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도너무많은에너지를쓰지말고
무엇에도마음을깊이주지말것.
물건이든사람이든,
어느순간엔모두버리고달려가야할지도모르니까.
괜히마음을주었다간다버려야할때너무슬플테니까.
마음을잘다져놓을것.
딱딱하게,
정말로슬픈일이생겼을때깨져버리지않도록.무너지지않도록.
-본문에서-
나누기위해갖고가지기위해나누는사람들
“우리셋의공통점을알것같았다.알아보고모으려한다는것.물건을,문장을,길을.”
새로운길을찾는‘나’-“집에가는길을찾고있어.”
:‘새로운길로갈것,반복하지않을것.’오로지조건은하나.새로운길을찾고수집하고기록한다.지하철과버스,차가들어갈수없는골목의이름들하나하나,무궁무진한경우의수들에도불구하고결국은집으로돌아가는길이나온다.내가정말찾아갖고싶은길은어디에있을까?
갖기위해글로적어기록하는‘모’-“스케치하고있어.문장으로.”
:‘가지기위해’쓰고또쓴다.분명한자기만의세계를가지고있다.글만큼그세계를정교하게나만의것으로담아줄수있는것은없다고생각한다.남의얘기하는걸싫어하고큰목소리나반말로말하거나맞춤법을틀리는사람을싫어한다.건물들,사람들,나무들,보이는모든걸써서가진다.
물건을수집하는‘네이’-“그냥잠깐,맡은거라고생각해.”
:우리모두가좋아한‘네이’는오래된시장과재개발을앞둔동네들을돌아다니며낡거나버려진물건들의특별함을발견해내는재주를가졌다.언젠가빈티지가게를열고싶은네이.하지만네이는아무리어렵게구한물건이라도정작자신의것이라고생각하지않는다.그저잠시맡아둔것일뿐.
소중한사람들과함께하는시간으로들어가는23가지방법
불안정한십대의마음을섬세하게그려내온김혜진작가의신작장편소설.
가족중에아픈사람이있다는것,죽음의그림자가도사린일상을함께하는것은모두를외롭게한다.언제나서로의기색을살피고배려하면서정작자신의마음은들여다볼엄두를내지못하는가족이기꺼이의기투합하는순간은,가족모두의취미생활이기도한‘길’을찾을때와언니를병원에입원시킬때다.구글어스와내비와여행자안내소의지도를통해미드와영드의배경속으로들어가보고주말경조사의좌표를확인하는동안서로의안녕에눈을맞추는풍경이작가특유의속삭이듯담담한문체와어우러지면서천천히,그러나깊게마음을흔든다.
내내집으로가는새로운길을찾아헤매던주인공을통해작가가들려주고싶었던이야기는무엇일까?
“나는결국은집으로돌아갈것이다”라는주인공의말이아니더라도,다정하고아름다운‘나’의봄과여름의풍경과기억을통해독자에게들려주고싶은이야기는이것이아닐까?
‘일상을성실하게챙기고나의마음이어디로향하는지잘살피되,이모든것의처음과끝이결국은가족임을잊지말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