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감시국가, 중국

행복한 감시국가,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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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행복을 얻기 위해 자유를 내려놓는 중국인들
지금 왜 우리는 중국의 감시사회에 주목해야 하는가
불온한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면 바로 신원을 조회당할 정도로 통제가 철저한 중국. 놀랍게도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불만을 품기는커녕 사회 전반에 만족하고 있다. 단순히 중국인들이 전제정치에 세뇌당해서일까?

한국 사회에서는 한강공원 의대생 실종 사건이 일어나자 방범용 CCTV를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전국적으로 일어났다. 그에 앞서 코로나19 대유행을 감시기술을 활용한 방역 대책이 감염 확산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자 ‘K-방역’에 안심감을 느꼈다. 감시사회 강화는 ‘민주적’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 현대 중국에서는 사회적인 불만을 감시사회화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행복한 감시국가, 중국》은 중국통 경제학과 교수와 언론인이 ‘행복한 감시사회’가 된 중국 사회의 실태와 원인을 다면적으로 분석하고, 문제점과 전망을 살핀 책이다. 감시사회에서 벌어지는 ‘안전성과 편리성의 향상’이 ‘자유의 상실’을 가볍게 여기게 만드는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도발적 관점을 따라가다 보면, 중국 감시 체제의 본질을 이해하는 한편 한국 사회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감시사회화 현상에 대비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가지타니가이,다카구치고타

저자:가지타니가이
고베대학대학원경제학연구과교수.전공은현대중국의재정과금융이다.고베대학경제학부졸업후,중국인민대학재정금융학원에서유학하고,2001년에고베대학대학원경제학연구과경제학박사과정을수료했다.이후고베가쿠인대학대학원경제학부준교수등을거쳐,2014년부터고베대학교수로부임해현직에있다.저서로는《현대중국의재정금융시스템》(오히라마사요시기념상수상),《‘벽과달걀’의현대중국론》,《일본과중국,‘탈근대’의유혹》,《일본과중국경제》,《중국경제강의》등이있다.

저자:다카구치고타
언론인.지바대학인문사회과학연구과박사과정을단위취득퇴학한후언론인으로활동하고있다.주로중국의경제·기업및재일중국인사회를주제로《주간동양경제》,《Wedge》,《뉴스위크일본판》,《NewsPicks》등의미디어에기고한다.또한뉴스사이트‘KINBRICKSNOW’를운영하고있다.저서로는《왜시진핑은격노했는가》,《현대중국경영자열전》,편저로《프로토타입시티》(오히라마사요시기념상특별상수상)등이있다.

역자:박성민
도쿄외국어대학교대학원에서일본어학을전공하고,통번역사로일했다.전문번역가로일하면서알려지지않은양서를발굴,기획하여소개하고있다.옮긴책으로《심호흡의필요》,《다자이오사무-내마음의문장들》,《나쓰메소세키-인생의이야기》,《꽃을묻다》,《먹는인간》,《카레라이스의모험》,《궁극의문자를찾아서》등이있다.

출판사 서평

남다른감시선진국중국
지금왜우리는중국의감시사회에주목해야하는가

중국이코로나19와의전쟁승리를선언한이후더욱자국체제에자신감을드러내고있다.중국공산당창당100주년공식기념행사를앞두고지난6월27일후자오밍중국공산당대외연락부대변인은“코로나19를극복하면서중국공산당의집권이념,집권전략,집권능력이더욱인정받고있다”라고자평했다.중국공산당의자신감은어디서나오는걸까?개인정보를추적하고철저히통제해방역성공을이끈중국의감염대책은전부터중국인들이받아들일만한감시체제를마련했기때문에가능했다.

이책은중국공산당정권과대기업이코로나발생전부터차근차근구축한‘안전하고편리한감시사회’에대다수중국인들이불만을품기는커녕만족하는현상에주목한책이다.저자들은중국공산당과대기업이IT기술을활용한감시시스템과행동을유도하는제도설계를통해‘바르고예측가능한사회’와‘사회를긍정적으로보는여론만오가는사회’를만들어나가는실태를면밀히따진다.또한중국인들이감시사회를큰저항없이받아들이게된원인을분석하며감시사회화문제가중국만의문제가아니라는새로운관점을제시한다.

혼란하던중국사회를‘바른사회’로만든
디지털감시기술과평가시스템

글로벌여론조사업체입소스의‘세계가걱정하는것에대한조사(WhatWorriestheWorldstudy)’2019년결과에따르면조사대상28개국국민들의과반수(58%)가‘자국이잘못된방향으로나아가고있다’고느낀반면,중국인대상자의94%는“올바른방향으로나아가고있다”고답변했다.대다수중국인이사회전반에만족한것이다.공산주의독재국가에서국민들이세뇌를당한것일까?

중국의감시사회화에경종을울리는보도의대부분은감시체제가시민과언론의자유가억압되기때문에섬뜩한‘디스토피아’임을강조해왔다.하지만《행복한감시국가,중국》의저자들은AI·빅데이터등의진보한IT기술과평가제도로구축한최근의감시사회는완전한디스토피아와는거리가멀다는점을지적한다.또한감시국가가자유를억압하지만동시에중국사회를‘바른사회’로변화시켜‘더안전하고쾌적한사회에살고싶다’는시민의욕망을충족시키는실상을생생하게소개한다.

2017년선전시룽강구에서벌어진유괴사건은중국인들이왜첨단감시카메라망을용인하는지를단적으로보여주는사건이었다.중국에서유괴는아주일상적으로벌어지는위협이다.중국정부는어느곳에누가있고,어떤옷을입고,어떤차를입는지,어떤행동을하는지등의정보를감시화면에서추출해자동판단할수있는AI감시카메라를2천만대이상설치하는프로젝트로감시카메라망의질과양을모두높였다.덕분에유괴사건이발생한후경찰은유괴된아이의특징을AI감시카메라망에입력해바로아이와유괴범이있는곳을찾아냈고,24시간이채되지않아아이를구조할수있었다.

한편중국정부는국민과기업의행동을모니터링해보상이나제제를가하는‘사회신용시스템’을운용해사회전체의신용을증진시키고자하고있다.사회신용시스템에는여러하위제도가있는데,‘징계’분야에서는탈세나환경오염등의문제를일으킨기업,재판판결을성실히이행하지않는등의문제를일으킨개인의블랙리스트를작성한후공개하고있다.‘도덕’분야에서는일부지방정부가‘도덕적신용점수’라는점수평가서비스를도입해시민들의효도·헌혈등의선행은권하고사이비종교활동·탈세등의일탈욕망을막는식이다.도덕적신용점수는다소보급에차질이있지만추후확대될것으로보인다.

AI감시카메라망등통치를위한기술과,‘사회적으로바람직한행동’에동기를부여하는평가시스템은대도시를중심으로중국사회를‘바르고예측가능한사회’로만들고있다.《인민일보》는폭행과중대교통사고발생률이줄고사회치안에대한만족도가2012년87.55%에서2017년95.55%상승했다고보도했다.중국거주일본인들역시중국사회에살인이나폭력적인범죄가크게줄고,남이잃어버린물건을슬쩍가져갈수없게돼귀중품을잃어버려도찾을수있게되었다고전하고있다.

검열받는지본인도모르고사회비판은하지않는,
‘긍정적인’여론을조성한교묘한검열

독재정권은선거로그정당성을담보받지못했기때문에역설적으로민주정권이상으로여론에민감하다.폭압으로여론을누를힘이있더라도표면적으로는민중의지지가필요해,인터넷여론통제는시진핑정권의주요과제였다.《행복한감시국가,중국》의저자들은중국정부가진화한여론통제방법으로사회를긍정적으로바라보게하는과정을탐구한다.

중국정부는강압적이던기존여론통제와달리이용자가검열사실을느끼지못하게하거나,자발적으로반정부발언을삼가게하는여론통제방법도도입했다.그중의하나가‘불가시화’다.과거에는게시글을삭제할때계정이나글을삭제해당사자본인은물론제3자도삭제사실을알수있었다.그러나최근에는‘보이지않는삭제’를고안했다.게시글작성자본인에게는평소대로글이보이지만,다른이용자에게는글이표시되지않거나추천글에오르지못하게하는식의검열이다.이로써게시자도검열사실을모르게인터넷상에서논란을일으키지않도록통제하는일이가능해졌다.

한편또다른새로운검열방법으로‘게임화’가있다.게임화는레벨을올려주거나포인트를주는식의게임요소를다양한영역에적용하는방법이다.가령중국의SNS인웨이보(微博)에는신용점수가있어글이수준미달이면감점하고차례로추천표시.팔로우,글노출을받지못하게한다.게다가다른이용자의부적절한발언을통보하면점수를회복시켜준다.이같은점수시스템은강압적인삭제와달리이용자스스로가자발적으로검열하고여론통제에참여하게하고있다.

이와같은통제로과거사회문제비판으로가득했던인터넷공간은연예·스포츠등의엔터테인먼트중심으로완전히바뀌었다.인터넷이용자입장에서는본인이검열당하고행동을유도당한사실을알아차리지못하고,중국공산당입장에서는여론이깨끗하고바른,긍정적인분위기가가득한인터넷세계가나타난것이다.

중국인들은왜감시사회를용인하고또원하는가
중국의행복한감시국가현상이갖는의미는

중국에서는‘인권’등의정치적권리를상대적으로경시하는감시사회화가왜수월하게진행될수있었던걸까?《행복한감시국가,중국》의저자들은중국사회에정치적권리의평등을뜻하는서구적민주뿐만아니라경제적평등과생존을요구하는독자적인민주개념이있었다는점을짚는다.민의보다는‘만민의균등한삶’을‘천리(天理)’로삼던전통사상에서비롯한독자적민주개념은경제적평등을이루도록국가권력의역할을강화시켜보편적인인권(특히자유권)의보장을소홀히하기쉽게만들었다.

한편저자들은자본주의의세계화가‘결과로서의행복’을중시하는공리주의를불러와중국의감시사회화를진행시키고있다고도말한다.개인의자유와프라이버시보다사회전체가누릴편리성과안정성을더우선시하는자세가감시사회를불러왔다는것이다.

현대중국사회에서감시사회가받아들여진배경에공리주의가있다면감시사회화에있어중국과여러자본주의선진국사이에명확히선을긋기어려워진다.우리는감시사회화에어떤자세를취해야할까?

앞서감시사회화가대다수중국인들을만족시키는상황을이야기했지만,신장위구르자치구의소수민족이겪는탄압은감시국가가개인의자유를일방적으로박탈하고착취하기만할수있음을보여준다.신장의인권문제를사회주의일당독재국가의일로치부할수있지만《행복한감시국가,중국》의저자들은사회안정을위해서어쩔수없다는식으로정당화하는일은공리주의가퍼진자본주의사회어디에서나일어날수있다고말한다.때문에뻔한말일지모르겠지만감시사회화를초래할수있는신기술을어떻게받아들이고어떻게제한할지깊이논의해야한다고강조한다.

코로나19대유행중한국사회도감시기술을활용한방역대책의효과를확연히체감했다.또한한강공원의대생실종사건이후방범용CCTV의확대필요성을느끼며한강공원은물론,전국지자체에서방범용CCTV설치확대요구가봇물처럼나왔다.이와같은상황에서《행복한감시국가,중국》은잘알려지지않던중국의감시체제를이해할수있는계기가되는한편,기술진보와함께전세계에서진행되는감시사회화움직임에대비할통찰을제공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