91부그여름에서여름까지짧은기록몇개·1019그여름에서여름까지짧은기록몇개·2031그여름에서여름까지짧은기록몇개·3048그여름에서여름까지짧은기록몇개·4061꾹꾹눌러달라,더튀어나가게072‘정말순수한빨강’의세계080그래,그래,몇개의록0882부문장생각099사건생각102모형으로사고하기혹은상상하기106죽음이연기를불러왔다113잿말과제각말을지나며125얼굴의서사:겨울에만나서여름에인사하기135아무도없는곳에서141자화상은왜혼자있을까?1533부‘문학이란무엇인가?’에쌓여있는질문들,혹은시체들159시의국경지대와단하나의시170좋은시에대한몇개의문장186한국시,흘러넘치면서모자란단어몇개197청춘과만년사이에서208축배와독배는같이온다,어떤잔이더큰가?215노는자와배운자의친밀한싸움231재앙후에도착하는글쓰기들2374부문제는바닥이다,바닥에있다·1253문제는바닥이다,바닥에있다·2265다같이다른데도더다른시의조건274언제올지모르지만,이미오고있는,문장생성기에대한명상281시는비유가아니라사실이다299덮을수없다면세워놓아야한다309잡종의천국에서보낸한철323거인여자의소설을기억하는소인남자의시가기억하는것들336모두의말이자아무도없는말346후기를대신하여삶의어느대목에서도외로운장면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