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베어 살인사건 (dcdc 소설집)

구미베어 살인사건 (dcdc 소설집)

$14.80
Description
“무엇이 가장 그리운가요?”
“포옹이요.”
제2회 SF 어워드 장편 소설 부문 대상 수상 작가
dcdc의 장르를 넘나드는 무차별적 해피엔딩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장르 작가 dcdc의 4년 만의 소설집. 《무안만용 가르바니온》으로 제2회 SF 어워드 장편 소설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후, 꾸준히 써 온 문제적 작품들을 모았다. ‘곰인형’을 소재로, SF와 미스터리, 판타지와 호러, 동화와 고전을 넘나들며 장르의 문법과 규칙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자신만의 매력적인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는 dcdc의 달콤하면서도 쓸쓸한 이야기 여덟 편! 많은 독자들이 오래 기다린 dcdc 두 번째 소설집의 엔딩은?

“그러므로 내 소설은 모두 해피엔딩이라고 봐도 좋다.
왜냐하면, 작가인 내가 그렇게 정했기 때문이다.”
저자

dcdc

영화배우김꽃비의팬.SF작가.지은책으로제2회SF어워드장편소설부문대상수상작인《무안만용가르바니온》과소설집《대통령항문에사보타지》가있으며,《이웃집슈퍼히어로》,《첫사랑위원회》,《근방에히어로가너무많사오니》등여러앤솔로지에참여해왔다.작법서《시나리오견적서》시리즈'히어로편’과'로맨스편’을집필했으며,웹진<아이즈>에SF서평을기고하기도했다.현재는창작문화공간<안전가옥>에서‘슈퍼히어로연구소‘라는이름의창작수업을진행중이다.

목차

01-나암왕국이야기
02-구미베어살인사건
03-월간영웅홍양전
04-구자형바이러스
05-비인가하교자문위원선홍지의청춘개론
06-버려진곰인형들을위한만가
07-손인불리심청전
08-곰인형이왔다

출판사 서평

dcdc의하이브리드원더랜드

어디에나이른바순혈주의자들이있습니다.자신이좋아하는분야의경계를정하고그안에속한것들을인정하는분들이죠.바티칸교황청부터마블히어로무비나스타워즈시리즈의팬들까지순혈주의자는세상모든관심사와연관돼있습니다.SF도마찬가지입니다.특히미국에서는몇몇SF상을둘러싸고보수주의자들과새로운세대들이대놓고맞서는중입니다.보이콧도심심치않게발생하고세력화도진행되고있죠.사실SF다운SF란무엇이냐,진정한SF의가치는무엇이냐같은논의는무의미합니다.장르란애초에반경이규정지어진개념이아니니까요.황희정승의일화를조금다른의미에서읽어보자면,좋은소란무엇인가,일을잘하는소인것입니다.이야기로말하자면재미있는이야기가최고죠.만약낯설다는이유로재미를느끼지못한다면,그건그냥유감일뿐입니다.어쩔수없지요.그래서‘밤과음악사이’가있고그런겁니다.

80~90년대에비교적고전적인의미의SF와판타지로장르의틀을구성한분들에게는dcdc의이야기가다소낯설게느껴질수있습니다.이이야기들을좀더자연스럽게느낄수있는분들이라면아마도90년대후반이후한국에수입된1세대라이트노벨을자연스럽게접한분들이실겁니다.부기팝이나풀메탈패닉,이리야의하늘같은수작들이일본아니메가성취한감수성을활자매체로성공적으로이식했었죠.좋은시절이었습니다.PC통신에서데뷔한뛰어난창작작가군이있었고,일본아니메는세기말의멋진성과들을보여주고있었고,일본문화수입제한이풀렸고,고속인터넷이본격적으로도입되었고….그수혜를받으면서장르소설및영상물에입문한세대에게는dcdc의스타일이익숙하게느껴질겁니다.

굳이이렇게사전설명을한이유가있습니다.dcdc의소설은확고한개성을갖추고있기때문에그개성을좋아하거나최소한납득을한후에야작품을제대로즐길수있기때문이죠.그리고이작가의개성은작가자신이책에서언급했듯이팬으로서의정체성과작가로서의정체성이섞여있다는점에서오기때문입니다.그가이른시기에작가로데뷔했다면독자층의호응을감안하며글을‘만들어내는’스타일을좀더일찍시도했겠지만,그는오랜습작생활속에서자신이좋아하는것들을글속에녹여내는특유의주제의식/스타일을정립시킨뒤에야작가로알려지기시작했지요.역시작가자신이말했듯이는dcdc만의장점이자단점입니다.

예를들어심리묘사의현실성을중요하게생각하는분들은이작품집을읽고당황할수도있습니다.작중인물들에게서는현실감각이거의느껴지지않으며,작가와마찬가지로자신이처한상황을자기만의방식으로표현하고자하는스타일리스트로서의욕망이존재합니다.dcdc의분신들이dcdc의이야기속에가득합니다.그리고그분신들이소설속에서만나는것들도dcdc가좋아하는것들로보입니다.이를테면대부분의여주인공들의용모나스타일이비슷하다는점을들수있겠지요.이일관된여주인공들의모델은배우김꽃비일수도있고(곧,아작에서다시나올《무안만용가르바니온》을참조하십시오),그냥이상형이거나제삼의인물일수도있습니다만,중요한점은그게아니라dcdc가자신의취향을세계관의일부로기꺼이사용한다는점입니다.dcdc의일부인등장인물은소설속에서dcdc가좋아하는것들과만납니다.‘나는내가좋아하는것들과함께살아간다’는팬덤스타일의판타지가리얼리티의자리를대신합니다.특별한의미에서의팬픽이랄까요.각각의단편을논함에앞서서이소설집전체가작가와작품사이의벽을조금특별한의미에서흔들고있음을느낄수있습니다.장담하건대시시한포스트모던소설의실험적인구조를헤집는것보다이작품집을살펴보는게더흥미로울겁니다.

물론이런‘팬’으로서의정체성은dcdc의(무척중요한)일부일뿐입니다.그가전략적으로짜임새를추구했을때쓰는작품은확실히'보통의'장르소설들과더욱가깝습니다.이런단편들의작가후기를보면다양한장치를고심끝에배치하죠.그가좋은작가인이유를여기서발견할수있습니다.그가고심하면서설계한작품들은확실히목표한대로움직인다는것이죠.이렇게잘짜놓은단편들과dcdc의팬심이글전체를장악한단편과실험적인단편과에세이에가까운단편이섞여서(각각의단편이어디에속하는지판별하는즐거움을위해여기서알려드리지는않겠습니다),이작품집은dcdc라는특별한개성을지닌작가의진면목을다양한각도에서조망할수있는결과물로탄생했습니다.따라서이책은두가지방식으로즐겁게읽을수있습니다.하나는독특한비현실감속에서재미있게꾸려진이야기자체를즐기는것이고,다른하나는그렇게전략적으로꾸려진작품들과그렇지않은작품들사이의비슷한점과다른점을합쳐보면서dcdc라는작가의특별한세계속으로들어가보는것입니다.일거양득이라니,가성비를따지는시대에이만한좋은선택이또있을까요.

혹시몰라단편라인업을첨부합니다.얼마나다양하고기발한이야기들인지알려드리려고요.

나암왕국이야기
옛날어느왕국에아리땁고냉소적인공주와그녀를사랑하는드래곤이살았습니다.그녀의환심을사고싶었던드래곤은이런저런구애멘트를날리다가그만저하늘의별이라도따주겠다고말하고말았는데….“따줘.”그래서문제가생겼다고합니다.

구미베어살인사건
잔혹하게훼손된시체옆에서발견된구미베어.연쇄살인인가?세상기구한팔자를가진고교생은어쩔수없이범인색출에돌입합니다.코믹하게각색된오츠이치풍의잔혹극으로시작했다가도중에변신하는스타일이재미있는표제작.

월간영웅홍양전
약한달주기로만활약하는‘월간영웅’,시간제여성히어로홍양의비밀은무엇인가.곰인형의탈을쓴테러리스트는한청년을납치해그비밀을알아내고자합니다.그런데어째서인지대화는연애상담으로흘러가고….

구자형바이러스
어느날부터구자형을너무좋아하는청년만빼고세상사람들이구자형같은목소리로말하게됩니다.어째서.그리고세상모두가구자형의목소리를내지못하는청년을뒤쫓기시작합니다.왜?

비인가하교자문위원선홍지의청춘개론
야자를빼먹고싶은데특별한변명이생각나지않을때,모처화장실을개조한사무실을방문하셔서선홍지를찾아주세요.간단한트릭부터인간의성격적특징을이용한큰그림까지두루이용하는천재적인하교전문가니까요.

버려진곰인형들을위한만가
버려진곰인형들이모여서노숙하는데가어딘지아십니까.그들이아직갖고있는(또는버릴래야버리지못한)꿈은무엇일까요.한방송의다큐멘터리팀이그들을취재했습니다.

손인불리심청전
심청전어레인지.‘어이거곡성인가,패러디물인가’라고시작하는데,그끝이심히창대합니다.역사와전통을자랑하는세계였네요.

곰인형이왔다
이게어떤종류의이야기인지몇페이지만에바로이해하는분들이계실겁니다.진심으로,그이들모두에게행운이함께하기를바랍니다.

[작가의말]
<나암왕국이야기>

소재자체는중학생때떠올린소재다.인물들도마찬가지고.내뿌리중하나는동화다.그리고언젠가는반드시동화를쓰겠다는목표가있다.하지만인격적으로하자가있어서인지동화를쓰려고하면언제나일단동화는아닌무언가가나온다.이작품도내가만들어낸,일단동화는아닌무언가중하나다.
귀엽고포근하고‘샤방샤방한’이야기를쓰고싶었는데불곰의박제가나오는순간부터많이엇나가버렸다.아니,애초에그냥무리였을수도있겠다.하지만일단화살을쏘았고그방향이노린곳과아니더라도무언가를맞히기만하면되는것이아닌가싶기도하다.뭐를맞혔는지자평하지는않겠다.
결말부의별사탕부분은나름타협한결과물이다.원래내성격대로라면인공태양을만들기위해핵융합마법을시도하다가주문을잘못외워서핵폭발이일어나왕국이멸망하는이야기를썼을텐데동화를쓰자는목표탓에별사탕정도로목표치를낮춘것이다.만약초안대로갔다면하드SF로분류되었을지도모르겠다.
많은사람들이쟤또저런다고짜증을내게될지는모르겠지만,이작품은SF라고생각하고썼다.배경은판타지세계관이지만가벼운수준의천문학적지식이나운석이지표면을강타했을때일어날사건의묘사들모두과학적으로다루었으니까.

“내입으로말하는것도그렇지만,SF작가들은멍청할정도로로맨틱한부분이있다.착각하면안되는것이,여기서강조하고픈부분은로맨틱이아니라멍청함이다.하늘의별을따다주겠다고하면원리는같으니소규모의핵융합으로수소폭탄을터뜨리고,몇백년이든너를기다릴수있다고하면인공동면장치를만들거나아광속의속도로우주를떠돌며시간을보낸다.도무지비유라는걸이해하지못하는맥락맹에눈치라고는없는멍청한인간들이다.그리고그래서좀귀엽다.내입으로말하는것도그렇지만말이다.”
?“먹고기도하고SF를보라”,기고문

위인용문은예전에내가쓴김보영작가님의《당신을기다리고있어》서평중일부다.이서평처럼<나암왕국이야기>도나스스로가SF적으로귀여워보이려고쓴소설이다.SF에있어서든귀여움에있어서든성공했다는이야기는아니다.일단의도는그랬고시도는해봐야만했다는변명을남긴다.
별의개념에있어항성과행성그리고유성은의도적으로구분하지않았다.왜굳이이것이의도적이냐고밝히느냐면,몇몇과학강연에서과학자들에게항성과행성그리고유성을다별이라고눙치지말라는지적을받은경험때문이다.하지만애초에별이라는단어가폭넓은개념으로사용되어온역사를무시하는것이야말로비전문적인일이지않은가?세상에참별걸로따지는사람들이많다.


<구미베어살인사건>

이책은더욱작고얇은판형이었으면했다.곰인형을주제로한아기자기한사이즈의귀여운표지마저갖춘상품을만들고싶다는,뭐그런장삿속때문이었다.하지만가급적분량이더있었으면좋겠다는출판사의제안에까짓뭐하나새로쓰지하고는<구미베어살인사건>을썼다.그리고는덜컥이작품이표제작의자리를꿰찼다.이것도다인연이려니.
뭐가됐든곰인형이나그비슷한게나오는거로한편써야지싶다가고른소재가구미베어였다.언제나구미베어같이귀엽고앙증맞은음식들이납득이가지않았다.입안에넣고잘근잘근씹을것이면서저렇게까지귀엽게만들다니.가학성마저느껴지는디자인이지않은가.
이의문은결국구미베어처럼잘린사람의시체이야기를쓰자는결론으로이어졌다.하지만이결론은도대체왜구미베어처럼시체를잘라놓는가,또그렇다면그살인도구는무엇인가라는다음의문으로이어졌다.그리고언제나와같이대답하기힘든질문에는농담으로도피하는버릇이도져이런내용의글을쓰게되었다.
오래전부터이소설같은분위기가있는작품을쓰고싶었다.자아도취형연쇄살인마이야기는정말이지질색이지만모로호시다이지로의<시오리와시미코>시리즈나타카하시요우스케의<공포학교>그리고영화<아담스패밀리>처럼코믹한호러물을동경했기때문이다.무서운것,두려운것,외경스러운것으로치부되는요소들을우스꽝스러운것으로전락시키는일은내게있어무척중요한테마다.
<구미베어살인사건>은완전히엉터리에허무맹랑한글이다.내가사랑하는수많은작가님과관계자들을배신하는말이지만나는그분들이‘SF를공상과학으로번역해서는안된다’라고말씀하시는것을듣기전에이미공상과학이라는개념에오염된지오래다.그래서이런글을쓰는데도아무런죄책감이없다.무엇보다내계보는일본SF의‘스코시후시기’에가깝기도하고말이다.
나는오래전부터“일본책들이잘팔리니까가짜로일본식필명을만들어서일본작가인척을하고일본등장인물이나오는소설을쓰겠어!”라고헛소리를하고다녔다.필명도이미정했다.‘우소다소우’라고.‘무라카미하루히’나‘스즈미야하루키’등의필명도고민해봤지만,혹시나누가진짜로착각할까봐일부러엉터리나다름없는이름을지었다.어디선가우소다소우와마주치시면얘또이러는구나하고웃어넘겨주시길.
이작품은<도깨비시장에서만나요>라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