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정치/교육/외교/농촌과 청년/과학기술/ESG경영의
미래에 관한 생각을 알알이 담았다!
미래에 관한 생각을 알알이 담았다!
2021년 봄, 2년간의 강릉영동대학교 총장 임기를 마치고 평교수로 돌아왔다. 무거웠던 겨울의 두꺼운 외투를 벗고, 가벼운 봄옷으로 갈아입은 느낌이었다. 그해 3월부터 대학 연구년을 갖게 되면서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다. 청주에서 고향 내수로 가는 옛길은 의외로 한적했다.
내수읍을 지나 고향 세교리로 들어서는 길목에 접어들자, 익숙한 풍경이 들어온다. 아버지가 사시던, 나의 집이다. 시원한 산바람과 함께 어디선가 불어오는 물비린내가 훅 끼쳐 들어온다. 고향의 냄새였다.
그러다 눈 앞에 펼쳐진 장면에 잠시 생각이 멈추어섰다. 내가 기억하는 고향의 모습이 올 때마다 자꾸만 변해가고 있었다. 고향 주변에는 산업단지의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섰고, 파란 하늘에는 귀를 찢는 듯한 전투기의 굉음이 사방을 진동시켰다. 그 풍경은,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환했다.
천진하게 뛰어놀던 코흘리개 시절, 눈부시게 빛나는 냇가 백사장과 하늘 끝 모르게 아득히 푸르르던 미루나무 청량한 바람이 내 마음 한구석에 아직도 생생하게 일렁이고 있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들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김소월의 시를 노랫말로 듣게 될 때마다, 내 고향 내수 세교리의 전경이 아련하게 피어오르곤 했다. 나는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작고 아담한 고향 집 주변에는 채송화와 봉선화가 가득했고, 집 앞으로는 맑은 내가 흘렀다.
천변에 서서 시냇물을 바라보고 있자니 어린 시절로부터 흘러온 물길처럼 절로 소환된 내 유년의 정경이 펼쳐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유년의 풍경 속에 또렷이 살아있는 분이 보인다. 나의 할머니다. 조모께서는 이미 오래전 작고하셨지만, 그분의 정신적 유산은 지금도 내 삶의 가치관을 이루는 곧은 뼈대이다. 매사 사리 판단력이 정확하고 올곧으셨으며, 내 가족뿐 아니라 주변인을 모두 아우르고 베푸는 삶을 사셨던 할머니의 인품을 흉내만 낼 수 있어도 나의 인생은 크게 후회가 없을 것이다.
내수읍을 지나 고향 세교리로 들어서는 길목에 접어들자, 익숙한 풍경이 들어온다. 아버지가 사시던, 나의 집이다. 시원한 산바람과 함께 어디선가 불어오는 물비린내가 훅 끼쳐 들어온다. 고향의 냄새였다.
그러다 눈 앞에 펼쳐진 장면에 잠시 생각이 멈추어섰다. 내가 기억하는 고향의 모습이 올 때마다 자꾸만 변해가고 있었다. 고향 주변에는 산업단지의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섰고, 파란 하늘에는 귀를 찢는 듯한 전투기의 굉음이 사방을 진동시켰다. 그 풍경은, 어린 시절의 기억을 소환했다.
천진하게 뛰어놀던 코흘리개 시절, 눈부시게 빛나는 냇가 백사장과 하늘 끝 모르게 아득히 푸르르던 미루나무 청량한 바람이 내 마음 한구석에 아직도 생생하게 일렁이고 있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들에는 반짝이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김소월의 시를 노랫말로 듣게 될 때마다, 내 고향 내수 세교리의 전경이 아련하게 피어오르곤 했다. 나는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작고 아담한 고향 집 주변에는 채송화와 봉선화가 가득했고, 집 앞으로는 맑은 내가 흘렀다.
천변에 서서 시냇물을 바라보고 있자니 어린 시절로부터 흘러온 물길처럼 절로 소환된 내 유년의 정경이 펼쳐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유년의 풍경 속에 또렷이 살아있는 분이 보인다. 나의 할머니다. 조모께서는 이미 오래전 작고하셨지만, 그분의 정신적 유산은 지금도 내 삶의 가치관을 이루는 곧은 뼈대이다. 매사 사리 판단력이 정확하고 올곧으셨으며, 내 가족뿐 아니라 주변인을 모두 아우르고 베푸는 삶을 사셨던 할머니의 인품을 흉내만 낼 수 있어도 나의 인생은 크게 후회가 없을 것이다.
김제홍의 생각을 읽·다 : 국민의 마음을 탐하다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