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염없는 바깥

나의 하염없는 바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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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도서출판 <걷는사람>이 시인선 시리즈를 선보였다. ‘걷는사람 시인선’은 시류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견고히 해가는 좋은 시인들과 시를 발굴하고 그로써 오늘날 우리 문학장이 간과하고 있는 가치를 일깨우는 것은 물론, 다양한 채널을 통해 독자들과 보다 가까이에서 소통하고자 하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시인선 첫 번째 시집으로, 최근 김해자 시인의 『해자네 점집』을 선보인 바 있다.
‘걷는사람 시인선’ 그 두 번째는 송주성 시인의 첫 시집 『나의 하염없는 바깥』이다. 송주성 시인은 199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였고, 근 20년 만에 첫 시집을 펴내게 됐다. 이번 시집을 통해 시인은 “작고 사소해 보이는 장면조차도 수시로 생애의 떨림을 통으로 전달하는 고독의 냄새가 솟구치는”(김형수 시인, 발문) 시편들을 선보인다. 그야말로, ‘고독한 단독자의 노래’라 이를 만하다. 20년 만에 선보이는 시집인 만큼 그 시적 사유의 힘이 탁월한 시편들이 시집을 가득 메우고 있다.
저자

송주성

1965년부산에서태어나1998년경향신문신춘문예로등단하였다.

목차

1부
묵호
단풍
조약돌
가을물소리
사막시편1
바깥1-복숭아나무
바깥2-무덤하나
바깥3-무지개
바깥4-낙타
바깥5-시간의길
용서容恕
바깥6-혜성아이손
살아야할이유-상가喪家에서
안양安養
나무는지도를그린다
막북漠北에가서
나의사랑클라라
동백꽃
불가능한가능성의이유
동심원
짚신고개신화
바깥7-뉴호라이즌스
빗방울처럼
바깥8-S.N.S
바깥9-만리밖친구

2부
달의대위선율-연옥깊숙이들어간루이아라공을
기념하며
둘일때셋
거미
바깥10-<노예>,미켈란젤로조각상,미완성
바깥11-텔레비전
바깥12-벌거벗은여자들
바깥13-문門의격률
사막시편2-진짜사막에들어선막달라마리아
바깥14-이미지
바깥15-고사리놀이
바깥16-또문門
바깥17-원스어폰어타임인아메리카
바깥18-반도체
바깥19-눈의해부지리학
바깥20-말의외출

3부

흔적
안은-안긴문장
무필이아버지
해식애의꿈
코펜하겐동물원을위한이중주
정렬
바깥21-오프사이드
바깥22-뉴스퍼레이드
인생은아름다워
투사投射와반전反轉
다나킬소금사막
바깥23-두개의선두
후일담-대장의접시
심판
두번째비등점에서
태풍의눈
정동진
미시물리학교수의불가사의한창작
발톱은무죄라고유령이말했다

발문고독한단독자의노래-김형수(시인)

출판사 서평

해넘어간묵호항
뜨거운곰치국을먹는다

안녕,잘있어라
이말을해두고싶어서
그립다,이말을미리해두고싶어서
이한그릇
뜨겁게문드러지는것을삼키려고

나혼자
이먼길을왔다
-「묵호」전문

시집에담긴60편의시속에서시인은대체로“혼자”다.혼자먼길을오가는사람이다.그러다어느순간“안보이는곳으로멀리”(「동심원」)떠나버리는자다.이로써작은장면너머,풍경너머에선명하게자리한생의근원적외로움을응시하는‘단독자’의시선은과장도,엄살도없이시종고요하다.특유의고요한시선으로시인은우리네삶,그‘안’과‘바깥’을찬찬히조망한다.

“길은언제나길아닌것과함께다시이어져왔다”
?고독한,그러나강건한‘단독자’의노래

발문에서김형수시인은“시가‘존재의기록’이되는소이는주제나메시지같은데서오는것이아니다.시적화자의눈에띄는세계,사물이나현상등이야말로시인이서있는자리가어디인지를보여주는중요한단서가아닐수없다”고지적한다.송주성의시에서가장많이등장하는공간은‘사막’이다.
“내가계속걸어서길은자꾸길어지고길이길어져서또누가길끝에서사라진다.”(「사막시편1」)나“표식할봉우리하나없는들판에서길을잃고보니/사람없는곳에길이있으랴끄덕이게된다”(「바깥5」)에서와같이그의시에서는늘“사방팔방이트인채아무도없는”(「막북漠北에가서」),막다른곳이나타난다.
여기서시인은그막다른곳,끝없는‘사막’을걷고또걷는자의모습으로등장한다.“이름마저고비인사막/길을잃고서야길을생각하게된다”(「바깥5」)는그의사유는진중하게,그리고명료하게진폭을확대하며성찰의지점으로나아간다.이런부분에서는그의시를자기성찰의구도자적수행이라일러도좋을것이다.

잃은것은길이아니었다
내일도시간은떨리는발끝으로파내는생면부지
바깥의길은언제나길아닌것과함께
내안에서다시이어져왔다
길아닌길의끝을또이어가
어느먼쓸쓸한날
처음보는새하얀바깥에도착할때까지
나는또없는길을물을것이다
지금몇시입니까?
-「바깥5」부분

송주성의시는고독하지만결코나약하지않다.그의시는끝없이막다른길을서성이는듯하지만,그길은언제나길아닌것과함께다시이어진다.그러므로그는“길아닌길의끝을또이어가”는자다.그가밤새사막을걷지만,어느새낮이되면일상에굳건히발을딛고서있을수있는까닭이다.

나는모르는데
내이름을알고있는고지서들이잔뜩쌓여있는식탁
나도사과들에게이름을분배해주는놀이를해본다
너는볼그족족사과,너는발그레레사과
목젖을스치는하얀과즙은슬픈표정을짓는다

그러고도생生이남으면
비내리는창밖을마저보며
고지서들을정리하는일
-「바깥8」부분

그는“비내리는창밖을마저보며/고지서들을정리하는일”이“이름마저고비인사막”을걷는일과다르지않다는사실을알고있는자다.안간힘으로생의고통과환멸을견디는자,심연을품고걷기를멈추지않는자의모습은실로격렬한내적울림을준다.
발문에서김형수시인은강조한다.“사실,그의시어들은대부분우리가일상에서사용하는평이한말들로되어있다.또한진위를가리는과학이나선악을다투는도덕혹은교훈같은것들을피력하려는의도도없다.그에게있어서존재는시간의대륙을가로지르는물체이고,그자신은세상에가득찬수많은물체들중의한낱개로서애오라지걷고사유하고또견딘다.”
그의시가오늘날을살아가는우리에게소중하게읽혀야하는이유다.‘안’과‘바깥’에대한집요한탐구를멈추지않는시인을통해,우리는일상에함몰된채살아가는우리자신의진짜모습을아프게직시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