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밑 두개골

피부밑 두개골

$18.00
Description
“제인 오스틴과 애거스 크리스티의
우아한 유령이 공동 작업을 했다면?”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 두 번째 작품이자
여자 탐정 코델리아 그레이 마지막 시리즈!!
배우 클라리사 라일은 미모와 거침없는 술수로 악명이 높았다. 이제 그녀는 자신의 계략으로 인해 더는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악몽의 주인공 자리를 맡고야 말았고, 사립탐정 코델리아 그레이는 은밀하게 생명의 위협에 시달리는 배우를 지켜달라는 의뢰를 받고, 햇빛 찬란한 코시섬으로 초대를 받는다. 그러나 코시섬의 막이 오르자 모든 일은 예상 밖으로 흘러가고, 코델리아 그레이는 곧 이 모든 게 죽음을 위해 마련된 무대임을 깨닫게 되는데….

“그녀는 천사처럼 쓴다.” <런던 타임스>
“오늘날 추리소설을 가장 잘 쓰는 작가.” <보스턴 글로브>
저자

P.D.제임스

애거서크리스티와나란히영국의대표적인여성추리작가로손꼽히는P.D.제임스는1920년8월3일영국옥스퍼드에서태어나케임브리지여자고등학교에서공부했다.어려운가정형편과‘딸에게고등교육을시킬필요가없다’는아버지탓에대학진학을하지못하고17세부터세무사무소비서,영화스태프등여러직업을전전했다.1941년군의관이던남편과결혼해두딸을두었으나,제2차세계대전복무후정신병을얻어돌아온남편이정신병원에입원해1964년사망할때까지병원에서관리직으로근무하며가족의생계를책임졌다.이후영국국가보건기구(NHS),내무성경찰국과범죄정책국에서공무원으로일하다1979년은퇴했다.

1950년대중반부터글쓰기를시작했지만,시인겸경관인애덤달글리시가등장하는첫소설《그녀의얼굴을가려라》는1962년이되어서야출간됐다.이후40년이넘는기간동안대표작‘달글리시시리즈’14권을포함,20여권의추리소설및여러분야의작품을남겼다.그중유일한SF인《사람의아이들》(1992)은영화<로마>,<그래비티>의알폰소쿠아론감독이2006년같은이름으로영화화해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기술공헌상을받는등지금까지도‘역사에남을걸작SF’로손꼽히고있다.

P.D.제임스는영국왕립문학회와왕립예술회회원이었으며,BBC운영이사와예술위원회산하문학자문단단장을역임했고,영국문화원이사,미들섹스와런던의치안판사로일했다.영국법정변호사협회의명예회원이기도했다.미국과영국의추리작가협회양쪽에서최고의영예인그랜드마스터와다이아몬드대거칭호를받았고,국가예술클럽의문학부문명예훈장을포함,여러상을받았다.영국의일곱군데대학에서명예학위를받았으며1983년에는대영제국4등훈장을,1991년에는‘홀랜드파크남작제임스’라는당대귀족칭호를수여했다.1997년영국저작권협회의장으로선출되어2013년8월까지직무를수행했고,2014년11월27일,옥스퍼드자택에서95세의나이로생을마감했다.본명필리스도로시제임스(PhyllisDorothyJames).

목차

제1부연안의섬으로가다
제2부드레스리허설
제3부피는분수처럼솟구쳐
제4부전문가들
제5부달빛아래공포
제6부사건의종결

출판사 서평

제인오스틴과아가사크리스티의기묘한결합,
코델리아그레이시리즈

2018년에한국에소개된1972년작,여성탐정이등장하는추리소설《여자에게어울리지않는직업》은얼핏너무늦게도착한것처럼보였습니다.게다가P.D.제임스는한국에서는거의알려지지않은‘이름만들어본’거장이었죠.하지만뚜껑을열어보자이작품은여전히빛나고있었습니다.세월의무게를고스란히자신의매력으로흡수한,멋진고전영화를한편본듯한기분을독자들에게안겨주었죠.
《여자에게어울리지않는직업》의기나긴결말부는20세기의걸작누아르영화들과견주어도손색이없습니다.주요캐릭터들의성격이비극적인상황속에서극적으로승화하고,윤리적인고민속에서서로엇갈리는결정을내리고,누군가는목숨을버리기까지하고,그와중에도악이빚어놓은비극을되돌릴수는없다는열패감이안개처럼드리웁니다.고독하고슬픈데,그맛이다릅니다.이우아한파멸은레이먼드챈들러나로스맥도널드가아니라제인오스틴의냄새를풍깁니다.후더닛미스터리에서이런극적구성을만나는건정말놀라운기쁨이었습니다.
결국,‘여자가탐정을한다’는도입부의주요설정은주인공인코델리아그레이에게그다지중요한부분이아닙니다.그부분을부각했다면시대에뒤진작품이되었겠죠.코델리아는여자가어쩌고하는시선혹은견제를쉽게흘려버리거나받아칠수있는기지와높은지적수준과감수성을지니고있습니다.하지만그렇기때문에,그녀는더욱복잡한윤리적인딜레마에민감합니다.엇갈린욕망이얽어놓은자살-살인사건을뒤쫓던그녀가당도한마지막고민은‘이런세계에서어떻게살아가야하는가’입니다.사건은해결되지만,탐정의영혼은상처를받습니다.이상처는20세기초의하드보일드-누아르가추리소설에남긴가장큰선물이며,이후출현한걸작추리소설시리즈의주인공들은대부분이원칙을따라성장해왔죠.
《여자에게어울리지않는직업》은꽤좋은후더닛미스터리였으며,영국사회특유의위선적인모습을이용해드라마를천천히끌어올리는작가의역량이무엇보다돋보이는작품이었습니다.젊고활기차면서도냉소적이고암울한뒷맛을남기는,훌륭한비극이었죠.

10년이지나등장한유일한후속작,
《피부밑두개골》

코델리아그레이시리즈는딱두편만만들어졌습니다.본작《피부밑두개골》이바로그작품입니다.이작품은전작이지닌특징을대체로강화했습니다.따라서전작을좋아했던분들은여전히좋아할법하고,전작이어색했던분들에게는더어색한작품으로여겨질수있습니다.모두가제인오스틴을좋아하지는않는것처럼요(사실은E.M.포스터가떠오릅니다).이시리즈의등장인물들이보여주는꾸준한문학애호취향,의중을전면에드러내지않고상대의심리를읽으려는대화,풍부한배경묘사,천천히인물들의관계를쌓아가는전개등은추리소설이일반적으로제공하는종류의즐거움과는거리가있습니다.코델리아그레이시리즈는추리소설팬들에게전형적이지않은즐거움을안겨줍니다.삶에대한통찰을담은우아한문장,영국특유의‘장막을드리운’대화를통해캐릭터를자연스럽게드러내는능력,(주로순문학의소유물로간주되는)전통적인극적구조속에안정적으로비극을삽입하고폭발시키는작가의재능같은것들입니다.
이시리즈의장점들은《피부밑두개골》에서모두더욱강력해졌습니다.그런데소설의구조자체는오히려더전형적인추리소설처럼보입니다.밀실후더닛미스터리죠.협박편지가날아오고,불안해하는피해자를돕기위해사립탐정이파견되고,이들은다른손님들과함께어떤섬에가서연극공연과파티를열예정입니다.몇가지변수만있으면쉽게고립되어버리는섬에서결국사람이죽고,탐정은범인을찾아내야합니다.
사실이러한시도는무척난이도가높습니다.두마리토끼를잡아야하기때문이죠.코델리아그레이시리즈의매력은기본적으로탐방수사를전문으로하는누아르풍탐정물과궤를같이합니다.그녀가방문한다양한배경들은마치연극무대처럼여러인물의캐릭터를더욱확실히하고다양한효과를부여합니다.하지만장소가제한된밀실미스터리에서는그러한특성을발휘하기가쉽지않죠.그렇다고본격적으로군더더기없는플롯전개가필요한후더닛미스터리를선보이기에는코델리아시리즈의개성이너무강합니다.《피부밑두개골》은이이질적인두가지의개성을합쳐야하죠.
그무게추는‘시리즈의개성’쪽으로좀더기울었습니다.좀더문학적인시도라고볼수도있겠습니다.연극에관련된장면및등장인물들이많은데,실제공간을허구의공간으로바꾸어다른배역을연기한다는연극의특성은겉과속이다른인간성에대한직접적인비유로작동합니다.게다가실제로는좁은공간을연극이라는소재를이용해이중으로활용할수도있고요.이러한이중의활용은미스터리트릭과는크게관련이없기때문에,전작을읽으면서전개가느리고‘묘사가많다’고느낀분들이라면이번에도비슷한고충을겪으실수있습니다.하지만다른어떤추리소설과도다른이작품만의‘영국문학’적개성에빠진독자들은이번에도충분히만족하실겁니다.의도를숨기고대화를통해서로의의도를캐려는,수많은문학작품들과예술과역사를섞어내놓는대사들은우아하고도날카롭습니다.그리고이우아함이라는장막,사람사이에드리워진‘교양’이라는장막이서서히걷혀가면서드러나는인간이면의욕망들은그만큼더위선적이고거대해보이죠.
P.D.제임스의다른작품,《검은탑》이나《사람의아이들》을봐도알수있듯,이작가는장르소설이지닌특성을일종의도구로활용하고있습니다.해당장르가요구하는목표에는크게관심이없죠.잘못쓴다는말이아닙니다.도구를목적으로여기지않을뿐이죠.추리소설로따지면,제임스는트릭자체의완성도를최고로다듬기보다는그트릭을인간관계안에심어서거기서발생하는왜곡을관찰합니다.마치대실해밋을연상케하죠.제임스는탐미와위선이가득했던시대인빅토리아시대의세례를받고,셰익스피어이래로수많은문학작품의레퍼런스로채워진대실해밋이랄까요.피대신에‘리어왕’이쏟아지니까요.
이개성적인시리즈가두편을끝으로다시등장하지않았다니안타깝습니다.하지만코델리아시리즈는그아쉬움만큼오래기억될만한개성있는추리소설시리즈로강력히추천합니다.그리고또모르지요.코델리아가카메오로등장하는아담달글리시총경시리즈를언젠가만나게될날도오지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