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 시대의 종말 (자유민주주의라는 꿈은 어떻게 악몽이 되었는가)

모방 시대의 종말 (자유민주주의라는 꿈은 어떻게 악몽이 되었는가)

$18.00
Description
베를린 장벽 붕괴 후 30년,
유일한 모범 이데올로기 같았던 자유주의가 위기를 맞은 것은
그 강요된 모방에 내재한 모순과 그에 대한 반동 때문이다
비자유주의적이고 반민주적인 혼란의 거센 파도가 불길하게 밀어닥치고 있는 세계에 관한 두 석학의 탁월한 통찰. 공산주의 붕괴 후 지금까지의 30년을 저자들은 ‘모방의 시대’라 명명한다.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이데올로기적 진화의 종점”이라고 말한 자유민주주의는 비서방 국가들이 본받아야 하는 유일한 모범 이데올로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 강요된 모방은 그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무시했고, 그 결과 불만과 분노가 쌓이고 이를 이용하는 지도 세력에 의해 반동적 움직임이 확산되었다는 것이다.
책은 세 가지 주요 모방 사례를 중심으로 이를 논증한다. 첫째, 서방 모방에 따른 대중의 불만을 이용한 중부유럽의 대중주의자들. 둘째, 패러디에 가까운 미러링을 통해 서방의 민낯을 까발린 러시아의 푸틴. 셋째, 모방모델로서 미국이 오히려 모방자들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선전해 당선된 트럼프. 민주주의의 위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진단하는 이 책은 세계 유수의 언론에서 호평받으며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2020년에는 제30회 라이어널 겔버상을 수상했다.
저자

이반크라스테프

IvanKrastev
정치학자.불가리아소피아의자유주의전략연구소장이며,오스트리아빈의인문과학연구소(IWM)종신펠로(fellow)다.저서로《변화하는집착(ShiftingObsessions)》(2004),《불신을믿는다(InMistrustWeTrust)》(2013),《무너진민주주의(DemocracyDisrupted)》(2014),《유럽이후(AfterEurope)》(2017)등이있다.

목차

서론:모방과불만
종말에대한의식|명명과필요성|모방의압박|분노의폭발

제1장모방심리
빛의소멸|정상성의부담감|삶은다른어딘가에있다|틈입자|굴복으로서의이민|참을수없는정상성의모순|새로운독일이데올로기|자유주의자출신의비자유주의|합창

제2장복수로서의모방
러시아수정주의의기원|서방의화법뒤집기|권력강화를위한민주주의흉내내기|부정선거의기제|모방의함정|성난목발잡이|폭로로서의모방|파괴적모방의막다른골목

제3장탈취로서의모방
분노의축|우리는우리가누구라고생각하는가?|‘환상적인민주국가’|미국의온실|경쟁자가된모방자들|이민을통한정체성도둑질|침투로서의모방|거짓말이메시지다|가면벗기|마무리

결론:한시대의마감
베이징의1989년|이데올로기위의당|도용으로서의모방|전향없이이룬강국|차이나타운이냐,용광로냐|모방의비애|위선없는세계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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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자유민주주의위기의원인에대한새로운통찰
1989년,미국의정치학자프랜시스후쿠야마는냉전은사실상끝났다며“서방자유민주주의는인류의이데올로기적진화의종점”이라고선언했다.“자유민주주의국가의기본원리는완벽하고더개선할여지가없”으며,유일한과제는“그원리를공간적으로확장하는것”이라고말했다.이후30여년이지난지금,애석하게도세계정세는그렇지못하다.2008년금융위기,시리아가인도주의적으로끔찍한상태로추락하는상황에서드러난서방의무기력,유럽의2015년이민위기,브렉시트국민투표,도널드트럼프의미국대통령당선,그리고2020년코로나19사태에서드러난서방위기관리시스템의취약성.무엇이문제일까?오바마가백악관을떠나는날,걱정스럽게그가했다는말이어쩌면중요한힌트가될수있다.
“만약우리가틀렸다면어쩌지?”
이는자유주의자들이냉전이후시기의본질을잘못이해했다면어쩌느냐는것이었다.《모방시대의종말》은바로그에대답하려는책이다.냉전의종말이곧자유민주주의시대의시작이라는환상이어떻게생겨났는지,그리고비자유주의적이고반민주적인혼란의거센파도가불길하게밀어닥치고있는세계에관해어떻게생각해야하는지를이해하기위한두석학의통찰이담겨있다.이에세계유수의언론에서호평받으며《이코노미스트》,《파이낸셜타임스》,《이브닝스탠더드》등에서2019년올해의책으로선정되었으며,2020년에는제30회라이어널겔버상을수상했다.

베를린장벽붕괴후30년,
유일한모범이데올로기같았던자유주의가위기를맞은것은
그강요된모방에내재한모순과그에대한반동때문이다
프랑스철학자르네지라르는모방이인간의조건가운데가장중요한본성이라고보았다.그는분노와갈등을불러일으킬가능성이가장높은것이욕망의모방이며,남의목표를모방하는것은경쟁심과분노,정체성에대한위협과연관된다고말했다.이러한모방의속성과그반작용이지난30년간자유주의체제에서발현되었다는것이두저자의핵심주장이다.한마디로베를린장벽붕괴이후선포된‘긴요한모방(imitationimperative)’의인식에대한반동에서오늘날우리가당면한문제들이생겨나고있다는것이다.
냉전기간동안세계는동방의전체주의국가와서방의자유세계로나뉘었고,중심갈등의주변부에있는나라들은진영을선택할권리와힘을가지고있었다(또는가지고있다고생각했다).장벽이무너진뒤상황은변했다.모방자와모방대상으로,민주주의를이룩한나라들과민주주의로이행하려애쓰는나라들로나뉜것이다.
1989년이후과거공산주의국가였던나라들이서방을모방하려는노력은각종이름잔치로나타났다.미국화,유럽화,민주화,자유화,확장,통합,화합,세계화등등.일괄적인서방모방은과거민주주의국가가아니었던나라들에서민주화로가는가장효과적인방법으로널리받아들여졌다.공산주의붕괴이후자유민주주의는새롭고도피할수없는정통이되었다.
하지만도덕적이상의모방은기술차용과달리존경하는상대를닮게하지만,동시에인정받기위해분투하는한가운데서스스로를자신답지못하게만든다.독창적이면서복사본이되어야한다는이자기모순적인요구는심리적스트레스를부를수밖에없다.이책은이처럼단극의‘모방시대’가의도치않은결과를가져왔으며우리가알게된1989년이후의‘긴요한모방’이자유주의에대한희망이악몽으로변한주요이유라고설명하면서주요한세가지사례를중심으로논지를전개한다.

세가지모방사례:중·동유럽,푸틴,트럼프
오늘날의세계적인반자유주의적저항의원천은1989년이후서방정치모델의표준적지위라고생각되는것에대한세가지반응들로거슬러올라간다고저자들은주장한다.이세반응은유사하고서로연관되어있으며분노로인해촉발된것들이다.

1.중·동유럽의대중주의자(Populist)들
이들이정치적힘을발휘하고있는것은국민의마음속에있는불만과불안을잘이용했기때문이다.공산주의소멸이후중·동유럽에는서방체제로의편입이당연한진로로제시되었다.패배한이데올로기를버리고승자의체제로개종하라는것이었다.유럽연합가입을위해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를도입하면곧잘사는서방처럼될것이라고했다.
그러나희망에들떴던순간이지나자바로문제가보이기시작했다.우선서방은현지의역사와전통을무시하고자기네체제를일방적으로심으려했다.식민지시대에종주국이식민지를대하던태도였고,2차세계대전후소련이들어와공산주의를강요하던것과다를바없었다.거기에이민위기가기름을부었다.안그래도청년층이대거서방으로빠져나가고민인데서아시아와아프리카의사람들이들어와빈자리를채운다면민족정체성이소멸할것이라는위기감이중·동유럽을엄습했다.
이지역의대중주의자들은바로이부분을파고들었다.이민을막지않으면곧그들이민자중심의세상이된다며이방인혐오를부추겼다.국경장벽을세우는것은그상징적인표현이었다.이런정서는서유럽에서도마찬가지여서이를노린대중주의정당이온유럽에우후죽순처럼생겨나세력을얻기시작했고,헝가리등일부국가에서는정권까지잡았다.

2.러시아와푸틴
러시아에게연방붕괴는초강대국지위를상실했다는신호였으며,따라서맞수미국과의세력균형을상실했다는신호이기도했다.러시아는하룻밤사이에막강한힘을지닌대등한경쟁자에서,지원을구걸하고미국의자문단이내민충고에고마워하는체해야하는무기력한존재로변해버렸다.그들에게는이상처받은자존심을어떻게회복할지가중요했다.
소련붕괴직후러시아의정치지도자대부분은민주주의를가장(假裝)하는것이완벽하게자연스럽다는것을알아차렸다.그들은1991년이전적어도20년이상공산주의를가장해왔기때문이다.1990년대러시아의‘모방민주주의’건설은어려운과도기동안정치개혁에매진하라는서방의압력을줄이는데효과적이었다.
2010년대들어서면서이같은민주주의위장은그유용성을다했다.그러자러시아의지도자들은분노를동력으로삼은패러디정책으로전환했다.러시아당국자들은서방의이상화된모습을모방해야한다는고압적이고무익한요구로보이는것에시달려,그들이가장끔찍한패권국미국의행동패턴이라고인식한것을모방하기로결정했다(mirroring).서방을그대로보여주어그자화자찬적인가면을벗겨내기위해서다.미러링은모방자가모델이라는자에게복수를하는방법이다.러시아의2016년미국대통령선거개입은비웃음을살정도로역설적인‘미러링’작업의가장두드러진사례다.
다시말해러시아당국자들은1990년대에정치가들의시민에대한책임성을모의실험한결과이제는민주주의적위장에모든흥미를잃었다.푸틴러시아대통령과그측근들은미국의정치시스템을모방하는체하는대신에,미국이다른나라의국내정치에불법적으로개입하는것을모방하기를선호한다.보다일반적으로,러시아는미국이국제규정을존중하는체하면서그것을어기는성향이있음을보여주고자한다.그리고이일을점잖게하면서미국에굴욕을안기고자신의분수를깨닫게해준다는목적을달성하려한다.

3.미국의트럼프
트럼프는미국이세계의미국화로가장큰손실을본나라라고선언함으로써대중과경제계모두의지지를얻었다.왜많은미국인은,자유주의적세계질서에대한미국의헌신이오히려가장큰취약성이라고외치는대통령을지지할까?미국이자기네를흠모하고모방한사람들에게이용당한피해자라는허접한이야기를1980년대에트럼프가처음그의전용주장으로내세웠을때는경제계나대중도진지하게받아들이지않았다.그러면2010년대에는왜그들에게크게들리기시작했을까?
답은미국의백인중산층과노동계급이어려움에빠지고,중국이과거독일이나일본보다더위험한미국의경제적경쟁자로떠오른데있다.백인유권자들은중국이미국인들의일자리를훔치고있다고생각하고경제계에서는중국이미국의기술을훔쳐간다고생각하게되자,미국이희생되고있다는트럼프의이상한메시지는이전에생각지도못했던엉성한신뢰성을얻었다.
이사례는모방자뿐만이아니라모델역시모방의정치학으로인해분노를품게될수있음을보여준다.그리고이경우에는자유주의적세계질서를건설한나라의지도자가이를허물기위해자기권한으로할수있는모든일을하겠다는결정을내릴수있음도보여준다.

모방시대의종말,그이후
그럼앞으로어떻게될것인가?저자들은결론에서‘모방시대’의종말과더불어새로운시대가열리리라는전망을보여주는사례로중국을든다.중국은서방을통째로모방하거나모방하는시늉을한것이아니라일부만모방했다.19세기에한·중·일3국에서각기동도서기(東道西器),중체서용(中體西用),화혼양재(和魂洋才)라불리던것을실천해,경제를발전시키기위해서양의기술을도입하되공산주의체제는유지한것이다.나아가,다른나라들을설득하거나강요해‘아시아적가치관’을받아들이도록하거나그들의정치적·경제적시스템에‘중국적특징’을색칠하도록부추기는것을추구하지않는다.그들은이데올로기나도덕적당위를내세우지않고세력과실리를우선시한다.따라서현재의G2체제는이전의냉전시대와는성격이완전히다를것이라고저자들은내다본다.또한이런새로운정세속에서자유주의역시지난30년간씌워졌던절대자로서의굴레를벗어던지고회복으로가는길을찾으리라는희망어린전망을내놓는다.물론이는어디까지나그런의식과의지가있는지도자가나타나고시민의힘이뒷받침되어야가능하겠지만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