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더비가 사랑한 책들 : 소더비 경매장에서 찾은 11편의 책과 고문서 이야기

소더비가 사랑한 책들 : 소더비 경매장에서 찾은 11편의 책과 고문서 이야기

$21.00
Description
·책과 고문서 경매의 대명사 소더비
·300년 가까운 역사에서 찾아낸 11편의 흥미로운 경매 이야기
《소더비가 사랑한 책들》은 세계 최고의 경매 회사로 손꼽히는 소더비(Sotheby’s)에서 거래된 책과 고문서에 얽힌 이야기를 추적한다. 소더비는 크리스티와 함께 세계 경매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소더비는 미술품, 크리스티는 보석류가 유명하다. 특히 소더비는 경매 역사에 남을 마케팅을 통해 최고의 미술품 경매 회사로 거듭났다. 지금 우리가 고가의 미술품 경매에 대해 떠올리는 이미지는 모두 소더비가 만들어 낸 것이다.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은 명사들이 이브닝 파티를 즐기며 경매에 참여하는 모습들이다.
하지만 소더비의 근본이자 진가는 책과 고문서 경매에 있다. 1744년에 설립된 소더비는 원래 책 경매에서 시작한 회사다. 그래서 책과 고문서에 관한 이름난 경매들은 대부분 소더비의 몫이었다. 서구에서 고서적이나 문서 경매의 대명사는 소더비였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이런 소더비의 역사를 장식한 책과 고문서 경매들 중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굴해 내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소더비가 사랑한 책들》은 소더비의 역사와 지금의 이미지가 만들어진 과정을 소개하는 글로 시작해, 크게 세 파트로 소더비의 역사를 장식한 경매들을 소개한다.
첫 번째 파트는 희소성이 만들어지는 서사에 관한 내용이다. 황제 나폴레옹의 메모를 찾아 경매에 뛰어든 영국인의 이야기, 보티첼리가 《신곡》에 그린 그림을 두고 영국과 독일이 벌인 자존심 싸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유일무이한 원본에 숨겨진 비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희소성이 부여되는 서사와 가치가 책정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두 번째 파트는 유럽에서 기독교 문화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책과 문서를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희대의 간통 사건에서 시작된 막장 드라마가 프랑스의 여왕이 될 뻔했던 여성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 주는 《잔 드 나바르의 기도서》, 신의 소명을 받아 미국으로 인쇄기를 들고 건너가 최초의 책을 찍어 낸 일화를 다룬 《베이 시편집》, 과학자 뉴턴이 아닌 연금술사이자 신학자의 면모를 밝혀낸 뉴턴의 불에 탄 노트, 구텐베르크가 찍어 낸 〈면죄부〉가 종교 개혁까지 이어졌음을 추적하는 구텐베르크 편은 종교와 신앙이 역사에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 준다.
세 번째 파트는 세상을 바꾼 문서들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문서들이 실제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다. 영국의 보물이어야 할 〈마그나카르타〉를 영국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 미국, 2021년 소더비 경매에서 4,317만 3,000달러(약 500억 원)의 경매가를 기록하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문서가 된 미국의 〈헌법〉 사본, 〈노예 해방 선언문〉에 대한 링컨의 진의는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에 마오쩌둥이 영국 노동당 당수에게 보낸 편지의 수수께끼를 끈질기게 추척해 풀어내는 부분은 이 책의 하이라이트다.
소더비가 주목한 11개의 경매는 인류가 만들어 낸 기록 문화가 어떻게 세상과 연결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놀라운 가치가 어찌 부여되는지 보여 준다. 책과 역사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소더비를 통해 텍스트와 텍스트의 역사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김유석

연세대학교사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에서‘1960년대미국서남부치카노운동의성격’을주제로석사학위를받았다.네이버에‘뜻밖의세계사’라는이름으로역사칼럼을연재했고,현재는영국에머물며일상속역사적소재를찾아헤매고있다.누구나쉽게읽으면서도생각할거리를많이주는역사이야기를쓰는게목표다.저서로는《국기에그려진세계사》(2017),《Q&A세계사:서양사편》(2010)...

목차

·프롤로그:소더비런던의세크메트앞에서
·경매회사소더비의뿌리,책과고문서

PARTI.희소성이라는보물

황제나폴레옹의마지막흔적이담긴책을찾아서
-1823년소더비런던,세인트헬레나섬에서온나폴레옹의서재

‘문화전쟁’을야기한,단테가쓰고보티첼리가그린《신곡》
-1882년소더비런던,해밀턴궁전컬렉션
★BOX|단테와보티첼리의평행이론
세상에단하나뿐인《이상한나라의앨리스》
-1928년소더비런던,《땅속나라의앨리스》

PARTII.신에게바치다

프랑스왕국의첫여왕이될뻔한여인의책,《잔드나바르의기도서》
-1919년소더비런던,헨리예이츠톰슨컬렉션

신의소명으로완성한미국최초의인쇄물,《베이시편집》
-2013년소더비뉴욕,《베이시편집》

‘마지막연금술사’아이작뉴턴의노트
-2020년소더비런던,뉴턴의불에그을린노트

구텐베르크의사업가적집념이담긴《성경》과〈면죄부〉
-2015년소더비뉴욕,구텐베르크《성경》

PARTIII.세상을바꾸다

영국왕실의흑역사가미국의보물이된사연,〈마그나카르타〉
-2007년소더비뉴욕,〈마그나카르타〉
★BOX|〈귀족들의문서〉가〈마그나카르타〉가되기까지

미국〈헌법〉이묻습니다,“헌법은누구의것인가요?”
2021년소더비뉴욕,미국〈헌법〉사본

〈노예해방선언문〉에가려진링컨의비밀프로젝트
-2016년소더비뉴욕,〈노예해방선언문〉인쇄본

마오쩌둥이애틀리에게보낸편지의수수께끼
-2015년소더비런던,마오쩌둥의비밀편지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텍스트의역사는어떻게평가받는가
·소더비의기록에서추적한책과고문서들의작은역사

소더비나크리스티같은경매회사가국내언론에소개될때는보통유명미술품이나보석류의최고가가경신되었을때다.‘고흐의작품이얼마에낙찰되어최고가를경신했고,이전최고기록은얼마였다’는식의기사다.그런데경매에관한이런기사들을보면궁금해진다.인류의문화유산급인작품들이니비싸다곤하지만,그렇게정해진가치는보편적인것일까.

예를들어보자.영국인들과미국인중누가더〈마그나카르타〉를소중하게여길까.소중함의척도를가격으로삼는다면,미국이승자가될것이다.영국에서〈마그나카르타〉는잊혀진문서였지만이를발굴해현대민주주의의초석으로삼은나라가미국이기때문이다.영국에서는경매에올라온적이없는이문서는미국에서미국인에의해2,130달러라는가격이매겨졌다.즉〈마그나카르타〉는미국인들에게더욱가치가있는종잇조각이라는의미다.

소더비와같은경매장에서거래되는물건들중눈길을끄는것들은희소성과함께의미를부여할수있는서사를담은것들이대부분이다.유명인이소장했거나손길이묻은물건,역사적인사건에연루된물건,최초로만들어진물건에담긴사연과같은이야기들이다.이물건을구매하는것은곧물건에담긴시간과역사를소유하는것이다.《소더비가사랑한책들》은바로물건에담긴역사,그중에서도책이나문서들에얽힌사연을추적하는,텍스트의역사에관한책이다.
소더비의경매품중책과문서들을선택한이유는,소더비가원래책경매로시작된회사이기때문이다.유럽에서고서나고문서경매라면소더비를떠올릴수밖에없었다.그만큼중요한경매,역사적인경매가많았다.황재나폴레옹의서재,보티첼리가삽화를그린유일무이한《신곡》,《이상한나라의앨리스》의원본,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책으로일컬어지는《잔드나바르의기도서》,구텐베르크가자신의발명품으로찍어낸《성경》과〈마그나카르타〉,미국〈헌법〉,〈노예해방선언문〉같은역사의변곡점을만든문서들까지,소더비는인류의기록문화의정수를거래하는장터였다.

이장터는인류가쓰고기록한것들에가치를부여한다.가치를부여받은물건은쉽게버려지지않는다.어쩌면문명의발전은옛것들에가치를부여할줄알게되면서일지모른다.옛것들중에서도책과문서는우리가어디에서왔고,어디에서머물렀으며,어디를향해가고있는지를보여준다.그래서오래된책과문서를뒤적이는일은인류가지나온역사의지도를펼치는일과같다.《소더비가사랑한책들》은그작업중일부를들춰내텍스트가가진역사적인의미를설명한다.이를통해우리는이곰팡내나는물건들에천문학적인가격이매겨지는이유를이해할수있다.소더비가경매에올린물건에얽힌작은역사들은우리문명이닿아있는곳을찾아가는추적기다.책과역사를사랑하는독자들에게이추적기는지적인즐거움과역사를읽는새로운즐거움을선사할것이다.

책속에서

유명미술품을경매하는,상류층과부자들을위한장소라고생각했던소더비는사실누구에게나열린공간이었다.돈이있든없든상관없다.소더비안의갤러리를활보하며사진을찍고경매가열리는곳을참관해도눈치를볼필요가없다.이곳은상류층이인류의보물을두고비밀경매를하는곳이아니라우리같은평범한사람들이모여자신만의가치척도에따라물건들을거래하는장터였다.
---「프롤로그_소더비런던의세크메트앞에서」중에서

소더비가염두에둔콘셉트는‘양보다질’이었다.골드슈미트가남긴수많은유산을엄선해마네의작품3점,세잔의작품2점,르누아르의작품1점,그리고흥행보증수표인고흐의작품1점만을골라‘위대한7점(MagnificentSeven)’이라는이름을붙였다.그러고는이인상주의화가들의‘위대한7점’만을위한단독경매를열기로결정했다.경매는마치갈라쇼처럼기획되었다.
---「경매회사소더비의뿌리,책과고문서」중에서

당대에는구하기어렵지않았을이책이비싸게팔린이유는이책에나폴레옹의친필기록이들어있었기때문이다.나폴레옹은책을읽고난감상이나비평등을책에휘갈겨적곤했는데,볼네백작의책에는아예1권299쪽을거의페이지전체에걸쳐자필로수정해버렸다.이집트원정을직접가본나폴레옹은볼네백작의책에오류가많다고생각했던모양이다.나폴레옹의메모가엄청난부가가치의비결이었던셈이다.우리가헌책방에책을팔때줄이라도하나그어져있으면,그렇지않아도헐값인중고책가격이더떨어지는데말이다.
---「황제나폴레옹의마지막흔적이담긴책을찾아서」중에서

이책은단테가직접내놓은초판본이아니었다.《신곡》은베스트셀러였기때문에초판본이아니라면희소성이크지않았다.게다가서재에서발견한《신곡》은많은페이지가소실된불완전한책이었다.그럼에도불구하고이《신곡》이주목받은이유는이판본에피렌체르네상스를대표하는화가산드로보티첼리(SandroBotticelli,1445~1510)가직접그린삽화가들어있었기때문이다.
---「‘문화전쟁’을야기한,단테가쓰고보티첼리가그린《신곡》」중에서

《땅속나라의앨리스》가다시경매에등장한다는소식이퍼지자뜻밖의경매참여자가로젠바흐를가로막았다.그주인공은미국의회도서관(LiabrayofCongress)이었다.당시미국의회도서관의관장이었던루더에반스(LutherEvans,1902~1981)가미국전역의책수집가들의후원을받아5만달러를들고구입의사를밝혔던것이다.미국의회도서관의경매참가는다른경쟁자들에게강력한경고메시지였다.“이경매에서손을떼시오.”라는의미이기때문이다.
---「세상에단하나뿐인《이상한나라의앨리스》」중에서

영국의유명한언론재벌인헨리예이츠톰슨(HenryYatesThompson,1838~1928)은할아버지로부터물려받은고상한취미가있었다.중세의필사본수집이었다.그의수집방식은독특하다고해야할까,탐미적이라고해야할까,아니면합리적이라고해야할까.아무튼특이했다.그는자신의서재에최고의필사본을딱100권만꽂아놓는게목표였다.보다나은필사본이등장하면상대적으로가치가떨어지는필사본을팔고새책을들여온다.예이츠톰슨은평생에걸쳐서재를업데이트하며그렇지않아도고상한취미를더고상하게즐겼다.
---「프랑스왕국의첫여왕이될뻔한여인의책,《잔드나바르의기도서》」중에서

2013년11월뉴욕의소더비경매장에는이번이야기의주인공인《베이시편집》이올라왔다.〈시편〉의모음집은한자한자정성들여옮겨적은필사본이아니라인쇄기로찍어낸책인데도불구하고무려1,416만5,000달러,한화로는약150억원이라는상상을초월한금액에낙찰되었다.그누구도이책이과대평가되었다고생각하지는않을것이다.미국에최초로인쇄기를가져오려고한글로버목사의소명,그의유지를이은엘리자베스글로버부인의의지,〈시편〉을새로번역한초기식민지사람들의종교적열망.이모든것들이모여만들어진미국최초의인쇄물이이책이다.그리고최초의인쇄기는미국최고의대학교로손꼽히는하버드대학교로들어가출판부의초석이됐다.
---「신의소명으로완성한미국최초의인쇄물,《베이시편집》」중에서

루터의〈95개조반박문〉은루터자신도상상하지못한결과를가져왔다.루터는〈95개조반박문〉을라틴어로작성했다.하지만그가성당입구에써놓은〈95개조반박문〉은어느새독일어로번역되더니2주만에국경을넘어스위스까지퍼져나갔다.결과는우리가역사교과서에서확인할수있는그내용이다.루터가쏘아올린작은공은유럽세계에일파만파퍼져,종교개혁으로이어졌다.교회를향했던루터의작은공이교회의천장을뚫고하늘까지닿은것은구텐베르크의인쇄술덕택이었다.
---「구텐베르크의사업가적집념이담긴《성경》과〈면죄부〉」중에서

“그거야미국애들이나민주주의얘기하는걸좋아하니까그렇지.〈마그나카르타〉가왕한테좋을게뭐가있나?사실여기다왕실에서소유하고있던땅들인데,왕이엿먹은일(fuckedup)을뭐가좋다고스스로기념하겠어”
---「영국왕실의흑역사가미국의보물이된사연,〈마그나카르타〉」중에서

그런데소더비도예상하지못한일이벌어졌다.소더비의순회전시소식이전해지자,생각지도못한‘이들’이〈헌법〉을손에넣겠다며경매참여를공언했던것이다.이들은역사상유례가없는존재들이었다.이이례적인존재에대해언론의관심이집중되었고각종SNS에서는이들과〈헌법〉이큰화제가됐다.소더비는전통적인방식으로미국인들의관심을끌기위해순회전시를기획했는데,전혀다른반응이나오고말았다.하지만이의외의사건은소더비에게더큰승리를안겨주게되었다.
---「미국〈헌법〉이묻습니다,“헌법은누구의것인가요?”」중에서

미국은1807년부터공식적으로노예수입이금지된상태였다.당시미국에는더이상아프리카대륙에서온흑인이없었다는말이다.1860년대에미국에살던흑인들은거의대다수가미국에서나고자란사람들이었다.서아프리카의라이베리아는그들의조상중아주일부가살았던곳이라는점말고는아무런연관이없는나라였다.중남미나카리브해의바쉬섬은최소한의연관성조차없는곳이었다.너희조상들이살았던곳이니,혹은일자리가있으니,태어나고자란곳을떠나라고한다면어떤이가수긍할수있을까.링컨의프로젝트는결국백인입장에서흑인들을물건취급하는것과다르지않았다.
---「〈노예해방선언문〉에가려진링컨의비밀프로젝트」중에서

만약영국의도움을바랐다면국왕이었던조지6세나체임벌린총리에게편지를보내는게타당하다.게다가당시영국공산당도1920년창당이후처음으로하원에진출하는등세력을키워가고있었다.그런데도굳이중국공산당은노동당당수에게편지를보냈다.마오쩌둥이애틀리와친분이있었던것일까?그럴가능성은없다.1937년까지마오쩌둥이영국에가거나,애틀리가중국을방문한기록은없다.편지에도마오쩌둥이나주더가애틀리와친분이있음을암시하는내용은없다.편지의내용과당시의상황을고려하면의문이꼬리를물고이어진다.
---「마오쩌둥이애틀리에게보낸편지의수수께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