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이 연대기

알리바이 연대기

$8.00
Description
“이전 세대를 불러냄으로써 현재와 미래를 직시하는 눈을 갖게 하는 작품”
도서출판 걷는사람에서 국립극단의 세 번째 희곡선 『알리바이 연대기』가 출간되었다. 2013년부터 꾸준히 공연되어 온 『알리바이 연대기』는 작·연출을 맡은 김재엽 본인과 그의 가족에 대한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과 대구, 오사카를 오가는 이야기는 영어 교사로 평화롭게 퇴직한 아버지가 걸어온 뜻밖의 발자취를 따라가다가 개인의 역사 안에서 불가분하게 흘러가는 국가의 역사를 맞닥뜨린다. 일제강점기와 이후 아홉 명의 대통령이 거쳐간 시대를 지나온 아버지는 한국 정치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이상을 갖고 저항하지도, 현실에 완전히 적응하지도 않은 채 살아가는 ‘가운데의 삶’을 택한다. 역사 책에서 도드라지던 극단적인 인물들 대신, 언제나 이방인의 경계에 있고자 했던 지극히 평범한 개인의 번민에 대해 이 작품은 주목하고 있다.
저자

김재엽

2002년신춘문예당선을시작으로주목받기시작한극작가겸연출가.‘혜화동1번지’의4기동인으로기반을다져왔다.〈알리바이연대기〉로2015년대산문학상희곡부문,2013년동아연극상작품상·희곡상을수상했다.〈알라바이연대기〉,〈병동소녀는집으로,돌아가지않는다〉와같은다큐멘터리극뿐아니라〈배수의고도〉처럼드라마가강한작품에서도깊은인상을남겼다.현재극단‘드림플레이테제21’의예술감독이자한국예술종합학교연극원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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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진실과함께할수없으니자꾸알리바이를꾸며대는거야”
오늘나는아버지의인생에서가장중요한비밀을알게되었다

국립극단회곡선3『알리바이연대기』

2013제50회동아연극상작품상,희곡상,연기상
2013제6회대한민국연극대상연기상,무대예술상
2013한국연극평론가협회올해의연극베스트3
2013월간한국연극공연베스트7
2014제35회서울연극제연기상

소년엉엉엉,천황폐하가항복했대요.
소년의아버지눈물을뚝그치래두!
소년엉엉엉
소년의아버지너는조선사람이니까,울필요가없다.
소년뭐라구요?
소년의아버지태용아,너는조선사람이니까,울필요가없어.얼른가자.엄마가밥다해놓고기다리겠다.
소년예,아버지.

소년의아버지,소년의손을잡고무대밖으로나가려한다.
소년,아버지와함께나가려다말고문득걸음을
멈추고다시주위를돌아본다.

아버지그날아버지랑집에가는데,기분이이상해지더라고.물론내그때까지‘카나오카마사오’로불렸지만,내가조선사람인지모르고있었던것은아니었다.근데그날따라갑자기내가조선사람이라는게굉장히중요하게느껴지는거야.기분묘하데.내그날을잊을수가없다.근데말이야,일본땅에서전쟁이끝난그날,어쩌면내인생의전쟁은이제막시작되었는지도모른다.

개인과사회의역사를얽어내는과정은딱딱한사실의나열이아닌잔잔한웃음을선사하는것으로진행된다.작·연출본인이기도한극중인물‘재엽’은내레이터로서관객들의길잡이가된다.재치있게써내려간한가족의이야기속에우리현대사의뒤엉킨실타래는한올한올풀어진다.할아버지의역사는아버지에게로,그리고그역사는다시아들에게서그아들에게로흘러간다는세상의이치를전한다.

소년(손가락총을만들어보이며)너,이게뭔지알아?
재엽그게뭔데요?
소년빵!빵!총아이가,총!
재엽그냥,손가락인데요?
소년그때는이손가락총이진짜총보다더무서운거였다.
재엽그게무슨뜻이에요?
소년(손가락총으로관객들을향해가리키며)저기저사람,저기저사람,그라고저기저사람…….빨갱이다.남로당세포다.(관객에게다가가)아저씨,좀이상한데,빨갱이맞지요?눈빛이빨간데?빵!이래손가락총으로쏴버리면,끌고가서진짜총으로쏴버렸다.(총소리가들린다)내목숨살리려면,남한테손가락총질을해야했다.이래완성된게바로반공국가다.(선글라스를벗으며)제주도에서도그랬고,거창에서도그랬고,여수순천에서도그랬고,노근리에서도그랬다.전국적으로다그랬다.우익청년들이호루라기를위협적으로불어댄다.소년이움찔한다.

“이전세대를무대위에오롯이불러냄으로써,우리의현재와미래를똑바로바라볼수있는눈을갖고싶다”고말한김재엽은『알리바이연대기』를통해'오늘의대한민국을살아가는당신의알리바이는무엇인지,그리하여지금의우리는무엇을할것인지'질문을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