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필의 서

갈필의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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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는 ‘내’가 쓰는 것이 아닙니다. 내 마음속에 든 것을 ‘내가’ 표출하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시는 ‘내’가 없는 상태에, -‘내’가 쓰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에 의해서 쓰여집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무아’의 산물입니다. 무아의 상태가 되어 절대 자유의 경지에 도달했을 때 홀연 도래하는 어떤 한 찰나의 밝은 빛, 그때 그는 천재일우千載一遇의 어떤 깨우침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것을 받아 적은 것이 바로 시입니다. ‘시인’이란 다만 그것을 언어로 받아 적는 일을 담당하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시는 시인이 쓰는 것이 아니라 이 세계 혹은 사물이 씁니다. 삼라만상 제법諸法이 쓰는 것입니다. 오세영 「시인의 산문」에서
저자

오세영

전남영광출생,전남장성,전북전주에서성장.서울대학교문리과대학졸업,동대학문학박사.현재서울대명예교수,미국버클리대및체코챨스대방문교수.아이오아대학교국제창작프로그램참여.1965-68년'현대문학'추천으로등단.시집으로'시간의뗏목','봄은전쟁처럼','문열어라하늘아','무명연시','사랑의저쪽','바람의그림자'등.학술서로'20세기한국시연구','상상력과논리','우상의눈물','한국현대시분석적읽기','문학과그이해'등.소월시문학상,정지용문학상,만해상문학부문대상,시협상,김삿갓문학상,공초문학상,녹원문학상,편운문학상,불교문학상등수상.

목차

서시

1부
찰칵
보름달
모든새들의부리는젓가락
세차洗車
은하수
다비茶毘
드로잉
좌탈입망坐脫立亡
겨울산
바다
번개
낙뢰落雷
위드를치며
딜레이트
말에대하여
·
·
[중략]
·
·

4부
해킹빙판길
외투
고전古典
로제뜨
이명耳鳴
이념理念
바람불다
해답
만리장성
모기
파리

매미
하루살이
시인의산문|단상|오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