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히틀러를 선택한 나라 : 민주주의는 어떻게 무너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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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분노와 오판이 부른
어느 나라의 민주주의 위기를 되짚으며
“독일은 공화국이다. 국가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바이마르 헌법 제1조가 규정했듯이 구(舊)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주권은 분명 국민에게서 나왔다. 보통ㆍ평등ㆍ직접ㆍ비밀 선거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었으며, 총선에서 비례대표제를 실행해 유권자의 민의를 보다 충실히 반영했다. 그 나라에서 최악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가 등장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독일 국민에게만 책임을 묻는 건 지나치게 단순하다. 왜곡된 집단기억, 주류 정치권의 실책, 경제 위기, 반세계화ㆍ반민주 정서, 진영 갈등 등 국민이 분노하고 혼란에 빠져 제대로 판단할 수 없었던 다양한 요인이 있었다. 또한 자신들의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쉬운 선택을 한 집단들의 무분별함과, 히틀러를 ‘간판’으로 앞세워 권력을 유지하려 한 기성 정치인의 오판이 없었다면 히틀러는 결코 집권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의 역사학자 벤저민 카터 헷 교수는 세계적으로 극우 포퓰리즘이 힘을 얻는 지금, 히틀러의 집권을 새롭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혼란했던 당시 현장을 최신 자료와 방대한 문헌을 토대로 들여다보며 바이마르 공화국에 찾아온 민주주의 붕괴 과정을 되짚는다. 마주한 현실에 분노한 사람, 이를 이용해 이득을 챙기려는 사람, 환멸과 위기감에 신음하는 사람, 그 모두의 목소리와 선택이 생생히 담긴 《히틀러를 선택한 나라》는 민주주의 제도와 이를 움직이는 주체들에 대한 이해를 함께 넓힌다.

저자

벤저민카터헷

미국의역사학자이자뉴욕시립대학헌터칼리지·대학원의역사학교수.토론토대학에서법학박사학위를,하버드대학에서역사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변호사로도활동했던헷은사법문제에관심을기울여독일의역사적사건·인물을추적한책을선보여왔다.독일제국전환기베를린에서일어난형사사건·재판을통해당시의사회변화를조망한첫저서《티어가르텐에서의죽음(DeathintheTiergarten)》,용감한반나치변호사한스리텐의전기《히틀러와맞서며(CrossingHitler)》,1933년독일국회의사당방화사건의미스터리를탐구한《국회의사당불태우기(BurningtheReichstag)》등이그결과물이다.
최근몇년간헷은관심을더넓혀1930년대초독일의민주주의위기가어떻게2차세계대전으로번졌는지탐구하고있다.최근연구를반영한이책에서는나치가권력을장악하는과정과원인을돌아보면서,세계적으로민주주의가위기를맞았던1930년대와오늘날이크게다르지않다는사실을보여준다.
《히틀러와맞서며》로에른스트프렝켈상을,《국회의사당불태우기》로한스로젠베르크상을,이책《히틀러를선택한나라》로바인상역사부문을수상했다.현재뉴욕에서거주하며연설,라디오,TV,역사다큐멘터리에정기적으로출연하고있다.

목차

주요인물및정치지형도
인물소개
바이마르공화국의주요정당

서장
1장.패전의그림자
_강화조약과배후중상설
2장.히틀러의등장
_화가에서내란의주모자로
3장.피의5월
_분열된공화국,드리우는암운
4장.세계화와대공황
_부상하는민족주의와나치
5장.흔들리는보수정권
_집권우파의위기와내분
6장.오만과욕망
_정치인들의오판과히틀러집권
7장.획일화
_시작된탄압과‘국민통합’
8장.“우리가그를제거해야해”
_저항,그리고대숙청

감사의말
더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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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정치답지않은정치,
새롭지만비합리적인선택을하기까지

“우리는빵값이내리기를바라지않는다.빵값이오르기를바라지도않는다.빵값이변하지않기도바라지않는다.우리는민족사회주의(나치)의빵값을바란다.”
-피터드러커가기록한어느나치선동가의발언

현실적으로뭘하겠다는건지모를선동가의발언에현장의농민들은열광적으로환호했다.사람들대부분은당시에뭔가정치적이지않은정치를원했다.통합과부흥을부르짖으며정치와민주주의를혐오하는사람들이도덕적으로더우월하게보일수있었다.히틀러와나치는기회를놓치지않고자신에게필요한만큼의사람들을설득해냈다.어쩌다가그렇게되었을까.

패전원인을둘러싼집단기억왜곡과전쟁배상금등의전쟁후유증은당시국정에참여하는최대정당이자민주주의성향이었던사회민주당과민주주의공화국에대한불만을키웠다.의회민주주의제의바이마르공화국은사회민주당등의좌파가주도해1차세계대전패전직전독일제국을붕괴시킨혁명으로탄생한나라였다.패전후에군대최고사령부의핵심인사들은‘당시전쟁을유리하게이끌수있는상황이었지만민주주의자들이일으킨내분으로등을찔려패배했다’는배후중상설을퍼뜨렸다.사실은최고사령관파울폰힌덴부르크와몇몇장교들역시휴전협상이유일하게합리적인선택이라는점을깨닫고협정을종용했었지만말이다.어찌됐든민족주의자들은민주주의자들을몰아내기위해그개념을받아들였고,수백만명의독일인들은이를믿었다.자유민주주의와이를지지하는정치인을향한환멸은점차가속화되었다.

전쟁배상금과금본위제의모습으로찾아온국제질서,무역과경제?난민위기로찾아온세계화는이에분노하는이들이곧자유민주주의의적대자가되도록내몰았다.민주적인정치인들은국제질서에적응해야한다고주장하고,우파민족주의자들은맞서싸워야한다고주장했었기때문에국제질서와세계화의부정적인여파는곧민주주의정치인들에대한불만으로이어졌다.금융위기와세계농산물가격폭락으로독일인도고통받고난민들이독일로몰려올때나치는자급자족경제론과이민·난민국외추방등나름의해결책을제시하며반세계화정서를토대로성장했다.국민은왜이성적으로판단할수없었는지,히틀러와나치가무엇을약속했는지,어떤국민이이에반응했는지는이책을읽으며눈여겨볼부분이다.

야만적인독재정부를원하지는않았다
그러나각자의문제를해결하기위해선택했다

최악의패전,증오대상이던강화조약과세계질서.바이마르민주주의는위태로운토대에서시작되었다.1차세계대전후에찾아온1920년대초의초인플레이션과히틀러가일으킨내란에도공화국은무너지지않았고,오히려관용과개방성을보이며학문?과학?문화?사상등의영역에서융성한발전을이뤄잠시번창하기까지했다.

때문에오히려의회다수당인사회민주당을비롯한민주주의성향정당의정책에반발하던세력들은민주주의의토대를합법적으로뒤엎는데필사적이었다.그반민주세력에는민주주의자들과대결한민족주의자?공산주의자외에대기업,군대,농민이있었다.

사회민주당은패전후방위비지출에반대하고,임금인상합의를국가가중재하는제도를시행시켰다.그렇지만군대는무기구매비용을더확보하고싶었다.대기업은임금중재제도를철폐하고노조를약화시키고싶었다.당시독일에서강력한두집단이었던군대와대기업은자신들의의제가선거에서많은지지를받지못할것이라는점을잘알고있었다.이에권위주의에답을찾고똑같은실현방법을들먹였다.사회민주당의권력을빼앗는일이었다.

한편농민들은세계적인농산물가격폭락으로인해세금을내지못하거나파산하기도하고있었다.도시노동자가핵심지지층이었던사회민주당은농민들을크게고려하지않았다.오히려농산물수입을부추기는무역협상으로불붙던증오를부채질했다.농산물수입과무역협상이독일농업을파산시킨다고생각한농민들은이후사회민주당의적대자이자나치를선택한가장열성적인유권자가된다.

1930년대초에민주주의가무너지는데에는안정된민주주의체제에서는자신들의욕망을채울수없던세력과,자신들의입장이충분히대표되지못한다고느끼는세력의반정부운동이한몫했다.이들에대해저자는“히틀러같은인물이통치하는,야만적이고무법적인독재정부를원하는사람은거의없었다.그저각자의문제를가장쉽고빠르게해결하고싶었을뿐이다”라고말한다.

히틀러를총리로내세운기성우파정치인들
민주주의제도이면에들끓는권력욕과오판

히틀러와독일에산재한어지러운문제들을간단히해결할수있다는확신을연설로보여주며성장했다.1928년에2.6%득표했던군소정당나치는히틀러가총리가되기직전해인1932년총선에서는제1당이되었다.그렇지만히틀러가총리가되는데에는국민의지지뿐만아니라집권우파의협력이반드시필요했다.

파울폰힌덴부르크대통령과대통령의핵심측근인쿠르트폰슐라이허,프란츠폰파펜등의기성보수정치인들이오판하지않았다면총리가될수없었을것이다.1930년대부터이들이대통령의총리임명권과비상명령을이용해,의회다수당지도자가아닌자신들이간택한사람들을총리로세우며집권하고있었기때문이다.

대부분귀족출신이었던집권우파정치인들은변변찮은세관원의아들이었던히틀러를충분히통제할수있다고판단했다.모국어문법조차틀리고4년간군복무에도일병진급에그친히틀러는그들눈에국가지도자를해낼인물은아니었다.제1당인나치가대통령탄핵·내란을들먹이는데협력할다른정당이없어어쩔수없이히틀러를총리로임명하면서도,자신들이히틀러의선동가재능과추종자들을이용하고꼼짝못하게만들수있다고생각했다.

결국1933년,힌덴부르크대통령이히틀러를바이마르공화국의총리로임명한다.히틀러정권은자신들의입맛에맞는조건으로권력을유지하기위한기성보수정치인들의오판과오만함과함께출범했다.《히틀러를선택한나라》는집권우파개개인의선택과이들의이합집산을그리며기성정치인의사적인목표와특성,오판이한나라의정치를얼마나바꿀수있는지보여준다.



‘간판역할’을거부하고독재자가된히틀러
민주주의암흑기에저항한사람들의신념과용기

히틀러의과격한언사를모두가알았지만1933년집권직후에는유권자의표를구하던때와는달라지지않을까기대했다.내각에서11명의장관중3명을제외하고나머지자리는여전히기성보수정치인들이차지했고,대통령·군대가있으니히틀러가경거망동할수없다고생각했다.그러나히틀러는국회의사당화재를빌미로언론·집회의자유와신체의자유를단번에없애기시작했고,국회의입법권을정부에위임하는수권법을통과시키게해권력을거침없이장악하기시작한다.

이에용기있게맞선이들도있었다.에트가어율리우스융,프리츠귄터폰치어슈키,헤르베르트폰보제등파펜부총리집무실에서직원으로일한보수주의자들은일단히틀러체제를내부에서무너뜨리려시도했고,그일환으로1934년6월17일에는파펜이마르부르크대학연맹모임에서나치의이념과선전을맹렬히비난하고다른국가들과더욱긴밀하게화합할것을주장하는연설을하게만든다.라디오방송과인쇄물을동원해혁명을불꽃을피워보자는의도였고,실제로많은독일시민들의호응을얻었다.

결국그들은나치가히틀러반대세력을숙청한‘장검의밤’사건에서살해당하거나체포당했지만,그들의용기는본보기가되어후일저항세력을나타나게했다.



문제의본질은무엇이었는가
우리는이역사를어떻게해석할것인가

이책은‘현대적인민주주의제도가정착된바이마르공화국에서어떻게그렇게민주주의가급격히무너졌는지’라는질문에답하며그복잡한맥락을입체적으로풀어낸다.여러집단·개인의선택과목소리를살피며민주주의자와반민주주의자,세계주의자와반세계주의자의분열은물론,사회계층·지역·종교민족등으로나라전체가뿌리깊게분열해히틀러밖에선택하지못하고독재정권의야만을막아내지못한한나라를그려낸다.

그렇다면바이마르민주주의붕괴의핵심은무엇이었는가?저자는“배타적인음모론과비합리성에치우치는문화속에서,거대한반정부운동이엘리트들의복잡한이기주의와결합한결과”라고짚는다.지금우리에게까지이어지는문제의본질은무엇일까?독자개개인이오늘날의상황과명백한유사점을발견할수있는역사앞에서저자는이를특정하지않는다.우리들의해석과대화를기다리는역사가여기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