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사회 (사이언스 픽션 1967 | 문윤성 장편소설)

완전사회 (사이언스 픽션 1967 | 문윤성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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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 최초 장편 SF 《완전사회》, 50년 만의 완전판 출간
“여기가 바로 한국 본격 SF가 태동한 성지입니다.”
1965년 [주간한국] 추리소설 공모전 당선작

20세기 중반, 전쟁의 참화를 뒤로하고 다시 번영하기 시작한 인류는 자신의 업적을 기념하고자 타임캡슐을 만드는 일에 몰두했다. UN은 타임캡슐의 궁극적인 형태로 ‘살아있는 인간’을 미래로 보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저온 상태로 오랫동안 잠을 자면서 육체의 노화를 저지하는 새로운 방식이 고안되었고, 과학계는 이 특별한 상태를 견뎌낼 수 있을 만큼 몸과 마음이 완벽하게 준비된 인간을 찾아 전 세계를 뒤진다. 질병 유무와 운동 능력부터 고도의 지적 능력까지, 가혹한 테스트를 통해 선택된 사람은 한국인 남성 우선구. 그는 어머니의 만류도 뿌리치고 미래를 향해 가기로 하고 오랜 잠에 빠져드는데, 이윽고 긴 잠에서 깨어난 그가 마주한 22세기 미래 지구는 여자들만 살아가는 여인천하!

“광대한 스케일, 면밀한 이야기 운행….
하여간 이것을 쓴 사람은 굉장한 천재가 아니면 엄청난 도적일 것.”
- 한운사, 극작가

“한국 SF 문학의 위대한 선구자가 남긴 세례”
- 박상준, 한국SF협회 회장
저자

문윤성

저자문윤성(文允成)
본명은김종안(金鐘安).1916년강원도철원에서태어났다.일제강점기시절지금의경복고등학교의전신인경성제2고보에재학중일본인교사에게반항하다퇴학당하고,홀어머니를모시기위해공사장,광산등에서노동자로일하며소설과시를썼다.독학으로설계와배관을익혀뒤에‘대승기업사’라는공조회사를차려운영하기도했다.
1946년단편[뺨]을[신천지]에발표하였으나문단활동을이어가지는못했다.51세가되던1965년[주간한국]의제1회추리소설공모전에《완전사회》로당선,1967년같은제목의책으로출간했다.이작품은한국최초의본격SF장편소설로평가받으며,당시기성문단에도큰충격을주었다.
작가는한국추리작가협회의초창기멤버로도활발히참여하며‘추리소설의과학화’를늘주장했는데,탄탄한과학적설계를바탕으로[덴버에서생긴일],[하우로드의두번째죽음],[붕운동회상],[전원랩소디]등많은단편을발표했다.장편소설로《일본심판》,《사슬을끊고》가있으며,희곡《상속자》와장편서사시《박꽃》을내기도했다.2000년8월24일수원에서별세했다.향년85세.

목차

머리말

1미래로의수면여행
2비커츠섬
3161년의잠
4소보논병원
5탈출
6탈출실패
7헤어지루
8진성선언
9고전문화연구원
10제5특수정보국
11시니팔
12내일의하품
13여인천하의내부사정
14샘앤교수
15홀랜의집
16세계정부반대세력
17탈옥소동
18다시형무소로
19소설[미래전쟁]
20밝은사회여,어서오라!

작품해설

출판사 서평

한국SF문학의위대한선구자가남긴세례
-《완전사회》재출간에부쳐-

30여년전,어느대학도서관에서문윤성작가의《완전사회》초판본을처음발견했던기억이새롭다.세로쓰기로조판된이두툼한책에서무엇보다도반가웠던건표지의제목위에쓰인‘사이언스픽션’이라는말이었다.한국창작SF문학사상최초의성인용장편소설로평가받는이작품은,1965년[주간한국]의창간기념추리소설장편공모에당선되어처음세상에선을보였고,1967년수도문화사에서단행본으로출판되었다.그뒤1985년에흥사단출판부에서두권으로나뉘어재간된바있으나제목이《여인공화국》으로바뀐채나왔고그나마곧잊히고말았다.오늘날이땅의SF독자들은이작품을접할기회는고사하고그존재조차모르는경우가대부분이었다.

그리고,이제2018년에이르러서야‘완전판’이라할수있는모습으로이책이재출간되는것은여느경우와달리매우각별한의의를지닌다.이작품은자신을제대로읽고평가해줄시대및독자들과만나기까지너무나오랜세월을기다려왔다.그어느때보다페미니즘과젠더평등에관한관심이첨예한지금시기에,마치이런상황을정확히내다본듯50년도더전에이런방향으로SF적상상력을과감하게펼쳐보였던《완전사회》의재출간은하나의사건이라불러마땅하다.

작가문윤성은빈약하기이를데없었던20세기의한국창작SF문학사에서독보적으로빛나는별이다.1916년강원도철원에서태어난그는일찍이일제강점기에작가로데뷔했고,2000년에타계하기까지스스로‘SF작가’라는정체성을분명히했다.그가작고할때까지도우리나라에는아동·청소년용SF를쓰는몇몇작가를제외하면내세울만한SF작가는물론이고SF팬덤조차실체가빈약했다.생전에한국추리작가협회의일원으로활동했던것도그만큼SF작가로서외로운존재였다는반증일것이다.

《완전사회》의주인공남자는타임캡슐에탑승한채161년동안잠자다가,지구에여성만존재하는미래세상에서깨어난다.그는처음에미래인들과상당기간서먹한관계를지속하게되는데,정확히말하자면미래인들이주인공의존재를쉽게수용하지못하는것이다.이런설정은아마도작가가작품의주제를최대한부각시키려고독자의관심을점층적으로끌어올리는구성이아닐까싶다.생리심리학,문화인류학적으로남성과여성사이에강력하게존재하는간극의확고부동함을새삼주의환기시키고,그럼에도불구하고결국은그것을극복하고그다음차원으로나아가야만한다는인류의실존적당위성을드러내려한것이라면과장된독법일까?

그에앞서,작품서두에서주인공이기나긴수면에들어간시대적배경부터흥미롭다.작중에서모든이들은어렴풋이인류문명의미래에대해막연한절망을지니고있다.이대로가면어차피막다른끝이기다리고있으리라는생각을공유하면서그극복을위한노력은애초부터포기하고그저인류문화의유산을남기고자하는공감대가형성되었음을암시한다.서사의시작이그야말로거대한비관주의가전제되는것에서부터비롯되는것이다.아니나다를까,작가는핵무기를사용하는3차대전이발발하여전세계인구의90퍼센트가몰살되는끔찍한역사를등장시키고그절망에서가까스로일어난인류가또다시4차대전의소용돌이에휩싸이는미래를이야기한다.이번에는핵무기를능가하는기상무기,생화학병기등으로세계인구가고작9천만명정도만생존한다는더참혹한전개이다.

작가는이런귀결의가장큰책임이바로과학자들에게있다고보았다.SF로서이작품이던지는묵직한주제중하나이다.이어지는역사에서과학자들은정치인들에게휘둘려왔던전철을더이상밟지않겠다며‘과학센터’를세워세계를직접‘통치’하기시작한다.이들은살아남은인류의전폭적인지지에힘입어단기간에비약적인과학기술발전을이룩하고세상을전에없던낙원으로탈바꿈시킨다.이렇듯초국가적인‘과학센터’가세계를지배했지만,인간사회의숙명인듯또다시갈등의씨앗은싹트고세상은속절없이5차대전으로치닫는다.그리고이5차대전이야말로인류최후의전쟁이라할만한여성과남성간의성대결로펼쳐지는것이다.

작가가그린,여성이지배하는미래세상은인류역사를독특한사관으로해석한다.‘왕후문화→웅성문화→양성문화→진성문화.’이를포함해서《완전사회》에는작가가실로많은공을들인것이역력한인문사회적상상력들이세심하게배어있다.과학기술적상상력도상당한수준이지만어쩌면그이상으로두드러지게인간과사회에대한독창적통찰이돋보인다.사회,교육,예술,가치관,관습등인류문화의사실상전분야를망라하며꼼꼼하게최대한의설득력을부여해서,스토리와는별개로이작품에등장하는각종설정만으로풍부한토론시리즈가충분히가능할정도이다.

작중에서흥미를끈또다른대목중하나는세계를지탱하던과학자들이일반인들로부터‘우주개발’의거센압력을받았다고묘사하는부분이다.과학자들은우주개발이실효가별로없다고판단하고다른분야의과학기술발전에더매진하고자했으나대중은동의하지않는다.작가가《완전사회》를집필한60년대중반당시는1957년의‘스푸트니크쇼크’이후지속된우주개발의진작분위기가한창이었고,미국의아폴로계획이달착륙을목전에두고거침없이진행되던때였다.그당시우리나라조차도과학기술과교육분야에서‘우주개발’을가장두드러진구호중하나로내세웠다는점을고려해보면,작가가우주개발에유보적입장인과학자지배집단을등장시킨것은상당히예리한포석이지않나싶다.당시에우주개발이라는명분아래경제성을사실상무시한채진행되었던미국과소련간의‘우주경쟁’이실상은체제경쟁에지나지않음을날카롭게통찰했던것이다.

한국의SF창작계가본격적으로기지개를켜고있는지금시기에문윤성작가의《완전사회》가이미존재한다는것은크나큰세례이자선물이다.이땅의SF독자들은말할것도없고,현재와미래를진지하게성찰하려는이시대의모든이들에게감히묻고싶다.이미50년도더전에제시되었던《완전사회》의상상력에과연당신은얼마나근접할수있겠냐고.

마지막으로,21세기들어《완전사회》를다시읽으면서가장인상적인부분을되새기고싶다.곱씹어볼수록그의미심장함이너무나무겁게다가온다.바로‘진성선언’이다.이대로남성들의반성없이불평등한관계가지속된다면오래지않아우리는곧현실에서이러한‘여성선언’을만나게되는날이오지않을까.

“우리는일체의낡은관념과그위에설정된모든제도를무시한다.개인의인생관으로부터부부의개념,가족제도,법률,사상,사회조직에이르는온갖낡은것은근본적으로파괴되어야할것을주장한다.”

“우리는모든분야에걸쳐남성의존재를부인하고이를제거한다.여성은상대성의입장이아니라인류유일의참된모습으로서존재한다.”

한국최초장편SF《완전사회》
“여기가바로한국본격SF가태동한성지입니다.”

20세기중반,전쟁의참화를뒤로하고다시번영하기시작한인류는자신의업적을기념하고자타임캡슐을만드는일에몰두했습니다.업계별로자신들의성과를지구여기저기에파묻었죠.문명의업적중에서가장위대한업적이라할과학계도예외가아니었습니다.타임캡슐의궁극적인형태로‘살아있는인간’을미래로보내기로한것이죠.이를위해기존의냉동인간을대신해영상2도의저온상태로오랫동안잠을자면서육체의노화를저지하는새로운방식이고안되었습니다.과학계는이특별한상태를견뎌낼수있을만큼몸과마음이완벽하게준비된인간을찾아전세계를뒤지죠.질병유무와운동능력부터고도의지적능력까지,가혹한테스트를통해선택된사람은한국인남성우선구였습니다.그는어머니의만류도뿌리치고미래를향해가기로합니다.그리고오랜잠에빠져듭니다.이윽고긴잠에서깨어난그가마주한세계는….

1967년,한국에서본격SF가등장했습니다.몇몇팬들은마치‘기억전달자’들이이야기를전승하듯이이작품을손에서손으로전달했지요.그전설적인소설을이제다시출간합니다.한국SF의시원을담은시금석,문윤성의《완전사회》입니다.
《완전사회》는기본적으로H.G.웰스의《타임머신》을떠올리게합니다.주인공의몸과마음이그대로인채로다른시간대의세계로향하는이야기입니다.대신《완전사회》의저온수면기술은오직미래를향해서만나아갈수있는,딱한번만사용할수있는타임머신이죠.우선구는겨우(?)161년뒤의미래로갔을뿐이지만,그사이인류는세계대전만수차례를겪으면서커다란변화를겪었습니다.이지구에는,이제단성생식을통해번식하는여성들뿐입니다.

이달라진문명속에서주인공이어떻게살아갈것인가가플롯의중심이되겠지요.《완전사회》가선택한방식은《걸리버여행기》와비슷합니다.우선구는여자들만살아가는지구에남겨진유일한남성으로서,자신의특이한정체성때문에우여곡절을겪으면서(우선구본인의표현에따르면)‘여인천하’의세계가어떻게구성되었는지를천천히파악해갑니다.그는도망치기도하고이런저런음모에연루되기도하지만,기본적으로는본의아니게‘여인천하’로표류해온이방인의태도를견지합니다.그는새로운세상의정치와문화가어떻게돌아가는지를파악하고관찰하면서이해하려고애씁니다.이는그가소설속의세계에서지속적으로이방인의태도를견지한다는뜻이기도합니다.우선구는자신을중심으로벌어지는사건들속에서묘할정도로수동적인모습을보입니다.그는일종의기폭제입니다.말하는중심소재라고할까요.스스로가내러티브를움직이기보다는자신으로인해요동치기시작한내러티브를관찰하는사람처럼(마치독자처럼)보입니다.

로저젤라즈니가이런작품을썼다면우선구는영화[셰인]의주인공같았겠죠.알프레드베스터가썼다면우선구는천재적인테러리스트가되었을수도있습니다.그러나《완전사회》는그보다이전시대의SF또는모험소설들과결을맞춥니다.내러티브의높낮이를섬세하게설계하고캐릭터에게복합적인매력을부여하기보다는새로운세상의신기한광경들을독자들에게보여주는것만으로도독자들의흥미를끌기에충분하다고본거겠죠.물론당시에는그랬을겁니다.《완전사회》는한국에서는본격SF의초창기에속하는작품이었으니까요.

그러나신기한세계를구경한다는컨셉트를가진소설은세월이흐를수록매력을잃어버릴확률이높습니다.발표당시에‘신기한광경’이었을상상력은후세의독자들에게는익숙한설정인경우가많으니까요.그래도《완전사회》의설정은지금봐도흥미로운설정들을갖고있습니다.특히여성의월경을없애기위해난소제거수술을하는‘두버무’들에대한이야기가인상적입니다.애초에임신도하지않고단성생식을하는세상에서굳이평생월경때문에고생할필요가있겠느냐는것인데,이두버무들은그와반대로여성의성적특성을우상화하는(이성간의성행위는거의신화가되어버렸기때문입니다)종교의발흥과각을세웁니다.코니윌리스의[여왕마저도]가떠오르는설정이죠(물론《완전사회》가먼저나왔습니다!).출산의고통으로부터해방되고단성종족으로살아가게된인류는생물학적으로자신들을규정하는생식시스템과성적욕망을어떻게풀어가야할지답을찾지못한상태입니다.말그대로설정상으로는‘완전사회’처럼보이는이곳도풀어야할고민이많은곳이었던거죠.우선구는이‘여인천하’가완벽한곳이아니고,누군가가계속무언가를개선해나가야하며,그과정에서자신역시할일이있다는걸알았을때비로소능동적인인간이됩니다.조심스러운회의주의자였던그가새로운세상에서'무엇을할것인가'라고고민하게되었을때,한참잠잠했던내러티브는부드럽게상승하면서결말로향합니다.

1967년에당대의독자들에게SF의가능성을소개했던작품을21세기에와서다시읽는건어떤의미가있을까요.부모님또는조부모님세대가쓰던오래된말투에담긴‘초창기SF’의내러티브를말이죠(그런면에서번역작품들은유리합니다.새로나올때마다그시대의스타일로옷을갈아입으니까요).《완전사회》가현대의걸작SF와어깨를나란히하기는쉽지않습니다.그러나오래된영화들이각기그시대의분위기를담고있듯이,그리고그분위기는다른시대에다시재현할수가없듯이,《완전사회》는SF뿐만아니라한국문학계를통틀어서도거의사라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