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 (반다나 싱 소설집)

자신을 행성이라 생각한 여자 (반다나 싱 소설집)

$14.80
Description
“이제 알았어, 난 행성이야. 여자, 아내, 어머니 그런 거 말고.”
어슐러 K. 르 귄이 극찬한 인도 출신의 페미니즘 SF 작가,
더 이상 아내이기를, 어머니이기를, 여자이기를 거부한 바로 당신의 이야기!

아내가 선언했다. “마침내 내가 무엇인지 알았어. 나는 행성이야. 나는 인간이었고, 여자였고, 아내이자 어머니였지. 나는 내게 그런 거 말고 뭔가 다른 건 없을까 늘 궁금했어. 이제 알았어. 난 행성이야.”
어리석은 남편은 대답한다. “당신은 행성이 아니야, 미친 거지.”

어느 아침 잠에서 깬 여자들은 발견한다. 낯선 침대 위 낯선 짐승이 옆에 누워 있는 것을. 그리고 그 짐승이 한때 사랑했던, 혹은 거의 사랑한다고 생각할 뻔했던 남편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녀들은 여행을 준비한다. 신화와 설화가 잉태한 꿈이 있고, 수학과 물리가 힘겹게 밝혀가고 있는 비밀스러운 우주의 신비가 있는 미지의 세계로. 어리석은 남편들은 아내의 마지막 경고를 새겨 들었어야 했다.
“아직, 나는 당신을 떠나고 싶지 않아, 아직은.”

어느 날 자신이 사랑하는 소설 외에는 아무것도 만날 수 없을 때(혹은 만나고 싶지 않을 때), 그때 ‘우주 저 너머로’ 가는 이야기를 집어 들고 마는 외로운 SF 독자의 친구들이 가득한 책, ‘가장 덜 SF다운 SF’의 경계에서 부드럽게 당신을 위로해 줄 어느 여름밤 꿈 같은 이야기들. 어서 오세요. 반다나 싱의 따뜻한 우주입니다.

“가장 유망하고 독창적인 젊은 작가” - 어슐러 K. 르 귄
“끝이 보이지 않는다. 계속 새로운 시작이다.” - <워싱턴 포스트>
저자

반다나싱

인도출신의SF작가이자이론물리학자로,인도뉴델리에서나고자랐다.어릴때부터자연에대한관심이많아고등학교시절에이미환경운동그룹을결성해활동했고,인도에서시작해전세계로퍼져나간여성주의환경운동인칩코운동을통해페미니즘을만났다.칩코운동은테니스라켓제조회사인사이먼이히말라야산간의호두나무와물푸레나무를벌채해원목을생산하려하자100여명의마을여성들이나무에몸을묶은채저항하며시작된운동으로,반다나싱은이운동을통해인도에뿌리깊은카스트와계급및경제적문제들이나머지90%의삶을어떻게결정하는지를직접적으로깨닫는패러다임의전환을경험했다고밝혔다.

반다나싱이대학에서물리학을전공한것역시자연에대한관심사의확장으로,공부를계속해미국에서이론입자물리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그후인도첸나이에있는과학연구소에서일하다가,결혼과함께미국보스턴으로이주해지금까지살고있다.육아및“취업시장의포화”로학계를오랫동안떠나딸을홈스쿨링하며지내다가,딸과남편,동생의독려로SF를쓰기시작해2002년단편<다락방>을잡지<폴리포니>에싣기시작하며본격적인작가의길에올랐다.이후꾸준히비평가들이주목하는SF작품을계속발표하는동시에,다시학생들을가르치기시작해현재매사추세츠주의프레이밍햄주립대학교에서물리학및지구과학교수로재직중이다.최근에는북극기후변화에대한사례연구등을진행하고있다.

반다나싱의단편들은영국SF협회상및제임스팁트리주니어상,로커스상최종후보에꾸준히오르고있으며,2008년칼브랜든소사이어티상을수상했다.칼브랜든소사이어티상은SF와판타지,호러등의분야에서유색인종에대한차별에항의해백인이아닌작가들의작품만을선정대상으로한정해유색인종작가들의작품활동을격려해왔다.작가의첫소설집인이책《자신을행성이라생각한여자》의영어외언어로의번역은2016년프랑스에이어한국이두번째이다.2018년반다나싱은두번째소설집《모호한기계》를출간했다.

목차

허기_7
델리_37
자신을행성이라생각한여자_73
무한_99
갈증_155
보존법칙_189
은하수에대한세가지이야기:성간여행시대의신화들_223
사면체_239
아내_287
다락방_307

작가의말/사변소설선언문_339
감사의글_345

출판사 서평

여성주의SF에대해사람들이갖고있는생각은SF라는장르에대해가진생각만큼이나다양합니다.누군가는팻머피를떠올립니다.실험적이고전위적인여성주의작품을썼죠.이에따르면여성주의소설은기존의권위적인소설작법에대항하거나혹은그와는아주다른세계를따로구축하려는것처럼보입니다.그보다더냉소적인세계관을지녔지만,SF의클리셰를충분히활용했다는측면에서는제임스팁트리주니어가있겠죠.반면에할란엘리슨풍의전위적인작풍을가져와서여성주의의메시지를입력시킨,초창기의옥타비아버틀러를예로들수도있습니다.그런가하면코니윌리스처럼전면에는전혀여성주의가드러나지않지만(그래서그녀는비판받은적이있고,그에대한응답으로단편소설을썼으며,덕분에팬들은기막힌단편<여왕마저도>를얻었습니다)장르의작법내에서여성의캐릭터를계발하는데오랜노력을기울인작가도있죠.신화와과학과시를공평하게사랑하는어슐러K.르귄은어디쯤있을까요?캐릭터의성별을절대밝히지않은채스페이스오페라를쓴앤레키는어디에속할까요?SF의세상은무척넓습니다.그경계도가지가지죠.

이번에소개해드릴작가는반다나싱입니다.그다양한여성주의SF의어떤한계를,경계를보여주는작가입니다.하드코어한경계일까요?아니,반다나싱은그와는정반대지점에있습니다.만약SF가어떤경이감을안겨주면서독자의마음을먼곳으로보내주는거라면,반다나싱의단편들은‘가장덜SF같은SF’로부를수도있을것입니다.이단편들은지상에뿌리박고있습니다.그녀가인도신화와그에기반한환상,여기에과학지식을엮어외삽장치를만들어내는모습은어슐러K.르귄의후예처럼보이지만,나머지절반은현대인도사회의막막한현실을살아가는이들을묘사하는데바쳐집니다.특히여성등장인물의심리묘사가풍부합니다.이인물들의시선을빌어사회를관찰하는반다나싱은외부의작은움직임과징후를포착하는데탁월한능력을보여줍니다.그리고그렇게수집한디테일을작품속에차분하게배열하죠.여기서떠오르는작가는SF와는관계없는사람,줌파라히리입니다.그저문장을잘만든다거나낭만적인분위기를지녔다거나해서가아닙니다.그런SF작가들은꽤많으니까요.

그러나반다나싱의단편에서‘현실’은신화-환상-과학의세계로부터격리되고대비됩니다.반다나싱의단편에서는르귄의세계와줌파라히리의세계는공존하지않고서로떨어져평행선을달립니다.그리고이두세계사이에는깊고어두운간극이있습니다.바로그간극이반다나싱의세계입니다.《자신을행성이라생각한여자》의작품들에등장하는주요인물은모두이간극에갇힌채출발합니다.이들은현재자신이몸담은곳뿐아니라아직미지에속한다른세계가존재한다는것을알게됐지만,그중어느한쪽에완전히발붙이지못하고방황합니다.그런데미지의세계는얼마나아름다운지요.거기에는신화와설화가잉태한꿈이있고,수학과물리가힘겹게밝혀가고있는비밀스러운우주의신비가있습니다.반다나싱의등장인물들은모두저미지의세계에매혹됩니다.그리고거기에매혹될수록현재의세상,특히현대인도의답답하고꽉막힌사회는더욱버티기힘들어집니다.

결국반다나싱은현대인도사회와대비시킬수있는열린세계를보여주고자SF적인장치를사용하고있다하겠습니다.반다나싱의작품속SF요소는현대사회를살아가는이들의좌절된꿈과환상입니다.이꿈과환상은작품에따라다르게작동합니다.어떤이는SF를탐독하는일이자신을옭아매는현실너머를소망하게만드는일종의신앙같은것임을받아들이고,어떤이는그꿈의에너지를자신의몸에받아들여이세상을떠나고,세상의신비로운원리를간파한어떤이는그럼에도불구하고여전히무기력한현실속자신을바라보며갈등합니다.누군가는현실을등지고4차원피조물속으로여행을떠나고,또누군가는갑자기떠나간남편의흔적을보면서기이한(다른세계에대한)예감을얻습니다.신화와SF의세계를현실과대비시키는발상자체는특별하지않지만,반다나싱은그병치된세계사이에서살아가는인물이선택할수있는여러방식을다양하게보여줍니다.그에따라각단편의특성이조금씩달라지죠.등장인물의특성과사고방식이각단편의장르적특성과자연스럽게연결돼있습니다.SF를쓴다는자의식에뒤덮이지않고자신이하고싶은이야기를한다는느낌이죠.그래서《자신을행성이라생각한여자》를읽을때는마음이부드러워집니다.섬세하게구성된문장과세밀한관찰력,이야기의흐름에따라자연스럽게비중을달리하는SF적특성모두가이질적이지않게하나로녹아듭니다.어째서외로운사람들이관찰력이좋은지,그러면서도더먼곳을보고꿈꿀수있는지,이런특성이왜그들로하여금책을읽게하는지….

그러고보면이책을읽다가마음이부드러워지는이유는따로있는지도모르겠습니다.이단편집에등장하는사람들모두가친구처럼느껴져서요.어느날자신이사랑하는소설외에는아무것도만날수없을때(혹은만나고싶지않을때),그때‘우주저너머로’가는이야기를집어들고마는외로운SF독자의친구들이이책속에가득합니다.

한번은작은개울가에서진흙에뒤덮인한켤레의낡은장화를찾았다.누군가종아리깊이밖에안되는이개울물에빠져죽으려고했던걸까?그렇다면시신은어떻게되었을까?옷가지는?만약에반지를끼고있었다면,반지는어디있지?'숲은나뿐아니라다른많은이의이야기와수수께끼들도품고있을지몰라.어쩌면다른사람들도꿈의실마리와장화발자국을좇아이숲을배회하고있겠지.'파드마는생각했다.
-단편<아내>중에서

어느외로운날이책을다읽고나면,아마당신이이책의마지막이야기가될것입니다.이책을함께읽은동료로서,부디당신이만들어갈그이야기에많고또많은행운이함께하길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