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하나의선율이었다
돌이켜보면내삶은음악을닮아있었다.밝은장조로흐르기도했고,낮은음으로마음을적시는슬픔도있었다.어떤날은숨가쁜리듬속에서달려야했고,어떤날은쉼표하나가긴위로가되기도했다.그모든시간이모여오늘의나를이루었고,오늘의글들이되었다.
음악에는높은음만있는것이아니다.낮은음이있어깊이가생기고,쉼표가있어다음선율이살아난다.나의삶도그와같았다.행복만있지않았고,상실과기다림,눈물과침묵이어우러져한편의곡이되어왔다.
한시기에쓴것이아니라오랜시간동안써온수필가운데다시불러보고싶은글들을모았다.서로다른계절에태어났지만,하나의악보위에서다시만나보니같은숨결을품고있었다.글마다서로다른음색을지녔지만,이책안에서결국하나의선율로이어지고있었다.
여섯악장으로나누었다.
제1장
《마지막소야곡》
소야곡은밤을위한노래이지만,어둠을노래하기보다고요를품는다.하루가저물어도음악의여운이오래남듯,인생의황혼또한아름다운침묵으로이어질수있기를바라는마음을담았다.
제2장
《엇박자노래》
삶이박자를맞추며부드럽게흘러가지만은않는다는사실을담았다.상처와실패,예상하지못했던고난들이리듬을흔들지만,그엇박자가새로운화음을만들어간다는것을전한다.
제3장
《마두금소리》
오래가슴에남는울림들을담았다.초원의바람을품은마두금음색처럼사람과인연,그리움과여행,자연이전하는깊은여운을모았다.
제4장
《비브라토도철학이다》
세월이가르쳐준성찰의악장이다.삶의떨림은불안이아니라깊이가되고,흔들림은아름다움이된다는것을배워온시간의기록이다.진심을담아떨리는음이더오래마음에남는다는믿음을담았다.
제5장
《이노래를불러보시라》
독자에게건네는초대이다.책장을덮은뒤에도각자의노래를불러보기를바라는마음을담았다.저마다악보를가지고있지만,서로의노래를들어주는합창이되기를바랐다.
제6장
《삶은음악처럼》
일상에서발견한감사와기쁨,사람을향한애정,자연의아름다움을담았다.
수필은누군가에게말을거는일이라고생각한다.독백이아니라독자와함께듣는음악이어야한다.독자와같이걷고웃고때론침묵도하며대화해야한다.사람뿐아니라꽃과바람,사물과계절에도귀를기울였을때,세상은상황은물상은모두저마다의목소리로노래하고있었다.
선집을엮으며깨닫는다.글은끝나는게아니라삶과함께자란다는것을.시간이흐를수록새로운울림을품고,예전에는미처듣지못했던음을다시들려준다.무심코지나쳤던문장이깊은위로가되어돌아오기도한다.그래서이책은지나온시간을정리한기록이라기보다,지금도계속연주되고있는삶의악장이라고말하고싶다.
돌이켜보면내삶에는언제나보이지않는지휘자가계셨다.내가박자를놓칠때도연주는멈추지않았고,침묵속에서도음악은끝나지않았다.때로는이해할수없던쉼표가가장아름다운여백이되었고,아픔이라고생각했던음이가장깊은화음으로바뀌기도했다.그래서지금은삶을신뢰하게되었다.내힘으로곡을완성하는것이아니라,더크신손길안에서완성된다는것을믿기때문이다.
단한사람의독자가이책안에서자신의삶과닮은선율하나를만난다면문학의보람일것이다.그작은울림이또다른하루를살아갈힘이된다면,이글들은비로소제몫을다한셈이다.
이노래들을독자에게건넨다.비브라토의마음으로….
2026년초가을
임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