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과전문직여성,전업주부와워킹맘,조강지처와불륜녀/내연녀/이혼녀등
1950년대부터현재까지미디어에재현된여성의이미지를중심으로
한국사회‘여성혐오’의기원과역사적전개과정,발생원인을추적하다
여성혐오현상은어느날갑자기생겨난것이아니다
한국사회에서여성혐오현상은이전부터지속되어오다가신자유주의시대이후가시화되었다.그러나여성혐오논의대부분이‘신자유주의’이후의상황만을언급하고있으며,여성혐오가어떤기원과경로를거쳐여성혐오라는감정의폭발상태를가져왔는지에대해설명하는연구는찾아볼수없다.일부연구가남성/남성집단중심의‘가부장제질서’를현시기여성혐오의주된이유로내세우기도하지만,가부장제이데올로기는오히려2000년대이전에더굳건했다는측면에서여성혐오현상의발생이유에대한세부적언급이필요하다.그래서시기별로여성/여성집단의이미지가어떻게배치/재배치되면서변모되는지그과정을추적할때,현재한국사회에서일어나고있는가족의존재성과여성혐오현상을더명확히설명할수있다.여성혐오현상은최근들어갑자기생겨난것이아니라이전부터계속되어온여성/여성집단에대한편견이사회적변화에따라재편된결과다.곧,한국의가부장제질서가어떻게변모·유지되고있는지설명해야할필요가있는지점이다.
“이책은한국전쟁이후부터현재까지를세시기─전후시기인1950∼1960년대/1970년대,산업화시기인1980∼1990년대,신자유주의시기인IMF외환위기이후부터현재(2020)─로나누어미디어에재현된여성혐오양상을살펴볼것이다.구체적으로는‘여대생’,‘전업주부’와‘취업주부(워킹맘)’,‘이혼녀’를중심으로한국사회의여성혐오현상을사(史)적으로추적한다.”(8쪽)
한국현대사속가족이데올로기의변모에서여성혐오의근원을찾다
가족은개인과사회·국가의원초적기반이라할수있다.당대의사회상을담아내는가족‘안방’극장의거의모든일일/주말연속극이가장많이호명/표상하는집단이바로‘가족’이다.(예컨대어느방송국의2010년대주말드라마제목은다음과같다.〈부탁해요,엄마〉,〈아버지가이상해〉,〈세상에서제일예쁜내딸〉,〈솔약국집아들들〉,〈며느리전성시대〉,〈가족끼리왜이래〉)
《한국의가족과여성혐오,1950∼2020》은한국사회에서여성혐오현상이어떤과정을거쳐지금까지오게되었는지를그역사적전개과정을규명함으로써살펴본다.구체적으로는시기마다여성/여성집단을대상화하는기준점이되는가족제도/이데올로기에,특히‘아버지’의형상이달라지는지점에주목해여성/여성집단의존재성이배치·재배치되는측면을분석하고있다.
한개인이아버지로서가족의생계부양등의의무를수행하는것은아버지인내가원해서거나아버지가갖는윤리적당위성때문이라여겨질수있다.하지만개인이아버지로서어떻게행동해야겠다는의도는사회의욕망에큰영향을받을수밖에없다.즉,사회적상황에따라가족이데올로기는달라지고,아버지,어머니,여대생,취업주부,전업주부,내연녀/이혼녀등의위치는그속에서배치·재배치된다.여성/여성집단에부여된‘혐오’도,아버지의‘윤리’가사회의욕망에따라만들어지듯,구성되는것에불과하다.
이처럼책은남성중심적한국사회의특질이나성대립을강조하기보다가족이데올로기안에서남성역시여성과함께그질서를떠받치는한축임을인식할필요가있다고말하는데가장큰미덕이있다.
“한국의많은남성은자신이가부장의권력을행사한적도없고심지어는남성이라서역차별을당하고있다고생각한다.여성혐오현상을해결하기위해서는남성중심적한국사회의특질을강조하기보다는가족이데올로기안에서남성역시여성과함께그질서를떠받치는한축임을인식할필요성이있다.가족에대한경제력과통솔권을가진아버지의존재성은모든시대에적용되는‘표상’이아니라특정시대에부여된‘역할’에가깝다.”(26쪽)
미디어에주조된여성혐오의스토리텔링,
미디어가여성을혐오적으로만드는메커니즘
〈“패륜의남편에실증낫소”─500만환위자료청구코이혼소송〉,〈여대생은단화를신으라─고대‘민족사상연’,이대앞서이색데모〉,〈치맛바람…‘부각하’‘사모님’유한매담족은천하기만해〉,〈스위트홈은왜깨지나─“이혼은남자책임이많은가봐요”〉,〈(‘맘키즈혐오사회’실태보고서)어쩌다엄마와아이는대한민국‘동네북’이됐나〉등의시기별신문기사.
〈침몰선〉,〈슬픔은강물처럼〉,〈창부의이력서〉,〈부딪치는육체들〉,〈나는초라한더블보다화려한싱글이좋다〉(에세이),〈여인들과진화하는적들〉,〈82년생김지영〉등의시기별소설.
〈여성상위시대〉,〈남자와기생〉,〈언니는말괄량이〉,〈치맛바람〉,〈저눈밭에사슴이〉,〈남자는괴로워〉〈비오는날의수채화〉,〈엽기적인그녀〉등의시기별영화.
〈사랑이뭐길래〉,〈신데렐라〉,〈아줌마〉,〈아내의자격〉,〈굿와이프〉,〈품위있는그녀〉,〈SKY캐슬〉등의시기별드라마.
《한국의가족과여성혐오,1950∼2020》은한국전쟁이후부터현재까지각시기에추구된가족이데올로기의얼굴을대중에게가장많은영향을끼치는신문,소설,영화,드라마등의미디어에형상화된여성/여성집단의이미지를통해들여다본다.이처럼여성혐오현상을여성학이론이나페미니즘적시각에만기대는게아닌일상의구체적실례를통해재현/고증해내는데책의또다른미덕이있다.특히책의중심이되는신문기사의경우,주제목에이어세부제목들까지소개하고있으며시각자료로도제공하고있어당대의사회분위기를생생히전달하고있다.곧,책은문화사/문화연구의측면도놓치지않고있다.
■책의내용
제1부여성혐오사회의대두,여성상위시대의오해
본격적논의를위한여성혐오의일반적소개와책의구성등에대해밝힌다.한국사회에서한국전쟁이후국가재건은모범적가장을중심으로가족제도의확립에서시작되었음과,이후국가주도의산업발전단계와경제발전,1997년IMF외환위기시기를거치면서가부장제가어떻게재구축되었는지를개략한다.
“한국사회에서성담론은가부장적국가주의의기획과연동되었다.1960년대산업전선에서박차를가해야할남성은안락한가정과모성적여성의서비스로써위로받아야했으며,여성의신체는남성의편안한안식처가되어야했다.동시에국가적기획이었던산아제한과가족계획은양적·질적으로적정수준의국민을생산/재생산하는것이목적이었다.이후한국사회는국가주도의산업발전단계와그에이은경제부흥기를맞게되면서1990년대이전까지는남성이책임감있는가부장과국가의전사(戰士)로서갖추어야할의지,믿음직스러움이라는덕목이비교적일관되게강조되었다고할수있다.그런데외환위기이후경제적어려움이악화되면서1900년대아버지중심가부장제사회의아버지상과어머니상과는다른형태의아버지상과어머니상이등장했다.”(28쪽)
제2부‘전이’의내러티브,동정과가십의여성들─1950∼1960년대/1970년대
1950∼1960년대에는남성은남성으로태어났다는생득적(生得的)자신감이있었고,그자신감을바탕삼은남성의폭력·축첩등으로여성이힘겹게살아가는상황이지적되었다.또한,아버지의외도로인해그가족구성원이경제적·정신적으로어렵게되는상황을막기위한목적에서남성의부도덕함이공론화되었다.그렇기에이시기일반부녀자들이혐오적존재로위치되기는어려웠다.바람난취업주부는엄중하게비판되고계도되기보다대중의말초적흥미를충족시키는존재로대상화되었다.그러나‘여대생’은고등교육을받은여성이상대적으로드문상황에서호기심과질투심의대상이되어혐오집단으로배치되었다.아직여성이대학졸업후사회적성취를하기는어려운상황이었으나,여대생은사회질서를위반할수있는잠재적존재로여겨졌기때문이다.그래서여대생은바람난취업주부보다더정숙하지못한형상으로형상화되었다.동시에1950∼1960년대/1970년대는여성이홀로경제활동을하는것이어려웠던시기라주부는이혼을선택하기어려웠고,남편에게이혼을당한여성은동정의대상으로그려졌다.
“1950∼1960년대/1970년대미디어는전이의스토리텔링기법을통해사회금기를위반한여성의불행한종말을자극적이야기로만들고있다.그래서사회에경종을울리기보다그녀들을과감하게흥미의대상으로전락시켜대중이소비할수있게했다.영화에나오는허랑방탕한여성들역시일시적으로관객의욕망을충족시키다사라진다.1980∼1990년대처럼타락한여성들을규율의대상으로취급하기보다영화를보는시간만큼은대중이마음껏즐기다가가정으로돌아갈수있게하는것이다.여기서주목할것은방탕한여성들의부정적속성과함께여성을종속시키는남성중심사회의어두운면모가함께부각된다는사실이다.이점에서상대적으로1950∼1960년대/1970년대는1980∼1990년대보다한국이남성중심의사회이고,아버지의잘못으로가족이힘겹게살고있음을인정하고반성했던시기다.”(40쪽)
제3부환상으로서의여권신장,노스탤지어로서의가부장제─1980∼1990년대
1980∼1990년대에는한국사회가성평등이이루어지지않았는데도여성과남성이성평등하거나여성이남성보다우위에놓인것같은분위기가주조되었다.이와함께모든사회문제의근본원인을가부장권위의추락과여권신장에서찾으려는경향성이나타났다.그래서무너진사회기강을바로잡기위해’모범적’가부장을중심으로성별분업에입각한가족질서가강화되었다.여기서주목해야할것은가족을등한시하거나성적으로방종했던아버지가존재했던과거를가족질서가바로잡혔던노스탤지어의시공간으로역전시키면서가부장제가구축되었다는점이다.그안에서가족구성원에게제대로대접받지못하고직장에서시달리는현재의아버지는위로의대상이되었고,무너진현재의가부장제질서는회복시켜야하는것이되었다.이와동시에1980∼1990년대에는아버지중심의가부장제가가족의정석이라는사실이‘환상’임을들출수있는여성/여성집단에혐오이미지가부여된다.
“첫째,1950∼1960년대에는기존의정숙한가족이데올로기를위협하는금기위반의주인공이었던여대생이1980년대이후에는청순가련한외모에사치를즐기고애정을구걸하는존재로주조된다.(…)이와마찬가지로,1990년대에이르면아이키우는일이사회활동과동등한것으로위치되어‘고학력주부’가가정의울타리안으로포섭된다.혐오의이미지로형상화되었던고학력여성이1990년대에능력맘‘미시’로존재성이뒤바뀌게되는것이다.둘째,취업주부의경우에는자신의성취감만을위해남편과아이를희생시키며그자녀들에게는문제가생길소지가많다는편견이생긴다.요컨대,여성의경제력을통제하려는전략이치밀하게나타나는것이다.셋째,그동안동정과연민의대상이되어왔던이혼녀는단란한가족을무너뜨리는최대의적으로위치된다.문란한성적타락자이자모성이제거되어남편의내연녀보다못한어머니가되는것이다.”(158쪽)
제4부남성성의패러다임전이,가족의재구성,여성간여성혐오의확산─2000년대이후
오늘날가족이데올로기의화두는20세기식가부장제의폐기와출생률의증가를위한평등한부부관계의확립이라할수있다.그런데신자유주의사회에서아버지가혼자벌어가족을경제적으로책임지는것은,소수를제외하고는,불가능하다.이처럼성별분업이불가능해진상황에서사회는그동안부정적으로간주되었던기혼여성의경제활동을당연하게만들수있는패러다임의전이를꾀하게된다.바로이과정에서문제가발생되었다.미디어에서갑자기아버지의권위가약화되고여성의사회활동이왕성해지는것처럼나타나면서,남성간경쟁에서져굴욕감을느끼는남성들의분노가사회가아닌‘여성’을향하게된것이다.남성의새로운경쟁자로서군복무를하지않고학점이좋은‘젊은’여성과전문분야에서남성만큼두각을나타내며가정일까지잘해내는‘워킹맘’이부각되면서남성은자신들이역차별을받고있다는피해의식에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