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순간 영원을 살고

사랑하는 순간 영원을 살고

$16.80
Description
“이별이 슬픈 까닭은 우리가 깊이 사랑했기 때문이다.”
인생의 마지막에서 비로소 발견한 사랑에 대한 기록
어떤 사랑은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고, 마음속에 집을 짓고 산다. 『사랑하는 순간 영원을 살고』는 그 집의 방들을 하나씩 열어 보이는 책이다. 소설가 김현경과 시인인 엄마 장은옥, 두 사람의 언어가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 투병과 간병, 이별과 애도의 시간을 통과하며 끝내 사랑이 무엇이었는지를 복원해낸다. 특별할 것 없는 보편의 일상 속에서 유일무이한 사랑의 유산이 어떻게 남겨지는지, 그 사랑이 어떻게 우리를 다시 살아가게 하는지를 조용하지만 단호한 문장으로 말해주는 책이다.
저자

장은옥,김현경

저자:장은옥
대부분의시인들이그렇듯어릴적부터책을사랑하는이른바‘문학소녀’로자라났다.그러나그시절대부분의여성들이그랬듯,가정을꾸린뒤로는개인적꿈은가슴깊은곳에묻어둔채평생엄
마로서의삶에헌신한다.
바다건너늘그리워하던친정어머니를암으로여읜뒤에야묻어두었던시심(詩心)이폭발하여본격적으로시를쓰기시작한다.하지만겨우2년만에암을선고받고,1년반의짧은투병끝에어머니의뒤를따라세상을떠난다.소천직전등단했지만,결국시인이남긴60여수의시는세상의빛을보지못하고유족들의손에머무르게된다.
시인이풍성히남긴글과삶에대한사랑덕분에큰딸인김현경작가가대를이어글을쓰게된다.그딸이어느덧자신의엄마가처음어머니와이별을예감한나이에이르러문득,숨겨진엄마의유산을발견하게된다.소박하고정갈한시어들사이에서또렷이살아숨쉬고있는엄마의영혼을들여다보며마침내시인의이야기가세상에전해질때가왔다는사실을깨닫는다.

저자:김현경
문학을사랑하던엄마의영향으로자연스레책과가까이자라나며글쓰기를통해세상을바라보는법을배웠다.짧고간결한언어로깊이를담아낸엄마와는다르게치열하게분석하는산문가로서의꿈을키워나갔다.언제나작가의꿈을응원해주던엄마는가장친한친구이자인생의길잡이였다.
그러나겨우스물여섯,암투병끝에엄마를떠나보내는이별을겪게된다.간병의시간은고통과무력감,사랑과감사함이뒤섞인나날이었고,사랑하는사람을떠나보낸다는것이어떤의미인지를온몸으로통과하며배우게되었다.
이과정을통해결국한가지를깊이깨닫게된다.삶은끝나도사랑은남는다는것.부재속에서도여전히살아숨쉬는사랑의감각이다시원고지앞으로이끌었다.그렇게완성된장편소설『신데렐라를위하여』로등단했고,이후‘실용소설’이라는새로운장르에도전한『어느별에서왔니』는세종도서문학부문에선정되었다.소설『그래,이혼하자』는이민정주연의동명의드라마로제작중이며,교양서『BTS덕분에시작하는청소년심리학수업』등장르를넘나드는집필활동으로독자와소통을이어가고있다.
서울대학교역사교육과를졸업하고서울시립대학교에서교육심리학석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에니어그램전문가로활동중이다.학교,공공기관,기업등에서심리학강의를하며인간의본성과관계,인생의의미에대해끊임없이탐구하고있다.

그림:안소영
홍익대학교판화과를졸업하고작가특유의섬세한시선으로‘소녀’라는존재를빌려떠남과머묾,상처와회복에관한여정을그리는회화작가.2018년아트경기선정,2019년SEEA최종작가로선정되었으며,2021년에는런던사치갤러리에서FocusLondon프리뷰전시에참여했다.2023년아트타이중,2025년아트타이난페어,그리고2024년엔열번째개인전《우리가다시마주할때;아직끝나지않은가장먼여행》을선보이며활발히작품활동중이다.

목차


추천하는글_시가된풍경
들어가는글_사랑하는순간,우리는이미영원을살고있다

제1장|어느날,엄마가암선고를받았다
그순간
별일이있을게뭐있나…
빗소리를기다리며

길을걷다
슬픔총량의법칙
그대의마음
빈터
앓이
옛날시인처럼
理性의숲
시인엄마,소설가딸
들풀을뽑다가
바람부는밤
한번만나야지
언니
사랑은이어지고또이어진다

제2장|우리의생은마지막날까지연약하고찬란하다
12월의편지
수술전야
크리스마스쿠키
크리스마스의추억
마지막축제
타인의피
2월산
산수유
꽃샘추위
거머리
좋은소식을기다렸죠…
엄마와함께한537일
위안
이화에월백하고
신호등불이바뀌었어요
여름준비끝
배롱나무꽃
9월1일맑음
밥먹기
미안해하지않기
괜찮아,괜찮아

제3장|꿈에서도그립고그리운
엄마네684-9341
그러려던건아닌데…
백일떡
하얀카네이션
세월
엄마에게쓰는편지
작별
내가알고있던것은
큰물
솔뱅의추억
카핀테리아의추억
늘하시는말씀
검은장갑낀손
로맨스빠빠
샌프란시스코행열차
꿈에서라도만나,엄마
엄마,이제새롭게만날시간이야

제4장|그럼에도결국사랑만이또렷이남았네
외로운밤
밤놀이터
우물
새벽길
나의위경련투병기
봄나들이
금산가는길
나비꽃
땅끝에서다
다시만난엄마의교훈
현경이에게권하고싶은일곱가지
때가어느땐데…
저녁풍경
유쾌한편지
눈발마구날리는날에
볕이참좋아…
마흔에보이는것들
가을
가을배웅
겨울새벽
아침산책
아침

맺는글_사랑이야기는끝나지않는다

출판사 서평

“사랑했던사람은결코우리곁을떠나지않는다.
그들은우리안에살아있다.”
예기치않은일로엄마와의이별을맞이한두모녀의애도일기

『사랑하는순간영원을살고』는암투병끝에세상을떠난시인엄마와,그이별을온몸으로통과한딸의기록이다.시인이자엄마장은옥의유고시와,김현경작가의에세이가교차되며이별을끝이아닌다른시작으로새롭게해석하는사랑의힘을보여준다.두저자가함께쌓아올린이내밀한서사는‘모녀’라는관계를넘어,이별과죽음앞에서사랑의언어가어디까지살아있는사람에게가닿을수있는지묻는다.
이책은엄마의암선고를들은충격적인날부터병실과집을오가던투병생활을거쳐엄마의죽음과애도를시간순으로찬찬히통과한다.투병과애도라는큰주제를다루고있지만이책에는아주사소한몇가지장면들이오히려인상적이다.이를테면엄마의암선고직후먹으려고하다끝내버린컵라면의씁쓸한맛같은것.시간이한참지나다시라면을아무렇지않게먹을수있게되었을때조차,그맛은과거의한시점을불러와현재의혀끝과겹친다.이처럼일상의미세한감각을통해섬세하게상실과애도를표현하는글을통해독자들에게깊은공감을불러일으킨다.

“엄마가이세상에서사라지기전까지는
결코가늠할수없었던사랑이있었다.
이제내가그사랑을복원할차례다.”

또한이책은상실을설명하는대신슬픔의‘총량’을감각하게만든다.엄마를떠나보낸딸은“순도100퍼센트의슬픔”이라는명명으로사랑의대가를치른다.그슬픔은애증과후회의잔여물이아니라,이유없이받았던순수한사랑을이유없이잃었을때생기는고통이다.그래서더잔인하다.이런상황에서저자는묻는다.“지금의고통은과거가행복했기때문이라는오래된문장의진실을우리는어디까지받아들일수있을까?”라고.김현경작가의산문은이냉혹한명제를그저예쁘게포장하지않는다.훗날마음이길길이찢기듯아프더라도결국사랑을택했을자신의경험을통해왜우리가슬퍼질것을알면서도사랑할수밖에없는지를끝내독자에게납득시킨다.
엄마인장은옥시인의시는병마와싸우는와중에도꼿꼿한품격을잃지않는다.죽음의공포앞에서도엄마는시를붙들었다.시를쓰는시간만큼은투병의시간마저온전히나로살수있는시간이었다.투병과임종의마지막순간까지펜을놓지않은장은옥시인의62편의시는맑고투명한언어로슬픔을넘어선생의아름다움을노래한다.
여기에현재활발하게작품활동을이어가고있는화가안소영의그림이함께수록되었다.이책의글에영감을얻어그린작품들은독자들이더욱이글에몰입할수있게도와준다.

“내가사는동안엄마가나를사랑하는것보다
내가엄마를더사랑하는날이올까?
아마도영원히그런날은오지않을것이다.”

이책에는한가족의역사가흐른다.황순원문하의촉망받던문학도였던엄마가왜‘문인의길’을내려놓고가정에헌신했는지,그태도를물려받은딸이글을쓰는사람으로성장하기까지의과정이드러난다.여고생시절「낙엽길」을쓰던소녀는“남에게서의인정보다스스로에게인정받고싶다”라는다짐을남긴다.이문장은시간이흘러딸의문장속에서다시깨어난다.생활하는태도로글을쓰고,글쓰는태도로생활하겠다는약속은,실은이책전체의작동원리이자슬픔을견디는방식이기도하다.엄마의당선소감은단지과거의기록이아니라엄마가떠난세상에서오늘의일상을견딜수있도록딸의등뒤를밀어주는문장으로살아난다.
무엇보다인상적인것은이책은슬픔을없애는특별한비법을찾으려하지않는다.대신함께슬픔을견디는연습을제안한다.이별의고통을곱씹으면곱씹을수록그속에는너무나사랑했던순간이있다는것을깨닫게된다.누군가의죽음앞에서우리가할수있는일이무엇인지묻는이에게,저자들은“서로의언어를끝까지건네는일”이라고답한다.그것이곧사랑의또다른이름이기때문이다.

★★★책장을넘길때마다,마음이조용히울리는듯하다!
★★★이야기보다더큰감정이문장너머에숨어있다!
★★★엄마를그리워하는모든이에게추천하고싶은단한권의책!

이책은큰목소리로울지않는다.대신투명한문장으로담담하게말한다.슬픔의결을줄곧만지면서도감정에휩쓸리지않는진중함과모녀가서로를비추는정직한시선이담겨있다.그래서이책의문장들은더오래,더깊이독자의곁에남을것이다.“내가사는동안,엄마가나를사랑했던것보다내가엄마를더사랑하게되는날이올까?”라는질문은결국사랑의복원으로귀결된다.책을덮고나면알게된다.사랑은결코사라지지않고영원히남아우리를내일로데려간다는것을.
결국『사랑하는순간영원을살고』는애도의지침서라기보다‘사랑의사용설명서’에가깝다.슬픔의총량이결국커진다는사실을알고도기꺼이사랑을택하는모녀의모습은단순한위로로읽히지않는다.사랑하는사람이아직곁에있는모든이에게도이책을똑같이권하고싶다.사랑하는동안우리가머무는그짧은순간이우리마음에영원히남는다는사실을잊지않기위해서.