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면화의 세계 : 우리 부채그림의 역사와 미학

선면화의 세계 : 우리 부채그림의 역사와 미학

$26.00
Description
부채그림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부터 김창열의 물방울 그림까지,
부채꼴 화폭에 펼쳐지는 선면화의 향연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를 한 손에 들고 다니고, 또 그걸로 바람을 부친다니.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사실 부채는 두루마리, 족자, 화첩, 병풍과 더불어 전통회화의 대표적인 형태 중 하나이다. 모두 사각형인 다른 매체들에 비해 부채꼴 선면에 그려졌다는 독특함이 있을 뿐 아니라, 당대의 사용자들이 가장 가까이 두고 일상에서 향유했던 미술품이었다. 그럼에도 안타깝게도 미술사에서는 별도의 장르로서 주목받지 못하였다.
『선면화의 세계』는 부채그림(선면화)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이다. 미술사연구자인 저자 이인숙은 이 책에서 한국문화사의 흐름 속에서 부채그림의 기원과 발전상을 소개하고, 조선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우리 부채그림 명작 80선을 꼽아 그 특유의 아름다움과 미학을 조명한다.
저자

이인숙

저자:이인숙
대구의미술사연구자.
경북영주외갓집에서1961년태어나대구에서자랐다.영남대학교회화과,같은학교대학원미학미술사학과,같은학교대학원한국학과를졸업했다.석사논문은「판교정섭의회화세계와우리나라서화계에끼친영향」이며,박사논문은「정조의시서화연구:국왕문예의정치성과심미성」이다.한국미술사관련강의를여러대학에서했으며지금은경북대학교미술학과강사이다.
「조선시대편지[簡札]의서예사적의의」,「파초의문화적의미망들」,「근원김용준(1904-1967)의기명절지화연구」,「20세기대구전통화단의묵죽화지속에대한연구」,「1920-50년대한글서예의한글인장사용연구」등서예,수묵화,사군자화,전각분야를중심으로40여편의논문을한국연구재단등재지에수록했다.저서로『석재서병오필묵에정을담다』가있다.‘이인숙의옛그림예찬’을『매일신문』에연재하고있다.

목차

이인숙의『선면화의세계』에부쳐(유홍준)5
소물진품의부채그림6

1부부채와부채그림

1.부채의내력17
깃털부채,비단부채|고려학령선|평평한원선과접이식접선|
접첩선,국교품|합죽선,접부채,부채꼴|유행하는부채는선자장솜씨따라|
팔덕선

2.부채그림의시작41
부채의회화매체로서의효능을개발한미술강국고려

3.부채그림의특징45
반원형의특이한부채꼴화폭|옛선비들이지녔던휴대용미술품

4.오래된부채그림52
금물로그린이금산수화:이징〈금니산수〉|효종의동생:이요〈일편어주〉|
미인도이자신선도:신범화〈여협도〉|낚싯대들고조는소년:홍득구〈한일조어〉

2부명작부채그림80선

1장금강산,실경산수62
01특별한수묵금강전도정선〈금강내산〉
02가을금강산정선〈풍악전면〉
03눈앞에펼쳐진만이천봉정선〈정양사〉
04봉우리마다이름을써넣다허필〈금강산〉
05천하명인과천하명산최북〈금강총도〉
06스승이제자에게그려주다김규진〈마하연동자석〉
07팔만대장경법보종찰의어느가을날정선〈해인사〉
08불후의이름퇴계,불멸의장소도산정선〈도산서원〉
09겸재정선의한양전도정선〈소의문망도성도〉
10계곡의바위위에지은정자정선〈세검정〉
11자신의별장을그린실경산수윤두서〈백포별서도〉
12멀리서울을바라보며강세황〈남산여삼각산도〉
13바다,계곡,강의잘생긴바위이윤영〈능파대〉,〈화적〉,〈옥순〉
14이성계의꿈을해몽한자리조석진〈석왕사〉
15복사꽃핀강가의집변관식〈화계선방〉

2장설경,정형산수,시의산수106
16부채에안성맞춤인설경최북〈설중귀려〉
17포근하고맑은겨울풍경박승무〈설경〉
18물지게진겨울농부이상범〈설경〉
19눈쌓인댓잎이병직〈설죽〉
20망망대해의돛배한척정선〈창범도해〉
21누구라도좋아할풍경이인문〈송계한담〉
22박진감넘치는현대적정형산수노수현〈추경산수〉
23협곡의우렁찬강물심사정〈백제시의도〉
24소나무옆에서폭포소리듣다이인상〈송변청폭도〉
25세상의먼지없는물속의누각이인상〈강남춘의도〉
26부채꼴창을낸작은정자강세황〈소정유경도〉
27한눈에보는추사의젊은시절시서화김정희〈송백간노형〉
28산에서살리라허련〈산거술사〉
29빈배에달빛가득싣고허백련〈귀주재월〉

3장인물146
30한종유,이명기한종유,이명기가그린강세황,강이천의부채초상화부채초상화
31동파관쓰고나막신신은오세창정종여〈위창선생옥조〉
32오세창의은유적초상화이도영〈획수도강〉
33부채속부채든신선김은호〈수여적송〉
34도연명의귀향안중식〈귀거래도〉
35나무꾼의질문에어부가대답하다이인상〈어초문답도〉
36마구간앞에서종일말을관찰하다윤두서〈견마도〉
37달과대면한고귀한정신박노수〈고사상월〉
38서원아집을모방한풍류이도영〈동림아집도〉
39대숲에서홀로연주하네김홍도〈죽리탄금도〉
40누구나늙는다는진리윤두서〈수하노승〉
41향수를불러일으키는소년과누렁소김기창〈목동〉

4장화조186
42찔레꽃에날아드는호랑나비김홍도〈화접도〉
43오덕을갖춘매미이한복〈선성소류〉
44나라꽃무궁화김정현〈국화서양〉
45향원익청의화중군자장우성〈연꽃〉
46화려한모란을우아하게그리다송영방〈모란〉
47물에비친꽃을흩어버린오리신명연〈화지유금〉
48호신의효과까지있는매그림이한철〈기응소규〉
49노년의평안을기원하다안중식〈노안도〉
50비를내려주는용왕윤덕희〈창룡〉
51절집단청에매혹되다박생광〈용〉
52우리나라에만있는장수상징박생광〈십장생〉

5장사군자류218
53사군자연작부채그림강세황〈매〉,〈난〉,〈국〉,〈죽〉
54매화를사랑한남자매정김용준〈묵매〉
55난초그림에진심이었던묵란화가김정희〈증청람란〉
56오세창의귀한그림오세창〈묵란〉
57합죽선에더욱잘어울리는대나무그림서병오〈묵죽〉
58소동파를기리는그림신위〈고목죽석〉
59우정을시각화한부채그림김정희〈지란병분〉
60여름날그림부채선물오경석〈홍매〉
61돌을사랑한애석가서세옥〈벽영롱〉
62혜석에게혜초와괴석을그려주다이도영〈혜복석정〉
63신선처럼장수하고복을누리소서김용진〈수선과불수감〉

6장합작254
64공평하게반씩그린선면화강세황·허필〈산수〉
65스승과제자가그림과글씨로합작하다김홍도·강세황〈서원아집도〉
66민족문화의앞날을기원하며조석진·안중식〈도원도〉
67근대기거장8명이합작한〈군자락지도〉
68이도영과고희동이합작하고스승안중식이제화를쓴〈기명절지〉
69현명한음주를위해김돈희·이한복〈감음도〉
70이용우이용우와최우석최우석이합작한연작3점
711901년일본부채에합작한황철황철과요시츠구하이잔요시츠구하이잔

7장색다른부채그림284
72검은종이에금니로그린부채그림강세황〈단청금취〉
73단옷날벽사진경의홍선이응노〈산수〉
74대한제국마지막황태자비이방자〈홍백매〉
75화가이자화가의아내박래현〈화조〉
76유명여성화가의재빠른담채화천경자〈금붕어〉,〈개구리〉
77아프리카기행화천경자〈세네갈의땀땀춤〉,〈세네갈의꽃파는여인들〉
7850자루부채에50척초공간비행물체손동현《하이퍼스페이스》
79서양화가의선면화장욱진〈문방도〉,〈산천풍경〉
80합죽선에그린김창열김창열의〈물방울〉,김원숙김원숙의〈부채든여인〉

3부부채문화

1.옛그림속부채320
선면화의선구자:윤두서〈세마도〉|영조시대고급부채:정선〈독서여가〉|
도포끈에매단부채:조영석〈조영복초상〉|정조가하사한부채:
이명기〈채제공초상시복본〉|애도를담은흰부채:채용신〈황현초상〉|
말위에서펼쳐든부채:김홍도〈마상청앵〉|단오선들고단오씨름구경:
김홍도〈씨름〉|선추를빙빙돌리며:신윤복〈쌍검대무〉|한양기녀의나들이:
신윤복〈전모쓴여인〉|19세기초무당부채:신윤복〈무녀신무〉|
필통속에모셔놓은부채:민화〈책거리〉|무당교과서속무당부채:
작가미상〈제석거리〉|부채와방울든무업번창의무조신:작가미상〈대신할머니〉|전통예인의만능소품부채:김준근〈광대줄타고〉

2.백선도와백납도352
부채를가득그리다:박기준〈백선도〉|백선도와군접도의만남:
남계우·박기준〈백선군접〉|〈백선도초본〉으로완성하다:작가미상〈백선도〉|백납도의부채꼴화폭:유숙〈백납도〉|백납병의진화:작가미상〈소상팔경백납도〉|
일본의부채병풍화:다와라야소타쓰〈선면첩교병풍〉

3.중국인,일본인이남긴부채그림368
명나라사신공용경이심언광에게〈관폭도〉|명나라장수이여송이
류성룡에게〈묵죽〉|북경에서반정균이김선행에게〈묵매〉|북경에서강개가유득공에게〈산수〉|북경에서주학년이김정희에게〈유득공시의도〉|
중국에서탁병음이정원용에게〈창랑정담시도〉|식민지경성의일본인화가
가토쇼린〈인왕산소견〉

부채그림의한국회화사384
감사의글389
참고문헌390

출판사 서평

부채그림을본격적으로다룬최초의책
겸재정선의금강전도부터김창열의물방울그림까지,
부채꼴화폭에펼쳐지는선면화의향연
겸재정선의금강전도를한손에들고다니고,또그걸로바람을부친다니.생각만해도짜릿하다.사실부채는두루마리,족자,화첩,병풍과더불어전통회화의대표적인형태중하나이다.모두사각형인다른매체들에비해부채꼴선면에그려졌다는독특함이있을뿐아니라,당대의사용자들이가장가까이두고일상에서향유했던미술품이었다.그럼에도안타깝게도미술사에서는별도의장르로서주목받지못하였다.
『선면화의세계』는부채그림(선면화)을본격적으로다룬최초의책이다.미술사연구자인저자이인숙은이책에서한국문화사의흐름속에서부채그림의기원과발전상을소개하고,조선시대부터현대까지의우리부채그림명작80선을꼽아그특유의아름다움과미학을조명한다.

바람을부치는부채,감상화의매체가되다
부채는오랜옛날부터우리역사와함께해왔다.청동기시대유적인다호리고분에서는부채자루가출토되었고,고구려고분벽화에는부채를든인물이등장한다.부채는고려와조선의특산품이기도하였다.고려이래로제지술이뛰어났고,질좋은대나무가났으며죽세공기술도뛰어났기때문이다.특히부채살에종이를붙여접었다폈다할수있게한접선은본래중국에는없었는데,조선에서보낸접선에감탄한영락제가이를본떠만들게하면서명나라황실에서애용되었고,그영향을받은중국문인들사이에도퍼져나갔다.
부채,특히접부채에감상화를그린선면화(부채그림)는고려때부터시작되었다.11세기~12세기중국의기록에따르면고려에서온사신들이들고있는접선에남녀인물,물가풍경,꽃과새등온갖그림이그려져있었다고한다.이때부터접부채는회화의매체로활용되었다.이후조선후기에명나라말기중국강남지방의문인문화의영향을받은조선의사대부들이접부채에그려진부채그림을애호하게되었고,지금까지전하는수많은작품들이탄생하게되었다.

부채꼴화폭에펼쳐진부채그림의미학과그위상
부채그림은비사각형의부채꼴의화폭에그려지기에일반적인그림들과는다른고유한미감을가지고있다.방사형으로퍼져나가는화폭이산수화와매우잘어울릴뿐만아니라,다른주제로그릴때도대상의특정부분에집중하여액자화하게되기때문이다.부채꼴자체가갖는아름다움도있어여기에매료된조선후기의사대부들은부채꼴모양의백자연적등문방구를애용할정도였으며,우리나라최초의상표는지금까지도사용되고있는동화약방(동화약품)의부채표이다.
부채의휴대품으로서의특성또한주목할부분이다.사대부들은다른휴대품들은수행인에게맡겨도부채만큼은직접들었고,부채를통해자신의품위를드러냈다.이처럼부채그림은휴대하고다니다자연스럽게다른사람들과함께감상하며이야깃거리의소재로삼을수도있는독특한미술품이었기에,전반적인수준이높을수밖에없었으며아무에게나그려달라고부탁할수도없었다.지금전하는부채그림중유독이인상,강세황과같은이름높은문인화가들의작품이많은것도그이유이다.

조선후기부터21세기현대미술까지아우르는
다양한장르와주제의부채그림
부채그림은다양한소재로그려졌다.부채그림은특이한화폭의형태,선면뒤의대오리의존재등으로인해그리기가쉽지않았음에도옛대가들은자신들의솜씨를남김없이발휘하였다.부채그림을정착시킨선구자는윤두서였고,겸재정선은금강산전부를한눈에조망하는금강전도를비롯하여다양한주제들을선면에거침없이그려냈다.김홍도는스승강세황이‘나비가루가손에묻을것만같다’라는감상평을적을정도로실감나는나비그림을그렸다.강세황과그손자강이천의선면초상화가남아있는것역시흥미롭다.뿐만아니라이인문,심사정,최북등도모두부채그림을남겨,이책에실린부채그림들을보는것만으로도조선후기의쟁쟁한화가들대부분을만나볼수있다.
현대에도이상범과변관식과같은전통회화의대가들은부채에산수화를그렸으며김창열은물방울그림을,천경자는개구리그림과아프리카기행화등을그려부채그림의지평을넓혔다.손동현은접으면사라지고펼치면나타나는부채그림의특성에착안하여공간을뛰어넘어워프하는우주선50개를그린《하이퍼스페이스》연작을그렸다.『선면화의세계』는이와같은다양한주제로그려진조선후기부터현대까지의부채그림명작80선을장르별로나누어소개하여우리부채그림의진면목을아낌없이보여준다.

그림속부채로살펴보는당대의생활상
부채에그림이그려지기도하였지만,그림속에부채가그려진경우도여럿확인할수있다.김홍도의〈마상청앵도〉속말탄양반은한손으로는부채를들고있고,다른한손으로는고삐를쥐고있다.김홍도와신윤복의풍속화에도부채는그림속등장인물들의휴대품으로숱하게묘사되어있다.조영석이그린형조영복의초상,정조대의명재상채제공의초상,망국에분노하여자결한황현의초상에도부채는중요한소품으로등장한다.이처럼부채는조선사람들의필수품이었다.
조선말기에는부채자체가그림의소재가되기도하였다.책가도에부채가그려지는가하면,아예부채만수십개를모아서구성한백선도도인기를얻었다.특히백선도는같은구성의작품을반복해제작하기위한초본,그리고이초본을바탕으로제작된완성품이모두남아있어조선말기미술시장이어떻게작동했는지를생생히증언한다.

부채로통했던옛사람들,그문화적교류를살펴보다
부채그림은문인들과화가들의교유에도애용되었다.단짝친구였던강세황과허필은하나의선면을반으로나누어반절씩그림을그렸고,김홍도와강세황은그림과글씨로합작하여〈서원아집도〉를완성하였다.김정희는먼길떠나는친구를위해부채에그림을그리고자작시를써서선물로주었다.안중식과조석진을비롯한근대의화가들은한자리에모여부채에그림과글을쓰며합작하기도하였다.
부채를통한교류는나라를넘어이어지기도하였다.지금남아있는가장오래된부채그림도중종때인1537년조선에온명나라사신공용경이그려서이조판서심언광에게준것이며,임진왜란중에명나라구원군을이끌고온이여송이부채에대나무그림을그려류성룡에게주기도했다.18~19세기북경에온조선사신들에게청나라문인들이준부채그림들은당대의활발했던문화적교류를보여주는증거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