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내의 새 (문정희 장시집)

아우내의 새 (문정희 장시집)

$10.00
Description
“목숨하고 만세하고 바꾸러 간다.”
“용서하리라. 그러나 결코 잊지는 않으리라.”
3·1독립운동 100주년을 맞아 1986년 초판을 발행했던 문정희 시인의 장시집 『아우내의 새』를 출판사 난다에서 새로 펴낸다. 유관순의 아우내 만세 운동을 다룬 이 시집은 그동안 시극으로, 낭송으로, 라디오 드라마 등으로 수없이 소개된 바 있다. 1980년대, 진실 앞에서 침묵해야 했던 부자유와 억압의 시기에 인간의 진실과 언어의 한계에 대해 깊은 고민과 자괴감에 빠져든 문정희 시인은 신념을 몸으로 태워버린 용기의 불꽃, 근세에 보기 드문 완벽한 자유주의자 유관순에게서 아무리 묶어놓아도 홀로 날아오르는 한 마리 새를 발견했다. 상처 입고 죽을 수 있는 연약한 인간이 어떻게 고통에도 굴하지 않는 의지를 가질 수 있는지, 유관순의 만세 운동은 자유 의지를 가진 한 인간의 꺾을 수 없는 숭고한 희망을 보여준다. 2019년은 만 16세의 유관순이 이 땅에서 자유를 부르짖은 지 100년, 감옥에서 만세를 부르다 순국한 지 곧 100년이 되는 해라 다시 펴내는 의미가 각별하다.
시인은 관념적이고 우상화된 역사 속의 대상으로 우리 앞에 선 순백의 소녀 이미지 때문에 유관순이 갖는 진정한 역사로서의 의미를 상실했다고 보았다. 그의 이름 뒤에 따라다닌 열사 혹은 누나라는 말 때문에 우리는 그 순수하고도 더운 피를 만나볼 수 없었고, 살아 있는 풋풋한 목청을 들어볼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묻는다. 아우내 장터와 그 안을 메우고 해일처럼 일어난 ‘조선의 억새풀’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주려 각 신문사의 자료실과 도서관을 찾아 조사를 시작한 것이 1975년 초봄이었다. 그러고서 이 장시를 붙든 채 10여 년을 보내며 거의 처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만치 형식이나 내용을 다르게 개작하였다. 관념어와 설익은 실험의 바다에서 차가운 시인으로 한 마리 신선한 새로 인양되기 위하여. 이렇게 『아우내의 새』는 문정희 시인의 이십대와 삼십대를 함께했다.
시인은 시적 장치를 동원해 표현의 세부에 힘을 기울이는 한편 정확한 자료 조사와 현장 검증으로 사실성이 생생히 살아나도록 구성하였다. 각각 독립된 제목을 가진 단시 마흔다섯 편의 호흡을 다르게 가져가면서 연출한 격정의 가락은 개별적인 시들의 상징성과 서정시로서의 완성도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또하나의 서사적 공간을 포용하는 독특한 성취를 이룬다(이숭원).
올해로 등단 50주년을 맞는 문정희에게 이 슬픈 시집은 엄혹한 그 시대를 통과하며 숨죽였던 슬픔에 대한 고백이자 그토록 동경하던 자유혼에 대한 헌사라고 할 수 있다.
저자

문정희

1947년전남보성에서태어나서울에서성장했다.1969년『월간문학』으로등단했으며『오라,거짓사랑아』『양귀비꽃머리에꽂고』『나는문이다』『다산의처녀』『카르마의바다』『응』『작가의사랑』등다수의시집과시극집,에세이집을냈다.현대문학상,소월시문학상,정지용문학상,육사시문학상,목월문학상과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수상했다.이밖에도마케도니아테토보올해의시인상,스웨덴하뤼마르틴손재단이수여하는시카다(Cikada)상을수상했다.고려대학교미디어문창과교수를역임하고,현재동국대학교석좌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개정증보판서문_006
개정판서문_008
초판서문_010

막을여는노래_020
서시_024
만장의행렬_025
벌거숭이들의노래_027
수천개의질풍으로_029
일식_031
‘폐교’의못_033
빈혈의땅_035
죽은시계_036
길_038
대륙낭인의발굽_040
귀향하는관순이_044
흙과노래_046
역마다_047
산들의노래_048
부싯돌같은불이_050
종탑_052
도리깨질_053
풀의노래_054
목숨하고만세하고_056
별같은것_057
강물보다더먼_058
비수_059
소리없는해일_060
신의비밀_063
가벼워지리라_065
타오르는불_066
불불불_068
장꾼의노래_070
아우내장으로_072
장터를태워버린마른번개_074
눈뜬둔덕_077
흰뼈로누우리니_079
어떤겁_081
날고라니둘_082
싱싱한걸음으로_083
무서운일_085
숨결_087
오랏줄_088
새와뱀_090
또,새와뱀_092
천둥_095
빈사의새_096
아아,사인(死因)_098
막을닫는노래_100

해설자유를꿈꾸는상징의새_101
이숭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