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얼떨결에

$9.00
Description
도서출판 걷는사람의 열한 번째 시인선으로 고증식 시인의 『얼떨결에』. ‘따뜻하고 유쾌하고 뭉클한’ 감각을 한 데 모아 담아냈다. 어떤 시간과 경험 속에서도 평화와 따뜻함을 찾아내는 고증식 시인의 섬세함은, 시골 오일장의 후한 인심처럼 시집 전반에 부족함 없이 나타나 있다.
저자

고증식

1959년강원도횡성에서태어나충남대국문과를졸업하였다1994년『한민족문학』추천으로문단에나와『환한저녁』『단절』『하루만더』등의시집과,시평집『아직도처음이다』를냈으며한국작가회의이사등을맡았다.밀양밀성고등학교에서아이들과자그락자그락지내면서마음으로가닿은이웃들속에서마알간시한편건졌으면하는바람으로살고있다.

목차

1부사실은무서워서그랬단다
주렁주렁
어미
얼떨결에
고물,고물들
타박타박
초식동물
국숫집앞에서
가슴이먼저
수술대에누워
동창회
아름다운퇴장
어떤기부
순정
너무짧은개화
말의못
투사의탄생

2부평생을웃음한줄로요약할수있다니
따뜻하고유쾌하고뭉클하게
폐지줍는비둘기
어린소도둑
와글와글
두마음
고맙습니다아
떠다니는봄
영업정지
선물
목욕탕에서
몽당비한자루
돈얘기만하다가
파도를보러가다
균형
나도이제수염을기르련다
끄트머리

3부아인데예눈물아인데예
안부
윤정식당
삼월
그리운천성
돌부처
세월아네월아
뒷북
마음의집
봄편지
울보고릴라
소녀와여인
근이의땀
깨끗한돈
저문다는것
싸우지들말라고

4부애덜이젤로무서운거여
그때그대로
도마질소리
당부
흑백사진
꽃잎이고나비인
고향집
나는밀양에사네
고수를만나다
깜박과의도사이
뿌린대로
월연정물소리
강변연가
오래전그날처럼
반계정한그루나무되어

해설
따뜻하고유쾌하고뭉클한노랫가락메들리
ㆍ전영규(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좋은생각편집자는머리글한편을청탁하면서‘따뜻하고유쾌하고뭉클하게’를함께주문했다따뜻하고유쾌한데다가뭉클하기까지한글이라니,니가써보세요그런글!목밑까지대꾸가올라왔으나꾹눌러참고그날부터나는따뜻하고유쾌하고뭉클한글을찾아온통머릿속을헤집고다녔는데그게뭐그렇다고아무리허덕거려본들하루아침에솟아날리도없는것이고그나저나한동안따뜻하고유쾌하고뭉클함만을가슴에품고다녔더니어느순간나도누군가에게따뜻하고유쾌하고뭉클하게한번살아보고싶다는생각이간절히드는것이었다
-「따뜻하고유쾌하고뭉클하게」전문

도서출판걷는사람의열한번째시인선으로고증식시인의『얼떨결에』가출간되었다.고증식시인의네번째시집인『얼떨결에』는‘따뜻하고유쾌하고뭉클한’감각을한데모아담아냈다.어떤시간과경험속에서도평화와따뜻함을찾아내는고증식시인의섬세함은,시골오일장의후한인심처럼시집전반에부족함없이나타나있다.이정록시인은추천사를통해고증식시인의글을“살갑다.시가살같다.뼈를포옥감싸고있는순살같다.”고표현한다.또한“그의시에는일상을해동解凍시키는봄이있다.생명과절실함이동의어임을깨닫게된다.‘따뜻하고유쾌하고뭉클하게’다시한번살고싶어진다.”며고증식시인의시세계에깊은공감을드러낸다.이정록시인의말처럼고증식시인의시집은“모래에도싹이틀것같”은,눈보라속에서도봄을틔울것같은생명력으로가득차강인하면서도따스하다.
고증식의모든시편들은“징글맞게웃픈인생사”에주목한다.우리가사소하게놓칠뻔한이웃들의이야기에,삶의진실가까이에귀를갖다댄다.

윗집사시던명이양반오늘새벽농약한병자셨다팔순이다되도록담배는커녕술한잔입에대지않던교과서같던양반십여년전마나님먼저보내고도윤기나게살림챙기며어제까지도공사장잡부로팔팔하던그양반무슨말아직남았을까머리맡입술달싹이고선저그라목손빈병하나근자에만나는새마나님짜리있었다던데불붙는봄소식따라복사꽃한장피었다던데같이늙어가는아들딸년달려들어죽어라고막았다는인연앞에보란듯세워놓은저냉가슴하나
-「순정」전문

전영규문학평론가는해설의서두에서“이시집을조금이라도재미있게읽고싶다면,‘씽씽(ssingssing)’이라는퓨전민요밴드를찾아보길권한다.”며이시집을“징글맞게달콤쌉싸름한인생사(with정선아리랑)”,“마지막길도이랬으면(with상엿소리)”,“따뜻하고유쾌하고뭉클한노랫가락메들리(with사시랭이소리)”의세단계로나누어소개한다.
예를들면‘징글맞게달콤쌉싸름한인생사’는이런장면이다.
“그녀의좁은어깨에매달린/세살배기쌍둥이아들과/신용불량자애기아빠/혼자된팔순시어머니/누워지내는친정엄마/새벽까지문닫을수없는/그녀의작은포자마차에/늦가을이한창이다”(「주렁주렁」부분).
이한편의시에서읽히듯삶의벅찬기구를겪는소시민의하루는징글징글하면서도뭉클하게다가온다.
그런한편고증식의시속에서는죽음을받아들이는방식또한처연하면서도인간적이다.“자그만저물기전에어여들가아/아나여이거받고/내죽었다꼬괜히야단들말고/그걸로맛있는밥이나한그륵사묵어/둘러앉아밥한끼하는동안만/따신밥알들맨치로날떠올렸다가/미련없이훨훨놓아주라고”(「선물」부분)라는유언을남긴고모부같은이들을떠올리며,시인의삶과죽음역시그맥락에닿아있음을넌지시전한다.
평생을웃음한줄로요약할수있는그들의삶,그리고죽음에대한공포나불안보다는“얼떨결에꼴까닥”하고말았으면하는유쾌한호상好喪에대해생각하는일.하루하루성실하게,분에넘치는욕심안부리고살아온사람이라면누구라도꿈꾸어봄직한‘그날(죽음)’을시인은이렇게준비하고있다.“뿌린대로”거두는그장엄한삶의진리를고증식시인은이한권의시집속에‘평범의비범’으로써그려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