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서 온 긴 코털의 사내

북에서 온 긴 코털의 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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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도서출판 <걷는사람>이 여섯 번째 시인선으로 『북에서 온 긴 코털의 사내』를 선보였다. 『북에서 온 긴 코털의 사내』는 최치언 시인의 세 번째 시집으로 2010년 『어떤 선물은 피를 요구한다』(2010, 문학과지성사)에 이어 8년 만에 발간되는 시집이다. 최치언 시인은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을 시작으로 2001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2003년 우진문화재단 장막희곡 공모에 당선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하고 있는 문인이다.
이처럼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동하는 문인답게 최치언 시인은 변화무쌍한 상상력으로 시 읽는 재미를 자극하고 있다. 『북에서 온 긴 코털의 사내』에 수록된 시에는 개성 있고 독특한 캐릭터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 캐릭터들이 만들어 내는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블랙코미디를 보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저자

최치언

1999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시가,2001년세계일보신춘문예에소설이당선되어등단했다.시집『설탕은모든것을치료할수있다』『어떤선물은피를요구한다』시화집『레몬트리』가있다.2009년대한민국연극대상희곡상,2011년대산문화상희곡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
곰곰이생각해보니까
그날이후
겨울소묘
캘리포니아오렌지에대한짧은유감
오래된난로
담장아래
오토바이
이상한단어
해바라기
헬리콥터
결혼
서고의여자
종점
모닥불
견우화牽牛花
계단이긴아파트
늦은오후의메뉴
발소리

2부
시는가리봉오거리에있다
피노키오避老基悟
비켜주십시오
팬터마임
발레리나
그날이후로
괘종시계
항아리
소묘
어떤편지
구구단을외자
봄밤
물의환

3부
화분속의태양은
어처구니
텅빈정오
소년들
북에서온긴코털의사내
코의발견
서양식동화
돌은죽는다
고래
상자
불꺼
예민해지는관습
위풍당당
그리고무엇인가
그믐밤

4부
계집아이들이철지난신문지를말아들고
봄밤의흐름
전화
오리
가뭄
돼지저금통
말에대한짧은유감
서로관계없는두편의시와지속되는시간
원하는것과상관없는
악하지않은악몽
공무도하
항구

상황
배드민턴치는남자
절대사절
봄날은간다
북어
부르주아도시

발문
방황하는겨울북극곰을닮은시인에대하여
김남중(동화작가)

출판사 서평

먼저권총을뽑는다면죽일수있다누굴?

브라운이라는총잡이는열여섯살때처음으로사람을죽였다
안개속에서그는눈을감고방아쇠를당겼는데
누군가의틀니가아주비극적으로땅바닥에나뒹굴었다,안개가한달동안
그비극을감추었다
당연히브라운의아버지도한달동안집에돌아오지않았다
(중략)
대가리가터진목사는성경의한구절을간신히외우고자신의
무덤인교회로기어들어갔다
브라운은교회까지쫓아가서그의대가리에총알을박아버렸다
완전한믿음,
흔들리는촛대,
이빠진풍금위로목사는십자가처럼드러누워버렸다
이제남은것은성경책처럼두꺼워진브라운의죄였다
-「캘리포니아오렌지에대한짧은유감」부분

무법자브라운이날뛰는이세계에서질서는힘의논리로정해지는그들의결투방식이전부이다.쉰살이될때까지브라운이죽인캘리포니아인들은천이백명에달한다.하지만아무도이악당브라움을막아서는자가없다.부조리한브라운과그가사는세상에우리는어떤공감도하지못하겠지만악당에쉽게대항하지못하는것은우리세계도마찬가지다.우리가사는이곳또한브라운처럼힘있는자들이더욱삶을즐기며당당히거리를활보하고다니는모습을수없이목격해왔다.

혹시문을열어놓고온건아니겠지,
그런데어디서이렇게바람이들어오는거야,
난로속에서이상한소리가들리는데요,
석탄들이제몸속에서불씨를찾는소릴거야,
그런데정말문은닫고오긴온거야,
잘들어봐요그런소리가아닌데요
이방은바람이지나가는길목이라고자칫하면
불이꺼질수도있어,그럼우리들의영혼도같이사라지고말지,
점점더소리가크게들려요,
불씨를찾아냈나보군굉장하겠어불온한횃불과같을거야,
-「오래된난로」부분

『북에서온긴코털의사내』에실린시에는매편마다전혀다른성격의화자가등장하는덕에시를따라가는것이버겁게느껴지기도하지만이것은시를읽는데있어풍부한상상력을가지게하는역할을하기도한다.최치언의시는따분함이끼어들여유가없다.자유분방함을무기로시안에서뛰어노는캐리터들은야생적이다.

발문에서김남중동화작가는“최치언과그의시를보면잠들지못하고방황하는겨울북극곰과그가남긴눈발의발자국이떠오른다”며“시를읽으면시인이궁금하다.그눈이무엇을보기에일상의언어를미끼로순간의빛을낚아채는지경외와동경이뒤따른다”고말했다.
온순해보이는북극곰의모습뒤에는날카로운이빨과발톱이숨겨져있다.하지만멸종위기에처한북극곰은숨겨놓은날카로움을제대로사용할기회조차잡지못하고배고픔에허덕이며북극해를떠돌고있다.최치언시인의모습이북극곰처럼온순해보일지는모르겠지만그가품고있는언어와시적상상력은섬뜩할정도로야생적이고날카롭다.『북에서온긴코털의사내』는문학의위기라고불리는시대에“지구에서가장거대한육상육식포유류의모습”(김남중동화작가발문)으로우리앞에나타나있다.멸종위기의굶주린북극곰에게우리가해줄수있는것은먹이를주는것이아닌그들에대한관심과사랑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