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서 사라진 그녀들 (고대에서 현대까지 처음 읽는 기독교 여성사)

역사에서 사라진 그녀들 (고대에서 현대까지 처음 읽는 기독교 여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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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대에서 현대까지 처음 읽는 기독교 여성사”
기독교 여성사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
흔히 ‘역사는 강자의 편’이라고도 하고, ‘역사의 주인공은 민중’이라고도 한다. 역사를 누가, 어떤 눈으로, 어느 자리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소환되는 얼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긴 사람과 진 사람의 이야기, 강자와 약자의 이야기,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 모두를 아울러 들어봐야 역사적 사건의 실체에 가까워질 수 있다. 종교개혁 이후의 신학을 개혁신학이라 부르고 이를 정통신학, 즉 ‘바른 계통’의 신학이라 칭해왔으나 이것이 곧 완전함을 뜻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정통신학으로부터 ‘나중 된 자가 먼저 되고’ ‘가난한 자들과 몸 불편한 자들과 저는 자들과 맹인들을 잔치에 청하는’ 혁명적이고 급진적인 하나님 나라의 본질을 볼 수 있는 안경을 획득했다. 이 안경을 쓰고, 문화적 차이와 시대적 한계를 넘어 기독교 역사를 재조명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당면한 시대적 이슈와 갈등을 해석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다. 정통의 언저리로 가는 것, 소수라고 불리고 약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정통신학의 정통성, 기독교의 본질에 다가가는 일이 될 것이다.
저자

하희정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신학수업을시작했고,대학원에서한국교회사를공부했다.이후미국버클리GraduateTheologicalUnion에서미국종교사와아시아관련역사를공부하며학문적관심을넓혔다.젠더역사에대한연구는지속적인관심사였다.기독교젠더이데올로기와동아시아근대국가담론형성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Ph.D.)를받았다.현재감리교신학대학교와이화여자대학교에서강의하고있다.
저서로는《그들은휴머니스트였다:조선의역사가된이방인,시민사회를열다》,《한국선교의개척자》(공저),《21세기세계여성신학의동향》(공저)등이있다.연구논문으로는「국내외독립선언문다시읽기:3.1운동과시민주권」,「3.1운동이후담론공간의탈정치화와젠더에대한사회적논의」,「식민시대기독교젠더담론구성과한국교회의대응」등이있다.

목차

여는말_반드시길은있다

PART1고대편:역사로귀환하다
잃어버린성서&사라진그녀
마리아복음서가돌아오다
‘신의어머니’가된동정녀마리아
남겨진시간,여성순교자들의마지막증언

PART2중세편:역사의물줄기를바꾸다
하나님의딸들,광야에서다
황제를움직인여성들
탐욕의시대,‘비움의영성’으로생명을노래하다
성녀와마녀의경계를품은민중여성들

PART3근대편:시대에저항하다
종교개혁의바람앞에선여성들의선택
이브의귀환,여성혐오에반격을가하다
시민사회를향한여성들의인간선언
복음주의여성운동,그빛과그림자

PART4동아시아편:모순의시대를넘다
20세기문턱에서아시아를찾아온여성들
반식민지중국,전족풀고혁명에나서다
‘양처현모’,메이드인메이지일본
식민지조선,구국의어머니를고대하다

닫는말_‘나홀로’역사는없다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이책은한국인여성신학자가쓴최초의기독교여성사로,고대에서현대까지의기독교역사를여성주의관점으로읽어낸다.‘기록에서배제되거나기억에서지워진여성들의목소리를되살려’그들의지위와역할을새롭게조명한다.이는남성과여성을가해자와피해자,강자와약자라는이분법적프레임으로편가르는것이아니라,여성은‘배제된자의대명사’이기때문임을강조한다.저자가서문에서밝히고있듯이렇게여성들의시선을따라가다보면잃어버린역사의조각들,주목받지못하거나외면당했던신학과이름이특정되지않은시대의군상들을만날수있게된다.페미니즘이여성만을위한것이아니라우리모두를위한것이라고말하듯,기독교여성사연구는체제전복적이고권력저항적이었던예수의설교를복기하여진정한의미의하나님나라를들여다보도록안내하고,가난하고힘없는자들을향하던예수의시선과섬김을기억하게함으로인간의존엄과만인의평등한가치를회복하도록도울것이다.

고대에서현대까지
기독교여성사의거시적흐름

이책은고대로마박해의시대(1부)부터시작해서중세기독교제국시대(2부)와근대시민사회를통과한서구기독교(3부)가어떻게동아시아로건너와정착(4부)하게되었는지,역사의굵은흐름을따라4부가구성되어있다.각시대마다중요한사건들과다양한이슈들을살피되주변부에있던사람들,희미한사람들,채색되지않은사람들의대명사였던‘여성’들을이야기의중심부로옮겨놓고기독교역사를새롭게고찰한다.

1부“고대편”에서는불온문서라는주홍글씨를달고외경이나위경으로분류된‘성서밖의성서들’과이단으로배척된사상들의증언을통해초기기독교공동체의모습을들여다본다.평등공동체를꿈꾸며남녀간차별을두지않았던예수의가르침이이후어떤현실과마주하게되었는지,여성순교자들의기록들은어떤모양으로남성리더십에의해편집되고각색되었는지,기독교공동체의지도자였던여성들이어떻게남성을돕는보조적존재로,이단으로마녀로내몰리게되었는지낱낱이고발한다.

2부“중세편”에서는기독교가로마제국의국교로공인되고로마의남성지식인들이교회공동체안으로들어와리더십을발휘하게되면서일어난변화를살핀다.철저한계급사회였던로마의위계질서가교회안에자리잡으면서여성들은교회리더십으로부터배제되었다.여성은남성에게종속된존재로창조되었고남성을꾀어죄를짓게하는사탄의통로라는여성혐오적교리의발달로인해교회안에서더욱설자리를잃어버린여성들이광야로나가자기비움의영성을키워가게된과정을조밀하게들여다본다.
또한저자는기독교의후원자였던로마황제들의뒤에서적극적으로실력을행사한황실여성들에대한이야기와성지순례,성인,성상등에대한중세대중들의집착적신앙에대한이야기,임신과출산,피임과낙태등과관련해서주술적행위나민간신앙에의존할수밖에없었던마녀로내몰린여성들에대한이야기들의배경과맥락을균형있게설명함으로써부정적이고피상적인당대평가에더익숙한현대그리스도인들이시대적한계속에서여성들이선택할수밖에없었던최선에대해고려해볼수있도록도와준다.

3부“근대편”에서는교회와여성이시민사회의등장이라는새로운변화에어떻게반응했는지살펴본다.종교개혁은여성들에게온전한자유와해방을가져다주지못했다.여전히여성들은남성들이제시하는단일한선택만을하도록요구받았고,남성들의주도아래제한된해방을경험했으며아이러니하게도마녀사냥은더욱광적으로자행됐다.프랑스혁명을기점으로시민사회의문이열렸으나역시주인공은남성들이었고여성들은자신들의천부인권을스스로증명해내야했다.저자는이러한시대적흐름과한계를밀도높게다루면서여성들이어떻게금기에도전하고그들만의방식으로싸웠는지역동적이면서도지난한과정을설명한다.또한영국의감리교운동과미국의복음주의운동이이후어떻게여성운동의지형을변화시켰는지그명암을다루는데,특히한국교회에지대한영향을미친복음주의여성운동의한계를날카롭게짚어낸다.

4부“동아시아편”에서는근대시민사회의보편가치인인간존엄과남녀평등사상이서구기독교의해외선교채널을통해동아시아에어떻게정착했는지들여다본다.서구열강들의통상압력에끝내빗장을열게된중국과일본과조선은각자의상황과이해관계에따라기독교를이용하고협력하며서구문명을수용하고근대국가로진입하는데,이과정에서아시아여성들이얻게된수혜와갈등,서구열강의선민의식과아시아문화인식의왜곡등을다룬다.역시시대적한계는있었으나시대의요구에적극대응하며새롭게주어진기회를받아들이고활용했던여성들의주체성을조명한다.

이단과마녀로내몰리거나,가부장제가규정해온여성성안에서타자화되고,남성들의지도와문명화가필요한무지하고야만적인존재로여겨지는여성들의이야기는비단옛날이야기가아니다.여성안수를거부하는교단,여성혐오발언이난무한강단,교회안에서은밀히자행된여성에대한폭력,가부장적지배체계아래합리화되어온모든관행들,결국에기독교는개독교라는오명을뒤집어쓰고말았다.이럴수록우리는역사가보여주는통찰앞에서겸허해진다.저자는학교에서만나는학생들이누군가만들어놓은단일한프레임과협소한시각에갇히지않기를바라는간절한마음으로이책을구상했다고말한다.주체적으로역사앞에서서다양한시선을마주할때우리는더욱풍성한예수의가르침을누리고,그가보이신평등공동체에한걸음더가까워질수있을것이다.

안드로포스(온전한사람)를향한여정
우리들의숙제

저자는고대부터지금까지이어지고있는여성들의분투를‘안드로포스를향한여정’이라고소개한다.‘안드로포스’는사람이라는뜻의헬라어다.하늘을보는사람,영적인사람이라는의미를담고있다.예수는모든사람에게‘안드로포스(온전한사람)’가되라고가르쳤다.안드로포스는거듭난사람,하나님의말씀을깨닫고행하는사람등여러가지로풀어읽을수있겠다.중요한것은예수는남녀모두를안드로포스를향한여정에초대했다는것이다.물론이방인도노예도예외가되지않았다.이것은기존질서를뒤집는전복과반전의메시지였다.여성이남성을통하지않고홀로온전한사람일수있다고여겨진시간은인류전체역사가운데매우짧은한토막이다.지금도여성은홀로온전한사람이기에는여러가지로부족하다고여겨지고있으며,교회안에서그인식은더욱완고하다.

기독교는시대의흐름에따라여러모습으로적응해왔고,때마다교회가여성들에게요구하는역할들도달라졌다.시대적인한계와가부장적인종교권력은언제나존재했지만,여성들은본인들에게주어진열악한환경속에서도나름의자율성과주체성을가지고그들의역량을키워나갔다.영성운동으로,시민운동으로,선교활동으로여성들의역할과활동범위는점차확장되었다.항상여성들은자신들이남성과동등한이성과인격을가지고하나님을바라볼수있는안드로포스임을스스로증명해야했고,증명해왔다.

동시에저자는기독교역사속여성들의안드로포스를향한여정에담긴빛과그림자를가감없이소개한다.시대적한계와모순을초월한영웅이나성녀는없다.자기생각과자기목소리를가지고희로애락을느끼는‘사람’이있을뿐이다.저자의담백하고긴호흡을따라이책을끝까지읽고나면,역사에서사라진희미한그녀들이표지그림의막달라마리아처럼선명하게채색되어강렬한눈동자로우리를바라보고있는것과마주하게될것이다.그녀들은사라진것이아니라처음부터지금까지거기에존재하고있었음을깨닫게된다.다만그녀들을볼수있는우리들의눈이뜨인것이다.지금도우리들의안드로포스를향한여정은계속되고있다.힘없고가난한사람들,소수자들,을이라는지위의노동자들,이주민들,난민들,온갖편견과차별에고통받는사람들의희미한모습이채색되고그들의목소리가선명하게들려올때야비로소그들도우리도온전한사람이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