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권당 소녀 : 역사테마소설집 - 바일라 16

만권당 소녀 : 역사테마소설집 - 바일라 16

$12.00
Description
청소년 역사테마소설집 『전사가 된 소녀들』을 함께 썼던 네 명의 작가가 다시 뭉쳤다. 이번에는 ‘역사·여전사’에 ‘진로·직업’을 더했다. 일러스트레이터, 과학 수사관, 엔터테이너, 군인 등 오늘날 실존하는 직업들이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고려시대부터 조선과 한국전쟁 전후의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펼쳐지는 주인공들의 고난과 도전, 저항이 ‘진로 탐색’이라는 청소년기의 고민과 만나면서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저자

김소연

역사와전통문화를문학으로승화한작품들이좋은평가를받았으며최근SF에까지장르를넓히고있다.겉보기에는목소리크고쾌활해보이지만알고보면이동화속인물승아못지않은소심쟁이이다.2005년월간[어린이동산]동화공모에서중편「꽃신」으로최우수상을받았고,2007년『명혜』로제11회‘창비좋은어린이책’원고공모창작부문대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장편역사동화동화책『...

목차

윤해연|만권당소녀9
윤혜숙|다모백이설51
정명섭|책읽어주는상희101
김소연|어느소녀병의편지141

출판사 서평

고려부터대한민국까지,
역사의거대한파고에맞서
꿈과희망을위해전사가된소녀들!
고려와조선,한국전쟁을배경으로한역사테마소설집.‘여전사’를주제로주체적이고능동적으로자신의삶을헤쳐나가는소녀들의이야기를담아낸『전사가된소녀들』의작가들이이번에는‘역사’와‘여전사’에‘진로,직업’을더했다.일러스트레이터,과학수사관,엔터테이너,군인등오늘의직업이역사적사실을배경으로펼쳐진다.

새로움을두려워하지않는이들의
작은도전이세상을움직인다

“다른사람의그림을흉내내는건싫어.”
고려의일러스트레이터‘국이’,「만권당소녀」(윤해연)
원나라의내정간섭으로폐위되었다가복위된충선왕은연경에‘만권당’을세운다.일종의독서당이었던만권당은온갖책을수집하고원의문사들과교류하며새로운학문과신문물을고려에전하는역할을하였다.이곳에주인인대감마님을따라온국이는잔심부름을하는틈틈이만권당에온학자들의얼굴을남몰래그린다.그러던어느날,그만국이의그림들이발각되고만다.“그림을그린게무슨죄라고나를쫓아낸다는거야?내가왜용서를빌어야해?난잘못한게없어.”

“누구도억울한일이없도록하는게제일인걸요.”
조선의과학수사관‘이설’,「다모백이설」(윤혜숙)
“너포도청다모로가겠느냐?싫다면말해라.”싫을리가요!얼마나원하던일이었는데.포도대장과종사관의심사를거쳐드디어진짜다모가된이설.이제나저제나사건현장에나갈날만기다리던어느날,포졸장씨가이른새벽이설의방문을흔든다.빈사상태의아이가한쪽발목이잘린채청계천둑에버려져있었다는데.도대체누가무슨목적으로이런잔혹한짓을한거지?

“이야기를들려주는일에남자여자가어디있어?”
조선의엔터테이너‘상희’,「책읽어주는상희」(정명섭)
한양최고의전기수인어판수를보기위해오늘도상희는혜정교로간다.손짓,발짓,한숨등,어판수의습관을모두알고있는상희의꿈은바로조선최고의전기수가되는것.그런상희에게어판수는말한다.“세상사람들이이야기를아무리좋아해도여자에게들을생각을하지는않는단다.여자는절대전기수가될수없어.얌전히지내다가시집이나가거라.”하지만끈질기게조르는상희에게드디어기회가온다.백사실계곡시회에서가능성을증명해보이면제자로받아주겠다는어판수!상희는이기회를잡을수있을까?

“어서대한민국의당당한군인이되어야합니다.”
대한민국의해군‘성옥’,「어느소녀병의편지」(김소연)
제주를떠나진해에있는해군에자원입대한성옥은오늘도편지를쓴다.하나뿐인동생성태를맡아준작은어머니에게보내는편지다.그런데“군복무를무사히마치면우리모두의앞날이평탄해질”것이고“하늘아래고개빳빳이쳐들고다닐수있다”는성옥.성옥은어쩌다부모와오빠를한날한꺼번에잃었을까.왜핏줄이라고는하나뿐인동생을두고자원입대를선택한걸까?제주4·3에서6·25전쟁으로이어지는한국현대사의비극이한소녀의절절한고백으로펼쳐진다.

역사를보는새로운시선,소설로만나는진로탐색
세상의모든역사는남성과여성이함께만들어온것임에도여성의흔적을정치하게의미를부여하여담아낸사료는매우드물다.이에대한아쉬움을가지고한국사를공부해온네명의작가가머리를맡댔다.역사테마소설집『만권당소녀』에수록된네편의단편이소설적상상력으로창조해낸허구임에도충분히있을법하게느껴지는까닭은바로역사적기록과사실관계에기반하여쓰여졌기때문이다.또고려시대부터조선과한국전쟁전후의현대에이르기까지,주체적이고능동적인주인공들의고난과도전,저항의여정이‘진로탐색’이라는청소년기의고민과만나더욱흥미롭게펼쳐진다.



<책속에서>

만권당이없었다면원나라의학자들과고려의유학자들이만날수없었을것이다.그들은만권당에서세상의온갖것을말한다.원나라의학문은물론이고서방의살림이라든지밤하늘의별을보는방법,혹은음악이나그림을놓고도밤을새우곤했다.국이는만권당이좋았다.-「만권당소녀」(11쪽)

“네가그린초상화는아이의놀이라고하기엔놀랍고지금화풍이라고하기에는놀이에가깝다.이런그림은처음이구나.이정도를그렸다면분명화첩을보면서흉내를냈을텐데어찌이런그림을그렸더냐?”-「만권당소녀」(24쪽)

“더들어보세.자세히말해보아라.원나라의그림과어떻게다르다고말씀하셨느냐?”
“재밌다고하셨습니다.그리고…….”
“그리고?”
“원나라의간섭없이할수있는일이그림뿐이라면서제처지랑같다고말씀하셨습니다.”-「만권당소녀」(41쪽)

시형도는세부를작성해피해자의가족과포도청,그리고임금에게보내도록되어있었다.이설은끝까지자신을믿어준순두아저씨가고맙고든든했다.-「다모백이설」(88쪽)

“고마워.네덕분에동무의억울함을풀어줄수있게됐어.”
육조거리앞에와서야자영은새삼스럽게고맙다는말을했다.
“누구도억울한일이없도록하는게제일인걸요.”-「다모백이설」(90쪽)

“세상엔죽어도좋은목숨이란없는거다,천하든귀하든억울한사람이없어야한다고하셨잖아요?”
“그랬지,그게우리같은사람이지켜야할평생의신념이기도하지.”-「다모백이설」(92쪽)

“세상사람들이얘기를좋아한다고는하지만여자에게들을생각을하지는않는단다.”
“왜요?저도목소리좋다고요!”
“물론잘알지.네아버지가바로한양최고의전기수였던과농이었잖느냐.”-「책읽어주는상희」(111쪽)

“여자전기수는없었어.아까판수아저씨도얘기했잖아.”
“왜여자는안된다는거야?”
상희의말에수돌은사람들이구름처럼몰려다닌다고해서운종가라는이름이붙은종로를바라보면서말했다.
“하긴,여자가하지말라는법은없지.못봐서그런것뿐일지도모르지.”-「책읽어주는상희」(115쪽)

육각정아래에서상희의모습을지켜보던기생하나가조용히생황을불었다.은은하게퍼지는생황소리에맞춰여자전기수상희가드디어입을열었다.-「책읽어주는상희」(135쪽)

족은어멍은오사카에서겪은일로,저는고향에서겪은일로가슴병을얻은셈이지요.거센바닷바람이문풍지를긁어대는밤이면우리는서로에게들키지않으려고등을돌린채함께힘든시간을보낸거우다.하긴제주에서진땀이배인얼굴을서로에게들키지않으려고등돌리고자는가족이한두집이었겠습니까.다들바윗덩어리같은사연하나씩은가슴에매달고사는거지요.-「어느소녀병의편지」(143~144쪽)

성재오라방은해방이되었는데도벌을받기는커녕대한민국경찰복으로바꿔입고주민들앞에서거들먹거리며횡포를일삼는친일파순사들의꼴을못참았습니다.왜그런모순된일이눈앞에서벌어지는지이해하고싶었던것같아요.일본놈들이섬에서썰물빠지듯물러갔지만그들밑에서개노릇을하던친일파들은고스란히남아뻔뻔한얼굴을쳐들고다녔으니까요.-「어느소녀병의편지」(151쪽)

저를짓누르는공포는지나간과거가아닌지금당장우리식구의목줄을옥죄는시퍼런칼날이기때문이죠.빨갱이집안이란누명을쓰고호적에붉은줄이그어진우리세사람의운명이저의목을조였습니다.-「어느소녀병의편지」(16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