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고 쓰고 나니 다음엔 아무것도 못 쓰겠다 : 연극에서 길어 올린 사랑에 대하여

사랑이라고 쓰고 나니 다음엔 아무것도 못 쓰겠다 : 연극에서 길어 올린 사랑에 대하여

$15.00
Description
·마음에 시나브로 스며드는 봄꽃 같으면서도 지적인 사랑 에세이
·사랑으로 방황하는 모두에게 위로를 주는 아홉 편의 연극과 치유
연극 관람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이럴 때, 연극》으로 우리 삶의 대표적인 상황에 맞는 연극 처방전을 제시했던 최여정 작가가 이번에는 자신의 경험을 담은 사랑 에세이로 독자를 만난다. 연극에 진심인 저자는 사랑에 대해 쓰면서도 연극을 놓지 않는다. 이별로 고통스러웠던 시간 동안 연극에서 찾고 깨달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모았다. 사랑으로 길을 잃고 방황하던 저자를 치유한 아홉 편의 연극이 독자들에게도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사랑이라고 쓰고 나니 다음엔 아무것도 못 쓰겠다》라는 제목은 일본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소설《사양》 속 문장에서 가져왔다. 사랑을 끝내고 이별의 터널에서 빠져나온 저자에게 사랑은 영원한 맹세이기보다 기다림이고, 이별이고, 외로움이며 또는 기억이었다. 사랑이라고 쓰고 나니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게 되었을 때, 저자는 연극과 그 무대에서 답을 찾았다.

202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에서 에우리피데스의 그리스 비극으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출연한 흑백영화에서 NT Live로 만나는 영국 국립극장의 무대로 연극과 책과 영화를 넘나들며 여러 모습의 사랑을 발견하고 탐구하는 사유의 과정에서 지적 희열이 느껴진다. 사랑에 미쳤던 건 나만이 아니었다며 안도하고, 아직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어 이야기하다가 문득 의문을 표한다. 희곡과 연극, 작가와 배우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진솔하고 담백한 개인의 경험이 더해지면서 마치 오랜 친구의 이야기처럼 빠져들게 한다. 저자는 모든 사랑의 모습을 이해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사랑에 아파하고 인생에 괴로워하는 이들에게 그래도 괜찮아, 라고 위로의 말을 건넨다. 사랑에 실패하고 아플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가게 된다고.

글로 생생하게 그려내는 공연 장면들을 상상하며 장 라신의 《페드르》부터 배삼식 작가의 《3월의 눈》까지, 1600년대부터 공연된 《리어왕》에서 루비 래 슈피겔의 2014년작 《마른 대지》까지 시대와 국가를 넘나드는 아홉 편의 연극을 차례로 따라가다 보면 작품마다 흩어져 있던 저자의 인생과 사랑, 그 퍼즐 조각이 맞추어지면서 후련함을 선사할 것이다.

저자

최여정

하루만사는공연을영원히붙잡고싶어서글을쓴다.같은대본,같은무대,같은배우일지라도어젯밤보았던공연이오늘과같을수없다.망각의예술인무대의기억을붙잡아관객에게전하는일을사랑한다.경기도문화의전당공채1기로입사하여공연장으로출퇴근을시작했다.문화계를달군대학로의‘연극열전’을거쳐서울문화재단남산예술센터에서는한국창작연극을알리는일을했다.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예술경영지원센터‘한-불상호교류의해’사무국에서국제교류사업을했고,현재는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일하면서다양한문화현장을대중에게알리는글을쓰고있다.저서로는《이럴때,연극》,《셰익스피어처럼걸었다》,《공연홍보마케팅매뉴얼AtoZ》가있다.

목차

추천의글
프롤로그

기다림이마르길기다린다
_장라신,《페드르》

나자신으로사랑받길원해요
_에드몽로스탕,《시라노드베르주라크》

너와나,이별의‘사이’
_안톤체호프,《벚꽃동산》

엄마,괜찮아
_페데리코가르시아로르카,《예르마》

난외로워,무척이나
_테네시윌리엄스,《뜨거운양철지붕위의고양이》

너에대한나의기억
_루비래슈피겔,《마른대지》

누가나를가장사랑한다고말하겠는가?
_윌리엄셰익스피어,《리어왕》

광화문사거리를울면서걸었다
_피터섀퍼,《아마데우스》

시절인연처럼
_배삼식,《3월의눈》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사랑이라는뻔한희곡,그무수한변주
사람들은늘사랑의시작을궁금해하지만,저자최여정은지나간사랑의끝을쫓으며글을썼다.사랑을이야기하기로하자당연한듯이연극이따라나왔다.‘찐사랑’은바로나야,라는듯이.같은희곡으로같은배우가같은무대에서도매일의연극이다르듯이,사랑도그렇다.고전희곡이영원히그대로일것같지만시대와상황에따라,무대와연출에따라변하듯사랑도그렇다.저자는이별의아픈시간을겪으며연극속에서하나씩사랑을길어올렸다.사랑과헤어짐,결혼과이혼,기다림과외로움.아프고시린사랑도,사랑의사랑했던친구도,아버지와엄마도연극을통해떠올리며바라본다.사랑으로방황했던경험이있는이에게사랑은달콤한행복의약속이아니다.그러나그렇기에용기를내어각기다른모습으로완성되는사랑을마주하게된다.

·지적이고예술적인‘풀코스의파인다이닝’
·가슴이나머리로짜내지않고배로써내려간듯한글맛
공연·문화기획자이자마케터,경기도문화의전당공채1기로시작해대학로연극열전을거쳐서울문화재단남산예술센터,그리고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과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로자리를옮겨가며20년가까이일하면서쌓아온탄탄한경험과지식이책속에서화려한성찬으로펼쳐진다.지적인사유와예술적통찰이끊임없이이어지는가운데세권의책과고정칼럼으로다져진최여정의글맛이쉬지않고끝까지책장을넘기게만든다.시냇물이흐르듯빠르다가느려지고굽었다가다시쏟아지는글을따라가다보면작가와함께연극뿐아니라책과영화,무대와작가와배우를오가며사랑하고이별하고또다시사랑하게된다.저자는때로는냉소적이다가때로는연민하고안타까워한다.독자와의거리없이훅다가서며진솔한이야기를풀어놓다가펼쳐두었던감정을매만지며정돈한다.

·아홉편의연극과전하는위로와용기
이책에는차례로제시되는아홉편의연극보다더많은작품이,그작품보다더많은인생과사랑의모습이담겨있다.서투른십대의사랑도,뜨거운열정과체념,격정과분노,자녀로부터독립해야하는부모의모습도,나이든부부의익숙한편안함도우리의모습이다.지나간사랑에혼란스러워하며글을시작한저자는이별을받아들이며차분하게감정을정리한다.연극속인생이다양하듯,연극보다도더가열차게현생을살아가는우리에게괜찮아,라고말한다.

이제나는용기를낸다.사랑의시작에귀기울일용기,다채로운사랑앞에서등돌리지않을용기,사랑이란각기다른모습으로완성된다는깨달음.

추천사

서사가얇아지고사고는쪼개지는시대에모처럼오케스트라의종합편성을가진글을만나는반가움.지적이고예술적인‘풀코스의파인다이닝’에초대받은기분이다.이런생각의근육을가진이가우리다음세대에있고더구나같은직장에서일했던젊은친구라니눈을비비고다시본다.한때‘벚꽃동산’의주인이었던할아버지할머니의시절,규범과도리에진심인아버지와그저모성일수만은없었던엄마,그리고나의길고짧은사랑들과다시다가오는사랑,최여정40년여정의모자이크를완성해가는재미도쏠쏠하다.
_조선희작가|《세여자》,전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사랑이무엇일까.대체사랑이무엇이길래.이런의문으로책을펼쳤다.이토록섹시하면서도지적인책이라니.사랑이라고소리내어읽고나니마음이먹먹해진다.사랑이찬란하고눈부신달콤함만이아님을알게된오늘이라서일까.책에서눈을뗄수가없다.그녀의글을따라연극을보고,책을읽고,영화를보며,사랑을하고이별을한다.글이참달지만시큰거려마음에손을대고“괜찮아.”하고말해본다.그새마음이환하고해사하게피어났다.참봄꽃같은책이다.온힘을다해생을사랑하고픈이들이이책을읽기를바란다.그럼에도불구하고사랑,그래도사랑.
―윤정은작가|《메리골드마음세탁소》

후딱읽었습니다.산문집을이렇게단숨에읽어보기도처음입니다.독자의마음을속속까지읽어가며씁니다.연극을깊이사랑해서일까요.말을그만두어야할때,지적으로인용을해야할때,감상에잠겨야할때를제대로압니다.그래서구애됨이없이막읽힙니다.시냇물이흘러가네싶을정도의천연그대로라서지루할새가없습니다.길어올린글들은가슴이나머리로짜내지않고,배로쓴게분명합니다.그래서마음에와서부딪히는말맛과말의힘에저릿저릿해집니다.솔직하면서풋풋하고,세련되었으나유기농스럽습니다.단언합니다.이산문집을읽고나면최여정과기필코와인한잔을하면서수다를떨고싶으실겁니다.문득그녀가소설을쓰면어떨까지극하게궁금해졌습니다.마지막챕터를덮는순간,제마음을곧장이해하실겁니다.
―고선웅연출가|서울시립극단예술감독

사랑이라는어쩌면가장뻔한희곡은누가,언제,누구와함께무대에오르는지에따라매번다른작품이된다.“같은희곡,같은무대라도어젯밤보았던연극이오늘과같을수없는”연극처럼.40대여성작가최여정의버전은청춘처럼마냥달뜨지도,노인처럼완고하게단념하지도않는다는점에서고유하다.연극과사랑을수려하게포개놓은이책을읽다보면,독자는찬란했기에더처절했던지난사랑이생생하게‘상영’되는경험을하게된다.
―최윤아한겨레신문기자|《남편은내가집에서논다고말했다》

보고,만지고,냄새맡기위한,객관적거리따위는없다.최여정은그냥안는다.아주강하고,때로는처절한끌어안음.그는자신이안고있는것이무대위의‘극’인지,자기가슴의‘혼’인지굳이구분하지도않는다.다만무대와현실사이의경계에서무수한크랙을내곤거기에유동하는무엇인가를들이붓는다.사랑?그래사랑!최여정의사랑은마치‘자성유체(ferrofluid)’같달까.나노단위로섬세하게부서진쇳가루는액체속에서도가라앉지않고영원히부유한다.말하자면읽는자의눈을액화해버리는문장.그의문장은순식간에스며들어누구도쉽게는예상할수없는모양을만든다.우리가사랑하려는모든것의모양.그게연극이든,인생이든.여기까지쓰고나니아무것도못쓰겠다.
―김성신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