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담아내기 어려운 이야기 : 프리모 레비와 장 아메리의 인생과 작품

말로 담아내기 어려운 이야기 : 프리모 레비와 장 아메리의 인생과 작품

$18.00
Description
이 책은 도이칠란트라디오의 방송을 위한 원고 「말로 담아낼 수 없는 이야기: 작가 프리모 레비와 장 아메리를 생각하는 기나긴 밤」을 토대로 한다.
저자는 반유대주의와 홀로코스트, 아우슈비츠를 오랫동안 꾸준히 성찰해 왔고 아우슈비츠의 경험에서 서로 다른 결론을 끌어내 선명한 대비를 이루는 두 인물, 레비와 아메리의 생생하고도 농밀한 초상화를 그려냈다. 두 사람은 매우 비슷한 운명을 겪었음에도 그 삶과 작품에서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쇼아 생존자인 이 두 위대한 사상가가 걸은 인생길이 달랐던 탓에 프리모 레비는 유화적인 낙관주의자로, 아메리는 비관론자이기는 하지만 당당하게 자신의 르상티망 Ressentiment(한 恨)을 풀어나간 인물이라는 평판을 들었다. 물론 두 사람은 저 항에서부터 수용소 경험을 거쳐 그 상흔을 극복하려는 노력에 이르기까지 많은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아우슈비츠로부터 서로 다른 결론을 도출했으며, 저마다 상대의 독법, 즉 아우슈비츠의 경험을 읽어내는 독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책의 제1부는 프리모 레비와 장 아메리가 수용소로 끌려가기까지의 인생 역정을 다룬다. 제2부는 고문당하는 아메리와 레비의 수용소 수감으로 시작한다. 그러면서 이야기의 중심은 아우슈비츠로 옮겨간다. 인간으로서 겪는 더없이 비인간적인 굴욕, 사람 사이의 인간다움이 일체 파괴되는 현장을 증언하는 레비의 이야기에 이어, 영혼과 정신을 위해 부르는 아메리의 송가 그리고 복구할 수 없이 망가진 생활을 그린 현상학적 묘사가 전개된다. 제3부의 주제는 ‘계속 살아야 하는 인생’이다. 무참히 짓밟힌, 상처뿐인 희생자가 이제 과거를 끊어내야 한다고, 내일을 위해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윽박지르는 문명에 항의하며 역사 속에 기억될 자리를 인정해달라는 투쟁이 등장한다. 전쟁 이후의 시절은 과거를 복기하자는 기억의 담론을 꺼렸으며, 수용소의 생존자들을 부담스러워했다.

1960년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레비와 아메리는 독자들의 주목을 받는 작가가 되었다. 프리모 레비와 장 아메리는 아우슈비츠라는 지옥에서 살아남았지만 이 경험에서 저마다 다른 결론을 내렸다. 한쪽은 자신을 추스르고 다시 일어선 반면, 다른 쪽은 회복할 수 없이 망가진 자로 남았다. 이탈리아의 유대인 레비는 자신의 증언으로 그 끔찍했던 아픔을 덜어낼 수 있었던 반면, 유대인으로 만들어진 오스트리아 남자 아메리는 이 세상에서 더는 안식처를 찾을 수 없었다.

홀로코스트가 유일한 사건이 아니었으며 유례를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면서 공공연히 그 의미를 깎아내리려 하는 오늘날, 적어도 아우슈비츠가 실제로 어떠했는지 짐작이라도 하게 해줄 증언을 남기는 일은 꼭 필요하다. 파시즘에 맞서는 저항에서 시작해 인간을 짓밟는 강제수용소의 경험과 이를 글로 이겨내고자 했던 서로 대비를 이루는 두 인물의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다시금 귀중한 교훈을 선물한다.

“자유, 평등, 박애와 같은 가치는 허약하다. 주먹 한 방에 허물어질 수 있는 가치의 취약함은 인생 선배 아메리와 레비의 증언에 기대지 않아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동물에 그치지 않고 무한함을 생각할 줄 아는 유일한 존재다. 채워지지 않고 달랠 수도 없는 권력욕에만 매달리지 않고 권력 너머를 바라볼 줄 알 때,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길이 열린다. 작은 힘이나마 정성을 다해 쌓는 기초는 흔들림 없는 굳건한 가치를 세워준다.” _ 역자 후기 중에서
저자

크리스토프다비트피오르코프스키

저자:크리스토프다비트피오르코프스키
독일의프리랜서저널리스트인크리스토프다비트피오르코프스키는베를린의일간지「타게스슈피겔」의문예란을전담하는필진가운데한명으로인종주의와극우포퓰리즘,민주주의위기를주제로하는글을활발하게써왔다.주로나치스와홀로코스트그리고반유대주의를연구하고이와관련한글을썼다.

역자:김희상
성균관대학교와같은학교대학원에서철학을전공했다.독일뮌헨의루트비히막시밀리안대학교와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헤겔이후의계몽주의철학을연구했다.『늙어감에대하여』,『자유죽음』,『사랑은왜아픈가』,『존재의박물관』등100여권의책을번역하고어린이철학책『생각의힘을키우는주니어철학』을집필·출간했다.‘인문학올바로읽기’라는주제로강연과독서모임을활발히펼치고있다.

목차


들어가기전에
서문

제1부
제2부
제3부

참고문헌
역자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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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나는작가도,지성인도아니다.나는이름도,출신도,가족도,과거도없기에확실히미래도없다.나는누구인가?”_장아메리

“우리는인간이내려갈수있는가장깊은곳에도달했다.(…)인간이이보다더비참할수는없다.”_프리모레비

“이책은강제수용소의비인간적만행에시달리고파시즘에맞서싸우는공통의운명을겪으면서,이런아픔을글로이겨내고자분투한장아메리와프리모레비의더없이치열한삶을증언하는역작이다.운명에맞서는두사람의저항정신은오늘을살아가는우리에게귀중한교훈을선물한다.”_《도이칠란트풍크》

이책은도이칠란트라디오의방송을위한원고「말로담아낼수없는이야기:작가프리모레비와장아메리를생각하는기나긴밤」을토대로한다.
저자는반유대주의와홀로코스트,아우슈비츠를오랫동안꾸준히성찰해왔고아우슈비츠의경험에서서로다른결론을끌어내선명한대비를이루는두인물,레비와아메리의생생하고도농밀한초상화를그려냈다.두사람은매우비슷한운명을겪었음에도그삶과작품에서는사뭇다른모습을보여준다.

쇼아생존자인이두위대한사상가가걸은인생길이달랐던탓에프리모레비는유화적인낙관주의자로,아메리는비관론자이기는하지만당당하게자신의르상티망Ressentiment(한恨)을풀어나간인물이라는평판을들었다.물론두사람은저항에서부터수용소경험을거쳐그상흔을극복하려는노력에이르기까지많은공통점이있다.하지만아우슈비츠로부터서로다른결론을도출했으며,저마다상대의독법,즉아우슈비츠의경험을읽어내는독법을강하게비판했다.

이책의제1부는프리모레비와장아메리가수용소로끌려가기까지의인생역정을다룬다.제2부는고문당하는아메리와레비의수용소수감으로시작한다.그러면서이야기의중심은아우슈비츠로옮겨간다.인간으로서겪는더없이비인간적인굴욕,사람사이의인간다움이일체파괴되는현장을증언하는레비의이야기에이어,영혼과정신을위해부르는아메리의송가그리고복구할수없이망가진생활을그린현상학적묘사가전개된다.제3부의주제는‘계속살아야하는인생’이다.무참히짓밟힌,상처뿐인희생자가이제과거를끊어내야한다고,내일을위해새롭게출발해야한다고윽박지르는문명에항의하며역사속에기억될자리를인정해달라는투쟁이등장한다.전쟁이후의시절은과거를복기하자는기억의담론을꺼렸으며,수용소의생존자들을부담스러워했다.

1960년대에들어서야비로소레비와아메리는독자들의주목을받는작가가되었다.프리모레비와장아메리는아우슈비츠라는지옥에서살아남았지만이경험에서저마다다른결론을내렸다.한쪽은자신을추스르고다시일어선반면,다른쪽은회복할수없이망가진자로남았다.이탈리아의유대인레비는자신의증언으로그끔찍했던아픔을덜어낼수있었던반면,유대인으로만들어진오스트리아남자아메리는이세상에서더는안식처를찾을수없었다.

홀로코스트가유일한사건이아니었으며유례를얼마든지찾아볼수있다면서공공연히그의미를깎아내리려하는오늘날,적어도아우슈비츠가실제로어떠했는지짐작이라도하게해줄증언을남기는일은꼭필요하다.파시즘에맞서는저항에서시작해인간을짓밟는강제수용소의경험과이를글로이겨내고자했던서로대비를이루는두인물의이야기는오늘을살아가는우리에게인간의존엄성에대해다시금귀중한교훈을선물한다.

“자유,평등,박애와같은가치는허약하다.주먹한방에허물어질수있는가치의취약함은인생선배아메리와레비의증언에기대지않아도사실이다.그러나우리는동물에그치지않고무한함을생각할줄아는유일한존재다.채워지지않고달랠수도없는권력욕에만매달리지않고권력너머를바라볼줄알때,의미있는삶을살아갈길이열린다.작은힘이나마정성을다해쌓는기초는흔들림없는굳건한가치를세워준다.”_역자후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