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김은 이번 생에 과감히 포기한다 (20대 암 환자의 인생 표류기)

잘생김은 이번 생에 과감히 포기한다 (20대 암 환자의 인생 표류기)

$13.00
Description
고통을 웃음으로 승화하는 회심의 역작,
20대 암 환자의 따뜻하고도 유머러스한 치유 에세이!
22세에 혈액암을 선고받고 꽃다운 청춘을 투병생활에 바치게 된 한 청년의 치유 에세이. 한창 외모에 신경 쓸 시기인 20대에 항암치료로 대머리가 된 것도 모자라, 혈액암이 코 주위에 발병해 급기야는 ‘이번 생에 잘생김을 포기’하기에 이르지만 저자는 마냥 절망하지 않는다. 이 책은 단순한 암 투병기가 아닌 인생의 희로애락이 그대로 녹아 있는 눅진하고 유머러스한 삶의 에세이다. 이제 갓 서른 초반이 된 저자의 목소리가 나이를 초월한 울림을 주는 이유는, 그가 한창 나이에 누구보다 죽음과 가까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문장 곳곳에 숨어있는 인생사에 대한 통찰들도 주목해서 읽어볼 만하다. 암이 아니라도 삶은 쉽지 않다. 이 책은 고통을 다루는 법에 대한 에세이다. 숨 가쁘게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청년부터, 암 환자를 가족으로 둔 사람에 이르기까지 누구라도 저자의 문장에 공명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김태균

저자김태균
22살에암에걸린9년차‘프로아픔러’입니다.어느날정말죽을것같은느낌이들어서유언처럼글을쓰기시작했습니다.회복한후로도주로아플때나외로울때글을씁니다.친구에게편지를쓰듯이지극히개인적이고맥락따위없이즐겁게씁니다.그래서진심은가득담겨있습니다.삶은마냥행복하지도그렇다고하염없이슬픈것도아닌그중간어딘가에있어서그런‘삶’을담은제글도그언저리에있습니다.모두가각자의슬픔이있습니다.그리고제글이약간의위안이되었으면좋겠네요.‘저런인간언저리놈도살아가는데…’라고생각하셔도좋고요.물론약간상처받겠지만,그건제가알아서해결할테니걱정하지마시길.그럼잘부탁드립니다.

목차

프롤로그_5

1부。제인생이그렇게슬프진않은데요
암환자는서로를닮아간다_13
감정이입의패러독스_16
거울앞에선동양인볼드모트_19
징징이를받아주는세상은없다_23
잠에서깨면언제나보라색초승달_26
세상은어쩐지블랙코미디_31
꺼져가는조명처럼나를기억해줘요_35
내비장의무기는아직손안에있다_38
아니,내말은그게아니라_46
아포가토의마음가짐_51
안전하게넘어지는법_55
무관심이때로는위로가된다_57
실험실생쥐의분노_62
지구를위협하는악당은항상영어를쓴다_66
생각을그만둔사람의하루_69
추억은꽃잎이되어흩날리고_73
안녕_안녕!_76
무균실의나날들_81
샴푸에치약을섞어먹는느낌_87
왜이겨내야하는걸까_90
꽃을버리는방법_94
마스크를벗는시간_98
이상한나라의암환자_102
소소한일기─#병원편_106

2부。프로아픔러가사는법
진주향이나는첫사랑_115
현모양처라는꿈_121
그녀의연애를응원하고있다_129
친구야,사는게뭘까_139
말을조심해서생기는사고는없다_147
어떤이가슬플때,누군가는웃는다_153
산자들의위로가오가는자리에서_160
모두가모두를잊어간다_165
상처를뜨거운물로지지면_170
비냄새는어떤냄새일까_173
양배추샐러드관계_178
잘생김은이번생에과감히포기한다_185
멍때리다내디딘삶의한발짝_190
누군가의뭔가가된다는것_200
별들처럼수많은가능성_206
부지런히살마음이딱히안드는데요?_212
살아간다는것은대체로슬픈일이다_220
역시말랑말랑한것이좋아_227
소소한일기─#일상편_234

에필로그_241

출판사 서평

제인생이그렇게슬프진않은데요

누구나인생에서각자가짊어진무게만큼감내해야하는고통이있다.허약하게타고난장기,지겹도록따라다니는지병등우리를아프게하는것들은만성적이고때로는끈덕지다.그런데잠깐,이청년은어딘지스케일이남달라보인다.카투사헌병으로복무하던22살겨울,평소보다유난히코피를자주흘리던그가어머니의손에이끌려간병원에서내린진단은청천벽력과도같은혈액암.그때부터청년은미적지근한삶과는영원히작별을고하게된다.
『잘생김은이번생에과감히포기한다』는22살에혈액암을선고받은저자의투병생활을유머러스하고도따뜻하게풀어낸신작에세이다.그런데저자는왜잘생김을포기한다는의미심장한선언을하는것일까.

수많은항암치료를거듭하면서얼굴이많이망가졌다.코부근에혈액암이발병했기에항암제를투여하면서코연골을비롯한주변의지방세포까지모조리죽어버렸다.뭐애초에얼굴로먹고살만큼잘생긴얼굴은아니었다는사실이약간의위로가되었다.조인성이나강동원의얼굴에서지금의상태가되었다면외모의갭이롯데타워정도의나락이기에충격으로즉사했을지도모르겠지만,나는뭐랄까후하게쳐주어도아파트3층높이정도의격차이기에떨어지더라도발목이삐끗한정도의아픔이려나.‘아…아프다’라고생각하며몸에묻은먼지를툴툴털어버리고제갈길가면그만인것이다.
-본문99p중에서

한창외모에신경쓸시기인20대에항암치료로대머리가된것도모자라,하필이면혈액암이코주위에발병했다.그때문에코가다무너져내리는사태가벌어지지만저자는마냥절망하지않는다.외모의갭이조인성이나강동원이입었을피해보다는경미하기때문에그저‘툴툴털고제갈길가면그만’이라는것이다.이책의제목‘잘생김은이번생에과감히포기한다’는이처럼극한의절망속에서한줄기피어난생의의지를가득담은회심의메시지라고볼수있다.

유머와슬픔을절묘한비율로섞어만든
독특한칵테일같은문장들


너무고통스러워서약에취해눈이감길때면‘아…,이정도로아프니까오늘밤에는결국죽겠구나.아무렴,몸이이런고통을견딜리가없지.안녕세상아.안녕어머니’라는생각을하다가‘아차.마지막으로세상에남긴말이간호사에게건넨〈아니요,이틀째똥을못눴어요〉따위로인생이끝나는건아무래도부끄러운데.아이제그런부끄러움따위는상관없으려나’같은생각을번갈아하며잠들었지만,다음날아침이면어김없이눈이떠지곤했다.
-본문43p중에서

항암치료과정에서느낀고통은문장곳곳에서생생하게드러난다.하지만그와동시에저자는장난기어린특유의자세를견지하면서때로는자조적으로,때로는해학적으로고통을승화한다.항암치료로반들반들한민머리가된자신의모습을『해리포터』의악역볼드모트와동일시하는가하면,흉부에찬공기를빼기위해호스를삽입하는순간에는그간빨대로뚫어왔던‘야쿠르트’들에게뜬금없는사과를하기도한다.물론절망은시시때때로다시그를덮친다.항암치료를포기하고충동적으로한적한도시에머물며한시기를보내는동안,석양이지는호숫가연인들틈에서그는스스로를‘회색빛사람’이라고묘사하며세상과는동떨어진자신의처량한처지를비관한다.그러면서어떻게든버티어나가다보니어느새항암치료는마무리단계에접어든다.그렇게1부가끝이난다.
『잘생김은이번생에과감히포기한다』2부에서는항암치료를마치고사회에복귀한저자가겪는다양한에피소드들이소개되어있다.저자는제2롯데월드공사현장에서막노동을하기도하고피시방에서요란한알바생활을하기도하면서단절되었던사회감각들을회복하는한편,암환자이기때문에느낄수밖에없는단상들을잔잔하게읊어낸다.화가난여자친구를보낸뒤‘암환자가무슨사랑이야……’라는넋두리를풀어놓기도한다.1부가침대를배경으로한서바이벌체험기였다면2부는보다경쾌한톤의일상편이라고볼수있다.
이책의미덕은단순한암투병기가아닌인생의희로애락이그대로녹아있는눅진한삶의에세이라는점에있다.이제갓서른초반이된저자의목소리가나이를초월한울림을주는이유는,그가한창나이에누구보다죽음과가까이있었기때문일것이다.문장곳곳에숨어있는인생사에대한통찰들도주목해서읽어볼만하다.
사람들은흔히자신보다못사는사람들을보면서위안을느낀다.이책역시그렇게읽혀도무방하다고저자는책날개에서자신의약력을밝히며호쾌하게얘기하지만,단지그것만으로이책의가치가매겨지기에는어딘지아쉽다.우리모두언젠가는죽기마련이고,암이아니라도삶은쉽지않다.이책의저자는선천적으로약하게타고난후각과코주위에생긴암때문에비가오는날‘비냄새’를느끼는사람들을신기해한다.꽃병에꽂힌장미한다발을보면서수액과영양제에의지해야했던자신과꽃을동일시하기도한다.그러나이내홍삼으로만든건강보조식품을빨아들이며생에대한의지를다지고나락으로떨어져가는자신을건져올린다.그런점에서이책은고통을다루는법에대한에세이다.그러니누구라도저자의문장에공명하고힘을얻을수있을것이다.

[책속으로추가]
하루는병원에서여자친구의부축을받으면서엘리베이터를기다리고있었다.그날도무슨검사를받으러가는중이었는데남들의시선에과민반응하며날카로워져있었다.엘리베이터가열리고인상을쓰며고개를들었는데젊은부부와5살정도의귀여운남자아이그리고눈한쪽이부어있는환자한명이타고있었다.문이열리자남자아이가고개를들고서나를바라보더니똘망똘망하고큰목소리로,옆에서아이의옷매무새를정리해주는어머니에게물었다.
“엄마!저아저씨는왜머리가없어?”
너무당당해서마치‘안녕하세오!저는몬테소리유치원햇님반김○○입니다!’라며자기소개를하는것같은말투였다.
순간주변의모두가당황스러워했다.아이의어머니는“어머머머,얘왜이러니,왜이러니!”라며당황스러워서어쩔줄을몰라했고회색롱코트를입고있던젊은남편은고개를숙이며연신죄송하다고말했다.엘리베이터구석의환자는끔뻑거릴수있는부어있지않은눈을빠르게깜빡이며어색하게서있었다.
“푸하하.”
그리고나는유쾌함에소리내어웃었다.발가벗은임금님이야기가생각났다.아이는보이는사실만을말했을뿐이고말속에는어떠한의미도조롱도없다.단순한호기심으로만가득차있었을뿐.괜찮다고말한후에엘리베이터에탑승했다.아이는계속바라봤고나는별로신경쓰이지않았다.그리고어쩐지그후부터는사람들이흘끗거려도화가나지않았다.
그아이는하늘에서나에게보내준천사가아니었을까.
-본문29쪽중에서

투병생활을하면서‘살아간다는것’과‘죽어간다는것’이이렇게나애매하게섞여있을수도있음을느꼈다.심장은꾸준히살아가는중이지만,암환자가된순간나는동시에‘죽어가는사람’이기도했다.암환자로살아가는인생은마치‘아포가토’의마음가짐으로살아가는것과같다고느꼈다.아이스크림처럼마냥달달한상황은당연히아니지만,그렇다고에스프레소처럼씁쓸하기만한인생을살아가느냐고묻는다면또그렇게한없이슬프기만한것도아니었다.달달함과씁쓸함의경계에있는애매모호한인생이라고나할까.
덕분에내삶의존재이유에대해조금은빠르고진지하게성찰해볼수있었던것은감사한일이었다.물론함께해서더러웠고두번다시만나지않기를바라지만,그럭저럭감사했다말하고싶다.
어두운밤하늘같은운명에행복이별처럼작지만,촘촘히박혀있었던투병생활이었다.그래서개인적으로는,암에걸렸다고세상끝났다는듯이눈물만흘리기엔어쩐지부끄러운마음이드는것도사실이었다.나보다훨씬힘들고어렵게투병하는사람도얼마든지많았다.암은불치병과는다르게그나마치료가능성이있는병이기도했고.
-본문51~52쪽중에서

책상에앉아무언가를할때면가끔장미꽃을물끄러미바라보곤했다.사실꽃을보는것은좋아하지만,집에장식하는걸좋아하진않았다.꽃을집에둔다는것이그녀의뿌리를서슴없이동강동강자르고가시를뽑은뒤,이파리도툭툭뜯어내고선물에담가생명을유지시키며그아름다움에흡족해하는행위라생각할때면썩유쾌한기분이드는것은아니니까.물론기계적으로도축된고기,온갖과일과채소또한즐겨먹기는해도,물병에담겨생명을유지하는장미꽃을볼때마다수액과항암제로생명을유지하던내가떠올라마음이답답해지는것또한사실이다.
내가잘하는것은맞는지,물을갈아주어야하는것은아닌지자꾸불안해서이파리를쓰다듬었다가혹시나안좋은영향을끼칠까봐얼른손을떼면서안절부절못했다.한생명을책임진다는것이이렇게나신경쓰이는일이라니.
-본문95p중에서

수많은항암치료를거듭하면서얼굴이많이망가졌다.코부근에혈액암이발병했기에항암제를투여하면서코연골을비롯한주변의지방세포까지모조리죽어버렸다.뭐애초에얼굴로먹고살만큼잘생긴얼굴은아니었다는사실이약간의위로가되었다.조인성이나강동원의얼굴에서지금의상태가되었다면외모의갭이롯데타워정도의나락이기에충격으로즉사했을지도모르겠지만,나는뭐랄까후하게쳐주어도아파트3층높이정도의격차이기에떨어지더라도발목이삐끗한정도의아픔이려나.‘아…아프다’라고생각하며몸에묻은먼지를툴툴털어버리고제갈길가면그만인것이다.
-본문99쪽중에서

코뼈가암으로썩어서그썩은냄새가코를통해나오고있었지만나는알지못했다.그후조직검사를통해암진단을받았고이미썩어버린코뼈대부분을제거했다.나중에들어보니군대의선·후임들은그저‘샤워는열심히하지만이를잘닦지않나보다…’라고생각했다고말했다.지금다시생각해보니까좀우습기도하다.샤워는하루두번씩꼬박꼬박하지만이를안닦아서썩은내가나는사람.나는그런이상한사람이되어있었다.
강한항암제를사용하는동안축농증도많이호전되었고,후각이꽤나돌아온적도있었다.돌아왔다기보다비정상적으로예민해진적이있다.어느날병실로들어온어머니에게서인공바나나향이났다.
“엄마어디서바나나향기가나는데?약간화학조미료같은…….”
알고보니1층로비에서바나나우유를드시고올라오셨단다.어쩐지우쭐해졌다.물론그직후,온종일굶는나를조금이라도먹여보겠다며가져온볶음김치냄새에몇시간을토해대는바람에볶음김치에대한거부감이트라우마처럼남아버렸기는하지만.
요즘도컨디션이좋은날에는가끔냄새를맡을수있다.덕분에궁금했던비냄새도맡아보고,풀향기라는것도느껴보았다.향수를뿌리고온친구한테“야!오늘너한테서좋은향기난다!”며칭찬도해줄수있고.그런날은온종일뿌듯하다.
나는‘향’에대한로망이있다.어쩌면내가평생을자유롭게누릴수없을지도모르는.이런나지만아이러니하게도삶의많은부분을향으로인지하고기억하며살아간다.좋아하는향기가나는글들이있다.쓸쓸한향기를가진추억들도있다.비겁한악취를풍기는사람도있고,서글픈향기의미소를지으며나를바라보는사람도있었다.물론“그게무슨냄새예요?”라고물어본다면나역시그때의친구처럼“홍시맛이났는데,어찌홍시라생각했느냐하시면그냥…,홍시맛이나서홍시라생각한것이온데…”라며대장금이되어버리겠지만.
-본문176쪽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