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외로움 없는 삼십대 모임

토요일 외로움 없는 삼십대 모임

$16.00
Description
난다에서 유성원의 산문집 『토요일 외로움 없는 삼십대 모임』을 펴낸다. 저자가 독립출판물로 출간했던 『아무도 만나지 않고 무엇도 하지 않으면서 2014~2016』가 세상에 나온 지 정확히 1년 만이다. 2019년 7월 게이 하위문화인 크루징을 주제로 한 〈동성캉캉〉이라는 전시에 맞춰 펴냈던 이 독립출판물은 그가 2014년부터 2016년도까지 쓴 일기를 엮은 것으로, 오늘날 에이즈 치료제이자 예방약으로 쓰이는 트루바다와 프렙, U=U 등이 성적으로 활발한 게이에게 갖는 의미를 이야기하며 우리가 그동안 섹스하는 타인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왔는지, 그 과정에서 누락된 것은 무엇인지 묻는다. 〈동성캉캉〉 전시 이후로도 저자는 감염인의 성관계를 범죄화하는 법령(에이즈예방법 제19조 전파매개금지조항)을 없애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면서 글쓰기를 계속했다. 이러한 이야기가 왜 타인들에게 들려져야 하는지 자문하면서도 꾸준히 써내려간 그의 글들은 이제 다시 한번 출판되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저자

유성원

저자:유성원
1987년순천에서태어났다.
한신대문예창작과를졸업했다.‘섯버’라는이름으로2014년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웹진에발표한「외로움의조건」은“[혐]에이즈에걸린게이가쓴수기”라는제목으로인터넷에돌아다니고있다.그에대한답으로2019년성소수자인권포럼발제문「노콘항문섹스를하려면어떻게해야할까」를썼다.유성원은오늘날에이즈치료제이자예방약으로쓰이는트루바다와프렙,U=U등이성적으로활발한게이에게갖는의미를이야기하며“그렇다면콘돔없이안에싸도된다는말이냐”라는질문에답하려한다.이것은우리가그동안섹스하는타인과어떻게관계를맺어왔는지,그과정에서누락된것은무엇인지묻는일이기도하다.

목차

1부
아저씨들/십만원/횡단보도를건너/1955버거/시마이/쥐어뜯기/수치심/모멸감/3F/너무멀리있어요/월곡동/산낙지/프로베스트/잘한걸까/휴게텔가운/콘돔/문을여는법/서울사람/건강훈련/어차피/목요일/잃은팔/개미/이렇게살거라면/치약/스위치켜기/녹지공원과/설거지란뭘까?/흑흑/아내가있어서/요도염

2부
라디에이터/십미터앞/보자기/돼지갈비/소리내어말하기/남을이해하기위해서/용기란무엇일까/새해/아이마이미유유얼유/오줌/애니타임/돼지뼈/벽/회복/안에싸주세요/입을맞추고싶었는데/마요치즈프링글스와반통어치의절실한사랑하기/이태원/빛/일기/칫솔과면도기/3하고26/일년/형하고저는아무관계아니잖아요/훼손되지않는사람/물속에서/부를수있는이름/글쓰기와만지기/망치/새우만두/죄송합니다/동물원/소변통/탄수화물은답을알고있다

3부
세상의의미/행복식당/다른사람이되는꿈/그대만원해요/야상/왜그랬을까?/구슬탑/계단을내려갈때/그의이름을모르면/무무모텔304호/친구/어리둥절속에서의노력/세탁기/바나나우유/먼저가는사람/둘이라해도/호의/책상이책상이다/나는나/기도모임/저기희미한/운좋은사람/요구들/한명/허전한손/예술가/지불일/궤도위에서/당신은오늘행운이가득하네요/예고편을보듯이/한달이면/안불편한이야기/길어깨없음/서울역은보인다

4부
오뚜기공장에서의행복/그래도와천천히늦게라도/잘해봅시다/기적을행하는자/호식이두마리치킨/진정성/소액으로백억모으기/염려하는얼굴/토요일외로움없는삼십대모임/웩웩우웩/프렙/사랑은통속한잡지에밑줄치는낙서가아니야/선택한사실들/트루바다/본듯한얼굴/돌과벽/포기하면값지고가꾸면헛된인생/소중이를찾아서/착한일과나쁜일/선택/죽은사람은울수있다/좋은일생기려나보네/위로를어떻게하지?/형이박힐때/출발선긋기

친절한설명│형,안에싸도돼요?
─노콘항문섹스를하려면어떻게해야할까

해설│우리는우리자신에대해서언제,어떻게말할수있는가
│나영정(퀴어활동가)

출판사 서평

『토요일외로움없는삼십대모임』은한게이남성의속깊은이야기이면서화장실,공원등에서섹스파트너를찾는크루징문화를가감없이드러내는르포르타주이기도하다.또한비감염인이HIV치료제를지속적으로복용해HIV감염을예방할수있는프렙이나,혈액내바이러스수치가미검출수준으로떨어지면감염인이다른사람에게바이러스를전파할수없다는U=U(Undetectable=Untransmittable)등HIV감염인에대한과학적사실을소개하여근거없는편견들에대항하고자한다.게이커뮤니티에속한당사자로서의감정,그리고사회적조건에대한문제의식까지를포괄하는그의책은그표지만큼이나다채롭다.이러한그의책이정식출판된다는것은그동안세상에없는것처럼숨겨져있던말들을직시하겠다는의미이기도하다.
이번책의해설은나영정활동가가맡았다.퀴어활동가로서‘성적권리와재생산정의를위한센터셰어’와‘장애여성공감’등에몸담고있는그는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에서저자와활동을함께하며가까이에서지켜봐왔다.2006년성전환자인권실태조사기획단에참여하면서젠더이분법과페미니즘,여성과남성의범주와외부에대해본격적으로고민하게되었다는그는비혼모,트랜스젠더,레즈비언과게이,이주자,청소년과장애인등의모습을담은『수신확인,차별이내게로왔다』『그런남자는없다:혐오사회에서한국남성성질문하기』등을공저하기도하였다.그와유성원작가가이야기하는이들은평범하지않지만평범한사람들,그러나그평범하지않은일부분때문에주로‘비정상’으로분류되곤하는이들이다.
『토요일외로움없는삼십대모임』에서저자는정상과비정상,‘건강이’와‘안건강이’라는사회의이분법적구도속에서주저없이스스로를후자로지칭한다.그럼으로써건강이들에게는소설처럼느껴질법한세계를현실로끌어들여온다.저자가이를과감히소설이아닌산문으로펴낸것도그런이유에서다.지어낸이야기로취급되어그진정성이가벼이묻히지는않을까,이러한삶도있다는것을온몸으로증명하기위해.
“내가남자의좆을빤다고누군가놀랄순있다.하지만그것에놀란다면내가1955버거를혼자앉아먹다가불이꺼지는그순간도알아야한다.그게내가생각하는공평함이다.”
좆을빠는행위에는경악하면서도,왜그행위이면의외로움은보지못하는지,그리고안건강이들을외롭게하는근본적인사회구조에는왜눈을감는지저자는묻는다.타인과감정적신호를당당히주고받을수있는사람과,보이지않는벽에거듭부딪힌다고느끼는사람의현실은다르다.“깨끗하게씻고렌즈끼고드라이하고밖으로나와도호모만나러갈수있는곳이디브이디방이나공원화장실밖에없”는,안건강이로존재하는법밖에모르기때문에항상자살당할위기에놓인이들의이야기를,이제껏그들의입으로직접들어본적이있었나?
이책의지면은단순한종이가아니다.많은이의시선이닿고,다양한생각을불러일으킬공론의장이다.이공간에항문섹스나노콘등의단어가인쇄되어물성을가지게되는것.그것은그동안‘보여짐당하던’존재들이스스로를‘보여주도록’한다.“어떤사람이세상에존재하지않는다고취급당할때,그의얼굴을,표정을상상할수없을때그삶의토대와조건은취약해지기쉽다”고저자는말한다.“복구하거나회복할방법이없”는,“안자살”이찾아와자살안하게해주어야만살수있는존재들을저자는피동적표현들로,그들의언어로그려낸다.안건강이들이일상속에서무엇을‘당하고’,무엇이‘되어지는지’를담담히서술함으로써저자의글들은그들에게얼굴을,표정을부여한다.그들을자살당하지않게한다.외로움당하지않게한다.더이상‘죽어도된다’고생각하지않는,그런삼십대들의모임이가능하게한다.
수시로퍼지고흩어지는,결코쌓아올려지지않는용기라는작은구슬.『토요일외로움없는삼십대모임』은그러한용기들이6년이라는시간동안조금씩쌓여이세상에나오게된글이고,증언이고,현실이다.“모아둔글로저는무엇을할수있을까요?”라는저자의물음에대한답은이제차차알게되지않을까.
“인간세상에서사람은서로에게연결되고기대있어야하는거같은데그럴수없다고느끼는사람은밤에혼자계속걸어져야하네.”이책을읽으며그의‘걸어짐’과함께해보는것은어떨는지.

이책은‘이것도성적권리야?’라고반문하게하는역할을함으로써성적권리를확장한다.가장성적권리를얻을자격이없고심지어타인에게피해를준다고상상되는문란한게이와HIV감염인의위치에서성적실천을고민하고있기때문이다.또한다른권리들과마찬가지로어떤사람의계층,사는곳,가족관계,성정체성에대해수용하는방식,정신건강등이어떻게상호영향을미치는지고민하게하는텍스트이기도하다.
이책에서묘사하는행위나관계가주는여러가지감정은우리가가지고있었던공포와분노,수치심과자긍심의토대가무엇인지돌아보게만들기도한다고느낀다.게이커뮤니티안에서나이,외모,소득,인적자원의차이를인식하는일과다양한성적욕망과실천이만들어지는것,그안에서건강과인권의문제를다루는것사이의관계를어떻게구축할것인가가우리앞에과제로놓여있다.
-나영정해설,「우리는우리자신에대해서언제,어떻게말할수있는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