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의 배신 (길들이기, 정착생활, 국가의 기원에 관한 대항서사)

농경의 배신 (길들이기, 정착생활, 국가의 기원에 관한 대항서사)

$22.00
Description
《이코노미스트》 2017 최고의 역사책 선정
2018 코네티컷 북 어워드 노미네이트
“나는 내가 안다고 생각해온 바들이 얼마나
잘못이었는지를 깨닫고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인류학과 고대사 등에 관한 최신의 방대한 연구성과를 압축하여
기존 문명진보서사를 뒤집어엎는 도발적이고 매혹적인 문제작

호모사피엔스가 한곳에 뿌리를 내리고 점점 더 큰 공동체를 이루어 살게 된 과정은 보통 진보의 이야기, 문명과 공공질서, 건강 증진과 여가의 서사로 정형화되어 전달되어왔다. 하지만 정말로 정착생활이 이동생활보다 우월하고 매력적이었을까? 최신 연구성과와 고고학적 발견들은, 우리가 아는 고대사/인류사/문명사의 상당 부분이 잘못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인류는 어떻게 해서 결국 수렵·채집과 이동 생활을 버리고, 길들인 가축과 한 줌의 곡물에 의존하는 정착 농경 생활로 옮아가고, 오늘날 국가의 전신인 정치체제들의 통치를 받게 된 것일까?
이 책은 역사의 시원(始元)으로 눈을 돌려 국가와 야만을 다시금 새롭게 파악하고자 하는 제임스 C. 스콧 예일대 교수의 일관된 노력에서 나온 산물이다. 그는 우리 인류가 정착과 농경 생활을 피하려 했던 이유와 함께, 이동생활의 이점, 식물과 동물과 곡물이 과밀화된 환경에서 발생한 예견할 수 없었던 전염병들, 그리고 모든 초기 국가가 기반으로 삼은 곡물과 부자유 노동에 관해 심층적으로 고찰한다. 나아가 국가와 ‘야만인들’, 즉 비국가 집단 사이에서 지속된 긴장관계를 논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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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제임스C.스콧

저자:제임스C.스콧(JamesC.Scott)
예일대학정치학스털링석좌교수이자농경연구프로그램(AgrarianStudiesProgram)공동책임자.예일대학에서석사·박사학위를받았다.관습적역사서사에서간과되는이슈들이나,정치경제학적체제속으로통합되기를거부하는사람들에관해일관되게저술해왔다.이책《농경의배신》은‘역사적대항서사의대가’다운스콧의면모를유감없이보여준다.
한국에소개된저서로는《농민의도덕경제:동남아시아의반란과생계(TheMoralEconomyofthePeasant:RebellionandSubsistenceinSoutheastAsia)》(1979),《국가처럼보기:왜국가는계획에실패하는가(SeeinglikeaState:HowCertainSchemestoImprovetheHumanConditionHaveFailed)》(1998),《조미아,지배받지않는사람들:동남아시아산악지대아나키즘의역사(TheArtofNotBeingGoverned:AnAnarchistHistoryofUplandSoutheastAsia)》(2009),《우리는모두아나키스트다(TwoCheersforAnarchism)》(2012)등이있다

역자:전경훈
서울대에서불문학을공부하고같은대학국제대학원을수료했다.번역자들의모임인펍헙에서함께활동하며좋은책을발굴하고우리말로옮기는일을한다.옮긴책으로《20세기이데올로기:자유주의보수주의공산주의파시즘,1914∼1991》,《페미사이드:여성혐오살해의모든것》,《가톨리시즘:보고듣고느끼는가톨릭》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서론-누더기가된이야기:내가알지못했던것
국가와문명서사의역설|국가에제자리찾아주기|이책의개요

1장길들이기:불,식물,동물,그리고…우리
불|집중화와정착생활:습지이론|습지와정착생활|왜간과되었을까?|시간격차에주목하기|도대체왜심어서길러야하나?

2장경관조성:도무스복합체
신석기작물재배에서식물우리까지:경작의결과|도무스,진화의모듈|수렵민의사냥감에서농경민의가축으로|인간에게도나타난유사현상|우리를길들이기

3장인수공통전염병:완전한역학폭풍
고된노동과그역사|후기신석기시대다종생물재정착캠프:완전한역학폭풍|번식력과인구에관한단상

4장초기국가의농생태
국가형성의농업지리학|곡물이국가를만든다|성벽이국가를만든다:보호와가둠|글이국가를만든다:기록작성과판독가능성

5장인구통제:속박과전쟁
국가와노예|메소포타미아의노예와속박|이집트와중국|‘인적자원’전략이된노예제|약탈자본주의와국가건설|메소포타미아노예제의특이성|길들이기과정과노역및노예에관한짧은추론

6장초기국가의취약성:붕괴와해체
초기국가의병적상태:급성질환과만성질환|질병:과도한정착,이동,국가|생태살해:삼림파괴와염류화|정치살해:전쟁,그리고중심부의착취|붕괴를기뻐하며

7장야만인들의황금시대
문명과문명의반영(半影)|야만인들의지리,야만인들의생태|습격|교역경로와과세가능한곡물핵심부|어둠의쌍둥이|황금시대?


참고문헌
옮긴이의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국가에제자리찾아주기
-“중심에서의‘붕괴’란문화의소멸이아니라문화의재공식화와탈중심화를의미할가능성이더크다.”

“왜‘붕괴’를개탄해야하는가?붕괴가그려내는상황이보통억압적이고연약한복합체인국가가더작고탈중심화된파편들로분해되는것이라면,국가의붕괴를한탄해야할이유가있을까?”?266쪽

정착생활과경작이직접국가형성으로이어졌다고생각했으나,국가가등장한것은일정한경작지에서의농경이시작되고한참이지난뒤였다.농경은인류의안녕,영양섭취,여가생활에서위대한도약을이루었다고생각되었으나처음에는정반대의결과를가져온것이사실이다.초기국가들은그주민대부분을속박했으며,인구과밀상태에서기인한전염병이창궐하는일도잦았다.또한초기국가들은매우취약했고붕괴되기쉬웠다.이들국가가붕괴된뒤에이어진이른바‘암흑기’에인류복지가실제로크게향상되는일이많았다.국가외부에서살아가는생활이(곧‘야만인’의삶이)적어도문명내부에서살아가는비(非)지배계층의생활보다물질적으로더편안하고자유로우며건강한경우가많았다는것또한사실이다.
저자는국가의형성과유지·운영에반드시필요한조건들이소수의지배층을제외한‘국민’에게는자유를제한하고실질적삶의질을악화시켰거니와때로는생존자체를위협하는것이었음을입증한다.그러한초기국가성립의필수조건을집약적으로보여주는것이바로‘곡물’이다.쌀,밀,보리등소수의곡물이인류대부분의주식이될만큼주요작물로서광대한경작지에서집중적노동력투입을통해재배되어온까닭은안정적인조세수입과인력동원을전제로해야만성립될수있는국가의강제때문이었다.

정착생활과농경,문명과야만에제자리찾아주기
-“내가‘야만’이라는말을사용할때는‘비국가민족[종족]들’을반어적으로약칭한것이다.”

“우리가알고있는이‘야만인(barbarian)’이란,본래그리스인들이그리스어를사용하지않는이들을지칭하는말이었다.그안에는물론생포된노예들이포함되어있었지만,이집트인·페르시아인·페니키아인처럼상당히‘문명화된’이웃의사람들도들어있었다.‘바-바(Ba-ba)’는그리스어가아닌언어를조롱하듯흉내낸소리였다.이러저러한방식으로그[와같은]용어는,국가외부에서온사람들로부터자신들을구별지으려는모든초기국가에의해재창조되었다.”?57~58쪽

“그렇다면,수많은야만인은뒤쳐진원시인들이아니라오히려국가가유발한빈곤,세금,속박,전쟁으로부터벗어나기위해변방으로도주한정치적·경제적난민이었다.시간이흐름에따라국가가늘어나고성장하자,국가는이전보다훨씬더많은사람을압박했고그결과그들은국가를떠남으로써국가에대한감정을표시했다.넓은변경지대가존재한다는것은그들에게?19세기에서20세기초에가난한유럽인들이이주한신대륙과같이?폭동보다는덜위험한구제의방법을제공하는셈이었다.”―295~296쪽

정착생활과농경이후커다란두세계가분기(分岐)해존재하게되었다.하나는정착생활과도시및국가로이루어진문명세계고,다른하나는이동하며흩어져사는수렵민,채집민,목축민으로이루어진원시세계다.이러한표준서사에따르자면,야만인들은정착생활,농경,국가의국민되기등의변화를시행하지않고국가와문명바깥에남은사람들이다.저자는이러한관점이역사적증거에기초할때근본적으로그릇된것이고,그렇게오해된데는세가지이유가있다고한다.
이런‘야만인=비(非)문명인“이란관점은첫째,수천년동안정착생활과비정착생활의생계방식들사이에끊임없는교류와변화가있었다는사실,그리고그중간에혼합된여러선택지가함께있었다는사실을무시한다.곧농경은국가형성에필수적이었지만상황이변화함에따라택할수도있고버릴수도있는다양한생계방식의하나일뿐이었다.둘째,국가를세우고이를확장하는행위자체는대체로퇴거행위였다.그이전에그곳에존재했던인구집단중일부는국가에흡수되었겠지만다수는국가바깥으로쫓겨났을것이다.국가에인접한야만인집단들은실제로는국가형성과정자체로부터떨려난‘난민’이었을가능성이높다.셋째,국가는한번만들어지고나면국가안으로들어가야할이유만큼이나국가밖으로달아나야할이유또한많았다.국민의도주를촉발하는이유는전염병,흉작,홍수,토양의염류화,세금,전쟁,징병등대단히다양하다.
저자는국가(정착생활,농경,문명)로부터“도주하는이들가운데일부는이웃국가로가기도했지만,대다수는?특히포로와노예는아마도?변방으로떠나다른형태의생계방식을취했을것이다.그들은사실상의도적으로야만인이되었다”“국가가오래존재할수록국가에서쏟아져나와변방으로향하는난민들도더많아졌다”라고대담하게주장한다.또“국가공간을떠나변방으로향하는것이외부의암흑으로옮겨가는것이라기보다,해방은아니었다하더라도,더편안한환경으로옮아가는것으로경험되었음”을명확히밝히고있다.

“이동생활을하는민족[종족]들이상대적으로호의적인환경에서조차영구정착생활에결연하게저항했다는증거는무척이나많다.”
“적어도,현대생활의‘소여(所與)’인정착생활을인류역사의보편적열망으로해석할수있는근거는전혀없다.”
“야만인들과그부족들의영역은조세권과통치권이멈추는지점에서시작되었다.”
“임상적으로나구조적으로나,‘야만인’이란국가나제국에맞댄지위로이해하는것이가장좋다.”
“국가를이루고사는사람들과국가를이루지않고사는사람들,농경민과채집민,‘야만인’과‘문명인’은현실적으로나기호학적으로나쌍둥이다.”

이러한저자의명제는괄목할만한도발적분석이다.

책의내용

1장길들이기:불,식물,동물,그리고…우리
“‘길들이는주체’즉호모사피엔스는어떠한가?”
“한가지식물이나동물을완전하게길들였음을말해주는시험지가그식물이나동물이더는우리의도움없이는번식할수없다는것이라면,그렇다면마찬가지로,우리는불에너무나도적응한나머지불없이는존재할수없게되었다.토기를빚고,철을다루고,빵을굽고,벽돌과유리를만들고,금과은을세공하고,술을빚고,숯을굽고,음식을훈연하고,회반죽을만드는등등완전히전적으로불에의존하는기술들을무시하더라도,우리가순전히불에의지하고있다는말은절대과장이아니다.불은실제적의미에서우리를길들였다.”?71쪽

1장은불·식물·동물길들이기와,그것을통해가능해진식량과인구의집중화에관해다룬다.식물과동물을길들이는것은엄밀한의미에서정착생활에필수적이진않았지만,전례없는수준의식량과인구의집중화를위한조건들을창출했다.특히풍요로운범람원이나풍적토지대에1년내내물이끊이지않는지역과같이농경에유리한생태환경에서그조건들이실현되었다.저자는이러한지역들을“후기신석기시대다종생물재정착캠프(late-Neolithicmultispeciesresettlementcamps)”라명명하고있다.

2장경관조성:도무스복합체
“도무스라부르는문화적으로변형된인공적환경에서의생활”
“생계를위해길들인곡물과동물에더많이의존하게된이유가무엇이든,그것은경관변용에서질적변화가일어났음을의미했다.작물품종이변형되었으며가축도변형되었다.작물과가축이의존하는토양과사료도변형되었다.특히호모사피엔스가변형되었다.여기서‘길들이기(domestication)’라는말은다소축자적(逐字的)으로다룰필요가있다?이말은가구[집]를뜻하는[라틴어단어]‘도무스(domus)’에서왔다.도무스는경작지,씨앗과곡식저장고,사람들과사육되는동물들이전례없이한곳에집중화된독특한장소였다.이모두가한곳에모여공진화(共進化)하면서이전에누구도예상하지못했던결과들을낳았다.”?108쪽

2장은식물,인간,짐승을길들인다는의미에대한논의다.저자는“길들이기”는호모사피엔스가전체환경을자기가좋아하는형태로조성(변형)하려는현재진행형의노력으로이해되어야한다고말한다.“도무스에의해,국한된환경에의해,과밀한집단에의해,육체적활동과사회적조직의서로다른패턴에의해우리또한얼마나길들었는가?”우리는,하나의종으로서,스스로를길들이기서사의‘행위주체’로보려는경향이있다.‘우리’가밀,쌀,양,돼지,염소를길들였다는것이다.하지만아주조금다른각도에서문제를다시살짝만들여다보더라도,우리가길들인건바로우리자신이라할수있을것이다.

3장인수공통전염병:완전한역학폭풍
“후기신석기시대다종생물재정착캠프의주민을괴롭힌밀도의존적질병들”
“기원전1만년시기의세계인구는,매우신중하게추정해볼때,대략400만명정도다.그로부터5000년이지난기원전5000년시기의세계인구는겨우500만명으로늘었다.이는신석기혁명을통해정착생활과농경이라는문명의성취를이루었음에도인구가폭발적으로증가하지는않았음을의미한다.(…)인류가생계를위한기술면에서는진보했지만그토록오랜기간인구증가가정체되었다고하는이역설을설명할만한한가지가설은이시기가인류역사에서역학(疫學)적으로가장치명적인시기였다는것이다.”―139쪽

3장에서저자는초기신석기시대에일어난인구학적병목현상의주원인은과밀화에따른질병들특히인수(人獸)공통전염병(인수공통감염병,zoonoticdiseases:동물과사람사이에상호전파되는병원체에의해발생되는전염병)이라고말한다.신석기는이른바“농업혁명”(유발하라리역시《사피엔스》에서“역사상최대의사기”라고말한바로그것)을통해전례없이사람들뿐아니라동시에양,염소,소,돼지,개,고양이,닭,오리,거위가한데모여살기시작한시기였다.사람과가축과작물이한곳에집중됨으로써전염병이발생했는데,오늘날우리에게익숙한질병들?홍역,볼거리,디프테리아같은지역획득감염(communityacquiredinfection)?은초기국가에서처음등장한것이다.아울러저자는후기신석기시대에정착생활과과밀화에서비롯한질병들은점점더농경에의존하는식단곧여러필수영양소가결핍된식단과결합되어나타난현상이었다고말한다.

4장초기국가의농생태
“병아리콩국가나렌즈콩국가는왜없는걸까?”“곡물이국가를만들었다”
“그렇다면초기국가들에서곡물이왜그렇게커다란역할을했던걸까?이미길들인다른작물도있었고,특히협과(莢果)역시중요했다.중동에서는렌즈콩과병아리콩과완두콩이,중국에서는타로와메주콩이이미길들어있었다.이것들은왜국가형성의기초가되지못했을까?더욱넓게말하자면,왜‘렌즈콩국가’라든가,병아리콩국가,타로국가,사고국가,빵나무국가,얌국가,카사바국가,감자국가,땅콩국가,바나나국가는역사에등장하지못했을까?이작물중다수가다른곡물만큼이나인구밀도와영양가라는농업인구학적조건을모두충족한다.(…)곡물과국가사이단단한결합관계의핵심은오직곡물만이조세의토대로사용될수있다는데있다.”?177쪽

4장은국가의형성기반으로서‘곡물가설’(‘곡물이국가를만들다’)을분석해본다.사실상거의모든고전국가가곡물에기초했다는사실은분명한사실로,오직곡물만이집중화된생산,조세,전유,토지대장정리,저장,배급에매우적합했다.적절한토양에서자란곡물은과밀하게집중된국가의국민에게농생태(농생태학,agro-ecology)를제공한다.

5장인구통제:속박과전쟁
“노예없이국가없다”“초기국가에서이루어진부자유노동의역할”
“우리는국가가노예와인간속박을발명하지않았다는것을알고있다.셀수없이많은국가이전사회에서도노예와속박은있었을것이다.하지만강압에의한노동에체계적으로기초한대규모사회는분명국가에의해발명된것이다.”―233쪽

5장에서는고대국가를형성·유지하는과정에서일어나는강압의역할과관련된질문에답해본다.이는문명진보의전통적서사의핵심과직접연결되는것이다.또한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