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화소록 : 선비화가의 꽃 기르는 마음

양화소록 : 선비화가의 꽃 기르는 마음

$19.80
Description
우리나라 최초의 원예서로 만나는 조선의 정원,
꽃나무를 벗 삼은 어느 선비의 담박한 기록
15세기 조선 초의 대표적인 문인화가 강희안의 '꽃을 키우는 짧은 기록'.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전문 원예서로 독보적인 고전이자, 꽃나무를 돌보며 세상을 더욱 풍부히 이해했던 어느 선비의 산문이다. 대나무, 국화, 치자화, 석창포 등 꽃나무 16종 및 괴석(怪石)의 특성과 재배법을 다루며, 원예의 기초를 간단히 풀어냈다.

강희안은 먼저 옛 사람들의 기록을 폭넓게 살펴 인용한 후, 자신의 견해과 경험 등을 밝히고 있다. 의외로 다양한 품종의 꽃나무를 즐겼던 조선 원예 문화의 실상을 만나며, 원예를 통해 삶을 성찰했던 지은이의 마음가짐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책은 여러 판본 중 유일하게 보물로 지정된 판본을 바탕으로 원전의 담백한 필치를 살려 번역했다. 오늘날 독자에게 낯설 수 있는 인물과 출전, 고사 등은 각주로 충실하게 풀이해 이해를 도왔다. 부록으로는 원문 영인본을 실어 원전을 애장할 수 있게 했다.

산뜻한 식물 사진과 별도의 식물 해설을 수록해 꽃나무를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게 구성한 점도 특징이다. 2024년 전면 개정판에서는 번역문을 전체적으로 재검토해 다듬고, 사진 대부분을 새롭게 교체했다.
저자

강희안

저자:강희안
조선초기의문신이자서화가.자는경우(景愚),호는인재(仁齋)로본관은진주이고,1417년(태종17)에태어나서1465년(세조11)에죽었다.1441년(세종23)문과에급제한후여러관직을거쳐1463년에중추원부사가되었다.정인지등과함께훈민정음28자에대한해석을붙이고,최항등과함께〈용비어천가〉의주석을붙였으며,《동국정운(東國正韻)》의편찬에도관여하였다.단종복위운동에연루되어고초를겪었지만성삼문의적극적인부인으로화를면했다.시서화에모두뛰어나당대의삼절(三絶)로이름이높았으나세상에알려지는것을꺼려따로전하는그림이나문집이없다.다만시문과《양화소록(養花小錄)》이그의동생강희맹이편집한가문의문집《진산세고(晉山世稿)》에전할뿐이다.

역자:서윤희
서강대학교사학과에서학부와석사를마치고,박사과정을수료하였다.학부를졸업한후지곡서당(한림대학교부설태동고전연구소)에서한문을공부하였다.2007년국립중앙박물관에입사한이래국립부여박물관,대한민국역사박물관건립추진단,국립진주박물관등에서고려,조선,대한제국시대관련다양한상설전시와특별전을기획하였고,관련도록과연구서등을발간하였다.특히코로나기간에개최했던특별전‘오희문의난중일기《쇄미록》:그래도삶은계속된다’(2020.10.13.~2021.3.7.국립진주박물관)는코로나로일상이단절된사람들에게적지않은위로를주었다.《양화소록》과《낙양가람기》를우리말로옮겼고,《청소년을위한박물관에세이》를공동작업으로출간하였다.현재는국립중앙박물관고고역사부학예연구관으로일하면서의미있고흥미로운역사전시를구현하기위해노력하고있다.

역자:이경록
1968년에태어나연세대학교사학과에서학부와석사를마치고,성균관대학교사학과에서〈고려시대의료사연구〉로박사학위를취득하였다.학부를졸업한후지곡서당(한림대학교부설태동고전연구소)에서한문을공부하였다.한독의약박물관관장으로적지않은시간을의료사유물들과함께보냈으며,현재는연세대학교의과대학인문사회의학교실의사학과연구교수로있다.그동안《고려시대의료의형성과발전》,《조선전기의의료제도와의술》을비롯한한국의료사글들을썼고《향약구급방》,《향약제생집성방》,《의림촬요》등을우리말로옮겼다.2017년부터는《의방유취》번역에참여하고있다.주로고려와조선전기의료사를연구대상으로삼아,한국의료의발전과정을실증하는한편전근대에서의료가갖는사회적함의를탐구하고있다.

목차

2024년전면개정판《양화소록》을내면서
2012년《양화소록》개정판에부쳐
해제및옮긴이의말
《양화소록》서|강희맹

양화소록
양화소록
노송
만년송
오반죽
국화
매화
난혜
서향화
연화
석류화
치자화
사계화
산다화
자미화
일본철쭉화
귤나무
석창포
괴석
화분에서꽃과나무를키우는법
꽃을빨리피게하는법
모든꽃이싫어하는것
꽃과나무를선택하는법
꽃을기르는법
화분을배열하는법
갈무리하는법
꽃을키우는이유

부록
《인재시고》의뒤에붙이는글|서거정,최호
《진산세고》발문|김종직
인재강공행장|김수녕

《양화소록》원문

출판사 서평

화훼를재배하는것은키우는사람의심지를
굳게하고덕성을기르기위함이다

《양화소록》은우리나라에서가장오래된전문원예서로,조선초기의선비였던강희안(1417~1465)이꽃과나무를기르면서작성한작은기록이다.시(時),서(書),화(畵)에능해삼절로불리면서도세상에자신을드러내기꺼려한강희안의글가운데드물게현전하는작품이다.강희안은이글에서중국의옛문헌에나오는원예에관한기록을폭넓게참조하여인용하고문장이나시를보탠다음,각화초들을돌보면서느낀소회를덧붙이고등을상세하게기술했다.앞부분에서는16종의꽃과나무의특성및재배법그리고괴석(怪石)을소개하고뒷부분에는화분을배열하거나갈무리를하거나꽃을빨리피우는방법등에관한조언과주의해야할사항등을일곱항목으로정리하였다.
이번역서에서는원전의담백하고유려한필치를살려서충실히번역했을뿐만아니라,독자의이해를돕기위해170여항목의각주를덧붙였다.각화초가등장할때마다일일이자료사진을함께보여주면서상세하게설명했으며,별도의지면을통해원산지나꽃이피는시기,성장상태,재배법등실용적인정보는물론화초를직접만날수있는방법까지현대에맞는식물학적설명을세세하게전했다.책의뒤편에는부록으로《양화소록》원문을그대로영인하여실음으로써원전의향기를고스란히느낄수있도록했다.

이책의특징/
선비화가의꽃기르는마음
“화초는식물이다.지식도없고움직이지도못한다.그러나그들을기르는이치와갈무리하는방법을모른채습한데에맞는것을건조하게하고추위에맞는것은따뜻하게하여천성을거스른다면,반드시시들어말라죽게될것이다.그러면어찌다시싹을틔우고꽃을피워본래의자태를드러내겠는가.식물조차그러한데하물며만물의영장인사람이마음과몸을피곤하게하여천성을해쳐서야되겠는가.”
(〈양화소록〉중에서)

강희안은당대최고의학자이자인품이고매하고강직한선비였다.하지만불행히도자신의뜻을펼치지못하고맡은관직도한직에그쳐화초기르는일을일과로삼게되었다.《양화소록》은바로이시기부터강희안이깨달은인간사의이치를자연의순리와양생의원리에따라써내려간문장들로이루어져있다.
《양화소록》은부제에서도알수있듯이꽃을기르는기술이아닌마음가짐에대해이야기한다.짧은이야기속에서드러나는꽃과나무의습성을하나씩살피다보면,꽃을기르고나무를가꾸는일이세상의이치를배우고익히는일과다름없다는것을알수있다.강희안이이야기하는‘꽃을기르는마음’이란곧세상의이치를배우는마음이자천하를다스리는기본자세라고할수있다.

세월을뛰어넘는《양화소록》의가치
“《양화소록》이갖는책으로서의특징은우리나라에전하는전문원예서중에서가장오래된것이라는측면에서찾을수있지만,그속에담긴진정한가치는꽃과나무의품격과상징성을서술하면서자연의이치와천하를다스리는뜻을담아냈다는데있다.강희안이특히강조하는것은‘양생법(養生法)’이다.지각도운동능력도없는풀한포기의미물이라도,그본성(本性)을잘살피고본래의방법대로키운다면자연스레꽃을피울수있다는것이다.그리고인간이본받을만한품성으로소나무에서는장부같은지조를,국화에서는은일(隱逸)한모습을,매화에서는품격을,석창포에서는고한(孤寒)의절개를,괴석(怪石)에서는확고부동한덕을찾고있다.이와같은덕을지닌꽃과나무를그본성대로길러서언제나눈에담아두고마음으로본받을수있다면,수신(修身)과치국(治國)에있어서도문제가없다는것이곧강희안의생각이다.”
(〈해제및옮긴이의말〉중에서)

《양화소록》이갖는의미는우리나라최초의원예서라는역사학적가치에만머무르지않는다.강희안이라는선비의정갈한문장과사유를담은고전으로서의가치는물론,꽃과나무를기르는데필요한기본적인정보들을제공해주는실용적인가치,또꽃을재배하는방법을통해사람들을대하는관계를인식하고세상의이치를탐구하는인문학적인가치를동시에지닌다.과거우리의선조들은집앞에꽃과나무를심어정원을가꾸고자연을벗삼아풍류를즐겼다.옛선비들의뜨락에서는해마다꽃이피었다가지고나무가풍성한가지를늘어뜨렸으며,창가에놓인화분에서대나무나노송이자라고여린난초의그림자가바람에흔들렸다.하지만지금우리는마당에꽃한송이를키우는일조차어려워하고있다.서양으로부터새로운품종의꽃들이수입되면서우리자생의꽃은더욱보기드물어졌다.이렇게바쁜현대인들에게양화를통한수신과치국을이야기하는옛선비의글은삶을더여유롭고풍성하게해줄것이다.이한권의책이밑거름이되어독자들의마음에한뼘의뜨락을만들어줄수있기를바란다.

출간의의/
좋은책을만드는것은아름다운꽃을가꾸는일과다르지않다.새롭게선보이는《양화소록》에서는기존의책을다시손보고다듬는것은물론새로운사진을곁들이고각주를보완하여풍성함을더했다.《양화소록》이여러차례간행되고그때마다다른판본이만들어져왔듯이,눌와에서도이시대에맞는판본을만들면서맥을이어나가려는시도를계속하고있다.초판이나올당시한림대학교부설태동고전연구소(지곡서당)의젊은한학도였던서윤희와이경록두저자는,이제국립중앙박물관학예연구관과연세대학교의사학과연구교수로일하면서우리의역사와고전을널리알리는데힘쓰고있다.《양화소록》이세상에나온지도600년가까이되었다.그리고눌와에서처음《양화소록》을선보인지도25년이지났다.하지만세월이흘렀음에도자연의본성과조화를이루면서자신을갈고닦아천하를다스린다는‘양생’의의미는그대로남아있다.꽃은피고지기를반복하지면향기와아름다움은영원히소멸되지않는것처럼,좋은책또한시간이지나면당대에맞게개정되어나오면서도가치와의의가사라지지않는다.오늘날의독자들이《양화소록》을읽으면서꽃을기르는마음의진정한의미와자세를배워야하는이유가여기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