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동울음상점 1.5

안국동울음상점 1.5

$12.00
Description
도서출판 걷는사람의 복간본 시리즈 다;시를 통해 장이지 시인의 시집 『안국동울음상점』이 복간되었다. 이번 복간본 『안국동울음상점1.5』는 이전에 수록되어 있던 시편 중 열일곱 편을 빼고 새로 열일곱 편을 더해 기존 시집을 깁고 가감한 개정판의 개념으로 선보인다. 2007년 출간된 『안국동울음상점』은 다양한 시집과 평론집 등을 펴내며 당대의 문학사와 시세계에 대해 깊이 있는 사유를 담아내는 장이지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SNS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명왕성에서 온 이메일」 등이 실려 있던 이 시집은 대중들과 평단 모두를 사로잡았지만 출판사의 사정으로 발간이 중단되어 오랫동안 팬들의 애를 태운 바 있다.
이번 복간본 『안국동울음상점1.5』에는 우주적인 상상력과 음악, 영화,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문화코드가 장이지 시인만의 명랑한 시선으로 담겼다. 시집 속에서 시인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음악이라던가, 차이밍량과 오우삼의 영화, 피카소의 그림, 그리고 장 콕도의 시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것은 시인의 개인적인 취향이나 체험이기도 하며, 동시에 독자들에게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시적 장치이기도 하다. 시인이 표현하는 시대적 정서는 현대문명을 예리하게 조명하고 있다.
저자

장이지

2000년『현대문학』신인추천으로등단했다.시집『안국동울음상점』『연꽃의입술』『라플란드우체국』『레몬옐로』,평론집『환대의공간』『콘텐츠의사회학』『세계의끝,문학』등을펴냈다.김구용시문학상,오장환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

구미호 11
엄청난기대 12
자책하는자 13
내고향으로날보내주오 15
먹이 17
분자 18
허물 20

2부

소요유 23
백하야선白河夜船 26
안국동울음상점 28
천사 30
꿈에겐지가내게온다 32
날마다일요일 34
군청群靑 36
이과수폭포아래서 38
콜라병기념비 40
모모타로桃太郞 42
연금생활자와그의아들 44

3부

권야倦夜 49
명왕성에서온이메일 52
군함말리의우주여행 54
피곤 56
셔벗랜드,글쓰기의영도 58
장마기분 60
마음이없는잠 62
다시시작할수있을까 64
누드냉장고 66
셔벗랜드,기억의오작동 68
셔벗랜드,
흔적도없이사라져버릴 70
젖은손 72

4부

흡혈귀의책 75
TV채널들사이를떠도는노래 78
용문객잔 82
메종드히미코 84
까마귀 86
안토니오카를로스조빔 88
블로그 90
용문객잔의노래 92
변성기 94

5부

용천역부근 99
몬스터몽타주 100
박치기 102
얼굴이라는기계 104
오래된미래 107
해바라기수트라 114
마술사와눈 117
너구리저택의눈내리는밤 119

6부

고양이교실 125
옴마테움 126
담장위의소풍 128
천국,내려오지않는 130
장콕도와나 132
오래된집을떠나며 134

LINK 137

출판사 서평

새벽이오기전에는돌아가야하리.내일의일용할울음을걱정하며내가일어서려하면,고양이군은‘엇갈리는유성들과도같은사랑’을짐짓건넬지도모르리.손에가만히쥐고있으면론도형식의회상이은은히퍼지는.
지갑은텅비었지만울음을손에쥐고고양이군에게뒷모습을들키면서,보석비가내리는차원의문을거슬러감동없는거리로돌아와야겠지.비가내린다면맞아야하리.비의벽저편어렴풋이내울음을듣는내귀가아닌내귀의허상을응시하면서,비가내린다면역시맞아야하리.

-「안국동울음상점」부분

표제작인「안국동울음상점」은눈물차를끓여주는고양이군이있는환상속상점을배경으로한다.나선형의밤이떨어지는안국동의길모퉁이에서,차원의이음매가풀리는순간방문할수있는울음상점.이곳에서자신의울음의고갈에대해이야기하는‘나’의상상력이시집전체를지탱한다.김사인시인은추천사에서‘장이지의내부에는잊혀진별명왕성의어린왕자가살고있다’고말한다.이처럼장이지시인은캄캄한어둠속에서도가장밝은별을찾아내는,그어떤울음속에서도저멀리보이는빛을찾아내는능력을가졌다.이는시인의‘소년스러움’에기반한다.내면의슬픔에대해털어놓으면서도그슬픔을들어주는사람에대해걱정을하고야마는,그순수성으로세계를조명한다.

꿈에겐지가내게와서
밤마다나는이시의입구에서서성인다.

(중략)

누구라도그를한번보면사랑하지않을수없다.
나는겐지를사랑해서
겐지의사랑이야기를듣는다.

(중략)

꿈에겐지가내게와서
그는이제사랑하는사람을만질수없다고말한다.
아주옛날부터사랑했지만만질수없게되었다고.
달무리에서향냄새가인다.겐지의얼굴이하얗다.
박꽃에드리운그림자가간혹움직인다.

나는죽음의무릎을베고누워
겐지의사랑이야기속으로들어간다.

-「꿈에겐지가내게온다」부분

시인에게밤은성찰의시간이며,동시에환각의시간이다.끝없이되풀이되는밤의시간은한없이연장되어우주로인식된다.그우주속에서시인은사랑에대해이야기한다.그사랑의주체는본인이기도하고,사랑하는대상이기도하다.그는죽음의이미지를띤“사랑이야기속으로”망설임없이뛰어든다.“사랑하지않을수없”기때문이다.이처럼시인은사랑에대해이야기하는것을두려워하지않는다.

안녕,여기는잊혀진별명왕성이야.
여기하늘엔내가어릴때바닷가에서주웠던
소라껍데기가떠있어.
거기선네가좋아하는슬픈노래가
먹치마처럼밤푸른빛으로너울대.
그리고여기하늘에선누군가의목소리가
날마다너를찾아와안부를물어.
있잖아,잘있어?
너를기다린다고,네가그립다고,
누군가는너를다정하다고하고
누군가는네가매정하다고해.
날마다하늘해안저편엔콜라병에담긴
너를향한음성메일들이밀려와.
여기하늘엔스크랩된네사진도있는걸.
너는낯선사람들사이에서웃고있어.
그런데누가넌지모르겠어.누가너니?
있잖아,잘있어?
네가쓰다지운메일들이
오로라를타고이곳하늘을지나가.
누군가열없이너에게고백하던날이지나가.
너의포옹이지나가.겁이난다는너의말이지나가.
너의사진이지나가.
너는파티용동물모자를쓰고눈물을씻고있더라.
눈밑이검어져서는야윈그늘로웃고있더라.
네웃음에나는부레를잃은인어처럼숨막혀.
이제네가누군지알겠어.있잖아,잘있어?
네가쓰다지운울음자국들이오로라로빛나는,
바보야,여기는잊혀진별명왕성이야.

-「명왕성에서온이메일」전문

명왕성은지구에머무르는이들에게“잊혀진별”이되었지만,명왕성에서이메일을보내오는이는‘너’를잊지않았다.단순히잊지않았을뿐만아니라그리워하며기다린다.음성메일들을담아해안너머로보내기도하고,스크랩된사진을하늘에띄우기도한다.이시에서화자는잊었던것을찾으려한다.그것은지금지구에있는‘너’의불완전함을드러내기때문이다.시속에서‘너’는슬픈노래를듣고,열없는고백을받고,겁을내고,눈물을씻고,야윈그늘로웃는다.‘너’는‘나’에게“울음자국들”로“쓰다지운메일”을보내지못한다.하지만그울음자국들은명왕성에서오로라로빛난다.‘너’의슬픔조차포용할준비가되어있기때문이다.이시가독자들에게많은사랑을받은이유는우리모두가시속에등장하는‘너’여서가아닐까.살아가기위해낯선사람들을만나고,그러다보니점점과거에대한추억을잊어버리는.각박한사회속현대인들의그늘을시인은저먼별에서기억하며메일을보낸다.

**걷는사람다;시
도서출판걷는사람의복간시집시리즈입니다.더는서점에서찾을수없었던우리시대대표시집이‘다시’독자와만납니다.작가의고유한개성과문학적성취를두루이룬,그리하여지금껏꾸준히문학독자의지지를받고있는작품집만을엄선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