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사람의 몸속에도 내려

비는 사람의 몸속에도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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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비는 사람의 몸속에도 내려』는 김신용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이며, 적(滴)에 대한 연작시 42편이 실려 있다. 이번 시집에서 김신용은 우리가 우리의 심연을 어떻게 탐색하고 확장해 나가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저자

김신용

1945년부산에서태어나1988년시전문무크지『현대시사상』1집에「양동시편-뼉다귀집」외6편을발표하며등단했다.시집『버려진사람들』『개같은날들의기록』『몽유속을걷다』『환상통』『도장골시편』『바자울에기대다』『잉어』,시선집『부빈다는것』장편소설『달은어디에있나』『기계앵무새』『새를아세요?』가있다.천상병문학상,노작문학상,고양행주문학상,2007년도서출판작가가선장한오늘의시상,한유성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비명을지르리라살려줘요!
서시
싱크홀
고래뱃속
다시,전지를하며
존재의집
마른꽃
수혈(樹血)혹은수혈(修血)
비꽃
파베르제의달걀
가뭄이야기
나뭇잎뼈

2부동태는혹시바다의노숙자가아닐까?
나비잡아라
다시,저수에대하여
대추씨에관한소고(小考)1
대추씨에관한소고(小考)2
동태
맑은날
몰아의새
물방울환(幻)
물의뼈
비의가시
씨,혹은씨(氏)

3부저힘없는것들
앵두
저수에대하여
콩나물에대한헌사
깍두기
적(滴)에대하여
라면에바친다
멸실환처럼
멸치들
물방울사진
물방울유희

4부그렇게허공을밟고섰다
포에지푸어1
포에지푸어2
분수령1
분수령2
하여가
허영청에들다
혼밥,혹은혼(魂)밥
모과꽃이피었다
말벌,또는말벌이야기
사진
마른멸치

해설
감각적응시의표면장력
?이병국(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도서출판걷는사람의아홉번째시인선으로김신용시인의『비는사람의몸속에도내려』가출간되었다.『비는사람의몸속에도내려』는김신용시인의여덟번째시집이며,적(滴,물방울)에대한연작시43편이실려있다.사물을인식하는김신용시인의뛰어난성찰과감각이시집전반에걸쳐도드라지게나타나있다.이병국문학평론가는해설을통해“김신용의이번시집은물방울적(滴)에대한시인의감각을한편한편누적하며적(積)을확장시킨다.그것은각시편의개체성이물방울의장력처럼연속된다른시편의결정을이끌어오는영속성에기인한다.”면서자유자재로변하는물방울적(滴)에관한이미지들에주목했다.또한이병국문학평론가는존재론적인식이자라나는「싱크홀-적(滴)2」와「고래뱃속-적(滴)3」같은시를언급하며“사회학적인식에존재론적성찰의깊이가더해진뛰어난작품”으로꼽았다.

30년을살다30년전에떠났는데30년후에다시와보니
여전히환부에서고름을흘리고있는,지금도붙잡을난간이없어
사람이굴러떨어지고,굴러떨어진사람이사람을벗은
사람으로새롭게사람의형체를만드는,그고래뱃속을다녀왔다
사람을벗은사람이,씨처럼보이는씨(氏)같은
그씨(氏)가,가파른계단에서굴러떨어져척추를부러뜨리는것이
씨의발아(發芽)처럼보이는,그불가해한
불가사의를지금도보여주고있는……
대체고래뱃속은얼마나넓고큰가?
고래뱃속을오래전에기어나온줄알았는데
아직도고래뱃속이라니!
-「고래뱃속?적(滴)3」부분

노숙자를위한시창작강의실에선다
마치외계에서온낯선신호를수신하는듯한눈빛들이보인다
교환가치가없는것은아무런쓸모가없는것이되는,시대에
대체시란,어떤의미가있는것일까?
(중략)
그래도나는용기를내어말한다,시속에는
인간에대한존엄,타인에대한배려와
섬김의의미가내재되어있다고
그것은나무나풀에도마찬가지라고
또그것이인간을인간답게하는,시의기능이라고설명한뒤
여전히해독할수없는,어떤상형의의미를짚어가는듯한,눈빛들을되짚어본다
그눈빛들이,지금내가해독할수없는
미지의언어같다
(중략)
대체,시란어떤것이어야할까?
자문하듯,돌아서며바라본강의실창밖의뜨락에는
앵두꽃이피었다진자리,발진처럼
빨갛게앵두들이맺혀있다
마치외계에서온,발신인도없는
낯선신호를수신하는눈빛처럼……
-「앵두?적(滴)23」부분

김사이시인은추천사를통해“시가놓은자리가아프다.삶이놓여있는자리가아프다.시어들이처연하면서초연하다.부글부글끓고있는시어들은뜨거운하나의세계이면서낱낱의시어는차갑고깨어있다”면서“문득나는실재하는가허영청의그림자인가싶어두려움에목뒷덜미로자꾸손이간다.”며김신용시인이던지는화두에깊은공감을보였다.김사이시인의말처럼이시집은폭력적이고가벼운말들이세상을점령한지금시대에“내가살아있다는것을끊임없이확인하고확인하는실존적사유의집”이자“백야와극야를오가는시대의시간을집요하게응시하고있는존재의집”이되어줄것이다.

마치명화(名畵)같은……
물방울에비친풍경이담긴사진을보다가
문득엉뚱하게물방울에내얼굴을비춰보면어떨까?하는생각이떠올라
마당의나뭇가지에맺힌물방울앞에선다
그러나빛의굴절때문인지초점이맞지않아서인지
물방울에는좀처럼얼굴이비치질않는다
나는더가까이다가가거나뒤로물러서보기도하지만
물방울에는,여전히얼굴이비치질않는다
갑자기내가허영청같다
그림자로지은집,허구같다
-「물방울사진?적(滴)31」부분

이번시집에서김신용은존재의목뒷덜미를향해떨어지는물방울의감각으로,그리고그것을둘러싼표면장력의긴장으로경험적세계의저기만적사실들을증거하며우리가우리의심연을어떻게탐색하고확장해나가야하는지를보여준다.그장력(掌力)이우리삶의표면에어떠한장력(張力)으로작용하게될수있는지는우리가그것을수신하는자세에달려있을것이다.“예측가능하게예측불가능한”씨의발아는거기에서시작될것이다.분명이시집은우리의목뒷덜미에떨어진물방울의표면장력으로,우리로하여금뒤를돌아우리가외면했던우리의절망을대면케함으로써새로운가능성을지닌‘씨,혹은씨(氏)’가되도록이끌것이라믿는다.(이병국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