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의 죽음 : 스페인 최고의 소설가와 고생물학자의 죽음 탐구 여행

사피엔스의 죽음 : 스페인 최고의 소설가와 고생물학자의 죽음 탐구 여행

$18.00
Description
·노화와 죽음에 대한 진화론의 대답
·스페인 최고의 지성들이 전하는 죽음에 대한 유쾌하고 지적인 탐구 여행
《사피엔스의 죽음》은 최고의 소설가와 스타 고생물학자가 만나 진화론을 풀어내 화제가 된 《루시의 발자국》(원제: LA VIDA CONTADA POR UN SAPIENS A UN NEANDERTAL)의 후속작이다. 《루시의 발자국》은 2020년 스페인 논픽션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는데, 《사피엔스의 죽음》 역시 출간 직후 스페인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독자들의 대단한 관심을 모았다. 현재 인간의 사회와 진화를 다룬 후속작까지 예고한 상태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소설가인 미야스는 전작에서와 같이 진화론 안내자인 아르수아가의 말을 어려운 과학의 언어가 아닌, 일반인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자연어’로 전달한다. 미야스는 독자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냉철한 아르수아가의 이야기를 소설과 같이 흥미진진한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이야기해 준다. 그리고 과학자 아르수아가는 미야스와 함께 생물의 진화의 흔적을 찾는 여행을 하며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알려 준다.

《사피엔스의 죽음》이 다루는 주제는 인간의 노화와 죽음이다. 이 책의 저자인 소설가 미야스는 75세의 노인이다. 늙음을 체감하고 죽음을 생각해야 할 나이인 문학가는 죽음에 갖가지 의미를 부여한다. 다분히 전통적이고 낭만적인 방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과학자인 아르수아가는 자연 선택이 바라보는 관점에서 냉철하게 노화와 죽음을 설명한다. 그것은 인간의 노화와 그로 인한 죽음은 결코 자연이 준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늙어 죽기 이전에 혹독한 환경과 천적, 부상 등으로 인해 죽음을 맞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문명은 인간을 자연 상태로부터 떨어뜨렸고, 인간은 늙음을 손에 넣게 되었다. 진화의 과정에서 수십만 년은 찰나의 순간이다. 그래서 자연은 우리가 늙은 이후에 얻게 되는 노화나 질병들을 걸러내지 못한 것이다.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을 봐도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10세가 넘은 강아지들은 대부분 급격하게 기운이 떨어지고 온갖 질병을 달고 산다. 이는 개들이 자연 상태에서는 지금의 반려견만큼 오래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개가 보유한 유전자의 생존 전략이 빨리 크고 번식하는 데 맞춰져 있어서다. 다 커서 번식을 할 수 있는 나이까지는 건강해야 하지만 그 이후의 나이까지 살아남기는 어려웠을 것이고, 따라서 늙어야 나타나는 생존에 불리한 유전자는 자연 선택의 대상이 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나이 든 강아지들이 온갖 질병과 노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인간도 마찬가지다. 즉, 인간은 자연이 미처 준비하지 못한 노화의 과정을 겪고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수많은 동물들의 진화 과정을 탐구해 온 고생물학자 아르수아가는 인간이 늙어 가고, 그로 인해 죽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한다. 보통의 인간이 죽음을 대하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그의 냉정한 진단은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간에게 위로가 된다. 진화론의 눈으로 봤을 때 인간의 노화와 죽음은 준비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선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자연 선택이 걸러내지 못한 여분의 삶은 오로지 인간의 몫이다. 죽음에 대한 온갖 철학적인 사유에도 불구하고 진화론이 정의하는 죽음이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 선택의 결과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피엔스의 죽음》에서 진화론으로 죽음을 살펴본 미야스와 아르수아가는 인간의 사회를 진화론으로 살펴보는 데까지 여정을 이어갈 것임을 암시했다. 인간의 진화 과정을 보여 준 《루시의 발자국》과 죽음의 의미를 알려 준 《사피엔스의 죽음》에 이어 진화론으로 사회를 설명하는 후속작까지 읽는 독자들은 현재 진화론의 핵심 이슈들과 그 의미를 깨우치는 여행에 동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저자

후안호세미야스,후안루이스아르수아가

스페인현대문학에서가장중요한작가다.국내에서출간된《그림자를훔친남자LAURAYJULIO》(2006)를비롯해,40만부이상판매되고스페인문학분야최고권위의플라네타상을수상한《이세상ELMUNDO》(2007),프리마베라상을수상한《프라하의두여자DOSMUJERESENPRAGA》(2002)등을발표했다.

비문학분야에서도뚜렷한족적을남기고있다.저널리스트로서스페인일간지〈엘파이스ELPAiS〉에정기적으로칼럼을기고하며,다수의권위있는언론인상을여러번수상했다.2020년에는스페인고생물학자인후안루이스아르수아가와함께인간진화를다룬대중서《루시의발자국LAVIDACONTADAPORUNSAPIENSAUNNEANDERTAL》을출간해베스트셀러목록에이름을올렸다.

목차

추천의글_이정모(전국립과천과학관장)
인류학자의길잡이_김준홍(포항공대교수)

0_카르페디엠
1_불멸의존재
2_빠르게살고,젊어서죽어,아름다운시신을남기자
3_에로스와타나토스
4_쾌락주의자가되자
5_할머니가설
6_벌거벗고신나게먹는
7_문제는크기야
8_나간살,들어온살
9_사자의먹이
10_속도를늦추자
11_나무인간
12_그들에게나줘버렸으면
13_비밀스러운삶
14_샹그릴라
15_장점과단점
16_여기엔프로그램된것이없다
17_붉은여왕

옮긴이의글_남진희

출판사 서평

·죽음에대한진화론적설명이가져다주는의외의위로

《사피엔스의죽음》은인간의진화과정에집중했던전작에이어,더욱흥미로운주제와함께돌아왔다.인간의노화와죽음이그것이다.문명이만들어진이래로인간은언제나불로불사를갈망해왔다.영원한젊음을유지하기위해불로초를찾고,죽음의공포에서벗어나기위해종교에의지했다.이렇게인간은노화와죽음을부정적으로보고극복하려고노력해왔다.

《사피엔스의죽음》은문명의출발과함께인간이만들어낸노화와죽음에덧붙여진이미지를걷어내고자연선택의관점에서노화와죽음의의미를알려준다.이에따르면인간은다른동물과마찬가지로,자연상태에서는여러가지이유로우리에게생물학적으로주어진수명보다빨리죽게된다.갑자기추워지거나더워져서,전염병때문에,배탈이나서,맹수의공격을받아서,상처를입어서.이렇게수많은이유로인간은대부분수명이짧았다.그과정에서우리의유전자는자연선택을받는다.젊을때질병을유발하거나장애를초래할수있는유전자는자연선택을받아발현될가능성이낮아지게된다.반면나이가들었을때몸에나쁜영향을끼칠만한유전자는자연선택의시야에서사라지게된다.대부분의인류는수명이짧았고,후손은젊을때낳기때문이다.

예를들어뼈를단단하게석회화시키는호르몬은칼시토닌을만드는유전자를보자.이유전자는늙으면관상동맥을석회화시켜동맥경화를유발한다.하지만대부분의인류는늙어서동맥경화로죽기전에다른이유로죽게된다.우리가젊었을때건강한이유는자연선택의결과다.하지만자연선택에서벗어난노년은온갖질병이우리를괴롭힌다.진화론에따르면이것은우리가늙어서가아니라자연선택이늙었을때생존에불리한유전자를배제하지못했기때문이다.문명이발생하고지금처럼상당수인구가노년기까지살게된과정은인간의역사로는긴시간이지만진화의시계로는찰나의순간에불과하다.그렇기때문에인간의노년은자연선택이미처따라잡지못한잉여의시간인것이다.

인간의노년은자연상태에서는이미죽음을맞았어야할인간에게자연이준선물이다.자연선택덕분에인간은활기차고건강하게젊은시절을보내고,자연선택이미처눈을돌리지못한노년에는세포의생명이다할때까지여분의삶을얻는다.인간의기준과관점에서노화와죽음은젊은시절을회상하며빠지는상실감과죽음의공포를어떻게극복할것인가에머문다.하지만진화의관점에서인간의노화와죽음은아예노년을겪을기회조차얻지못하는다른동물들에비해축복이라고할수있다.인간은40대이상이라면이미자연상태의죽음을넘어선시간대를살고있는것이다.이를깨닫는다면인간의노년은공포스럽고피해야할것이아니라자연스럽게받아들여야할자연의섭리라는것을이해하게될것이다.

[추천사]
“죽음이란자연이우리에게선사한선물이며,대부분의자연상태의동물들과달리노화과정을거칠수있는인간의삶이얼마나복된일인지깨달았다.”
_이정모(전국립과천과학관장)

책속에서

“생태계는변하지않고,언제나일정해요.따라서변하는것은개체인셈이지요.내가대학을다닐때생태학교수님은살아있는생명이많은곳에는죽음도많다고했어요.그렇지만나는사실그렇지않다고생각해요.생태계는변함이없으므로,죽음이존재하지않는다고생각하거든요.생명은불멸의존재예요.개체가대체될뿐이지생태계는전혀변치않아요.따라서죽음은없어요.혁신이있을뿐이지요.생물시스템은개체보다는훨씬더우위에있어요.”
_1.불멸의존재

연말에나는신분증을갱신해야했는데,9999년까지유효한신분증을발급받았다.실수인것같다는생각이들어이에대해추궁하자,70세가되면평생사용할수있는신분증을발급하고있다는대답이돌아왔다.평생나의신분을보장하는신분증을들고나는경찰서를나왔다.오히려이것은내신분을전혀보장하지않는것같다는생각이들었다.그리고이는국가가나를신분증을반납한사람으로,다시말해죽은사람으로간주하는것과같았다.
_2.빠르게살고,젊어서죽어,아름다운시신을남기자

그에게내지병을털어놓자,고생물학자는이렇게이야기했다.
“자연에는늙음도,노쇠도존재하지않아요.자연상태에서는완전하거나죽거나둘중하나만있을뿐이지요.”
“그러면성인병은요?”
“포식자로부터도망치기위해시속95킬로미터로달려야하는가젤이겨우시속90킬로미터로밖에달리지못한다면그것은이미죽은목숨이지요.”
_3.에로스와타나토스

“수의사들은동물들이품위있게늙을수있도록도와주는역할을해요.”롤라가이야기했다.“그런데우리자신에게는그런철학을적용하지못하고있어요.여든살이되어일곱가지약을먹는다고해서그것때문에우리가기분나쁘게생각할필요는없는데도말이에요.”
_3.에로스와타나토스

“자연에서는만성질환이없어요.이런병이생길정도의나이까지가질못하니까요.이런것은인간에게만있어요.대부분의만성질환은60세이후에발생하는데,심혈관,호흡기,신경계통의퇴화과정과관련이있어요.자연에서는아무도늙을때까지살지못하기때문에만성질환이라는것이없어요.”
_4.쾌락주의자가되자

“자연선택의눈에띄지않은유전자들의발현을우리는늙었다고하는거죠.이런현상은우리
인간이나우리가길들인동물만겪고있는것이고요.”
_4.쾌락주의자가되자

“그럼왜피부는노화하죠?”
“콜라겐의탄력성을잃기때문이죠.”
“콜라겐은재생이안되나요?”
“안돼요.우리에게는이런일을하는유전자가없어요.콜라겐을잃기시작하는나이가되면이미죽었어야하는거예요.장년층사람들이많이걸리는여타질병처럼알츠하이머역시우리가죽었어야하는그런나이에만나타나는거예요.그래서자연선택이제거하지못했던거죠.”
_9.사자의먹이
“앞에서한번이야기했던조지윌리엄스는이렇게이야기했어요.‘젊어서는뼈를단단하게석
회화시키는호르몬인칼시토닌을만드는유전자를한번상상해봅시다.그런데이유전자는늙어서는관상동맥의석회화(동맥경화)를유발하지요.’”
“여기에서길항작용이란말이나오는군요.”
“젊어서지나치게풍요를즐긴대가를치르는거죠.”
“같은유전자안에생명의동인과죽음의동인이함께머무는것이군요.에로스와타나토스라는,프로이트에의하면인간고유의두가지기본동인이말이에요.”
_9.사자의먹이

“바로이것이우리현대인들에게,동물원에서사는야생동물과우리반려동물들에게일어나고있는일이에요.자연에서는죽었을나이가지나면,해롭기는하지만늦게나타나는효과를만들어내는유전자들이발현하기시작하는거죠.종의오랜진화과정에서축적된것이말이에요.이를지치지않고반복적으로이야기할거예요.자연선택은유전자를운반하는개체가미리죽어발현되지않기때문에이런해로운돌연변이를볼수없어요.그런것들을보지못하니까제거할수도없는거죠.”
“바로이것이늙었다는것이군요.”
“맞아요.이것이늙음이에요.죽음의외적요인들이가차없이작용하기때문에자연에서는늙음이있을수없어요.”
_15.장점과단점

“아무튼과학을종교처럼믿는일은없어야해요.예전에는모든문제를기도로,다시말해9일기도를통해풀었어요.지금은사람들이문제에직면하면‘과학이해결할거야.’라고해요.아무것도포기할생각은없기때문에이렇게말하는거죠.날아다니는것을포기해야하고,아무생각없이에너지를소비하는것을멈춰야해요.그런데우리는아니라고하죠.그럴생각이없다고요.그렇다면해결책은마술적인성격일수밖에없는데,그것을과학이제시해야하지요.현실적인방법으로문제에맞설방법은없으니까요.”
_17.붉은여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