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돌아왔지요 (윤제림의 행인일기)

걸어서 돌아왔지요 (윤제림의 행인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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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제 글 대부분은 길에서 줍거나
지나는 이들에게서 훔친 것들이니까요.”

시인 윤제림이 길에서 길을 찾은 100가지 이야기
윤제림 시인이 길에서 줍고 길에서 얻은 삶의 조각들, 『걸어서 돌아왔지요』를 소개합니다. 『미미의 집』부터 『편지에는 그냥 잘 지낸다고 쓴다』까지 7권의 시집을 펴낸 시인이자 뉴욕광고제, 한국방송광고대상 등에서 수상한 바 있는 시대의 카피라이터이기도 한 그이지요. 시인의 봄과 카피라이터의 씀이 다른 듯 맞닿아 있다 할 때, 그 이력에는 뜬눈으로 열린 귀로 살피며 지나온 길들이 있지 않으려나요. 그렇게 길 위에서 때로는 묻고 때로는 듣고 때로는 찾아낸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저자

윤제림

충북제천이낳고인천이키워주었다.동국대국문과에서말과글을배웠으며같은학교언론대학원에서공부를더했다.1987년소년중앙문학상에동시가,『문예중앙』신인문학상에시가당선되며등단하였다.시집으로『미미의집』『황천반점』『삼천리호자전거』『사랑을놓치다』『그는걸어서온다』『새의얼굴』『편지에는그냥잘지낸다고쓴다』,동시집으로『거북이는오늘도지각이다』,산문집으로『젊음은아이디어택시다』『카피는거시기다』『고물과보물』등이있다.동국문학상,불교문예작품상,지훈문학상,권태응문학상,영랑시문학상을수상했다.2003년부터서울예술대학교커뮤니케이션학부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1부
1서초동향나무를지나며………11
2소월로김소월씨댁………14
3내친구의집은어디인가………18
4통영에서………22
5그여름날의심학규씨………26
6사람에게물어보자………30
7이별의기술을소년에게………34
8제주에서………38
9이름이뭐예요?………42
10베짱이를생각함………46
11동경에서………50
12터미널에서………54
13경주에서………58
14터진개에서………62
15예식장을나서며………66
16올해노벨문학상은개인상이아니다………69
17시간을읽는다른방법………73
18마재에서………77
19조계사에서………81
20소리판에서………85
21영릉에서………89
22고속도로에서………93
23터널의시간………97
24달력에관한명상………101
25청진동에서………105

2부
26희망한단………110
27신문가판대에서………114
28도둑을보내며………118
29과천에서………122
30새우소녀이야기………126
31명동에서………130
32연남동가는길………134
33용문산자락에서………138
34영화관을나서며………142
35아우내에서………146
36해방촌에서………150
37소래포구에서………154
38강릉선교장에서………158
39잠수교에서………162
40안산에서………166
41달빛장터에서………170
42종로를지나며………174
43새나라에서………178
44게스트하우스를나서며………182
45역삼동에서………186
46장충체육관을지나며………190
47소나무숲에서………194
48병원에서………198
49파주에서………202
50야구장에서………206

3부
51박물관에서………212
52순천식당앞에서………216
53통영에서2………220
54정림사지에서………224
55헌책방축제에서………228
56지리산둘레길에서………232
57미끄럼틀곁에서………236
58편의점에서………240
59이발소에서………244
60화성에서………248
61망원동에서………252
62동경에서2………256
63대학입시고사장에서………260
64공주마곡사에서………264
65종묘에서………268
66여운형기념관에서………272
67세운상가에서………276
68매향리에서………280
69제부도에서………284
70망우리에서………288
71춘천에서………292
72새남터에서………296
73정유년을지나며………300
74네거리에서………304
75김영갑갤러리에서………308

4부
76강릉발KTX에서………314
77와운당가는길에………318
78진천에서………322
79충주에서………326
80동검도에서………330
81한복집앞에서………334
82그들편에서………338
83바람속에서………342
84임진강에서………346
85외솔기념비앞에서………350
86한옥마을에서………354
87목련꽃그늘아래서………358
88외암리에서………362
89시계탑이있던자리에서………366
90보통리저수지에서………370
91문조당에서………374
92윤필암에서………378
93수족관앞에서………382
94안경점에서………386
95대구에서………390
96압구정동에서………394
97동물원에서………398
98인사동에서………402
99익산에서………406
100연못에서………410

작가의말─행성을향하여………415

출판사 서평

“제글대부분은길에서줍거나
지나는이들에게서훔친것들이니까요.”

시인윤제림이길에서길을찾은100가지이야기

윤제림시인이길에서줍고길에서얻은삶의조각들,『걸어서돌아왔지요』를소개합니다.『미미의집』부터『편지에는그냥잘지낸다고쓴다』까지7권의시집을펴낸시인이자뉴욕광고제,한국방송광고대상등에서수상한바있는시대의카피라이터이기도한그이지요.시인의봄과카피라이터의씀이다른듯맞닿아있다할때,그이력에는뜬눈으로열린귀로살피며지나온길들이있지않으려나요.그렇게길위에서때로는묻고때로는듣고때로는찾아낸이야기들을담았습니다.

매주한편씩연재해100개의공간이,100가지기억이모였습니다.성실한걸음만큼쓰는일의보폭또한꾸준했다는뜻이지요.시인을낳은곳과키워준곳,오늘사는곳,어제머문곳,내일을꿈꾸는곳……임진강에서제주까지이땅곳곳의기억이겹칩니다.길에서썼으니기행문이고,걸어서남기는발자취이고,돌아보고돌아오는성찰의지도이기도하겠습니다.

그러니까저는초심을확인하기위해
거리를헤매는것입니다.

시인의걸음은참으로구석구석가닿습니다.서초동향나무에서출발해소월로,해방촌,연남동을가리지않고,충주,익산,통영을거쳐바다건너제주까지도거뜬하지요.서로안닿는길이란없고,걷고또걸으면이윽고만나리라는길의가르침을새삼일깨우면서요.그렇게이곳저곳참으로멀리돌고널리둘러보지만,걸음을바삐재촉하여지나치는속보는아닙니다.느긋이돌아보고한갓지게머무는산책이지요.한번왔다가는관광객의시선이아니라지내고살고스미는이의마음으로요.여정에는공간이있고시간이있고기억이있습니다.

“제글대부분은길에서줍거나지나는이들에게훔친것들이니까요.”그렇게말하는그이지만,실은거저얻은것하나없습니다.길가에서우연히만난꽃에게도제이름을물어봅니다.꽃이먼저건넨인사를이름도모르고서무심히받을수없는노릇이니까요.제주도성산포가는길에는카페간판하나에시선이오래머뭅니다.‘바다는안보여요’,그한마디에서카페주인의꾸밈없는성격을가늠하고솔직함의매력을곰곰생각해보지요.길마다살피며걷고지나는이마다먼저인사건네는그이기에얻어낸말들이겠습니다.

제가그렇게알고싶어하던꽃이‘가우라’라는것을알았습니다.제일터에도있고,아침산책길에도피어있는꽃입니다.날마다마주치는얼굴이지요.가던걸음을멈추고들여다봐야할만큼무척예쁜꽃입니다.무슨꽃일까궁금해서제가가진식물도감,화훼도감모두꺼내서뒤져도알수없던꽃입니다.
인터넷시대,SNS세상의위력을실감하면서그것이세상을얼마나아름답고평화롭게만들수있는지알게되었습니다.갸륵한일입니다.앱하나가참많은사람이꽃과인사하고지낼수있게만들어주었습니다.꽃의얼굴을보여주면앞다투어이름을알려주는사람들,그어여쁜마음이꽃처럼아름답다는생각이듭니다.
아무튼저는정말간절히알고싶던친구의이름을알았습니다.가우라.이제그의인사를받을수있게되었습니다.
─본문중에서

시인은길에서본것들에자신을비춰봅니다.스스로를돌아보는일이지요.혹여제자들에게시원찮고서투르게가르친것은아닐까하는반성이들면전전긍긍,이윽고‘A/S콘서트’를여는‘서비스맨’이되어야겠다자처합니다.매번그만맡아야지결심하면서도다시서게되는주례자리를위해선노심초사,예비부부만큼이나몸가짐을챙기고마음가짐을가다듬고요.쉬이편견을갖고익숙한소중함을잊은적은없었나부지런히자문함은물론이지요.길에서배운것들로자신을돌아보는일입니다.길의부름으로나선걸음,스스로에게물음으로던지는일입니다.

길위의반성이란밖을돌아보는일,둘러보는일,돌보고살피는일이되기도합니다.지진이있었던경주에선땅의흔들림보다클마음의흔들림을걱정하며짐은나눠지고일은거들자제안하지요.제주도로수학여행간학생들이돌아오지못한학교앞을지날때마다슬픔을직시하기두려워피하고말았던날들에미안해하고,제자들을살리려분투했던기간제선생님들의순직인정소식에안도합니다.귀한마음가진사람들이광화문에모여흥겨운소리판을벌이는내일을응원하기도합니다.곡진한마음에서비롯할테지요.이미지나온풍경에도시인의마음은오래머뭅니다.

우리는행복한관객이고싶습니다.사필귀정의결말에일제히일어나서박수를치고싶습니다.모두한쪽을바라보면서어사출두를학수고대합니다.심봉사눈뜨는대목을기다립니다.흥부의박에서무엇이나올지궁금해하면서토끼도자라도잘되기를기원합니다.
추임새도얼마든지준비하고있습니다.‘좋-다’‘얼씨구’‘지화자’……‘그렇지’‘잘한다’‘이쁘다’.절로터져나오는탄성이면무엇이나좋다고,이자람씨가새삼스럽게가르쳐준것들입니다.그런소리들,어서외치고싶습니다.
─본문중에서

길이말을걸어오고
풍경이이야기를들려주었습니다.

표지에는하이경서양화가의작품〈한강둔치〉(2020)가함께했습니다.일상속풍경에서빛나는순간을담아내는그림이지요.한강변을걸어가는윤제림시인,혹은소월로를산책중인김소월씨의얼굴,‘내친구의집’을찾아떠나는코케마을아마드의옆모습을겹쳐봅니다.그모두를길에서만나고픈것이시인의마음아니려나요.

책속에는100개의글이자길이있지만,길이란그끝이없는법입니다.길위에삶이있다는그말,사는동안우리모두길위에있다는뜻으로도읽어봅니다.“별이되기전까지는계속걸어야”한다는,‘아직은행인’윤제림시인의자취를따라걸어봅니다.여정은언제나길에서시작하지요.장소에머물며시간을지내며기억을담아봅니다.그리하여우리,걸어서돌아오겠지요.

잃어버린말을찾아서걷습니다.저는누군가의‘가로열쇠’,제곁을지나는사람은저를위한‘세로열쇠’.네거리는‘십자말풀이’난을닮았습니다.아니,세상은거대한‘숨은그림찾기판’.저는지금당신을찾고있습니다.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