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소주

안동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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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도서출판 걷는사람의 복간본 시리즈 다;시를 통해 안상학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안동소주』가 복간되었다. 『안동소주』는 1999년 출간된 시집으로 『그대 무사한가』에 이어 안상학 시인이 8년 만에 출간한 두 번째 시집이다. 애써 꾸민 흔적은 없지만 무게와 깊은 울림을 주는 시편들을 꾸준히 써온 안상학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안동소주는 오래 묵힐수록 깊은 맛이 난다. 좋은 시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시편들은 아직 날것 그대로다. 버리지 못하고 다시 묶는 뜻은 지금 쓰는 내 시들이 지나온 경로이기 때문이다. ‘안동소주’는 오랫동안 내 이름자 앞에 별호처럼 따라다녔다. 절판된 지 꽤 되었지만 요즘도 가끔 듣는다. 반갑다.”라며 절판된 두 번째 시집을 재출간하게 된 반가움을 내비쳤다.
저자

안상학

1962년경북안동에서태어났다.1988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시「1987年11月의新川」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그대무사한가』『안동소주』『오래된엽서』,『아배생각』『그사람은돌아오고나는거기없었네』『안상학시선』,동시집『지구를운전하는엄마』,평전『권종대-통일걷이를꿈꾼농투성이』,서화집『시의꽃말을읽다』를펴냈다.고산문학대상,권정생문학상.동시마중작품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석포리에서한사나흘
배롱나무11
옮겨심기에대한우화12
우리가걸었던밤길에는희망이적이었다14
그리운모닥불16
이불을널며18
반변천19
어떤이별21
결단23
청송에서하룻밤24
석포리에서한사나흘25
목침27
검정고무신29
지리산30
어느기념사진32
기념비33
가리봉역34

2부모랫골이야기
고향살이39
보리밭40
감나무그늘아래41
모랫골이야기42
삐꼬지44
유리조각46
사격장48
감자밭49
돼지아비51
씨동무박일환53
장마55
납뜰고모57
제삿날59
쑥국새소리61
아내에게62
봄에태어날아이에게63
우리집64
아버지의수레바퀴65
어리목노루떼67
딸에게69

3부자작나무와술한잔
자작나무와술한잔75
선운사76
이화령77
가는길78
겨울남풍79
경산가는길80
청량산의봄82
감나무가있는마을83
춘란春蘭84
길85
민들레86
칼날위의세월88
나도민달팽이90
샌프란시스코91
옛편지92

4부선어대나루에서봄을기다리며
고해告解97
안동소주98
복당골해바라기100
선어대나루에서봄을기다리며102
봉정사104
백수105
한파106
향수108
영일만109
냉이꽃110
낙평리지나는길에112
윤삼월113
짝쇠의노래115
부도117
내게거짓말을해봐118
<발문>
한두루미의안동소주같은……121
-신경림시인

출판사 서평

꽃이피기도전에봄이왔는가보다
너무일찍잠깬호랑나비한마리
청보리밭에잠시앉았다날아간다
고생만하고간엄마생각이난다
-「보리밭」전문

아버지의인생은오토바이바퀴에서그쳤다.
달구지하나없는화전민으로살다가
지게지고안동으로이사나온뒤
아버지의인생은손수레바퀴였다.
(중략)
아들딸들이자동차바퀴에인생을실었을무렵
아버지의인생은오토바이바퀴에서끝났다.
뺑소니자동차바퀴가오토바이바퀴를세운것이다.
아버지의인생에서마지막바퀴는
병원으로실려가던그때의택시바퀴였다.
석달뒤긴잠끝에깨어난뒤
바퀴잃은아버지의인생은지팡이였다.
걸음앞에꾹꾹점을찍는아버지
인생의마침표를찍는연습을하는것같다.
하나남은바퀴는죽어서저기갈때,
아버지의인생아버지의노동은
오토바이바퀴가찌그러지면서끝이났다.
-「아버지의수레바퀴」부분

안도현시인은추천사를통해“그리운게너무많아서안상학은시를쓴다.그리움이란‘여기’있는내가‘거기’있는너를부르는양식”이라며“안상학의시가빛을반짝이는것은바로그순간,그리움의대상에대한여하한집착도놓아버릴때”임을이야기했다.안상학시인이놓아버린감정의결은고독함으로나타난다.생전안상학시인과교분이두터웠던권정생선생은“사람은고독할때만이자신과이웃에대해진실할수있다.안상학시에는유난히외로움이가슴아프도록깔려있다.고독을지켜나가는것,그것이시를쓰는또하나의이유”라며『안동소주』전반에느껴지는고독함에주목했다.

갓돌지난너를부천이모에게보내고
배웅도못한아비는마음이쓰인다
어미는하루종일일에시달리다밤이면
돌아누워어깨눈물을흘린다
늙은네외할미마른젖가슴을마다않고
잘논다는소식에못내대견해하지만
벌써아비는마음이부대낀다
돌이한참지나서도걷지않는이유를
발에맞는새신발을사신기고서야안
아비의불민함을용서해라은서야
네가없는빈자리를사이에두고
에미애비는괜히토닥토닥다투는구나
돌아눕는네에미등짝에달떠올리며
애비는밤짐승처럼속으로울었다.은서야
부천은서해가가깝다는구나,생각해보니
여태서해바다한번본적이없구나내올라가면
소래포구에물들어오는것구경이나우리
원없이하자꾸나두눈이얼얼하도록
서해바다푸른물빛이나가득담아보자꾸나
은서야,읽지도쓰지도못하는편질쓰는아비
딱도하지,그럼안녕,글쎄다,이말을알까몰라
-「딸에게」전문

신경림시인은발문에서“이시를매우감동적으로읽었다.딸을생각하는시인의간절하고애타는마음이내감정을압도했다.나는이시를읽으면서시란도대체무엇일까라는근본적인문제를다시한번생각해보았다”며꾸밈없이속마음을털어놓는안상학시인의시편들에주목했다.
역시1999년초판본에추천사를쓴이원규시인은“안동소주는역시안동소주다.증류되지못한날들을보내며‘그대무사한가’안부를묻던안상학시인이돌아왔다”며안상학시인의두번째시집을축하한바있다.
20년만에재발간되는『안동소주』에는오랫동안숙성시킨순도높은알코올을털어넣는것과같은쌉싸름함이담겨있다.알코올농도45도인『안동소주』처럼안상학시인의묵직한감성이시집전반에스며들어있다.‘여전히’라는말이잘어울리는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