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콩알이 굴러다녔지 (경북 울진)

밤새 콩알이 굴러다녔지 (경북 울진)

$12.00
Description
지역 음식을 소재로 문인들이 엮은 지역음식시학총서 1권『밤새 콩알이 굴러다녔지』(안도현 외, 경북 울진편)가 출간되었다. 지역음식시학총서는 “소월과 백석부터 영랑과 그 후의 수많은 시인들이 방언과 모국어를 갈고 닦았고” 그 땅에서 나는 음식을 소재로 시를 썼듯이, 오늘을 사는 시인들이 지역의 음식과 역사를 ‘시’로 남겨 그 명맥을 잇고자 하는 의미에서 시작되었다.
첫 번째 편으로 32명의 시인들이 경북 울진 지역에서 나는 콩과 음식, 문화유적지를 바탕으로 시집을 엮었다. 또한 이번 시집에는 서정적인 초록빛을 머금은 최연택의 일러스트도 곁들여져 독자들의 눈과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 시집을 엮은 안도현 시인은 “음식을 만들던 노인들이 돌아가시면서 이제 그분들이 만들었던 음식 맛을 아무도 재현할 수 없습니다. 그 음식에 우리의 문화의 총량이 들어 있지만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만 좇으려 할 뿐입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하며 이번 시집이 갖는 의의를 강조했다. 한 명의 노인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가 가진 문화유산 전체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인들은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가 그 뿌리를 잃지 않고 유구한 정신사(精神史)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를 써 나갔다.
남효선 시인은 “먹을 양식이 턱없이 부족했던 시절/콩은 좁쌀보다, 보리쌀보다 더 소중한/식구를 살리고 후손을 만든 유일한 힘”(「구십 할미 콩 모종 다시 심는 까닭은」)이라고 말하며, 구십 할머니가 콩을 심는 이유를 ‘삶에서 우러난 슬픔의 힘’으로 인식하고 있다.
산과 바다, 강과 들판이 있는 한반도는 사계절이 뚜렷한 지역으로 그만큼 다양한 음식 문화를 지니고 있다. 음식은 생명을 영위하게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동시에 인간이 태어나 죽을 때까지 필연적으로 맞대고 살아야 할 문화다. 그 가운데서도 우리 민족의 밥상에 자주 올라가는 ‘콩’이 지역음식시학총서 첫 번째 주자로 등장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메주, 된장, 청국장, 간장, 두부, 콩나물, 콩알, 콩자반 등의 콩 음식이 우리 문화에 익숙하게 자리 잡은 만큼 ‘콩알만 하다’, ‘콩 한쪽도 나눠 먹는다’, ‘단짝 콩’ 같은 다채로운 언어들이 일상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시인들은 이런 다양한 언어적 특징을 바탕으로 시를 썼다. 이장근 시인은 콩과 껍데기가 떨어지던 날 “난 된장 되고 넌 두부 되고/ 아니 그 반대가 돼도 좋으니까// 된장찌개 뚝배기에서 만나/ 보글보글 밀린 이야기 나누자”(「단짝 콩」)라고 말하며 ‘알콩달콩’한 정(情)을 표현하였다.
현재 울진 지역의 콩클러스터사업단에서는 울진 콩으로 만든 된장, 청국장을 비롯해 유기농 빵 등의 음식과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경북 울진 지역을 답사한 이후 시인들은 시누대가 우거진 죽변 절벽, 울릉도로 가기 위해 관리들이 바람을 기다렸다는 대풍헌, 임진왜란의 슬픈 역사가 있는 성류굴,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양정 등 사연이 깃든 장소에 관한 시를 썼다. 최지인 시인은 성류길 빵집을 다녀와서 “울진 콩들이 모여 수다를 떨다/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하다/ 가루가 되어 며칠 잠을 자면/ 부풀어 올라// 구름의 노래를 듣고/ 콩콩콩 새들의 울음을 조금 섞어” 빵을 만든다는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하였다.
해설을 쓴 최재봉 기자는 김남극 시인의 “「콩꽃」은 권태응의 잘 알려진 동시 「감자꽃」에 대한 오마주처럼 읽힌다. 제목에서부터 그러하지만 “하얀꽃 보라꽃/ 주황꽃 노란꽃” “노란콩 까만콩/ 보라콩 자주콩” 같은 구절들은 특히 「감자꽃」의 리듬을 강력하게 환기시킨다.”라고 말하며 이번 시집이 한국문학의 변주로서 읽힌다고 보았다.
시집 『밤새 콩알이 굴러다녔지』는 한 지역과 음식에 대한 생태학적 보고서로서 손색이 없다. 한국의 음식문화를 문학적으로 새롭게 만들어보고 그 음식 맛을 언어의 맛으로 전이시키려는 시인들의 맵고 짜고 고소하고 슴슴한 언어가 담겨 있다.
저자

안도현외

안도현
1961년경북예천출생.1984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서울로가는전봉준』『모닥불』『그대에게가고싶다』『외롭고높고쓸쓸한』『그리운여우』『바닷가우체국』『아무것도아닌것에대하여』『너에게가려고강을만들었다』『간절하게참철없이』등이있다.시와시학젊은시인상,소월시문학상,노작문학상,이수문학상,윤동주상,백석문학상등을수상했다.

권서각
1951년경북순흥출생.1977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눈물반응』『쥐뿔의노래』등이있다.

김경후
1998년『현대문학』으로등단.시집『열두겹의자정』『오르간,파이프.선인장』등이있다.

김남극
1968년강원도평창출생.2003년『유심』신인문학상으로등단.시집『하룻밤돌배나무아래서잤다』가있다.

김명기
1969년경북울진출생.2005년『시평』으로등단.시집『북평장날만난체게바라』『종점식당』등이있다.

김륭
1961년경남진주출생.2007년강원일보신춘문예에동시가,문화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동시집『프라이팬을타고가는도둑고양이』『삐뽀삐뽀눈물이달려온다』『별에다녀오겠습니다』『엄마의법칙』『달에서온아이엄동수』,시집『살구나무에살구비누열리고』『원숭이의원숭이』를냈다.지리산문학상,경남아동문학상을수상했다.

김성규
1977년충북옥천출생.2004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너는잘못날아왔다』『천국은언제쯤망가진자들을수거해가나』가있다.신동엽문학상,김구용문학상을수상했다.

김신숙
제주서귀포출생.시집『우리는한쪽밤에서잠을자고』가있다.

김진문
경북울진출생.월간『어린이문학』으로등단.통일그림책『개구리』를펴냈다.어린이글모음과엮은시집으로『풀밭에서본무당벌레』『참꽃』『꿈밭』『마지막나무가사라진뒤에야』등이있다.

김창균
1966년강원평창진부출생.1996년『심상』으로등단했다.시집『녹슨지붕에앉아빗소리듣는다』『먼북쪽』,산문집『넉넉한곁』등이있다.

김혜연
2018년『영남문학』신인상으로등단했다.

남태식
2003년『리토피아』로등단.시집『속살드러낸것들은모두아름답다』『내슬픈전설의그뱀』『망상가들의마을』등이있다.

남효선
경북울진출생.1989년『문학사상』으로등단.시집『둘게삼』『꽈리를불다』,사화집『길위에서길을묻다』,민속지공저『도리깨질끝나면점심은없다』,『남자는그물치고여자는모를심고』등이있다.

문동만
1969년충남보령출생.1994년『삶사회그리고문학』으로등단.시집『그네』『구르는잠』등이있다.제1회박영근작품상을수상했다.

문신
1973년전남여수출생.2004년세계일보,전북일보에시가당선되었고,2015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동시가,2016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문학평론이당선되었다.시집『물가죽북』『곁을주는일』을냈다.

박구경
1956년경남산청출생.1996년제1회행안부공모전,1998년『경남작가』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진료소가있는풍경』『기차가들어왔으면좋겠다』『국수를닮은이야기』등이있다.경남작가상,고산문학대상을수상했다.

박승민
1964년경북영주출생.2007년『내일을여는작가』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지붕의등뼈』가있다.

박주하
1996년『불교문예』로등단.시집『항생제를먹은오후』『숨은연못』을냈다.

안상학
1962년경북안동출생.1988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시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그대무사한가』『안동소주』『오래된엽서』『아배생각』『그사람은돌아오고나는거기없었네』를냈다.고산문학대상,권정생창작기금,동시마중작품상등을수상했다.

유강희
1968년전북완주출생.1987년서울신문신춘문예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동시집『오리발에불났다』『지렁이일기예보』『뒤로가는개미』『손바닥동시』,시집『불태운시집』『오리막』『고백이참희망적이네』를냈다.

이병초
1963년전북전주출생.1998년『시안』등단.시집『밤비』『살구꽃피고』『까치독사』가있다.불꽃문학상을수상했다.

이설야
2011년『내일을여는작가』신인상등단.시집『우리는좀더어두워지기로했네』가있다.제1회고산문학대상신인상을수상했다.

이장근
1971년경북의성출생.2008년매일신문신춘문예등단.시집『투』『당신은마술을보여달라고한다』,동시집『바다는왜바다일까』,청소년시집『악어에게물린날』『나는지금꽃이다』등을냈다.

이종암
1965년경북청도출생.1993년『포항문학』으로등단.시집『물이살다간자리』『저,쉼표들』『몸꽃』등을냈다.

이종주
1957년강원도태백출생.1995년『시인과사회』로등단.산문집『세상에서가장지혜로운101가지이야기』등이있다.

이진희
1972년제주출생.2006년계간『문학수첩』등단.시집『실비아수수께끼』가있다.

임동윤
1948년경북울진출생.1968년강원일보신춘문예시당선,1992년문화일보와경인일보신춘문예시조당선,1996년한국일보신춘문예시당선.시집『연어의말』『나무아래서』『편자의시간』『아가리』『사람이그리운날』『숨은바다찾기』등이있다.수주문학상,김만중문학상등을수상했다.

임동학
1966년경북울진출생.2015년월간『어린이문학』등단.동시집『너무짧은소풍』이있다.

정진실
2015년『문학도시』시부문신인상,2016년『부산시조』시조부문신인상등단.시집『봄밤의바다는하늘이되었다』가있다.

최백규
1992년대구출생.2014년『문학사상』으로등단.동인시집『한줄도너를잊지못했다』가있다.

최지인
1990년경기도광명출생.2013년『세계의문학』신인상으로등단.시집『나는벽에붙어잤다』,동인시집『한줄도너를잊지못했다』가있다.

현택훈
1974년제주출생.2007년『시와정신』으로등단.시집『지구레코드』『남방큰돌고래』『난아무곳에도가지않아요』,음악산문집『기억에서들리는소리는녹슬지않는다』를냈다.4·3평화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여는글

권서각_동그란콩/할머니말씀

김경후_최고의검객/콩맛

김남극_콩꽃/불영사(佛影寺)에가서

김명기_무덤시골에서/죽변(竹邊)

김륭_울진콩들은꿩꿩꿩처럼울지/콩콩초대-울진콩밭에서외계소년과의1박2일

김성규_할머니/콩타작

김신숙_콩맛/폭풍속으로

김진문_콩알협정/천년대왕송

김창균_울진이라는곳/콩.콩.콩

김혜연_콩밥을맛있게먹는이유/콩집

남태식_협동이라는말-어떤셈법2/재미

남효선_구십할미콩모종다시심는까닭은/씀바귀꽃길따라

문동만_콩밥을지으며/마지막콩밭

문신_곰잡으러가자/밤새콩알이굴러다녔지

박구경_시로쓰는기행문-울진스토리텔링/어머니젖알-울진콩

박승민_죽변어판장/울진군매화마을콩을

박주하_두부를먹으며/죽변리에서

안도현_울진두붓집/콩자반

안상학_콩콩콩자로끝나는말은?/범버꾸얌얌

유강희_콩알/두부와콩

이병초_콩알만한놈이라고/왕피천의노래

이설야_물고기극장/콩

이장근_단짝콩/나처럼걸어봐

이종암_생명의울진콩,콩,콩/울진금강송,황장목

이종주_울진콩의노래/울진친구를그리워하다

이진희_울진콩/바람을기다리며-대풍헌에서

임동윤_콩을위하여/메주의시간

임동학_된장국/콩씨들

정진실_콩의노래/불영사귀부(龜趺)

최백규_망양정/울진중앙로

최지인_폭풍의언덕/콩빵

현택훈_울진순비기꽃/울진에게

참여작가약력

해설
최재봉(한겨레기자)_‘콩콩’튀는생명력과우주적상상력의어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