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스

센서스

$14.92
Description
눈앞에 다가온 죽음,
그리고 떠나보내야 하는 단 하나뿐인 사랑!
2017년 그란타가 선정한 ‘미국 최고의 젊은 소설가’이자
현대 영미문학에서 가장 독창적인 목소리를 지닌 작가로 주목받는 제시 볼의 장편소설

아내와 사별하고 시한부 인생 선고까지 받은 남자는 성인이 된 아들을 누가 돌봐줄 것인가라는 문제에 직면한다.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들과의 마지막 여행, 그것은 인구조사원이 되어 알파벳 순서로 표시되는 북방의 오지로 향하는 길이다. 죽음의 순간이 가까워지는 아버지와 아들은 다양한 삶과 사연이 스며들어 있는 집들을 방문하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풍광, ‘Z’와 가까워질수록 떨쳐버릴 수 없는 의문들……. 자유의지, 애도, 기억의 힘, 그리고 치열한 부성애를 치밀하게 그려낸 이 소설은 개인적인 삶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곳곳에 도사린 현실의 잔혹성을 고발하는 작가의 통렬한 비판이 은유와 상징으로 펼쳐진다.
저자

제시볼

미국뉴욕에서태어나열네권의책을집필했으며,가장최근에쓴소설은『불을지르는법과그이유(HowtoSetaFireandWhy)』이다.그의작품은세계여러나라에서출간되어평단의찬사를받았으며10여개의언어로번역되었다.현재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스쿨교수로재직하고있으며,2017년에는그란타가선정한‘미국최고의젊은소설가’로이름을올렸다.2008년[파리스리뷰]플림턴프라이즈를수상하고내셔널북어워드후보에올랐으며NEA,크리에이티브캐피털,구겐하임재단에서펠로우를지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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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그냥훌쩍떠나지않을래?”
그렇게말했던아내가죽자떠날수밖에없는시간이덮쳐왔다!
영원히헤어져야하는아버지와아들,그리고수수께끼같은현실과낯선세계로의여정

어느날아내가죽었다.시한부선고를받은남자와다운증후군을앓는아들을남겨두고서.자신조차죽음을눈앞에둔남자는아들과함께떠날수밖에없다는것을깨닫는다.그방편은센서스,즉인구조사원이되어북쪽으로향하는것.남자는아무도달가워하지않는이끔찍한작업에,커다란사업에서무한히작은한부분일뿐인인구조사작업에왜이끌렸을까?각회차별로고유한형태의표식을갈비뼈위에남기는일이아무리좋은취지로보여도실제삶에서는아무런의미를찾을수없는데도불구하고.
현대미국문학에서가장주목받는작가중한명인제시볼은이소설을통해자신의형을반추한다.아버지와아들의여행이라는기본적인골격을짜고단어안팎과사이사이,잘배치된디테일속에서아들이된형의초상을그려보고싶었다는작가의바람은소설곳곳에녹아들어다양한형상으로슬프고도강렬한감정을빚어낸다.
아들과함께하는,미지의세계인A에서Z로떠나는인구조사라는여정에서남자는가마우지에관한글을쓰는데평생을바친무터의문장을빌려자신의감정과삶의내밀한면을은유적으로표현한다.가마우지의깃털과부리와눈알,인간에길들여져삼킬수도없는커다란물고기에이끌리는거역못할본능,가마우지로둔갑한사탄,가마우지에대한사랑등.그것은곧남자가죽은뒤에혼자살아가야하는아들에게찾아올가식적이고위험한세상이자사소하고예의바른행동을하면별것아니지만확실한무게로보답이돌아오는세상에대한갈망이다.
각양각색의허울을둘러쓰고각자의상황에서살아가는수많은인간군상속에서떠오르는지난시절의행복하고단란했던시간들,처음에는낯설어보이지만그것이인간의삶임을새삼경험하게되는만남,결코알수없는시공간속으로내달리는아버지와아들에게다가오는작별의순간은가혹하면서도슬프다.죽음의순간이더욱가까워지면서부자의여행은애초의계획도변경된다.S와T를지나쳐U에서또다시발작을하는바람에발이묶이고,어느새쇠락해가는공장지대의끄트머리에이르러이제부터는숲속을달려가야한다.남자가나무한그루에대한노래를부르자아들도따라부른다.그렇게계속노래를부르면서,가끔씩차를세우고음료나먹을거리를샀을뿐,아버지와아들은달리고또달린다.

“이건아주자연스러운거니까두려워할필요없다고.”
“그건괜찮아.하지만아빠와같이기차를타면더좋겠어.”
일반적인서사기법을뛰어넘는대담한은유와서정성이돋보이는작품_‘옮긴이의말’에서발췌

이소설은일상적언어­제시볼스스로‘상업화’된언어라부르는?와기존의문학장르의한계를절감한작가가그한계를넘어서려대담하고창의적인시도를무릅쓴기록이다.판타지와추리소설의장르를빌려오고,팬터마임과광대놀음의은유를쓰고,합리적으로설명되지않는초현실주의적인몽상의풍경을소환한다.단호한직설,명쾌한설명,깔끔한시적정의,쉽게설명되는현상,단순한플롯은결코진실을담을수없다는듯,인간과풍경과설정이모두짙은안개속을헤매듯불투명하다.언제나부분적으로가려진막막한풍경,어디로가는지어디에있는지방향감각이비틀어진플롯,간유리너머로보듯일그러지고애매모호한인간군상들.이파편적이고왜곡된표현그자체가침침하고막막한미로를더듬거리며지나가는듯한,우리삶의경험에호소한다.우리도만나는사람들을,살아가는순간들을과연명료하게,전적으로,총체적으로이해하지못하므로.감정의진실은안개가서서히셔츠를적시듯배어난다.이를테면이소설에등장하는광대학교셰이프학교의교사들이공감능력을가르치는장면처럼.물에서배를타지않고도,땅바닥에서팬터마임을통해서,오히려조난당한다는게무엇인지,그현실의감정적본질이더선명하게전달되기도한다.그럴때가르는모든것들을찬란하게뛰어넘는표현은모두시가된다.
?센서스?에따르면다운증후군을지닌형에대한사랑의핵심,감정적본질은막중한보호자의책임감,궁극적으로‘혼자남겨두고영원히떠나는’경험의뼈저린상상이다.서서히죽음으로다가가면서함께한순간들,함께만난사람들을반추하는서사다.이야기의핵심을작가의형아브람의현신인‘아들’과의동행에두면서,동행하는여정을통해타인과세계에손을내미는과정이,정체를파악하기어려운정부기관에서실시하는인구조사로표현된다.말하자면인구조사는어찌보면인간과인간이만날수있는,가장피상적이고산문적인방식이다.인간에대한정보를사실의총합으로등치하는편리한행정적관점의소산이다.하지만가가호호방문하며사실을받아적는짧은사이에도,사람이란숫자와사실로포착하고담을수없는미묘하고복잡한존재임이통렬하게드러난다.누군가는거부하고누군가는증오하며누군가는동정하고누군가는상처를,또누군가는사랑을준다.찰나에스치듯일별하는그삶의조각조각들이에드워드호퍼의그림처럼많은이야기를숨기고있다.인구조사가갈비뼈에표식을남기듯이스쳐간모든사람들이삶에자취를남긴다.
구식의우화부터시작해서판타지와미스터리,메타픽션과조각소설을아우르는이작품은세상의모든약하고잊힌존재를위한찬가이고,‘아들’과아들의삶을무겁게짊어진모든‘아버지’에게뻗는공감과위로의손길이고여전히문학의가능성을믿는다는선언이기도하다.

[‘한국어판서문’중에서]

이작품?센서스?는구체적이고범상치않은구조를지니고있습니다.인물들은동시에두개의공간을여행합니다.첫번째는실제세계입니다.그러나저는소위제가언어의사고팔기라고부르는현상이텍스트에영향을미치지못하도록,언어의상품화를거부합니다.그래서사건이벌어지는장소,책의풍경은가려져있고막연합니다.대기업자본에통제되는장소가아닙니다.따라서플롯의인물들은알파벳으로구성된두번째세계를횡단합니다.아마언어자체를횡단하는지도모릅니다.A에서Z까지일련의마을들이이어집니다.
저의형아브람은다운증후군이있었습니다.말하는법은배웠지만언어는형에게언제나어려웠습니다.삶을헤쳐가는형의여정은언어의여정이었습니다.어떤면에서우리모두에게그렇겠지만형은더욱힘겹게분투해야했습니다.
형에대해기억하는한가지는제가집을떠날때마다어김없이싫어하던모습입니다.형은매번의심했습니다.내가돌아온다는보장이어디있냐고요.그때마다형은내가무슨기나긴여행이라도떠나는것처럼작별인사를하고싶어했습니다.저는형의그런행동을기억하려노력했고,배우려고도했습니다.우리는우리자신과우리의삶을보잘것없게대접하며모욕합니다.우리삶의사건들이깊은여운으로남고심오한중요성을지니면안된다는법이라도있나요?어찌되었건,여러분이사랑하는사람들이별쓸데도없는물건을,이를테면우유한통이나가지같은걸사러가게에갔다가영영돌아오지않는,그런순간들이가끔은찾아올텐데요.죽음의순간,분절의순간은막상닥칠때까지는숨겨져미리볼수없는경우가허다합니다.
여러분이책을무엇이라생각하는지,또책에서무엇을바라는지확실히모르겠지만제게는한책을읽고지금과다른모습으로탈바꿈할수있는가능성이중요합니다.세계는터무니없이소소한순간들로충만합니다.우리는섬광처럼번득이는의식으로그순간들을드나듭니다.우리는코끼리나당나귀나호랑이보다는물고기떼와더닮았는지도모릅니다.찰나의사고에빛살이닿을때마다은은히빛을발하는지도모릅니다.저는제가어떤사람인지모릅니다.이다음에어떤사람이될까,어떻게하면그렇게될까배울때만감을잡을뿐입니다.그게바로제가책에서발견하는귀한자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